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두의 1년 후

<대담> 메르스에 대한 오해와 진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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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8년09월25일 17시41분
  • 최종수정 2018년09월25일 17시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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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율 차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전 질병관리본부장
▲황희만 전 MBC부사장

 

-황희만 : 메르스, 이번 발병의 경우엔 크게 번지지 않고 잘 관리된 것 같습니다. 그러나 메르스가 언제 또 다시 우리를 엄습할지 모르는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현실입니다. 3년 전부터 우리 사회에 갑자기 들이닥친 메르스 공포. 그러나 이 메르스도 그 정체를 조금 더 잘 파악하고 미리미리 대처한다면 메르스 공포로부터도 우리가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여겨집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메르스 전문가와 이 문제를 알아보고자 합니다.

 

메르스 발생, 증상 없이 귀국하면 검역으론 예방 못해

 

3년 전 메르스에 대해 여러 가지 예방책도 나오고 그랬었는데, 이번에 메르스가 또 뚫렸어요. 질병관리를 잘못한건가요, 아니면 메르스 발생 자체는 불가항력적인 일인가요?

 

▲전병율 : 우리가 통상적으로 언론 보도에 있어 제목이, '방역망 뚫려…' 이렇게 표현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감염병이라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나 세균과의 전쟁이란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여행객이라든지, 이런 경로를 통해서 얼마든지 유입이 될 수가 있습니다. 이번 경우에도 쿠웨이트에서 사업을 하시는 분이 귀국하면서 메르스 확진 판정 받은 경우입니다. 사실 검역을 열심히 하긴 합니다만 증상이 없는 상황에서 귀국하는 경우에는 사실상 질병을 미리 완벽하게 예방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죠

 

-황희만 : ‘메르스’라고 하면 상당히 치사율도 높고 그래서 증상도 많이 나타난다,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증상이나 치사율, 치료율 같은 것은 어떻게 되나요?

 

치명률(致命率) 40%로 높지만 ‘감기처럼 앓다 그냥 지나가는’ 사람 많아

 

▲전병율 : 메르스라는 질병이 2012년도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최초로 발생을 했고요, 그리고 2015년도에 우리나라에서 발생을 했었죠. 그동안에 통계를 보게 되면 많게는 40% 정도까지 치명률(致命率)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 치명률이라는 것은 확진된 환자가 분모고요, 그리고 사망한 사람이 분자가 됩니다. 확진 판정을 받지 않은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치명률이 높다고 그래서 꼭 이 병에 걸리면 다 그 정도로 사망한다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로 지식백과에서는 치명률을 치​사율(lethality)과 동의어라고 설명돼 있다.>

-황희만 : 걸렸다가 또 나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인가요?

 

▲전병율 : 감기처럼 앓다가 그냥 지나가는 사람들도 있고요. 중동 지역에서는 이 질병 자체가 일종의 풍토병, 토착화된 질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중동 지역은 낙타를 많이 취급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낙타가 박쥐를 통해서 이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고,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낙타를 취급하는 과정에서 사람에게 접촉이 돼서 질병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환자들이 특별히 중한 경우에 병원을 가거나 그런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을 감염을 일으키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자연스럽게 지나가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 메르스에 걸린다고 모두 높인 치명률을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또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2015년도에 메르스가 발생했을 때,39명의 안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만 현재 많은 의료진들이 이 질병과의 사투, 질병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환자들의 많은 생명을 건졌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크게 불안해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황희만 : 그런데 통설적으로 알려진 바로는 메르스의 특효, 그러니까 치료약은 아직까지도 없다, 그런 얘기가 있는데 치료약이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태인건가요, 아니면 원래 개발된 상태에서 치명률이 높아진 건가요?

 

특효약이나 예뱡약 없고, 경제성 낮아 신약개발도 부진

 

▲전병율 : 메르스는 현재 특효약이나 예뱡약이 없습니다. 우리가 2009년도에 ‘신종 플루’라는 질병을 경험했습니다. 그 때만 하더라도 항바이러스제라고 ‘타미플루’라는 약이 있었죠. 또 우리가 보통 겨울철 독감이 유행하게 되면 인플루엔자 예방 주사를 맞지 않습니까? 그런 것처럼 이런 인플루엔자의 경우에는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이 돼서 환자에게 적용이 가능한데 ,메르스라는 질병은 아직까지 치료제라든지 백신이 개발되고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또 이 질병 자체가 중동이라는 일부 지역에서만 발생을 하고 또 환자 발생 규모가 크지 않다보니까 제약회사라든지 국가적인 연구기관에서 이 질병을 위한 치료제나 백신 개발에 투자가 조금 빈약한 것이 사실이죠. 그러나 대중요법이라고 해서 환자가 가지고 있는 증상, 예를 들어 발열이라든지 호흡곤란이라든지 또 근육통, 이런 경우에 맞는 치료제를 의료진들이 환자의 증상별로 적용을 하면 치료를 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황희만 : 그러면 예방 치료약은 없지만 발병이 되면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치료할 수 있는 수단은 있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치명률이 높다는 이유는 뭡니까?

 

▲전병율 : 2015년도에 한국에서도 이 메르스가 확산되면서 많은 사망자가 발생을 했는데, 그 당시에 발병 패턴을 보게 되면, 환자가 주로 의료기관에서, 또 중증 질환이 있는 상태에서 감염이 됐습니다. 예를 들어 삼성병원의 경우에도 소위 말하는 슈퍼 전파자, 즉 ‘14번 환자’가 응급실에 있으면서 그 주위에 있는 환자들에게 질환을 감염을 시켰거든요. 그런데 응급실에 있는 사람들 자체가 다 기저질환이 있는 그런 환자들이죠.

 

-황희만 :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이란 말인가요?

 

▲전병율 : 그렇죠. 당뇨병이라든지, 호흡 질환이라든지, 암이라든지, 평소에 이런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 이 질병이 걸렸고 또 그런 과정에서 증상이 심해져서 사망까지 이르는 것이고요. 그렇지 않고 건강한 사람들의 경우에는 사실상 이 질병에 잘 걸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또 그동안의 발병 양상을 보게 되면  이 질병 자체가 우리가 소위 말하는 지역사회, 야외 활동이라든지, 그런 야외에서 환자와 접촉을 했다고 하더라도 감염의 발생 가능성이 대단히 낮습니다.

 

-황희만 : 그럼 어디서 감염이 많이 되는 겁니까?

 

중동 방문 시 가급적 병원방문 자제하고, 낙타 접촉 피해야

 

전병율 : 주로 병원에서 발생이 됩니다. 중동 지역에서도 첫 환자가 혈액소실에서 대량 발생을 했고요.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최초 환자가 입원했던 평택성모병원, 그리고 또 삼성병원에서 같은 병실, 같은 진료공간을 썼던 환자들 중심으로 질병이 감염이 됐고요. 그리고 환자가 증상이 아주 심했을 때, 기침이 심하고 그래서 재채기라든지 그런 행위를 통해서 접촉자들에게 많은 바이러스를 노출시켰을 경우에 쉽게 감염이 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황희만 : 밀폐된 공간에 감염 환자가 들어가면, 다른 사람한테 감염될 확률이 높다, 이런 말씀이시죠?

 

▲전병율 : 그렇죠. 그리고 바이러스 자체의 농도가 상당히 높아지기 때문에 야외에서 보다는 훨씬 더 질병에 감염되기가 쉬운 환경이라고 보면 됩니다. 여태까지 환자 발생 양상을 보게 되면, 야외활동을 하면서 건강한 사람이 환자와의 접촉으로 인해서 질병에 발생하는 가능성은 대단히 낮았습니다.

-황희만 : 원천적으로 중동에서 메르스에 걸린 사람이 안 들어오면 되겠지만, 그럴 수 없는 게 현실 아닙니까? 중동 여행 안 할 수도 없고, 그렇다면 우리가 어떻게 이걸 대처해야 될지 이 부분이 상당히 중요한 것 같아요. 중동 여행을 하더라도 거기서 어떻게 조심을 해야 할 것인지요?

 

▲전병율 : 이 질병은 중동 지역에서만 발생하고 있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중동을 방문하는 경우에는 1차적으로 이 질병을 매개시키는 가축, 즉 낙타와의 접촉을 피하는 것이 제일 좋고요. 또 낙타유, 우유를 섭식하는 것을 피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이 질병이 주로 병원에서 감염이 되기 때문에 꼭 치료목적으로 중동지역에서 병원을 방문하는 것 이외에 의료기관 방문은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황희만 : 중동지역에서의 병원 방문을 자제하라는 뜻인가요?

 

중동방문 후 기침·호흡곤란 증상 있으면 보건당국에 신고부터 하고 안내받아야

 

▲전병율 : 정말 꼭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중동 지역에서의 비즈니스가 다 종료된 이후에 입국을 하지 않습니까, 입국을 한 이후에 이 메르스라는 질병의 잠복기가 최대 14일입니다. 최대 14일까지 발열 증상이라든지 기침증상, 호흡곤란, 이런 증상들이 발생이 되면 바로 병원에 가기보다는 먼저 질병관리 본부, 전화 1339에 메르스 신고를 하거나 또는 거주지역의 보건소에 신고를 해서 보건당국으로부터 자세한 안내를 받은 후에 거기에 맞는 행동을 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냥 무작정 병원에 가게 되면 혹시라도 병원에서 다른 환자와의 접촉을 하면서 정말 메르스에 감염이 된 사람이 또 새로운 메르스를 확산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주의를 해주시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황희만 : 서울에서 감기 안 걸리려면 손발을 깨끗이 씻어라, 뭐 이런 얘기들이 있는데, 그런 것처럼 메르스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 청결을 유지하거나 이런 수칙도 있나요?

예방책은 흐르는 물(수도꼭지 틀어 놓고)에 손을 30초 이상 깨끗이 씻는 것 

 

▲전병율 : 당연합니다. 우리가 통상적으로 중동 지역에서 생활을 하는 경우, 여행 목적이든 사업 목정이든, 그런 경우에 수시로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손을 통해서 바이러스가 전파가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손을 씻되, 손을 그냥 씻는 것이 아니라 흐르는 물에 적어도 비누칠을 해서 30초 이상을 씻어야 합니다.

 

-황희만 : 수도꼭지를 틀어놓고 씻어야겠네요.

 

▲전병율 : 그렇죠. 흐르는 물, 수돗물을 틀어놓고 비누를 칠해서 30초 정도 손을 깨끗이 씻는 것이 중요하고요, 그리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가급적으로 피해야 합니다. 또 기침 예절, 우리가 기침이라는 것이 갑자기 나오는데요, 그러다보면 손으로 막는다든지 그냥 기침을 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 경우에 손수건이나 휴지로 막는 것이 중요하고요, 만약에 그런 것이 없으면 옷소매로 재채기를 하게 되면 침방울이 주위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되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황희만 :혹시 질병에 걸려서 국내에 들어올 때 공항에서 메르스 환자를 확실하게 가려낼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전병율 : 현재는 소위 말하는 오염 지역에서 입국하는 입국자를 대상으로 해서 발열 검역소에서 검역 활동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검역활동이라는 것은 증상이 없을 때에는 정말 그 사람이 감염이 됐다고 하더라도 파악을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중동지역을 다녀온 분들한테는 반드시 저희들이 안내 자료를 드리죠. 그래서 14일 이내에 이런 증상이 있으면 신고를 하십시오, 그리고 또 입국하는 과정에서 일단 발열 측정을 합니다. 열이 있는지 없는지. 그래서 열이 있는 것이 의심될 때는 정밀 체온 측정을 하고요. 그렇게 해서 의심이 된다, 그러면 그 분을 검역소에서 운영하고 있는 격리 진료실에서 관찰을 하면서 접촉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입국자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신체 이상 여부를 신고를 해주셔야 됩니다. 그것들을 감추기 위해서 미리 해열제를 먹고 온다든지, 이렇게 해서 검역당국에 혼선을 불러일으키게 되면 오히려 그것 때문에 입국 이후에 더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입국자들이 검역당국에 정보를 주셔야 해외 감염병의 유입을 사전에 막을 수가 있습니다.

 

-황희만 : 중동에 갔다 왔는데, 잠복기라고 가정을 한다면 증세가 나타나지 않는데, 집에 오면, 집은 밀폐된 공간 아닙니까.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지.

 

기침할 때 항상 ‘기침예절’을 지키는 것은 감염병 예방의 기본

 

▲전병율 : 자택에서 생활을 하고 있는 동안에, 예를 들어서 아무런 증상이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한 열흘쯤 지났는데 열이 나더라, 그러면 이제 잠복기 상태도 물론 감염의 가능성은 있지만 소위 말해서 기침이라든지, 그런 위험한 행동이 없었기 때문에 접촉자들에게 소위 말하는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를 전파시킬 수 있는 가능성은 낮습니다. 아무래도 기침을 해야지, 그 기침의 침방울, 거기에 소위 말하는 '비말'이라고 그러는데요, 그 비말에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가 다량 농축이 되어 있습니다.
그것들을 들이마셨을 때 감염이 되는 건데, 문제는 자기가 그렇게 접촉을 했다 했을 때 메르스가 의심될 만한 발열증상이 있어서 신고를 했어요, 그러면 보건당국에서는 그 감염 여부를 일단 파악하기 위해서 그 환자를 격리조치하고요, 그리고 또 마찬가지로 접촉했던 사람들을 다 찾아서 그 분들도 격리를 합니다. 이번에 확진판정을 받았던 환자의 밀접 접촉자 21명을 다 파악을 했죠. 그리고 또 비행기 내 같이 탔던 탑승객들 다 파악됐죠. 그래서 총 밀접 접촉자 21명, 그 다음 일반 접촉자 440명을 다 파악해서 격리, 관찰을 한 것처럼 마찬가지로 그 신고한 사람의 입국 이후에 접촉자들을 다 찾아서 격리 또는 관찰을 하게 됩니다.

-황희만 : 한 마디로 요약하면 메르스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중동에 간다고 하더라도 가급적으로 낙타의 접촉을 피하고, 청결을 유지하면서 손을 깨끗이 씻고 특히 또 병원 같은데 특별한 일이 아니면 안 가는 것이 좋겠고, 만약에 또 들어왔을 경우에 가장 중요한 것이 다른 사람에게 전파 안 시키려면 기침할 때 항상 ‘기침예절’을 지키면 우리가 메르스 공포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다는 말씀이군요. 오늘 여러 가지로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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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18년11월09일 11시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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