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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추석, 그래도 보름달은 뜬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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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09월13일 17시05분
  • 최종수정 2019년09월13일 17시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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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성길이든, 귀경길이든 고속도로 정체가 절정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한국도로공사의 실시간 교통상황에 의하면 오후 4시 기준, 서울에서 출발 시 대전까지는 3시간 30, 광주는 5시간 40, 부산은 6시간 50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반대로 부산에서 서울은 7시간 10, 광주에서 서울은 6시간 30, 대전에서 서울까지는 4시간 20분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귀성길 정체는 오늘 밤, 자정 즈음에 풀릴 것이며 귀경길 정체는 내일(14) 새벽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합니다.

 

요즘은 다양한 방식으로 추석을 나는 모습들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전통적으로 온 가족이 큰댁에 모여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가는 집도 있는 반면, 제사나 차례는 생략하고 가족끼리 모여 음식과 담소를 나누는 집, 오랜만에 얻은 연휴인 만큼 호캉스, 리캉스, 놀이공원을 가는 집 등등... 혼자 집에서 늦잠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아침부터 카페에 나와 친구와 수다를 떠는 사람들, 공부를 하는 공시생, 재수생 등등...

 

저의 추석만 해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90년대 생 애송이인 제 기억을 조금 풀어보겠습니다. 어릴 적 추석은 꽤나 설렜습니다. 친할아버지 댁에서 추석 전날 하룻밤을 자고, 새벽 일찍 큰집으로 향합니다. 늦잠을 잘 수 없어 입이 조금 나왔지만, 제게 친절한 언니, 오빠와 쥐알통만한 동생들을 만날 수 있었고, 무엇보다 따뜻한 가족들 간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 후엔 외할머니 댁에 가서 저녁을 맛있게 먹고, 밤늦게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빠가 운전하는 차 뒷좌석에 누워 지나쳐가는 가로등을 구경하다 잠들곤 했습니다.

 

사회초년생이 된 지금, 추석 날짜를 확인하며 제가 첫 번째로 한 생각은 이놈에 추석이 눈치 없이 토요일을 끼고 왔구나!’귀찮다였습니다. 이제는 친할아버지 댁에서 자는 것은 생략하고 당일 아침 할아버지, 할머니를 모시고 큰집으로 갑니다. 여러 사정으로 오지 못하는 친척들이 생기고,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어른들의 피곤한 표정, 식탁머리에서 이어지는 정치 이야기에 피로감을 느낍니다. “이것도 이제 간소화 해야지, 그만할 때도 되었지라는 말이 헤어지기 전 오가기도 합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 뒷좌석에서 입 벌리고 자던 아이는 이제 아빠와 운전을 번갈아 하게 되었습니다.

 

몇몇 어른들은 달라지는 추석의 모습에 크게 안타까워하십니다. 제사나 차례의 의미를 떠나서 평소 얼굴을 보지 못하는 가족들을 만나며 항상 마음만은 가깝게 유지하여 후에 당신들이 계시지 않을 때 서로 도우며 살라는 뜻인 것은 이해합니다. 그렇지만 시대가 흐르고 팍팍한 현실에 많은 사람들이 지쳤습니다. 내일 당장이 불투명한 현실 속에서 친척들과 근황을 주고받고, 장거리 운전과 음식을 장만하는 것이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는 버거운 추석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군가는 옛날 그대로 추석을 맞이하고, 누군가는 또 다른 방식으로 추석을 보냅니다. 비록 추석을 지내는 방식은 다를지라도 보름달을 마주하면 자신과 가족들의 안녕과 행복을 비는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제 내일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고, 소파에 녹아내려 추석특집 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나 조금 볼 계획입니다. 학생 때는 저 프로그램에 관심도 없다가 요즘 와서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이 출연하여, 추석이랍시고 뛰어 댕기고, 메달도 따고, 재롱을 부리니 꽤 재미있습니다. 오늘(13) 보름달은 서울 기준 오후 638분에 뜬다고 합니다. 저도 오늘은 보름달을 보며 우리 모두에게 어제보다 조금 더 행복한 내일이 오기를 빌겠습니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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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09월13일 17시05분
  • 최종수정 2019년09월13일 17시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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