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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 패럴림픽 개막 ‘우리는 날개를 가지고 있다(WE HAVE WINGS)’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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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1년08월25일 17시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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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aralympics인스타그램]

 

어제(24) 오후 8, 도쿄 신주쿠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2020 도쿄 패럴림픽 개막식이 열렸습니다. 824일부터 95일까지 열리는 이번 도쿄 패럴림픽은 162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총 22개 종목, 540개의 경기가 치러진다고 합니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14개 종목에 159(선수 86, 임원 73)이 파견됐으며, 입장식의 기수는 2012년 런던 패럴림픽 보치아 종목에 출전해서 금메달을 획득한 최예진 선수와 그의 경기 파트너인 어머니 문우영씨가 맡았습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태권도 종목의 자키아 쿠다디 선수와 육상 종목의 호사인 라소울리 선수가 출전하기로 되어있었으나 탈레반 정권에 의해 결국 불발되고 말았습니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의 앤드루 파슨스 위원장은 안타깝게도 그들과 여기서 함께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마음으로 함께할 것이라며 아프가니스탄에 연대의 뜻을 전했고, 그들의 국기를 개회식에 포함시킬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어제 개막식에서는 패럴림픽 조직 위원회 자원봉사자가 아프가니스탄의 국기를 들고 입장하였습니다.

또한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수영선수인 아바스 카리미는 난민 팀의 기수를 담당하였습니다.

 

개막식 경기장은 패럴림픽(Paralympic)Para(‘함께’, ‘나란히라는 의미의 그리스 전치사)라는 말을 사용하여 Para 공항으로 꾸며졌습니다. 주된 장면은 비행기 소녀가 날개가 하나라는 이유로 하늘을 나는 꿈을 포기했다가 주변 동료들의 응원에 용기를 얻어 활주로를 내달리고 밤하늘을 나는 것이었습니다. 성별, 인종, 장애인, 비장애인 상관없이 모인 공연단은 ‘We have wings(우리는 날개를 갖고 있다)’라는 주제로 세계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였습니다.

 

우리들은 패럴림픽에서 선수들이 신체적 결함에 맞서 싸우는 그 순간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감동합니다. 하지만 그 여운은 그다지 길지 않은 듯합니다. 패럴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그저 신체적 결함에 맞서는 모습만 보여주기 위해 나오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자신들의 존재를 통해 Para의 의미처럼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함께’, ‘나란히대등하게 사는 사회를 향해 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장애인 인구는 2018년 이미 258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우리가 매일 타는 버스와 지하철에는 장애인 좌석이, 보도에는 점자블록이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대중교통 속에 휠체어는 보이지 않고, 점자블록을 두드리는 시각장애인의 지팡이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장애인을 위해 만들었다는 시설에 막상 그들이 보이지 않는 사실에 우리가 과연 누구의 시선에 맞춰 배려한 것인지 의심해보아야 합니다.

그들이 매일 마주치는 치열한 삶이 어디에서부터 비롯되었는지는 관심도 없으면서, 치열함이 주는 찰나의 감동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선수들의 도전에 감동적인 영화 하나 본 것처럼 눈물 한번 쓱 닦고 돌아설 것이 아니라 그들의 존재와 일상의 어려움을 우리 인식에 내재화하고 그들이 매일 부딪히는 문턱을 낮춰 동행할 수 있는 일상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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