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에서 바라본 세계

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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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정권과 우울한 미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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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8년11월09일 17시41분
  • 최종수정 2018년11월09일 17시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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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뢰 잃은 좌파 포퓰리즘

 

 극우의 바람이 거세게 휘몰아치고 있다. 우파의 득세는 전 세계적인 흐름이다. 과거 두테르테의 공포정치가 좌파 정권의 흐름인 핑크 타이드와 정반대 노선으로 경각심을 준 것으로 시작으로 트럼프의 당선은 세계 정치의 흐름이 또 하나의 큰 격변을 맞으리라는 것을 암시했다. 실제로 미국을 비롯해 동남아, 유럽 등지에서 경제와 난민 문제가 정치적으로 중첩되며 자국민 우선 원칙주의를 슬로건으로 내민 극우 정당을 향해 긍정적인 사회적 호응이 쏟아졌다. 과거의 극우가 독재나 철권통치, ‘고리타분함’이나 ‘유연하지 못한’과 같은 수사를 연상케 했다면 현재는 우파 진영의 새로운 의미망이 조직됐다. 우파는 외세로부터 영토와 주권을 보호하고 휘몰아치는 정세와 민족의 이동으로부터 자국민을 무조건적으로 지킨다는 방패의 이미지로 굳건히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물론이고 유럽에서 우파 세력의 전폭적 지지와 확산은 실제로 우파 이미지의 쇄신이 이뤄졌으며, 과거 좌파의 포교적 포용 정책으로 하여금 국민들이 염증을 느끼고 있었음을 반증했다. 게다가 브라질 보우소나루의 당선으로 좌파 정권 핑크 타이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으며 극우의 물결이 세계적으로 동조효과를 일으키고 있음을 반증했다. 세계에서 좌파 정권은 힘을 잃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현재 문재인 좌파 정권이 들어서있다. 정세가 안정적이라면 좌파 정권이 들어서있든, 우파 정권이 들어서있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정치가, 경제가, 그리고 사회가 안정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경제는 세컨더리 보이콧과 외국 자본의 철수, 심지어 제2의 경제위기가 거론될 정도로 곪아터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지도 않았고, 여덟 번의 부동산 정책 규제 또한 시장의 수완을 조절하는데 철저히 실패했다. 코스피는 2000선을 간신히 돌고 있으며 중산층을 대변하는 자동차 산업, 특히 현대나 기아의 경우 최악의 어닝 쇼크 실적을 발표하였다. 내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동차 산업의 몰락과 무역 감소로 인한 조선업마저 위축됐는데 긍정적인 경제지표를 기대할 수 있을 리 만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황 해소를 위한 비준 TF는 올해 상반기에서 말로, 다시 내년으로 미뤄지고 있다. 이를 언론을 통해 교묘히 화두에서 돌려버리는 장치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및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의 인상이라고 하지만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해소되지 않는 고용절벽과 피를 말리는 자영업의 몰락, 그리고 경기의 침체였다. 근본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이 존재하지 않는 실황이다.

 

내수의 몰락은 누구의 탓인가

 

 문 정권의 출범은 연속된 우파정권으로 말미암아 생긴 염증의 발로다. 과거에 답답한 행보와, 청와대를 중심으로 이뤄진 국정농단과 비리온상을 척결하고 속 시원한 정치로 살 만한 나라를 만드는 것. 막중하지만 한편으론 당연한 행정의 임무를 국민으로부터 부여받고 시작한 정부의 시작은 연일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경제지표의 끊임없는 하락세와 드루킹, 석탄 밀수 스캔들, 언론 조작 루머와 대북지원에 대한 합리적 설득 실패로 정부의 능력은 의심받고 있다. 더군다나  경제 위기 이후로 가장 큰 불황이 찾아온다는 설득력 있는 지표가 민심을 돌리고 있으며, 내수의 긴 침체로 인한 최악의 고용률이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우선 경기 침체의 원인은 다양한 요인이 중첩되며 대한민국 경제에 불리하게 적용되고 있음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 요인들 중에는 불가항력적인 외부 요인도 존재하지만, 정부의 정책으로 확실히 잡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잡지 못한 정책이 있음을 확인해야 한다.

 

 첫 째로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나비는 자영업의 몰락이라는 폭풍을 불러왔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2017년 9개월 평균 63,000명이 늘었는데, 2018년에는 같은 기간 87,000명이 줄었다. 특히 일용근로자의 감소와 청장년층 아르바이트 감소로 이어진 것이다. 취약 계층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며 고용주는 고용하고 싶어도 고용하지 못하는 딜레마에 봉착한 상황이다. 임금의 상승이 정규직 이전 단계의 청년 세대에게는 매력적인 정책이라 느껴질 수 있었으나, 자영업자는 고용할 생각이 없으니 양측 모두 얻는 것 없는 제로썸 게임에 도래한 셈이다. 정권은 고용자와 피고용자의 지지를 획득하는데 실패했고, 특히 청년층이 등을 돌린 점은 타격이 크며 분발할 점이다. 장기적 관점을 견지할 때 최저임금 인상을 반드시 수혜 받아야 하는 최저층 수혜자마저 수혜 받지 못하는 합병증을 불러일으켰다. 임금의 인상이 거시적인 고용 부진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차후 경제 위기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을 염려해야 한다.

 

 두 번째로 미중 무역 전쟁으로 난처한 입장에 처한 한국의 처지를 들 수 있다. 두 강대국의 무역 마찰 사이에 낀 한국의 무역 위축이 내수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수출의 27%를 차지하는 중국의 성장률이 떨어지면 한국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그 자리에서 성장률이 함께 떨어진다. 수출 위축은 중화학, 자동차 산업, 조선업의 위축으로 이어지며 이는 곧 중산층의 위기로 직결된다. 나아가 GM의 생산 공정 철수와 현대, 기아차 영업실적 반토막, 즉 어닝 쇼크가 시사하는 바를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왜냐하면 해외 자본의 철수는 대한민국 시장이 더 이상 세계에서 매력적이지 않으며 투자할만한 가치가 없는, 즉 경쟁력을 상실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 정부는 당장 북한에 시선을 돌릴 것이 아니라 미국과의 공고한 외교 및 무역 시스템 구축과 재확인, 중국과의 실리 무역을 회복하여 패권전쟁을 펼치는 두 강대국 사이에서 정치외교적 입장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천문학적 독일 통일의 사례를 짚어볼 때 내수가 무조건적으로 우선이며, 북측의 문제는 그 다음의 문제다. 돈이 없으면 평화도 없고, 내수가 없으면 북한을 감당할 혈세도 없다.

 

 마지막으로 규제개혁으로 인한 생산, 소비 심리 악화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규제개혁의 내막이 드러나는 가운데 자영업과 소비자는 최악의 2018년을 마주했다. 대출 규제 심사 강화, 보험사 과잉 규제로 인한 자영업 보험 상품 미흡 등 노동력의 28%인 5,950,000명의 안정된 경제활동이 보장되지 못하니 내수는 침체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소위 ‘먹방 규제’를 비롯하여 소비자의 소비심리를 억제하는 과잉 규제는 바람직한 시장의 교통경찰 혹은 촉매제 역할은커녕 장애물로 여겨지고 있다. 적절한 규제로 시장의 부당수익을 통제하고 소상공인에게 이로운 로드맵을 제시하는 규제는 옳지만, 쓸데없이 생산 및 소비 심리를 억제하는 규제는 소득주도성장에 오히려 독이 된다. 능력의 긍정성이 당위의 부정성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을 정부는 간과하고 있으며, 시장이 더 유연해지기 위해서는 실효성 있고 융통성 있는 정책 마련이 절실하다. 

 

 요약하자면 임금 향상과 규제를 통하여 내수 활성화를 목표로 했으나, 그 과정에 이르기까지 사회의 진통과 경제적 손익이 합리적이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나아가 최저 임금 상승으로 인한, ‘부익빈 빈익부富益貧 貧益富’ 하향평준화를 통하여 부의 재분배를 실현하여 부의 균형을 맞춘다는 생각이 신자유주의 자유 시장 경제에 부합하는 생각일지 또한 곰곰이 되새겨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평화로운 나라에 사는 불행한 사람들

 

 물론 대통령이 경제와 사회 전반을 면밀히 통제할 수는 없다. 중요한 점은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다. 특히 책임 소지가 분명한 인사를 통해서 대한민국 경제를 책임감 있게 이끌어갈 인사 편성이 중요하다. 김동연 부총리와 장하성 정책실장 주도하의 경제 정책은 많은 경제 전문가들의 평가처럼 실패라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물론 그 효력은 차후 몇 년을 두고 볼 일이지만 그 시간을 메꿀 중장기 경제 정책이 전무하다. 둘의 교체는 분명 경제의 심상찮음을 감지한 당연한 처사이며 인사를 통한 대통령의 경제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여의도 연구원에서 발표한 지난 16개월 동안 문재인 대통령 공식 발언 분석에 따르면 ‘북한’ 1453건, ‘평화’ 1580건인데 반하여 ‘서민’ 44건, ‘소상공인’ 101건, ‘중소기업’ 223건 등을 기록했다. 정부의 모토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북한과 평화는 숲이다. 서민과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은 나무다. 나무가 없으면 숲이 없듯이 문재인 정권은 지나치게 이상적인 숲의 스케치를 그릴 것이 아니라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를 자식처럼 돌봐 내수와 경제 안정화를 먼저 선행할 필요가 있다. 단적인 예로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마저 헐떡이는 와중에 강제적으로 북한과의 협력 사업을 준비하라는 지시는 몹시 불합리하며 전혀 설득력이 없었다. 

 

 “초래하지는 않았지만 대비하지도 않았다”는 격언을 상기해야 한다. 우리 경제를 두고 하는 말이다. 햇살 정책을 연상시키는 현 정권의 태도는 집안이 무너지는데 밖으로만 눈을 돌리는 가장의 모습과 닮아있다. 햇살이 북쪽으로만 따뜻하게 비치고 있다. 일전 언급한 하향평준화를 통한 부의 재분배는 몰수와 분배의 메커니즘을 구축한 북한 공산당의 사상이지, 신자유주의 남한의 사상이 아니다. 1580번 언급한 ‘평화’, 즉 통일이 찾아와도 아마도 이대로의 경제 실정이라면 누구도 웃을 수 없을 것이다. 요컨대 평화로운 나라에 사는 불행한 사람이 되고 싶은 사람은 그 누구도 없음을 정부는 알아야 한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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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18년11월09일 17시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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