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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기반 연대와 위기관리: 한-유럽 간 협력의 함의와 발전 방향 모색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3년12월23일 17시00분
  • 최종수정 2023년12월23일 17시00분

작성자

  • 이성원
  •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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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내용 요약>

 

1. 심화되는 글로벌 경쟁과 재편되는 국제질서 속에서 두드러지는 특징 중 하나는 공유되는 이익과 가치를 기반으로 연대하여 반대 연합과 경쟁하는 진영화된 분열 현상이다. 국제적 차원의 분열과 진영화는 강대국간, 서구-비서구간, 그리고 남-북간 차원의 다층적인 위계 하에서 복합적으로 발현되는 양상을 보인다. 특별히, 기존의 질서를 보존하려는 세력과 재편하려는 세력 간의 ‘비전의 갈등’ 심화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2. 향후 세계질서는 단순히 물질적인 힘의 충돌이 아닌, 글로벌 거버넌스를 바라 보는, 경쟁하는 비전의 충돌과 결과에 의해 재편될 수 있다. 현재 민주주의 기반 선진국을 중심으로 대외정책에서 강조되고 있는‘규칙기반 질서’가 인류 보편적 가치 수호와 공동 번영을 실현함으로써 국제적으로 보다 많은 국가로부터 지지를 얻고 제도적 권위와 정당성을 지니기 위해서는, 이 질서의 개념적・기능적 발전 방안에 대한 체계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나아가, 규칙기반 질서에 기반한 입장유사국(like-mindedness)간 다자주의 연대와 협력이 궁극적으로 분쟁의 해결과 위기 관리 그리고 지역 안정에 실질적인 기여로 이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과 개선을 위한 다층적 방안도 요구된다.

 

3. 본 연구는 ‘규칙기반 질서’와 ‘입장 유사성’과 같은 주요 개념에 대한 정부 및 학계 차원의 상이한 이해 분포의 분석, 글로벌 분쟁해결과 위기관리에 관한 한국과 유럽의 입장유사성 식별, 그리고 한-유럽간 협력 발전방향 논의에 목표를 두고 있다. ‘규칙기반 질서’와 ‘입장유사성’과 같은주요 개념들의 정의, 목적 그리고 기능에 대한 다양한 이론적 접근과 해석을 검토한다. 나아가, 공유된 가치와 이념, 규범, 비전을 바탕으로 글로벌 질서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유동적으로 규합하는 입장유사국 간 연합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비판적 분석을 제시한다. 

 

4. 특별히, 본 연구는 규칙기반 질서 안에서 입장유사국으로서의 가치와 중요성이 증대되는 한국과 유럽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조명한다. 유럽 4개국(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외교・안보 전문가를 대상으로 심층 설문조사 시행과 결과분석을 통해, 유럽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한국과 유럽 간 다자주의적 협력의 잠재성과 한계에 대한 인식을 분석하고, 글로벌 중추국으로서 양국간 협력이 분쟁 해결과 위기 관리에 기여할 수 있는 발전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결론>

 

국가 간 힘의 대결로 재편되는 지정학적 구조는 다자주의의 의미와 형태를 변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다자주의의 본질은 광범위한 협의, 엄격한 통치, 포괄성을 전제로 할 때 더 큰 정당성과 수용성 그리고 영향력을 지닐 수 있다. 나이리 우즈는 세 가지 차원에서 다자주의의 중요 역할을 제시한다. 

첫째로, 공식적인 협약, 국가간 비공식 협의, 국제기구를 통한 적절한 강대국간 경쟁 관리 기능이다. 둘째로, 막대한 영향력을 지닌 국가들의 단기적 선호를 초월해 협력을 추진할 수 있는 다자주의 기구의 리더십의 필요성이다. 셋째로, 글로벌 위기에 효과적 대응을 목적으로 공

공재를 제공하는데 초점을 두고, 다자주의의 개방성과 참여를 증진하여 정당성을 제고하는 것이다 (Woods, 2023). 다자협력이 진정한 의미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인류 공통의 문제대응을 중심으로, 갈등 해소 및 위기관리를 위한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과 유럽은 다양한 관점에서 분쟁 해결과 위기관리를 위한 국제 협력의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잠재성을 지니고 있다고 판단된다. 한국과 유럽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규칙기반 질서의 개념적 한계와 비판적 견해를 명확히 인지하고, 개선 및 발전을 이루어 대응 논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규칙 기반 질서에 대한 많은 비판들이 타협의 여지가 없는 체제 및 이념 공방의 일환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지만, 규칙 기반 질서가 갖는 모호성 그리고 비체계성, 비대칭성, 그리고 양면적 기능에 대한 지적들은 외면하거나 간과하기에는 불편하지만 일면 타당한 요소들이 적지 않다.

 

 또한, 민주주의 국가들을 중심으로 입장 유사성에 기반해 확대되는 연대와 연합이 궁극적으로 진정한 의미의 다자주의 실현에 부응하도록 하는 학술적 논의와 다차원적인 정책적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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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자료는 세종연구소가 발간한 [세종정책연구 2023-03]에 실린 것으로 연구소의 동의를 얻어 소개합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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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12월23일 17시00분
  • 최종수정 2023년12월20일 11시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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