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에서 바라본 세계

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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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해의 주유천하> 코로나의 나쁜 선물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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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1년01월09일 17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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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해
  • 경성대학교 예술종합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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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본 지가 오래다. 모임은 줄줄이 취소다. 뉴스는 연일 코로나 확진자 급증을 보도한다. 사회적 제약이 점점 강화된다. CNN이나 BBC 월드뉴스도 코로나 보도가 뒤덮고 있다. 미국의 사망자 수가 30만을 육박하고 있다. 유럽의 프랑스, 이태리, 영국도 장난 아니다. 

 

코로나 보도는 사람을 위축시킨다. 서로 걸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대인 접촉을 꺼린다. 정부는 가급적이란 표현을 쓰지만 사람들을 만나지 말라고 한다. 아니 모임 금지다. 더 심해지면 봉쇄령이 내릴지도 모른다. 코로나는 사람과의 관계를 단절시킨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이 말의 정의를 다시 해야 할 것 같다. 코로나가 사람을 비사회적 동물로 만들고 있다. 비대면 관계가 점점 확산되고 있다. 세수 안한 얼굴로, 잠옷 바람으로 대화해도 별 거리낌이 없다. 의상은 TOP 즉 때와 경우와 장소에 맞춰 입는 것이 기본인데 변했다. 

 

직접 만날 일이 없으니 옷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의류회사 매출도 줄었다. 코로나가 아름다움에 관해 점점 무디게 만든다. 모임이나 파티가 사라지니 명품 옷 입고 나설 자리도 없어진다. 의상 에티켓도 상실하게 될 것이다.

 

아름다움의 상실은 이 뿐이 아니다. 잘난 사람은 마스크 때문에 뽐낼 얼굴이 사라졌다. 립스틱은 바르지 않아도 된다. 매출이 확실히 줄었단다. 여성들은 대신 눈 화장을 강조한다. 아이 새도우나 아이 라인 펜이 잘 팔다. 마스크 제조사는 코로나 초기 없어서 못 팔았다. 

 

매점매석 행위가 급증하여 당국이 강력한 단속을 한 적도 있었다. 의류제조업체는 급기야 중고 마스크 제조기를 중국서 들여와 수백만 장을 찍어 반짝 돈을 벌기도 했다. 그런데 이젠 공급이 넘쳐 울상이다. 옷도 못 팔고 마스크도 못 팔고 있다. 관광숙박, 제조판매, 요식 및 공연 엔터테인먼트 등 모든 산업이 타격을 받고 있다.

 

코로나가 단절을 더욱 가속화시킨다. 사람들은 점점 기계 속으로 들어간다. 비대면 만남이란 결국 컴퓨터, 모바일을 통한 만남이다. 회의는 구글이나 줌을 통해 만난다. 공상과학 영화 속 인간처럼 우리는 기계인간이 되어갈 지도 모른다.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사람들은 게임에 더 몰두할 것이다. 온라인 영화관을 더 많이 이용할 것이다. 모바일 쇼핑이 대세가 될 것이다. 은행 업무는 모바일 뱅킹이 자리 잡을 것이다.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과 빈곤층은 이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

 

코로나의 확산으로 일상이 점점 디지털화 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전자화폐가 급속히 유통되고 있다. 인민폐와 가치가 1대1이니 안정성이 높다. 한정된 수량의 비트코인과는 다르다. 디지털화폐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중국이 패권을 잡을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가상세계 속으로 깊숙이 빠져 들 것이다. 때로는 현실과 가상현실을 구분 못하기도 할 것이다. 현실과 가상현실이 혼재된 세상에 살게 될 것이다. 때로는 이와 연관한 범죄도 더욱 증가할 것이다.

 

누구는 우리를 휴대폰 인류라는 의미로 ‘포노 사피엔스’라고 명했다. 이 용어는 이제 ‘디지털 사피엔스’로 진화할 것이다. 폰은 기계고 앱은 소프트웨어다. 소프트웨어는 0과 1이 지배하는 디지털의 세계다. 우리는 인간 대신 생각하고 일할 컴퓨터를 만든다. 인공지능이고 로봇이다. 

 

코로나로 이들의 발전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어쩌면 이들에게 지배당하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 뉴노멀 즉 비정상적인 것이 정상이 되는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자 도태할 것이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적응하는 자가 살아남는다는 말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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