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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PF 사업성평가서 '부실사업장' 대거 나올듯…2금융권 긴장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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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5월19일 10시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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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부터 건전성 지표 부담 확대…2차 평가 9월·3차 12월 이어져

건설업계 "획일적 기준" 비판 지속…강도·예외 규정 조정 관측

 

금융당국이 다음 달부터 전국 5천여곳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새 사업성 평가 기준을 적용하는 가운데 최초 평가에서 '부실 우려' 등급이 대거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최초 평가 대상이 전국 사업장의 30% 수준에 달하는 만큼 당장 2분기부터 브릿지론 비중이 큰 2금융권의 건전성 지표가 빠르게 악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건설업계와 2금융권에서 사업성 평가 요인이 지나치게 획일적·정량적이라 조정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어 '연착륙'을 강조하는 금융당국이 이를 일부 수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 "2금융권 추가손실 최소 3조원"…2분기부터 충당금 적립 부담

 

19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개선안의 최초 평가 대상 사업장 규모는 전국의 약 30% 수준이다.

금융당국은 다음 달 1차 평가를 시작으로 9월 2차, 12월 3차로 사업장 평가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

금융당국은 사업성 평가 기준을 현재 3단계(양호·보통·악화우려)에서 4단계(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로 세분화했다. 기존 악화우려 사업장은 금융사가 대출액의 30%를 충당금으로 쌓아야 했는데 앞으로 부실우려 사업장은 75%를 충당금으로 쌓아야 한다.

최초 평가 대상으로 '연체' 혹은 '3회 이상 만기를 연장한 사업장'을 지목한 만큼, 금융권에서는 이중 다수가 구조조정 대상인 '유의'나 '부실우려' 등급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제2금융권은 당장 2분기부터 추가 충당금 적립 등 손실 인식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분석에서 증권(1조1천억∼1조9천억원), 캐피탈(9천억∼3조5천억원), 저축은행(1조∼3조3천억원) 등 3개 업종의 부동산 PF 추가 적립 필요 충당금 규모가 최소 3조원에서 최대 8조7천억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본부장은 "2분기부터 시작해 충당금 상당 부분이 올해 인식될 것으로 보인다"며 "작년 3개 업종 합계 이익이 5조8천억원에 달하는 만큼 손실흡수능력을 고려하면 내년까지 추가 충당금 적립 부담은 수용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는 브릿지론의 인허가 미완료 비중이 작년 9월 말 기준 증권·캐피탈·저축은행 모두 50%를 웃돌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중소형 증권의 인허가 미완료 비중이 75%로 가장 높았다. 이어 신용등급 AA급 캐피탈사(61%), 대형 증권사(58%), 저축은행(48%), A급 이하 캐피탈사(44%) 등의 순이었다.

인허가 미완료는 토지매입률, 수익구조, 여신 만기 연장 횟수, 경·공매 유찰 횟수 등과 함께 PF 사업성 부족을 판단하는 주요 기준이다.

한신평은 "PF 익스포저(위험 노출액)에 대한 양적·질적 부담이 큰 업체는 건전성 지표 저하 및 추가 충당금 적립 부담이 크게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 한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PF 연착륙이라는 큰 틀의 정책 방향에는 동의하지만 기존보다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해야 하는 부담이 분명히 있다"며 "대주주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일부 업체들은 유동성이 위험해지는 상황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작년에만 충당금 3조6천억원을 쌓은 만큼 저축은행 ·캐피탈·증권사 등 합쳐서 2분기 조 단위의 충당금을 쌓더라도 규모가 크지 않다"며 "자본비율이 급격히 떨어질 정도로 일시적인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횟수 평가 비합리적" "공급 생태계 무너져"…평가요인 조정할까

 

시행사를 중심으로 한 건설업계의 반발도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부동산개발업체와 설계·분양사 모임인 한국부동산개발협회는 지난 16일 긴급 좌담회를 열고 "현장을 도외시하고 합리성이 결여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PF 사업성 평가 기준이 지나치게 획일적이며 연쇄 부도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게 주된 주장이다.

금융당국이 대주단 협약 가동 등으로 만기 연장을 유도해오다가 갑자기 '만기 3회 이상 연장', '만기 4회 이상 연장' 등과 같은 기준으로 '부실 사업장' 낙인을 찍고 있다는 것이다.

본PF 단계 사업장에 대한 평가 기준 중에서는 '분양 개시 이후 18개월 경과 시 분양률 50% 미만', '60% 미만' 등이 논란이 되고 있다.

수요 감소는 불가항력적인 요인인데도 새 평가 기준 아래에선 기준 미달로 '유의'나 '부실우려' 등급을 받을 수 있다는 취지다.

협회 관계자는 "한 개의 사업장 정리에서 그치지 않고 정상적인 타 사업장까지 연쇄적으로 쓰러지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숲은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좁은 시각의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13일 부동산 PF 대책 발표 직후 강화된 사업성 평가 기준을 담은 모범규준 양식을 각 금융업권 협회에 전달하고 의견 수렴을 거치고 있다.

다만 금융당국은 시장 참여자들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유연성을 가지고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강조한 바 있다.

이 때문에 2금융권 및 건설업계 목소리가 향후 정책 시행 과정에서 일부 반영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신평은 "부동산 PF 시장 연착륙이란 정책 목표의 효과적인 달성을 위해 관련 계획들의 추진 속도 및 강도는 향후 PF 시장 상황 및 금융업 업황에 따라 다소 조절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당국은 시장 참여자 및 건설업계 등과 간담회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며 보완 조치 등을 발굴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달 말 전 금융권 PF 담당 임원 대상 설명회를 시작으로 업권별 릴레이 설명회도 열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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