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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經 “중국에 ‘嫌 홍콩’ 확산, 국민들 간에 감정 대립 심화”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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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09월24일 06시19분
  • 최종수정 2019년09월24일 06시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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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국민들 ‘홍콩 시민들은 자신들이 중국인이라는 생각 안 해, 본토 사람들을 바보 취급’

- 과거에는 홍콩 경제가 압도했으나 이젠 본토 경제가 앞질러, ‘嫌 홍콩’ 감정이 확산
- 시 정권에게는 향후, 홍콩을 어떻게 대할 지가 점차 어려운 과제로 되어가고 있어
 

 

ifs POST 대기자 박 상 기

 

지난 6월 이후 100일 이상 이어지고 있는 홍콩 시민들의 본격적인 ‘反정부 · 反중국’ 시위 활동에 대해, 정작 중국 본토 국민들은 대체로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는 현지發 보도가 눈길을 끌고 있다. 日 경제紙 日經(Nikkei)은 최근, 홍콩에서 벌어지고 있는 反정부 시위 상황을 현지에서 취재하면서, 중국 본토 국민들이 홍콩 시민들에 대해 품고 있는 ‘嫌香’ 감정을 중첩하여 전하는 기사를 보도했다.


동 紙는 양국[兩制] 국민들은 ‘중국’ 이라는 한 국가의 주권(主權) 하에 속해 있으면서도, 서로 반목(反目)하는 감정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고 전한다. 비단 이번에 분출된 홍콩 시위 활동에 국한된 게 아니라, 양국 국민들 간에는 뿌리 깊은 감정 대립이 존재하고 있다는 이와 유사한 보도는 이미 오래 전부터 간간이 있었다.


한편, 홍콩 정부 수반 Lam(林鄭月娥) 행정장관이 이번 시위를 촉발한 ‘送還法’ 제정을 철회한다고 공식 선언한 뒤에도 시민들의 시위는 계속되고 있고, 오히려 더욱 과격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중국 국민들의 묘한 입장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보아, 아래에 동 보도 내용을 소개한다.

 

◇ “『送還法』 철회 선언 이후 시위는 축소되는 경향이나 일부는 과격화 양상”  
홍콩에서 시민들의 과격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본토 국민들 간에 홍콩 시민들에 대한 감정이 악화되고 있다. ‘送還法’ 개정 시도를 계기로 시위가 촉발된 이후 홍콩 시민들의 항의 공격의 화살이 이제는 중국 본토로 향하고, 같은 ‘중국인’임에도 불구하고 홍콩인들은 대륙인들을 인간 이하로 보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홍콩의 젊은이들은 자신들은 “중국인이 아니다’ 고 하는 주장을 강화하고 있어, 쌍방의 감정적인 균열은 깊어만 가고 있는 중이다.


21일 밤에 홍콩 섬의 번화가 Causeway Bay(銅鑼灣)의 家電 제품 상점에서 제품들을 둘러보고 있을 무렵, 점원이 황급히 뛰어들어와서는 “가게 문을 닫아야 합니다. 근처에서 시위 활동이 시작되고 있으니까, 지금 바로 가게를 나가 주셔야 합니다” 하고 외친다. 마침 상점 내에 있던 손님들은 당황한 기색도 없이 밖으로 빠져나갔다. 이런 장면은 이제 홍콩에서는 每 주말이면 아주 익숙해진 광경일 뿐이다.
21일부터 22일까지는 신계(新界) 지구 Tuen Mun(屯門) 등 각지에서 시위 활동이 있었다. 지난 6월 초 100만 명이 참가한 시위가 일어난 뒤로는 每 주말이면 시위 활동이 이어지고 있고 이미 16주 연속해서 시위가 그치지 않고 있다. 홍콩 자치정부 수반인 Lam(林鄭月娥) 행정장관이 지난 4일 ‘송환(送還)법(法)’ 條例 개정안 철회를 표명한 이후로 데모 참가자 수는 조금 씩이나마 줄어드는 경향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젊은이들은 시위 도중에 정부 시설들에 화염병을 던지기도 하고, 심지어 지하철역 시설들을 때려부수는 과격한 행동을 서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시위대와 진압 경찰과의 충돌 양상은 날로 격화되어 가고 있고, 아직 이러한 혼란 상황이 수속(收束)되어 간다는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 “홍콩 사람들의 중국 본토 사람들에 대한 우월감은 뿌리 깊은 감정”
한편, 홍콩 거리에는 ‘CHINA + NAZI’를 합성한 신조어인 ‘CHINAZI’ 라고 쓰여진 항의(抗議) 간판이나 포스터가 눈에 띄기도 한다. 시위 도중에는 “우리는 중국 사람이 아니다” 라는 슬로건도 정착되어 가고 있어, 홍콩 젊은이들 사이에는 자신들과 중국 본토의 중국인들을 구별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중국 본토에 살고 있는 중국인들은 주로 SNS 교류 사이트를 통해 이러한 홍콩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정에 접하고 있다. 당연히, 중국 본토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 대해 유쾌하게 생각할 리가 없다. 누군가가 SNS에서 “홍콩 사람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 고 묻기라도 하면 대뜸 “그들은 건방지다” 라던가, “홍콩 사람들은 대륙 사람들을 바보로 취급하고 있다” 라는 대답이 넘쳐나는 실정이다.


이처럼, 중국 본토 사람들은 홍콩 사람들에 대해 복잡한 감정을 품어 왔다. 베이징에 있는 한 민간 기업에서 근무하는 류(劉; 29세) 씨는 몇 해 전에 홍콩을 여행했던 당시에 겪었던 불쾌했던 경험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가 홍콩의 한 기념품 가게에서 중국어(普通話)를 사용하자 마자 점원이 불편한 기색을 나타내면서 얼토당토않는 가격을 불렀던 기억을 하는 것이다. “홍콩인들은 대륙 사람들에 대해 우월감을 가지고 있다” 고 느낀 류(劉) 씨는 이제 홍콩을 가고 싶은 마음이 가셨다.

 

◇ “중국 본토 지역 경제가 홍콩을 넘어서자 ‘嫌 香港’ 감정도 커져”
한편, 홍콩 반환 당시 홍콩의 경제력은 압도적이었다. 역내(域內) 총생산(GDP)은 1997년에 홍콩이 처음으로 중국으로 반환될 당시에는 중국 GDP의 거의 18%에 상당하는 규모를 자랑했다. 중국 본토 사람들에게는 홍콩 사람들은 자신들의 손이 도저히 미칠 수가 없는 풍족한 삶을 영위하는 “특별한 사람들” 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크게 달라졌다. 중국이 급속한 경제 발전을 이루자, 홍콩의 GDP는 중국의 겨우 3%에도 미치지 못한다.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선천(深玔) 등의 경제 규모는 이미 홍콩을 상회하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이미 아무런 열등감을 가질 필요가 없을 정도로 풍요롭게 된 지금에 와서도 홍콩 사람들은 왜 그렇게도 다른 것처럼 느껴지는 것일까? 지금 중국 본토에서 확산되고 있는 “嫌홍콩” 이라고도 할 수 있는 묘한 감정의 배후에는 그런 생각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이에 더해, 홍콩 젊은이들이 미국 성조기를 흔들며 데모에 참가하는 광경도, 중국 본토 사람들에게는 그들의 자존심을 상처받게 하는 것이다. 중국이 미국과 격렬한 무역전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에 도움을 구하고 있는 행위는 조국에 대한 배신으로 비쳐지는 것이다. 베이징에서는 젊은이들이 “그렇게도 중국이 싫다면 중국에서 떠나가면 좋지 않은가?” 라는 말이 종종 들려오는 상황이다.

 

◇ “시 정권 지도부에는 홍콩을 대하는 접근법은 점점 어려운 과제”
이렇게, 감정적 대립이 깊어지다 보니, 이제 ‘홍콩 불요론(不要論)’으로 발전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금 중국 정부 내에는 그런 방향으로 발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 중국 미디어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 싱크탱크 中國국제교류센터 黃奇帆 副이사장은 최근 행한 한 강연에서 “비록, 20, 30년 후에 상하이(上海), 선천(深玔) 등의 GDP가 홍콩의 2배, 3배, 5배로 커진다 해도, 홍콩의 지위는 지금과 달라지지 않을 것” 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중국 경제의 발전을 위한 외국 자본의 조달 창구 역할을 담당해 온 홍콩의 지위는 여전히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지금 이런 점을 감안하여 홍콩 시민들에게 달가운 태도로 대하게 되면 중국 본토 시민들의 불만을 사고 마는 것이 된다. 시진핑 정권 지도부에게는 향후 홍콩 및 홍콩 시민들을 어떻게 대해 나갈 것인가 하는 것이 점차 어려운 문제로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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