청계산에서 바라본 세계

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맑맑의 동심(童心)여행’-현영표의 그림 에세이 <39> 하얀 속살 삘기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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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5월29일 17시03분
  • 최종수정 2024년04월14일 11시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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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릿고개가 얼매나 심했냐고요?

부엌이며 광이며 집안 구석구석 눈씻고 뒤져바도,

묵을 만흔 것은 없었습니다….

 

설싸 컹컴 광에서

꺼멓게 썩은 고구마 남응 거 맻개 찾아내와도 

써서 도저히 못 묵습니다….

에잇~싸릿문을 박차고 차라리 봄바람 부는 들판으로 몰려 나갑니다.

 

머슴아 녀석들은 

보드랍고 달짝지근 삐비도 뽑아묵고, 찔래순도 벳께묵고,

물가에 앙거서 즉석 버들피리도 맹그러서 불고 놀 즈음…,

 

아랫집 순이 웃집 영희같은 또래 가스나들은, 

엄니들이 좋아흐는 겨울 눈 속에서 살아남은 파릇파릇 보리싹이랑 쑥이랑 냉이같은 

나물을 캐서 바구니에 수북히 채우기 바쁩니다….

 

삘기(삐비)는 생각보담 맛이 좋았습니다….

왼손에 웅큼썩 뽑아들고 

양지바른 곳에 날라리 앙거서 하나씩 벳께묵습니다.

 

너무 센것도, 너무 애린 것도 아닌 적당 것이 연하고 달짝~지근합니다.

삐비 말고도 먹을 수 있는 풀들이 맻가지 더 있었지요,

이제는 사라져버렸지만….

 

★삘기에 얽힌 추억들은 생각할수록 정겹씁니다..맑맑


<ifsPOST>

※ 현영표 에세이스트는 월출산 자락 전남 영암 출신으로 ‘맑맑’이란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맑맑’은 “맑은 물 맑은 삶”. 그림에 덧붙인 글은 본인이 즐겨 사용하는  전라도 우리 탯말​로 작성된 것으로 맞춤법과 상관 없이 작가의 체취를 살려 그대로 옮겨 싣는 것을 양해 바랍니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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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5월29일 17시03분
  • 최종수정 2024년04월14일 11시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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