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에서 바라본 세계

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지금은 샌더스 혁명, 그를 지지한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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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6년02월25일 00시35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4시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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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버니 샌더스를 지지하는 많은 이유를 늘어놓는 글이다. 그러나 그저 단순한 지지 문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한 청년의 사회에 대한 고민을 토로하는 글이다.
 
 수많은 청년들이 그를 따르는 이유는, 이제는 정치의 희망을 보고 싶기 때문이다. 그들이 꿈꾸는 사회란 어떤 것일까? 이제는 더 이상 살 집이 없어 고민하는 사람이 줄어들었으면 좋겠다. 아르바이트를 몸이 지칠 때까지 하면 등록금을 내는 것이 아니라, 견문을 넓히는 인생 공부라도 했으면 좋겠다.
 폐지 주워 10만 원으로 겨우 끼니 이어 사는 것이 아니고, 파스 사는 것이 아까워 며칠째 같은 파스로 지내는 것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런 사회 아닐까? 만약 이런 것들을 꿈꾼다면, 청년의 바람은 막연한 믿음일지도 모른다.
 그런 믿음은, 저 멀리 어느 나비의 날갯짓이 큰 돌풍을 몰고 오듯이, 어쩌면 저 먼 지구 반 바퀴의 나라에서 가까운 우리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믿는 거창한 것이다.
 
 미디어는 정보를 전달하기도 하지만, 재미도 전달하기도 한다. 가뜩이나 순위 매기는 걸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에 딱 맞는 잡지가 있다. 바로 뉴욕 타임스다. 무슨 인기순위를 매긴다는 유명 잡지를 보면 항상 있고, 사람들의 신뢰도 한몸에 받는 그 잡지다.
 
 그런데 순위 매기기를 잘하는 것이 소문이 아니었던지 이 뉴욕 타임스가 민주당 1등 후보 힐러리 지지 선언을 하고, 샌더스는 과감히 외면했다. 워싱턴 포스트, 월 스트리트 저널도 이어 2위 후보인 샌더스의 공약을 아주 쉽게 평가 절하했다. 8개월 전 쯤이었으면 몰랐겠지만 인제 와서 못 본 척한다고 안 보일 그가 아니다.
 
 그는 이미 350만 건의 개인 기부를 받고 27만 달러를 모았으며 아직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그런데도 미운 오리 새끼 취급하는 주류 언론들의 속내는 무엇일까? ABC, CBS, NBC의 황금 시간대를 모니터하는 '틴달 보고서'라는 블로그에 따르면, 이 방송 3사의 샌더스 꼭지 기사는 총 10분, 트럼프는 총 234분의 극명한 차이를 보여 줬다고 한다. 도대체 무엇이 그들의 차별을 불러낼 만큼 배알이 뒤틀리게 한 것일까? 누가 그렇게 그의 안티팬을 자청하는 것일까?
 
  안티 팬들을 소개하기 전에 일단 그의 열혈 팬을 먼저 보자. 샌더스는 정치 참여율이 가장 떨어지는 2, 30대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후보이다. 그들이 무려 75세의 노인인 샌더스를 열렬히 지지하는 이유가 뭘까? 설명을 위해 공약을 살짝 언급하겠다. 시급을 늘리고, 노조 가입을 쉽게 하게하고, 국립대 등록금은 물론이거니와 저소득층 학생들에게는 책과 숙식 생활비를 준다는 공약을 내 걸었으니 청년들은 그에게 없던 관심도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게다가 이 모든 걸 서민의 혈세가 아닌 상위 0.3% 재벌에게 누진 상속세 부과, 누진세 부과를 할 것이며, 월 스트리트의 대형 금융사를 해체하겠다고 선언했다. 실제 90년대 선거 후원금 수십억 달러가 지원된 때엔 월 스트리트 규제가 완화됐다.
 사람들은 이를 로비와 후원금을 받은 정치인들과의 정경유착이라 생각했다. 예상했는가, 안티 팬의 힌트가 예고도 없이 튀어나왔다.
 
 최근의 사례로는 의회에서 사회 복지 연금, 노인 의료 보험, 빈곤층의 의료 보장을 축소하는 사안이 논의됐다. 이는 샌더스가 대선 후보로 굳혀진다면 해체 될 월가 중 하나, 골드만삭스의 회장이 요청한 내용이었다.
 이런 사례가 금권정치의 이막이다. 또 하나, 미국의 민간 정치자금 단체. 미국의 억만장자들로 이뤄진 민간 정치자금 단체인 ‘슈퍼 팩’도 위험하다.
 슈퍼 팩의 구성원인 억만장자는 거대 자본을 가지고 있고, 그들에게 기부를 받는 정치인은 그들을 보호하는 것 이상으로 당연히 이권 보호까지 할 수 밖에 없다.
 
선거에 거액 기부하는 집단을 대변하는 이들이 하는 것이 정치가 아니고, 애국도 아니고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아 정당하게 당선돼, 서민의 의견을 전문적으로 대변해 주는 이들이 정치인이다. 로비스트로부터 자유롭고 서민이, 중산층이, 국민의 대다수가 바라는 공통적인 행복에 대해 외치는 것이 정치다. 샌더스는 이를 실현하려 하고, 금권정치의 저승사자를 자처한다.
 그래서 당신은 안티 팬의 정체를 눈치 챘는가? 그의 주요 공약은 당신의 예측대로 대부분 월 스트리트와 대기업들이 난색을 보이는 과격한 정책들이고 우리가 부자라고 부르는 그들이 바로 샌더스의 강력한 안티 팬이다.
 
 매체들 그리고 그의 안티팬을 자처한 이들이 비난하는, 그의 정책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대부분이 서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 불평등, 사회적 약자, 소수자, 빈곤자에 초점을 맞추는 정책들이다. 그는 부자들이 독식하는 현 자본 구조를 비판한다.
 
 중산층이 무너지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서민들이 필요한 정책을 내고 있다. 그리고 극소수와 재벌 기업만이 가지는 이 기이한 역삼각형 모양의 자산 규모가 중산층 붕괴와 사회 문제들을 야기했다고 주장한다. 그동안의 시장과 같은, 자신들의 노동 대가를 헐값에 사버리는 경제 시장이 아닌 모두를 위한 경제 시장을 만들겠다고 주장 한다. 최저 임금도 지금의 두 배 수준인 시간당 15불로 만들겠다고 주장한다.
 
 언제까지 소수의 인권을 무시하고 권력자들을 옹호할 수 있을까? 사실 당면한 지 오래 됐으나 묵혀 놓고 치우지 않았던 것들을 정리하는 문제를 샌더스는 지적한다. 그가 외치는 국민 건강 보험이나, 최저 임금 협상이 일부 미디어의 ‘비난’처럼 그저 사회민주주의는 아닐 것이다. 그가 공약한 내용은 미국의 사회 보장 시스템과 복지 주의를 지지하는 자유주의자들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심지어, 국민 건강 보험이나, 반값 등록금 실현, 국비 장학생 확대와 같은 등록금 지원 정책은 우리나라도 하고 있다. 우리가 공산당이니 극 좌익이 아닌 이상, 그도 사회주의자라 비판하기엔 그저 자유주의자의 색이 강한 것이라 반박할 수 있다.
 
이제는 당파, 색 논쟁보다는 인간 중심적인 사고를 하는 지도층이 나와야 할 때이다.
 노예 해방 선언을 한 링컨, 흑인 차별 문화 정책을 없앤 마틴 루터킹, 흑인 인권 운동가 출신으로 흑인 최초 대통령까지 한 넬슨 만델라 같은 평등을 지향하고 차별에 저항하는 지도층 말이다. 이제는 조금 지나간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금 ‧은 ‧흙 수저라는 평등하지 못한 계층을 뜻하는 말이 한참 유행어였다. 누군가는 “흙 수저는 걸어서 계단으로 올라가고, 금 수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다.”라고 한다. 적어도 노동의 대가는 보장 되어야 한다. 누구에게나 똑같은 보상을 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내가 흙 수저라 계단을 타고 올라갔다 해도 생활이 가능한 최소한의 인간적 권리는 주장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교육의 보장, 최저 급여의 삶을 살 수 있는 보장, 국민 의료 보험, 육아 휴직 보장 같은 생활에 직접 도움이 되는 제도가 국가 차원에서 보장되어야 한다.
 시장 경제 체제에서 ‘소외된 사회적 약자’를 먼저 보자고 하는 정책들은 결국 지난 한국 대선 때의 '경제 민주화 정신'과 같이 서민을 생각하는 정책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정책들은 우리가 알다시피 기대보다 미흡했다.
 국제경찰을 자처하는 미국이든, 경제 흐름에 우리도 영향을 받을 경제 강대국 미국이든 상관없다. 이번 대선의 공약들을 보라! 우리는 이를 타산지석 삼아야 한다.
 
서울에도 살만한 월세가 없어, 경기도 권까지 염두 해야만 하는 직장인도, 매일 관 같은 그 좁은 곳에 아르바이트하고 난 노곤한 몸을 뉘여 뒤척이며 잠드는 대학생이나 여느 청년들도. 어느 폐지 줍는 노인도 다 우리의 이웃이다.
 
 이번 미국 대선의 핵심 이슈는 이것이다. 다른 대선보다 혜성처럼 등장한 후보자들이 더 집중한 것도 이것이다. 특히, 샌더스는 아주 구체적으로 소외 계층, 대기업에게서 밀려난 중소기업, 중산층 아래까지 떨어진 서민의 경제 회복과 안정을 외치고 있다. 미디어가 집중하지 않더라도, 미국 곳곳에서 그의 이름을 외치는 소리가 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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