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두의 1년 후

'검은 돈의 천국' 어제와 오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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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3년07월16일 23시07분
  • 최종수정 2013년07월16일 23시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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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피난처의 효시는 스위스라고 할 수 있다. 
스위스는 1934년 고객 비밀을 누설한 사람을 형사 처벌한다는 내용의 은행비밀법을 제정하여 조세피난처의 기초를 닦았고 이후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스위스의 금융 사업은 합법 자금과 불법 자금을 토대로 성장할 수 있었다.
 
1990년 <왜 검은 돈은 스위스로 몰리는가>라는 책을 통해 조세피난처의 실상을 폭로한
장 지글러는 조세피난처의 자금을 (1)미국과 유럽에서 유입된 탈세자금, (2)제3세계 독재자와 지도자들이 부정부패로 끌어모은 부패자금, (3)범죄조직들의 수입을 세탁한 범죄자금으로 분류했다.
그러나 2010년 미국이 해외에 계좌를 개설할 경우 반드시 미국에 통보하도록 하는 법안인 국외계좌신고법(FATCA)를 제정하자 스위스는 조세피난처로서의 기로에 서게 되었다.
 
반면 1980년대 이후 전세계적으로 금융산업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세계 곳곳에는 70여 곳의 새로운 조세피난처들이 생겨나고 있다.
<조세피난처 1부>에서 언급한 카리브해의 네비스가 대표적인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조세피난처 전문가인 니컬러스 색슨은 그의 저서 <보물섬>에서 조세피난처를 3가지로 구분한다.
(1)스위스와 같은 유럽의 전통적인 조세피난처(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리히텐슈타인, 모나코, 안도라 등)
(2)영국계 조세피난처들(과거 영국령이었거나 현재 영국령인 30여 곳)
(3)미국 영향권 아래 있는 조세피난처(미국령 버진아일랜드, 마셜군도, 파나마 등)
미국은 범죄에 연루된 자금을 수취할 수 없음에도 해외에서 저질러진 자금은 수취하고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대부분의 미국 기업들이 조세피난처를 이용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조세 회피에 대해 사실상 묵인 또는 방치를 해 온 것이다.
 
최근 조세피난처가 문제가 되는 것은 금융위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유럽 연합은 '유로'라는 단일 화폐를 출범시키면서 금융 통합은 이루어내었지만
조세체계의 단일화는 이루어내지 못했고 돈은 세율이 낮은 곳으로 몰릴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유럽 통합 이후 유럽 내 자금들이 조세피난처로 대거 이동을 하게 되었고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경쟁적으로 세율을 인하하다보니 유럽 국가들의 재정이 급격히 악화된 것이다. 이는 미국도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해외로 빠져나가는 자금을 파악해 세금을 부과하여 금융위기 이후의 경제를 살리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중과세도 곤란하지만 이중비과세(어느 쪽에도 제대로 세금을 내지 않는 것)도 허용해서는 안되는 것이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형평성도 맞추어져야 한다.
이제 모든 국가들은 조세피난처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경제위기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으며 각국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조정해 공통의 기준을 만들어내느냐가 관건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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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3년07월16일 23시07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7시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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