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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순수한 기억의 가치를 생각하는 전시. 황찬수 展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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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6월03일 03시03분
  • 최종수정 2020년06월03일 03시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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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진행되고 있는 전시 중에서 황찬수 교수의 흥미로운 전시를 소개한다.

 

‘Space and Memory’라는 타이틀로 전시되는 이번 작품들은 가장 많이 읽혀진 서양미술사의 저자인 곰브리치의 유명한 말 미술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미술가들이 있을 뿐이다.”라는 말을 곱씹어 보게 하는 작품들이다. 이 말이 떠오르게 된 이유는 작가의 의식 흐름이 곧 작품인데 이 작품들을 감상하다보면 작가에게 더 집중 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동기 부여가 된다. 

 

Space and Memory-2005, acrylic on canvas, 130.3x193.9cm, 2020

 

화면에는 특별한 시각 정보가 담겨있지 않다. 기호도 상징도 없다. 그저 붓의 터치를 일률적으로 남긴 흔적들이 색의 율동으로 하나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단지 색이라는 조형요소와 시각 정보로 작품을 이끌어 가는 작가의 힘은 깊은 사색을 통해 얻은 깨달음과도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작품을 감상하다가 다시 전시 타이틀을 떠올려본다. ‘공간과 기억작가가 이 세상에 외치려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Space and Memory-1809, acrylic on canvas, 162x130cm, 2018

  

Space and Memory-2003, acrylic on canvas, 130x130cm, 2020

 

Space and Memory-1905, acrylic on canvas, 45.5x53cm, 2019

 

황찬수작가의 작가 노트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있다. ‘감동과 영감은 도처에서 온다. 자연에서, 여행길에서, 일상에서 이들은 때론 강하게 때론 확실하진 않으나 잔잔한 느낌으로 내게 다가온다. 그리고 이들은 간략한 에스키스나 글귀, 사진으로 저장되어 처음의 감동이 잊혀지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장치가 된다. 나는 이들을 억지로 조합하거나 쥐어짜내려 하지 않고 내 몸 안에서 걸러져 자연스레 표출될 때까지 기다린다. 그 기다림은 무척 짧기도 하고 무척 길기도 하다. 나는 작업 중의 자유를 즐기기에 치밀하게 계획된 에스키스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나는 한 가지 주제에 매여 작업하기 보다는 이렇듯 도처에서 다가오는 자극과 감동, 영감, 새로운 경험을 자유로이 다룸으로써 내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싶다.’ 이 글에서 보듯이 그의 글 속에는 자연과 환경, 상황을 자신의 감성으로 재해석하려는 의지가 강하게 나타나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그의 작품을 평론했던 전 대구미술관장 최승훈의 글에도 그에겐 그림의 대상이 구체적인 사물이나 사건이 아니다. 단지 그림의 동기가 되는 조형충동이 일어나는 우연적 만남 즉, 작가가 만난 어느 시점에서의 정황이 출발점이 된다. 이 또한 직접 현장에서의 작업이 아닌 스케치나 사진 등의 기록에 의한 스튜디오작업을 하므로 순전히 기억에 의한 반추적 사유작업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즉흥적이고 격정적일 수 있는 현장에서의 일차적 심리상태는 시간을 여과하며 성찰의 과정을 거쳐 보다 정제되어 나타나게 된다고 볼 수 있다. 그의 그림은 만남의 정황에 대한 자신의 심적 반응을 담아내는 것이다. 순수한 감성적 반응이며 타고난 음악적 감흥에 의한 연주를 이루는 것이다.’라는 내용이 있다.

 

Space and Memory-2006, acrylic on canvas, 100x100cm, 2020

윗글은 작가가 '본다'는 1차적인 시각정보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자유인의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또한 자유인으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더 진전한 재해석의 깊이를 피력하고 있다. 그것은 자유인이 가진 순순한 사랑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어떤 장소나 상황에서 느낀 감동을 깊이 새겨 숙성된 자기만의 기억으로 풀어내는 것은 우리가 어릴 때 느꼈던 순수한 짝사랑의 메커니즘과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 느끼고 생각하고 기억하여 만들어진 어떤 형상은 더 이상 아름다울 수가 없다는 느낌으로 다가 올 수 밖에 없다. 황찬수는 이런 순수미의 매커니즘을 자신의 몸과 마음에 시간이라는 숙성 도구를 이용하여 풀어내는 것으로 보인다.

 

 

Sunshine-1901, acrylic on canvas, 130x130cm, 2019

 

순수한 마음과 시간으로 숙성된 결과물의 향연인 이번 전시에서 많은 사람들이 작가의 생각을 작품을 통해 소통해보는 귀한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다.

 

전시는 630일까지 서초구에 있는 Gallery Mark에서 진행된다.

 

 

황 찬 수 (b.1956)

 

 

학력

1985 홍익대학교 대학원 회화과 졸업

1979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현재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교수

 

수상

1999 Asian Artist Award / Vermont Studio Center, USA

Residency

1999 Vermont Studio Center, VT, USA

1997 Vermont Studio Center, VT, USA

 

개인전

2020 갤러리마크, 서울

2018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2017 리서울갤러리, 서울

2017 Space 139 Gallery, 서울

2016 Cinematheque Gallery, 서울

2015 갤러리 두인, 서울

2015 Sedec Art Gallery, 서울

2014 이브갤러리, 서울

2014 인사갤러리, 서울

2012 청아아트센터, 서울

2011 하나대투 청담금융센터 갤러리, 서울

2008 가일미술관, 경기 가평

2007 Infusion Gallery, Los Angeles, USA

2006 갤러리 아트사이드, 서울

2006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2005 Gallery Gora, Montreal, Canada

1999 인데코 갤러리, 서울

1999 Red Mill Gallery, VT. USA

1996 갤러리 사각, 서울

1992 신세계미술관, 서울

1989 3갤러리, 서울

1987 3미술관, 서울

 

외 다수의 단체전 참가
 

 

 


 

 

 

  • 기사입력 2020년06월03일 03시03분
  • 최종수정 2020년06월03일 11시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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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 년간 인물화를 중심으로 회화 작업에 열중하였다인물화에 많은 관심을 둔 것은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나만의 방법이었다또한 인물을 그리기 위해 대상의 정신세계를 그림 안에 투영하려 노력하였다인물화를 넘어 진정한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기 위한 노력으로 인간의 감정과 감성을 다룬 글과 그림을 함께 작업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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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성대학교 ICT디자인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한국미술협회 이사설치미디어아트분과 부위원장국가미래연구원 문화예술체육 연구위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