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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초점> G7이 내건 ‘법의 지배’의 실현은 험난, 中·러 억지에 한계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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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04월17일 16시00분
  • 최종수정 2023년04월17일 15시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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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본의 유명 휴양지 나가노(長野)현 가루이자와(輕井沢)에서는 16일~18일 3일 간의 일정으로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의장국), 등 G7 참가국들의 외무장관 회의가 열리고 있다. G7은 매년 순번제로 의장국을 담당하고 있고 이번 2023년은 일본이 의장국을 맡고 있다. 이번 외무장관 회담을 포함해서 오는 5월 일본 히로시마(広島)에서 열리는 G7 정상회담 등, 일본 내외에서 15차례 회담이 예정돼 있다. 이번 외무장관 회담에서는 외교 안보 관련 국제 현안 문제에 대해 논의한 뒤 협의 결과를 문서로 작성해서 오는 5월 열릴 정상회담에서 논의할 주제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사전 정지 작업을 하는 셈이다. 아래에 이와 관련한 일본 현지 동향을 Nikkei 등의 관련 보도를 중심으로 요약한다. 

 

“G7, ‘法의 지배’에 근거한 국제 질서 추구를 표명하나, 中 · 러 저지에는 한계”

 

지난 16일 개막된 G7 외무장관 회담에서는 현재 글로벌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진영 간 대결 국면을 감안해서 ‘법의 지배에 바탕을 둔’ 국제 질서를 지키는 것을 주요 협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미, 중국의 남중국해 패권 확장 기도 및 대만 해협에서 군사 위협 강화 등,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 반대한다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 이어서, 18일까지 3일 동안의 협의 결과를 문서로 작성해서 5월에 열릴 ‘히로시마 G7 정상회담’에서 정상들이 논의할 주제를 제시하게 된다.

 

G7 외무장관 회담 첫날의 실무 만찬에서 각국 외무장관들은 중국의 “현상 변경 시도”에 반대한다는 것과, 대만 해협에 평화화 안정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재확인했다. 이번 회담의 의장을 맡고 있는 일본 하야시(林 芳正) 외무장관은 ‘중국과의 의사소통을 계속해서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할 필요성’을 강조함으로써 회담에 참석한 각국 외무장관들로부터 이에 동조하는 인식을 이끌어 냈다.

 

또한, 이번 G7 회담에 참가하는 외무장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계속 및 중국의 해양 진출 및 패권 확장 전략으로 흔들리고 있는 국제 질서를 재구축하는 것을 주요 과제로 삼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도를 모색하는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G7이 주창하는 것이 바로 ‘법에 의한 지배’ 및 ‘핵 군축’이라는 두 개의 이념이다. 그러나, G7 참가국들이 이전처럼 글로벌 영향력이 강하지 않아 이런 이념을 달성하는 게 용이하지는 않다는 것이 솔직한 판단이다.

 

G7은 1970년대에는 세계 GDP의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인 세력을 과시했으나, 지금은 50%를 하회하고 있고 계속 하락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그간 미증유의 초고속 경제 성장을 이루었고 이에 힘입어 글로벌 G2로 등장했다. 따라서, 이제 G7 자체만으로는 중국 및 긴밀한 관계인 러시아를 억지하는 것은 점차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따라서, G7은 중국 및 러시아의 의도를 저지하기 위해서는 ‘Global South’로 불리는 남반구 신흥 및 개도국들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다. 이번 G7 회담은 이런 현실을 감안해서 이들 국가들에 대한 관여를 강화할 방침을 확인하고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인도, 브라질을 초대했고, 이런 분위기를 오는 5월 히로시마 정상회담으로 연결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도 결정적인 공동 대응책 마련에는 역부족”

 

한편, G7 외무장관 회담에 참석하고 있는 각국 외무장관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을 계속하고 있는 러시아를 염두에 두고 “법의 지배에 근거한 국제 질서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야시 일본 외무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일방적 현상 변경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아울러, 남반구를 중심으로 한 ‘Global South’ 신흥 및 개도국들에 대한 “관여를 강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악화되고 있는 세계 식량 및 에너지 위기의 영향을 심각하게 받고 있는 지역에 대해서는 G7 각국이 지원하는 방향으로 조정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빈번하게 자행하고 있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G7 각국이 함께 강력히 비난했다.

 

G7 외무장관들은 17일 협의에서도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과 아울러, 중국 문제도 논의했다. 하야시 일본 외무장관은 “아시아에서 개최되는 G7 회담이라는 점에서 자유롭고 열린 인도 · 태평양 지역에서 연계를 주도할 것“이라는 의향을 밝혔다. 이런 발언의 배경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같은 상황이 아시아 지역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우크라이나는 아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하지 못해 동맹국이 아니긴 해도, 러시아 침공 이후 1년 이상이 지났으나 단독으로 침공에 대응하기가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

 

한편, 블링컨(Tony Blinken) 미 국무장관은 회담 개막일인 16일 자신의 트위터에 “인도 태평양 지역의 안전 보장에 관한 논의로 회담을 시작했다”고 밝히고, “우리는 이들 지역과 세계 안정을 유지하는 ‘룰에 근거한’ 국제 질서에 대한 도전에 대처할 것에 의견이 일치했다”고 언급했다. 하야시 일 외무장관 및 블링컨 미 국무장관 등 G7 외무장관들은 러시아에 의한 핵 무기 사용 위협에 대해서 핵 전력 감축을 유지하고 투명성을 향상시키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더욱 부각된 것은 국제 사회의 극심한 분단 상황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힘에 의한 지배를 추구하고 있는 중국 및 러시아와 미국을 위시한 민주 진영이 양극으로 나뉘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형국인 것이다. 이들 양 진영 사이에는 이들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100여 개국이 주로 ‘Global South’ 지역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하야시 일본 외무장관도 16일 협의에서 민주주의 및 인권 존중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법에 의한 지배’를 강조했다. 

 

“’Global South’ 각국을 끌어들이는 노력의 성과가 G7 정상회담 성패를 가를 것”

 

이처럼 현실적으로 동남아시아 및 아프리카 지역에는 국제 합의에 따른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나라들이 많이 존재한다. 그리고, 중국과 광역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로 결속된 나라들도 많다. 따라서, G7이 이들 국가들을 얼마나 끌어들일 것인가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한편, G7 참가국들이 ‘일체(一體)’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둘러싸고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들이 이견을 노출하기도 하고, 지리적으로 먼 아시아 지역 문제에 대해 유럽 국가들이 얼마나 관여할 지도 회의적이라는 견해가 남아 있다.

 

유럽 각국의 중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Covid-19 감염 확대 및 경제 안보 문제가 표면화된 이후 최근 몇 년 동안에 일어난 일이다. 그리고, 유럽 국가들에 대해 중국 시장이 중요한 것은 지금도 변함없는 현실이다. 베어보크(Annalena Baerbock) 독일 외무장관은 이번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으로 오는 도중에 중국에 들러 상호 관심사를 논의했고, 프랑스 마크롱(E. Macron) 대통령은 최근 중국을 공식 방문한 기회에 “유럽은 대만 문제에 관해서 미국과 중국의 대립에서 일정한 거리를 두어야 할 것”이라고 발언해서 국제 사회에 파문이 일기도 했다. 

 

지금 일본 유명 휴양지 가루이자와(輕井沢)에서 열리고 있는 G7 외무장관 회담에서 도출되는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5월 열리는 히로시마 G7 정상회담에서 정상 차원의 외교·안보 관련 결속을 확인하려고 시도하게 된다. 히로시마 G7 정상회담에는 우크라이나, 호주를 포함해서 한국도 초청됐다. 지난 2021년 G7 회담에서 처음으로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에 중요하다는 의제가 G7 외무장관 공동성명에 포함된 이후 2년이 지난 지금, 의장국 일본은 G7 외무장관들과 함께 주로 ‘Global South’ 국가들의 협력을 이끌어낼 방도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노력의 성과가 오는 5월 히로시마 정상회담의 성공 여부와 직결될 것도 분명하다. 

 

따라서, 이번 G7 외무장관 회담에서 어떤 내실 있는 결과가 도출되고 이에 바탕을 두고 5월에 열릴 ‘히로시마 G7 정상회담’에서 각 참가국 정상들이 ‘클럽 친교 모임’이라는 이미지를 넘어 세계 평화와 안정에 진정으로 의미 있는 합의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의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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