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두의 1년 후

세대차이는 극복될 수 있는가?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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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3년11월26일 23시32분
  • 최종수정 2013년11월26일 23시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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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의 세대차는 다른 나라들보다 크다고 알려져 있다. 세대 차이가 크면 그만큼 사회 전체의 소통이 어려워진다. 한국의 세대차가 커진 이유는 무엇일까? 어느 사회에서나 젊은 층이 기성세대에 비해 변화에 빨리 적응한다. 그런데 사회 전체의 변화 속도가 빠르지 않다면 그 차이가 적겠지만, 한국 사회는 변화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젊은 층과 기성세대 간의 차이도 그만큼 더 커지게 된 것이다.
 
2. 지난 30년 간 한국에서 특히 크게 변화한 가치관은 나라보다 개인을 중요시한다는 것, 그리고 여성의 사회활동을 많이 인정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 1979년, 98년, 그리고 2010년, 이렇게 세 시점에서 조사한 가치관 변화 결과를 보면, ‘나라’ 또는 ‘자신과 가족’ 중에서 떠받들어야 할 것을 고르게 했을 때, 1979년에는 국민의 절반 이상이 ‘나라’를 택했지만 2010년에는 무려 89%가 ‘자신과 가족’을 택했다.
- 또한, 시댁과 친정, 처가와 본가를 동등하게 대해야 한다는 생각에도, 79년에는 37%만이 찬성했지만, 2010년에는 무려 90% 가까이 찬성하고 있다.
- 이러한 큰 시대변화는 대학졸업자 비율의 급증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2~30대 대학졸업자 비율은 63%로, 5~60대 대졸자 비율 13%의 5배 가까이 된다. 특히, 대졸자 비율이 25% 정도로 세대차가 거의 없는 독일과 대조적이다.
 
3. 2010년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 구체적으로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의 가치관 중 어떤 부분에서 특히 차이가 많이 나는지를 국가, 직장, 그리고 가정의 영역으로 나눠 살펴 보자.
- 나라보다 자신과 가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지난 30년 간 신구세대 모두 매우 가파른 속도로 증가해서, 지금은 20대의 93%, 50대의 79%가 나라보다 자신과 가족을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세대차도 여전히 존재한다.
- 직장에서 상하구별보다 직능구분이 중요하다는 생각은 79년에는 신구세대 모두 27% 내외로 세대차가 없었다. 그런데 세대차가 커져서, 요즘은 신세대의 절반 이상이 상하구별보다 직능구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 결혼한 여자의 자리는 가정 안이라는 생각은 79년에는 신구세대 모두 60% 가까이 찬성했던 가치관이었지만, 98년, 2010년으로 오면서 특히 신세대의 생각이 급격히 변화해 지금은 큰 세대차를 보이고 있다.
 
4. 신세대와 기성세대의 가치관 차이가 줄어든 부분은 없을까?
- 현재 인내보다 시정을 요구해야 한다는 생각을 젊은 층과 기성세대가 모두 인정하고 있다.
-또한 순종보다 책임감을 중요시하는 생각은 98년까지만 해도 세대차가 매우 컸는데, 요즘은 세대차가 줄어들었다. 이 부분에서는 특히 젊은 층은 기성세대의 생각을 받아들이고 기성세대는 젊은 층의 생각을 받아들여 합의에 이르는 듯한 모습이다.
- 그리고 물질보다 자기표현을 더 중요시하는 젊은 층의 탈물질주의 비율이 급격히 감소해서, 결과적으로 세대차가 줄어든 또 하나의 결과를 보여 줍니다.
- 이처럼 세대 간의 생각이 일치하는 부분이 소통의 공통기반을 형성해서 세대가 대화할 수 있는 바탕이 될 수 있다.
 
5. 13~18세 사이의 청소년과 55세 이상 성인 각 500명씩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보면 합리적 판단력, 인내력과 집념, 그리고 희생과 봉사 모두에서 대체로 기성세대가 청소년과의 차이를 더 크게 지각하고 있다.
즉, 청소년은 이런 부분에서 자기들이 기성세대보다 약간 더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데 비해, 기성세대는 청소년들이 본인들보다 합리성, 인내, 희생과 봉사 등이 한참 더 부족하다고 인지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는 기성세대가 먼저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가야 할 필요가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기성세대의 정보화 수준을 높일 때 세대 간의 차이를 더 적게 지각해서 세대 간의 합의를 이끌어내기 쉬울 것이다.
 
6. 세대 간 가치관 차이의 이해와 함께 소통 수단과 방식의 차이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세대별로 중요하게 보는 미디어도 다르고, 미디어 이용시간 점유율도 매우 다르다.
세대간 소통을 늘리려면 세대간 가치관 차이 이해를 바탕으로 한 생각의 공통기반 찾기와 함께, 미디어 이용 격차를 줄이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7. 살아 온 시대가 달라서 경험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세대마다 생각의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이 차이를 대립의 불쏘시개로 사용할 것이 아니라, 생산적인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는 에너지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대는 적이 아니라 서로 부족한 점을 보완하면서 함께 살아가야 할 동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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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3년11월26일 23시32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19일 18시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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