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에서 바라본 세계

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너나 나나 나나 너나 똑같은 인생, 똑같은 자식‘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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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9월10일 14시00분

작성자

  • 문귀선
  • 한성대학교 크리에이티브 인문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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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병역 특혜 의혹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과 아들 입시특혜 의혹은 국민들의 역린(​)을 건드리고 있다. 이는 이들의 자식에 대한 비정상적 집착과 욕심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조국 전 장관이나 추미애 현 법무부 장관  두 사람은 오늘날 이들이 누리고 있는 높은 사회 지도자 지위로  올라오기 위해서 학창시절에 남들보다 덜 자고 더 열심히 노력해서 고생 끝에 지금의 명예, 권력 그리고  이에 걸 맞는 부(富)도 함께 누릴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이들은 나름대로 ‘성공한 인생’으로 ‘용(龍)된 사람들이라고 해도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스스로 ‘용’이 되기 위해 겪었던 힘들었던 과정을 돌이켜보면 도저히 자기 자식들은 그대로 뒀다가는 자신들의 학창 시절보다 더 치열해진 엄청난 경쟁을 뚫고 자기네들처럼 스스로 ‘용’이 될 수 없겠다고 일찌감치 판단한 듯하다. 그래서 이들은 ‘용’이 되는 길을 잘 아는 사람으로서 ‘용’이 누리는 단맛을 자식에게까지 계속 물려주고 싶다는 욕망에 매몰되어, 비정상적으로 변질된 ‘용’님이라 할 수 있겠다. 

 

이 두 사람은 똑같이 ‘용’으로서의 책무(責務), 품위(品位), 도덕성(道德性), 법준수((法遵守)를 망각했을 뿐 아니라 자신들이 한 행동마저도 기억하지 못하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용’의 언행(言行)을 보이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처음부터 ‘용’은 법(法)밖의 존재이고 남의 자식들은 그냥‘ 가재, 붕어, 개구리’(가붕개)라는 전제하에, 이들 가붕개들에게 빵부스러기를  골고루 잘 던져줘서 경쟁심 없이 고분고분 받아먹고 살게 함으로써 감히 용들의 세상을 넘보지 못하게 하는 수단으로서 법이 필요한 것으로 이들의 머릿속에 잘못 코딩되어 있는 것 같다.  

 

같은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보면 이들의 ‘용’ 대물림 집착은, 그들이 애지중지 하고 꽃길만 걷길 바라는 자식들의 인생을 망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부자가 3대를 못 간다’는 말이 있듯이 자립심, 올바른 판단력, 공동체에 대한 공감 능력이 결여된 자식에게  ‘용’의 대물림이  가능할지, 억지로 비정상적으로 만든 ‘용’이 용 구실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단지 그냥 무늬만이라도 ’용‘으로 만들어 놓고 또 모자라는 것은 부모 ’용‘이 평생 메꿔 넣어 줄 수 있다는 심산(心散)인지도 모른다. 

 

이미 성인이 된 이들의 자식들은 자기들의 ‘용‘ 부모가 자랑스러울까? 전 국민(전 국민은 아닐 수도 있다. 그냥 가붕개로 살고 싶어 하는 용들의 하수인들은 빼고)의 조롱거리가 되면서까지 자신들의 장래를 위해 고군분투(孤軍奮鬪)하는 ‘용’ 부모님 배경이 있어서 든든하고,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자신들의 앞길을 갈고 닦아 주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다 동원해서 뒤를 봐줄 것이므로, 무늬만 ‘용’이 되어도 마냥 꽃길만 걸으면서 행복한 인생을 꾸릴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는지 궁금하다. 

 

그러나 ‘용’된 부모들의 뒤에 숨어서 끝까지 불공정한 특혜를 누리는 이들의 반칙을 자기편끼리는 눈감아주고 용납하는 사회가 된다면 ‘엄마찬스’ ‘아빠찬스’를 자기 자식들에게 제공할 수 없는 부모들의 심장이 찢어지고 무너져 내려앉는 소리가 방방곳곳에 울려 퍼질 것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평범한 가정에서는 법이란 만인에게 평등하고 반드시 준수해야하는 것이라고 자식들에게 가정교육을 시키고 있고 그렇게 실천하고 있다. 이러한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자녀들이라면 비정상적인 부모 ‘용’들의 반칙 행위를 매우 창피해 할 것이고 부모를 설득해서 불공정하게 자기 자신만이 특혜를 받게 하는 반칙을 못하도록 사전에 말렸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라도 사실을 밝히자고 부모 ‘용’을 설득해야 하는 거 아닌가? 만약 부모들이 그것은 ‘어리석은 짓’이고  ‘탄탄대로인 너의 장래 인생과 나의 용 신분을 잃는 멍청하고 평생 후회할 짓’이라고 하면서 극구 말린다고 하더라도, 부모의 그늘 속에 비겁하게 숨어 있지 않고 당당히 나와서 사실을 밝히는 이런 용감하고 독립적인 ’용‘의 자식들을 보고 싶다.

 

코로나로 전 국민이 집콕 생활과 경제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우리네 삶의 일상사를 진솔하게 담아내는 노래 트롯은 거의 온 국민을 트롯열광 도가니로 몰고 갔다. 대중들의 공감을  끌어내는 트롯 가사 중에 ’용‘이나 ’가붕개‘나 다 거기서거기인 인생이라는 노래 말을 들으면 ’용‘의 귀한 자식들이 고백할 용기가 생길 지도 모르겠다. 


지지고 볶고 살아보아도

너나 나나 거기서 거기   

너나 나나 나나 너나 똑같은 인생

낮은 곳에 내려놓고

웃으며 살아보자

 

그러므로 ’용‘의 자식이나  ’가붕개‘ 자식이나  다 거기서 거기, 똑같이 소중한 자식임을 하루빨리 깨닫기 바란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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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9월10일 14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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