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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S기획] 통일의 길, 문화로 열어가자<2> -통일시대 문화정책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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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5년08월14일 20시46분
  • 최종수정 2015년08월14일 20시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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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통합은 북한문화의 ‘차이'가 아닌 ’다름‘으로 인정

   통합(통일)이 아니라, 공동체적인 가치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

문화·예술·방송·스포츠를 포괄하는 문화교류협력협정 체결

남북간 저작권협력센터 설치, 문화재 공동 발굴보존 협력 방안 강구 

 

1. 분단 이후 남북이 단절됨으로써 정치·경제·사회문화 등에서 전반적으로 이질화가 심각한 상태이다. 남북관계는 지난 70년간 냉전질서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며, 갈등과 대결이 주된  흐름이었다. 이는 기본적으로 남북관계가 ‘불신’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남북관계를 불신에서 신뢰로, 분단의 과거를 통일의 미래로 변화시켜 나가야한다. 특히 사회문화 영역에서는 분단으로 야기된 남북 간 이질적인 문화의 정도를 파악하고 이를 극복하는 것이 절실하다.

 

2. 통일 한국사회는 분단체제의 남북과는 차원이 다른 전혀 새로운 사회가 될 것이다. 통일한국은 분단으로 인해 겪어야 했던 갈등과 분쟁을 극복하는 결과인 동시에 문화의 측면에서 이질적인 정치체제로 인해 배제된 남북한 문화의 대규모 접촉이 일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일한국의 문화통합은 어느 한편으로의 통합(통일)이 아니라, 공동체적인 가치를 지향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단일한 가치를 지향하는 폐쇄적인 것이 아니라 문화적 공통성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공동체를 의미한다.

 

3. 이는 독일 통일의 결과가 실증해 주고 있다. 독일은 정치제도적 통일은 이미 완료되었으나 동서독 주민들 간의 문화적 이질성은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독일은 동서독으로 분단되어있던 시대에도 끊임없는 문화교류를 통해 상호간 상당 수준의 이해가 증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통일 이후 여러 가지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임에 반해, 우리는 남북한 문화교류가 너무 빈약한 실정이어서 배전의 노력이 절실하다.

 

4. 동서독 문화교류가 남북한 문화교류에 주는 시사점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문화협정 체결 전 민간교류를 정부가 적극 지원하였다.

   ② 상대측 체제의 약점으로 부각되거나 명분에 손상을 입힐 수 있는 민감한 분야의 교류는 뒤로 미루고 쌍방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고 상대측이 호응함으로써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분야를 우선적으로 교류하였다.

   ③ 서독정부는 선전효과가 아닌 장기계획 하에 대(對)동독제안이나 교류원칙을 발표하였으며, 모든 가용 통로를 소리 없이 지속적으로 가동하였다.

   ④ 일종의 데이터뱅크식 교류협력 종합프로그램을 정부가 면밀하게 작성하여 정책의 일관성을 기하고 추진 전략 면에서 실효를 거두었다.

   ⑤ 장기적 안목으로 청소년 교류에 주력하였다.

   ⑥ 특수 아이디어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였다.

   ⑦ 문화교류 협력을 위한 전문가를 꾸준히 양성하여 통일과정과 통일 후 과도기간에 나타난 의외성의 문제에 대해 기민하게 대처하였다.

   ⑧ 통일 후 동독인들이 자유민주 시민생활에 적응할 수 있는 세부방안을 사전에 충분히 마련하였다. 

 

5. 통일국가의 문화사회 통합 방향과 전략을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타자(他者)의 타자성을 인정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북한 체제의 정당성을 인정하자는 것이 아니라, 남북의 공통성과 차이점을 파악하고 공통성에 기초하여 공통의 영역을 넓혀가야 한다.

 

   둘째, 남북은 그동안상호 적대성에 기반 한 체제 정당성을 강조해 왔기에, 인본주의에 입각하여 분단으로 인한 고통을 함께 할 수 있는 감수성을 길러야 한다. 

 

   셋째, 남북 간에 대립적 관계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관계가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남북이 어떤 관계를 갖느냐에 따라 성격이 결정된다. 

 

   넷째, 체제통합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통일논의는 상호대립을 양산하거나 이상적인 통일 논의에 빠질 수 있으나, 통일의 중심이 되어야 할 민중의 일상적 삶이나 생활문제에 대한 고민이 제시되어야 한다. 

 

   다섯째, 해외동포 문제와 연관된 삶의 방식에 대한 통합에 관심을 둬야한다.

 

6. 남북 문화 공통성 창출전략 대안을 모색해 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① 문화·예술·방송·스포츠 분야의 교류를 규정하는 문화교류협력협정 추진이 필요하다.

   ② 남북 문화교류에 수반되는 저작권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남북저작권협력센터의 설치가 필요하다. 현재 5․24 조치로 대북송금이 불가능해지면서 상당한 저작권이 공탁금으로 걸려 있다. 남북 간 저작권 문제는 국제적인 사항으로 반드시 해결해야한다.

   ③ 남북문화공동콘텐츠 제작을 적극 추진한다. 우선, 남북 공연예술 교류 활성화 전략으로 남북이 정치적 이념을 배제하고 공감을 형성하고 있는 역사를 소재로 한 아이템 개발에 관심을 기울이고, 남북 직접교류와 제3국을 통한 해외합동공연 방식의 병행 추진한다.

   ④ 방송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의 공동제작, 그리고 남북한이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 공동제작도 추진한다.

   ⑤ 민족문화유산(문화재) 공동 발굴 보존, 무형문화유산의 보존과 유네스코 등재 등의 협력은 물론 일제 강점기 역사에 대한 공동조사 및 학술대회, 민족기록유산 공동 전시회, 북한지역의 민속 조사사업 등도 추진한다.

 

7. 사회문화교류 확대 방향으로는 ▲다름의 인정 ▲주제와 영역의 심화 ▲접속 채널의 다각화  ▲인터넷을 통한 대북접근의 개방 ▲ 합의문의 명료화 등을 추진해야 한다. 아울러  통일 후 남북한 상생의 시금석이 바로 탈북자라는 점을 인식하고 동질성회복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남북 사회문화교류협력이 남북 간 사회문화통합을 위한 필요조건이지만, 우리 사회가 북한의 사회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지에 대한 성찰을 먼저 할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가 북한 문화를 ‘차이'(gap)가 아닌 ’다름‘(difference)으로 이해하고  접근한다면 우리 사회의 문화를 한층 발전시키고 성숙시킬 수 있을 것이다. 

 

 

참고 동영상: [IFS기획] 통일의 길, 문화로 열어가자 <2>통일시대 문화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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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5년08월14일 20시46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8시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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