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에서 바라본 세계

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심각한 고용현황 "열정이 아닌, 기회가 없는 겁니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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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09월13일 14시26분
  • 최종수정 2019년09월13일 14시36분

작성자

  • 한울
  • ifs POST 청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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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방송에서 어떤 평론가가  토론에서 대학생들에게 여러분들의 스펙이 아무짝에도 쓸데없다고 일갈하는 장면을 보았다.    그는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강력하게 비판하던 사람이었다. 11  그는 튼튼한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지 못하고 제대로  경제정책이 없다고 주장하며 정부를 매섭게 질타하기까지 했다. 반응이  놀라웠다. 그의 의견에 많은 사람이 동의했기 때문이었다.

 

취업 현황에 대한 무지함이 불러온 편견은 요즘 젊은이들은 꿈이 없다는  

1  이야기지만, 이는 사람들이 얼마나 스펙과 취업 현황에 무지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취업과정에 대한 이해가 없으니 대학생들이  스펙과 자격증을 따려고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질책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젊은이들은 취업을 위해 신입생 때부터 준비하면서 스펙에 대한 고민을  수밖에 없다. 자신의 관심직무를 결정하고 학점, 자격증, 외국어 능력을 함양하여 대외활동과 인턴을 경험하고, 최종적으로는 취업에 성공하기 위해서이다.

 

촘촘한 과정만큼 양적으로 이력서를 채우는 시대도 끝났다. 이미 기업에서는 실무능력과 현업에 대한 적응력을 중시하고 있으며, 이에 발맞추어 젊은이들은 생각 없이 스펙을 쌓을  없다. 인터넷에서  가지 대외활동과 동아리 지원서만 살펴봐도 쉽게   있는 사실이다. 대학생들은 지원서에 지원동기, 포부, 목표를 서술하고 특기, 경력, 자격증, 전산능력, 디자인, 영상제작 능력을 적은 , PT면접을 진행하거나 자기소개영상을 제작할 때도 있다. 

 

 모든 것의 시작은 그렇게 쓸모없다고 말하는 스펙에서부터

문제는 대외활동과 인턴을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이다. 결국 처음에는 자기소개서, 어학점수와 자격증이 주요 요소가  수밖에 없다. 물론 주최 측에서는 자격증은 참고만 한다고 말하거나  유무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모집 요강에 어떻게든 자신의 장점을 드러내야만  , 최대한 관련 자격증을 준비하여 이력서에 적어내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다.

 

여러분들이 해주는 조언, 그거  필요 없는 거예요

그래서 기성세대가 함부로 스펙이 쓸모없다고 조언하는 것은 굉장히 취업에 대해 무지한 태도라는 것이다. 스펙을 바탕으로 기회를 만들고, 그렇게 얻은 경험을 기반으로 사회 진출을 대비하는  상황을 알면 그렇게 말할  없다.  과정을 거쳐도 여전히 사회 진출을 향한 길은 험난하다. 공개채용 제도를 살펴보면  이유를 쉽게 이해할  있다.

 

전문직, 외국계 기업, 창업과 같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한다면 젊은이들은 주로 공개채용을 통해 직업을 얻는다. 공개채용의 구조상 대학생들은 본인의 적성만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붙을만한 곳을 넣을 수밖에 없다. 서류를  기업에 일괄적으로 제출하고 서류발표  인적성 검사와 면접을 거쳐 회사에 입사하기 때문이다.  상황에서 취업준비생은 자신의 관심사는 물론  만한 곳을 넣을 수밖에 없다. 지원서를 제출하고 면접을 준비하다 보면 본인의 적성을 찾아 지원하였더라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 합격할 수도 있다. 이렇게 살아온 청년들이 과연 정말 열정과 목표가 없는 것일까?

 

삶은 원래 고단하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데요?

그래서 대뜸 청년들에게 ‘삶은 원래 힘들다.’ ‘삶은 원래 고단하다.’ 조금  노력하라는 말은 굳이  필요가 없는 말이다. 이미 다양한 활동과 경험을 통해 경쟁과 성과를 받아들이며 대학 시절을 보낸 이들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거꾸로 되묻고 싶다. 그렇다면 사회와 어른들은 고단한  속에서 최선을 다하여 성과를 내는 젊은이들에게 어떠한 비전을 제시할  있는가?  대답에 많은 이들이 궁색해지고 주제는 다른 곳으로 돌아간다. 그래도  놈은 된다고 말하며 네가 노력이 부족한 것이라고 말이다.

 

그중 하나는 눈높이를 낮추고 중소기업이라도 취직을 하라는 의견이다. 그런데 이미 젊은이들은 그렇게 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가? 그리고 젊은이들은 다시 퇴사한다. 비인간적인 대우와 급여문제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기성세대는 침묵이나 방조로 일관하고 있다. 경제활동 인구 80% 이상을 중소기업에서 담당하는 구조를 깨트리고 허황된 정치 논리인 중소기업 대망론을 버리는 핵심적인 대안을 외면하면서 말이다. 정말 필요한 것은 대기업 고용 비중을 늘려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다.

 

간단한 논리다. 청년들이 얻고 싶은 일자리는 대다수가 대기업이 제공하기 때문에 당연히 대기업이  많아져야 한다.  문제를 똑바로 보지 못하고 대기업을 규제하는 것에는 알량한 평등과 분배의 논리로 침묵하면서, 상생을 강조하며 부실한 중소기업을 제도적으로 보호하는 모순에서 탈피해야 한다.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는 이유로 도덕적인 ‘하는 기성세대 때문에 갈수록 기형화되어가는 경제구조는  청년들이 앞으로 짊어져야  부담이다.

 

그래도  주변에는 노력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데?

여전히 젊은이들이 나약하다고 비판하는 의견이 있을  있다. 그런데 적어도 회사나 기관에서 기성세대가 마주하는 젊은이들은 적어도  회사와 기관에서 마련한 절차와 심사를 거쳐 앉아있는 사람이다. 따라서 만약에 신입사원을 보고 어떻게 저런 사람이  회사에서 일할  있느냐는 생각이 든다면,  신입을 나무랄 것만 아니라 그렇게 무기력한 신입을 걸러내지 못한 회사의 채용과정을 되돌아보는 것이 우선이다.

 

지금은  놈도 힘들어지는 세상이다. 신입사원 명예퇴직, 기업들의 탈한국, 급속한 최저임금 인상, 동력을 잃어가는 산업.  상황은 모두가 힘들고 어려웠던 과거의 ‘그때와는 분명히 다른, 기준 없는 경제정책이 초래한 참사이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이 바라는 것은 한국경제가 개인의 노력으로 극복하기에는 진짜로 힘들다는 사실만은 기성세대가 인정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어쨌든 살아야 하니까  탓만  수는 없다

나도 부족하지만 당장 취업을 준비해야 하는 대학생들을 위해 조금 적으며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우선, 저학년  기본 요건을 갖춰두고 원하는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 기초자격증을 빠르게 갖춘  학생일  많이 도전해보는 것이다. 그러면서 대기업, 공기업, 중견기업, 외국계, 해외 취업  다양한 선택지를 두고 고민하며 본인의 직무를 결정해야 한다.   4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구직을 준비하며 사회에 진출하는 것이다.

 

성공적으로 직업을 얻었다고 하더라도 이제는 평생직장의 시대는 지났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공개채용이 줄어들고 기업에서 수시채용에 관심을 기울이는 현황에 주목하여 항상 쉬지 않고 노력하며 성취할  있는 자세를 함양해야 한다. 최근 좋은 조건에 취직한 친구가 해준 멋진 말이 있다. “떨어졌다고 해도 너무 낙심하지 않고 그저 인연이 아니었다고 생각하고 다시 차분하게 여러 곳을 지원해보니 좋은 결과를 얻을  있었다.”라고.  말처럼 우리 모두 다시 덤덤하게 내일을 준비하다 보면 어떻게든 기회를 얻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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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09월13일 14시26분
  • 최종수정 2019년09월13일 14시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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