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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석유 시설 피격, 국제 油價 ‘새로운 상승기’ 접어드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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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09월16일 22시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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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SJ “석유 시설 공격은 ‘큰 일(big one)’, 복구돼도 유가 상승 지속될 가능성”

- “트럼프, ‘備蓄油’ 방출 승인, 효과는 미지수, 다른 대응 수단도 고갈된 상황”
- “강경파 볼턴이 떠난 뒤 美 정부의 對 이란 정책 변화 여부에 관심이 집중”
 

 

ifs POST 대기자 박 상 기

 

지난 14일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공급 인프라 시설이 돌연 無人 드론 공격기에 의해 폭격 당하자 이로 인한 석유 공급 경색을 우려하여 先物시장을 중심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유가가 계속 급등하는 경우에는 전략적 備蓄油(SPR)를 방출할 것을 승인했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는 시설이 복구된다고 해도 유가 상승의 새로운 시대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아래에 이와 관련한 해외 주요 미디어들의 보도 내용을 요약한다. 

 

◇ “사우디 석유 인프라 피격, 석유 생산 반감, 글로벌 유가 급등”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시설이 지난 주말 무인 드론 공격기에 의해 공격을 받아, 생산이 급감하자 글로벌 시장에서 原油 가격이 급등했다. 월요일 원유 시장에서 국제 원유 가격 지표인 북해産 브랜트(Brent)油 선물 가격이 최근월인 11月物 기준으로 일시 배럴당 71.95 달러로 거래되어, 전주 대비 11.73 달러(19%) 상승했다.


이에 앞서 현지시간 15일 열린 뉴욕 시장에서도 10월 물 선물가격 기준으로 배럴당 63달러대 전반에서 거래되어, 전주 종가 대비 약 15% 상승했다. 이로서, 국제 유가는 브랜트(Brent)油 선물 기준으로 5개월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러한 유가 상승 배경은 원유 공급 및 지정학적 리스크 우려가 겹쳐서 고조되는 점이다.


이날 공격은 사우디 에너지 시스템의 중추 시설이자 대량의 석유 공급 처리 시설을 노린 것이다. 사우디 정부는 피해(被害) 정도를 조사하는 것과 동시에 다른 시설들을 가동하는 등 원유 수출량 급감을 방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 애널리스트들은 잠재적으로 사우디 석유 공급량을 부족하게(supply shortfall) 만들고, 불확실성이 고조, 석유 가격을 상당히 상승하게 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국제 유가는 2019년 들어 글로벌 경제 둔화 우려라는 ‘수요’ 측 감퇴 요인이 상승을 억제해 왔으나, 이번에 발생한 돌연한 사우디 석유 인프라 시설 피격으로 일거에 ‘공급’ 쇼크에 대한 경계감이 급격히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수요가 감퇴되는 가운데, 공급 쇼크로 유가가 급등하면, 세계 경제에 새로운 부담이 될 것은 필연이다. (Nikkei)

 

◇ WSJ “중대한 상황, 원유 거래 증가하면 글로벌 경제에 위협”  
시장 관계자들은 사우디 석유 인프라가 얼마나 빠르게 복구될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Goldman Sachs는 생산량이 향후 6 주일을 넘겨도 현 수준에 그칠 경우에는 브랜트油 가격 기준으로 75달러까지 급등할 것으로 예측했다. 사우디 Aramco社는 이날 공격으로 570만 배럴/일 원유 생산이 중단됐다고 발표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8월 세계 원유 생산량은 1억 배럴로 추산, 생산 중단 규모는 약 5%에 해당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글로벌 유가 상승으로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이 미칠 것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는 견해가 대두되고 있다.


美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 시간 15일 저녁 美 석유 선물시장에서 WTI 기준으로 8.9% 상승했고, 국제 석유 가격의 지표가 되는 브랜트油 기준으로는 전일 19.5% 급등한 데 이어 이날도 10% 상승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이들 두 지표 가격들이 상승한 것은 2016년 이후 가장 큰 하루 상승폭을 기록하는 셈이다.


WSJ은 이날 사우디 석유 시설에 대한 공격으로 확실히 단기적으로 가격 상승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함의(含意)도 제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동 紙는 에너지 전문가들을 인용, 1970년대 오일 쇼크 이래, 예를 들면 호르무즈(Hormuz) 해협 항로 등 핵심 석유 공급 루트에 대한 고의적인 공격 가능성을 지적해 오고 있었으나, 이번 사우디 Abqaiq 시설 공격은 훨씬 치명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군사적인 공격이 감행되는 것은 1980년대 페르샤灣에서 이란, 이라크, 쿠웨이트 등이 벌였던 ‘탱커 전쟁(Tanker War)’을 제외하면, 아주 드문 일이다. 1990년 이라크 후세인(Saddam Hussein) 군대가 쿠웨이트를 침공, 사우디 석유 생산을 크게 위협했을 때 국제 유가는 두 달 만에 두 배 이상 급등한 적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훨씬 위험한 상황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사우디에 적대적인 후티스(Houthis) 세력의 드론 기술 및 사이버 공격 가능성은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한편, 시장 전문가들은 사우디 석유 인프라의 피해가 상세하게 밝혀질 때까지 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에 유의할 것을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유가 급등 상황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이미 美 中 무역전쟁으로 심대한 타격을 입고 있는 글로벌 경제에 새로운 타격을 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즉, 개인소비 감퇴로 주요 지표들이 부진한 가운데, 高유가로 소비 부진을 더욱 부채질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다.   

      

◇ “美, 이란 혹은 이라크 소행 추정, 군사적 긴장 확산 우려 고조”
美 CNN 방송 등은 美 정부 고위 관리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생산 시설에 대한 공격에 “이란 혹은 이라크 등을 제외하고 외부 세력에 의해 저질러졌다고 생각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것” 이라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동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은 실행범에 대응하는 조치로 모든 선택 수단을 검토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14일 일어난 사우디 석유 시설에 대한 드론 공격에 관해서 예멘(Yemen)의 親 이란 무장 세력 후티스(Houthis) 그룹이 범행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폼페이오(Mike Pompeo) 국무장관은 이번 공격이 예멘에서 왔다는 증거는 없다고 강조하며 이란의 관여를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만일, 이번 공격이 이란으로부터 사우디를 공격한 것이라면 이는 지극히 중대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美 정부 고위 관리들은 상업 위성 사진을 근거로 사우디 석유 시설 19개소에 대한 공격이 모두 시설의 북서부에 위치하고 있어, 예멘에서 공격하는 것은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美 관리들은 이번 공격이 대단히 강력한 점에서 이란 혹은 이라크에서 크루즈 미사일로 공격한 것이라는 강력한 시사가 있다고 의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의 조사 결과, 이번 공격 책임이 특정되는 대로 군사적 보복 공격을 감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대상을 이란으로 특정하지는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공격에 대한 관여를 극구 부인하고 있는 이란의 반발도 강력해서 향후 중동 지역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라크도 이번 사우디 석유 시설 공격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 “트럼프, 유가 급등 방지에 혼신의 노력, ‘전략적 備蓄油’ 방출 승인”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트위터를 통해, 사우디 석유 시설 공격으로 원유 가격이 계속해서 급등하는 경우에는, 전략적 備蓄油를 방출할 것을 승인했다고 분명히 밝혔다. 그는 “원활한 공급이 유지되기에 충분한 양을 필요에 따라 방출할 것”을 강조, 유가 급등으로 개인소비가 위축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임을 시사했다.


아울러, 백악관은 원유 공급의 급감을 피하기 위해 텍사스州 등이 계획 중인 석유 파이프라인 건설에 대한 인허가를 신속히 심사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한, 14일에는 사우디 실력자 무하마드 황태자와 전화 협의를 갖고 미국은 세계 원유 시장이 안정되고 충분한 공급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할 것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석유 가격 급등을 저지하는 데 비상한 관심을 쏟는 이유는 미국 국민들이 가솔린 가격 동향에 대단히 민감하기 때문이다. 만일, 국민들 사이에 유가 급등이 미국의 對 이란 정책의 실패 때문이라고 여겨지는 경우에는 정권에 대한 비판이 강해질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이는 2020 대선에서 재선(再選)을 노리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진영에는 치명적 역풍이 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처럼 원유 시장에 투기 자금이 대거 유입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전략적 備蓄油 방출이 원유 가격 하락을 유발시키는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 지는 확실한 전망이 서지 않는다. 美 정부 페리(Rick Perry) 에너지 장관은 만일, 유가 급등이 이어지는 경우에는 IEA 등과 연계하고 다른 선진국들과 협력을 모색하면서 전략적 備蓄油(SPR) 방출을 공조해 나아간다는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 (Nikkei)

 

◇ “對 이란 압박 수단이 고갈된 상황, 외교 공백 사태도 우려할 점”
美 WSJ은 사우디 아라비아 석유 공급 시설들에 대한 대규모 공격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이 강력한 맞바람에 직면하게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더구나,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외교 · 안보 보좌진들을 가장 취약하게 만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란이 관여했다는 의심이 광범하게 확산되는 가운데, 최대한의 경제 압박을 겨냥한 對 이란 제재 정책 수단이 한계에 달했고 동원할 수단이 고갈되는 등, 對 이란 외교 정책에 새로운 의문을 던져 주고 있다고 강조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지원을 받으며 예멘에서 활동하고 있는 후티(Houthis) 그룹에 대항하여 싸우고 있는 사우디 정권을 지원하고 있고, 핵 무기를 앞세워 지역 패권을 노리고 있는 이란 정권에 대해 군사적인 위협을 가해 오고 있다. 최근에는 일찍이 유례가 없을 정도로 강력한 금융 제재 수단까지 동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혁명수비대(IRGC)를 해외 테러 집단으로 지적하는 등, 강력한 군사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한편, 금융 제재 측면에서도 더 이상 강화할 수단이 소진된 상황이다. 이란 석유 산업에 대해서도 제재를 따르지 않는 기업들에 대해 ‘세컨더리 보이콧’을 시행하는 등, 이미 가장 강력한 제재를 부과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백악관 내에서 對 이란 외교 정책을 총괄해 오던 강경파로 알려졌던 볼턴(John Bolton) 안보보좌관도 떠나 對 이란 외교는 공백 상태가 되어 있다.  

 

◇ “사우디 시설 복구돼도 새로운 유가 상승 시기로 접어들 우려”
글로벌 원유 가격은 대규모 자연 재해나 전쟁 발발 등 석유 생산 관련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에 급격한 변동 장세를 연출해 왔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과거의 위기 사례와 다른 점은 명확한 사태 수습 시기 전망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혹시, 분쟁이 발생한다 해도 이 사태가 신속히 종료될 것이라는 전망이 서면 유가는 급격히 하락하는 패턴을 보여 왔다. 이번에는 언제 또 다시 석유 생산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받을 것인가에 대한 전망이 도저히 서지 않는 상황이다. (Nikkei)


당분간, 글로벌 원유 시세는 사우디의 피격 시설 인프라가 언제 복구될 것인가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번에 타격을 입은 사우디 석유 생산 관련 시설들이 복구된다고 해도 언제 재차 공격을 받을 것인지에 대한 불안은 여전히 남아 있게 된다는 것이다. 드론 등 결정적인 공격 무기는 손쉽게 입수할 수 있음에 반해 사우디의 이에 대한 방어 수단은 너무도 취약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4일, 성명에서 “현 시점에서 상업 재고는 충분하다” 고 설명했다. IEA는 가맹국들은 純수입량의 90일 분 원유 비축을 의무화하고 있고, 지난 6월 기준으로 민간 보유분을 포함하여 330일 분이 비축되어 있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만약 석유 수급 핍박이 심각해지는 경우, 전략적 비축유의 방출 및 OPEC 및 비회원 산유국들의 협조 감산 완화도 선택肢가 될 수 있다고 밝힌다.


그러나, 향후, 사우디의 시설 복구가 장기화하는 경우에는 원유 대량 소비국들 입장에서는 수급 핍박감이 고조될 전망이다. 따라서, 복구가 수 주일 혹은 그 이상으로 늦어지는 경우에는 개인 소비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이고 기업들의 원가 앙등으로 직결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이럴 경우 해당국 정부들은 다른 정책 수단에도 부담을 안을 가능성은 상존한다. 당장은 강경파의 심볼 볼턴(Bolton) 보좌관이 떠난 뒤 미국의 對 이란 정책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그리고 이란 정부의 태도를 어떻게 변화시킬지가 비상한 주목을 받을 것이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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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09월16일 22시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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