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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Insight 게시판 내 결과

  • 이건청 시인의 문학산책<41>느끼고 생각하는 언어 새창

    한글 이름이 늘고 있다는 신문보도가 있었다. 갓 태어난 어린아이들에게 한글 이름을 지어주는 예는 이제 꽤 많아져서 초등학교 신입생들의 출석부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게 되었다. ‘찬솔’이 ‘아람’이 ‘봄비’ ‘여름’이…이런 이름들이 이제는 낯설지 않게 되었다.그런데 이제는 갓난애들만이 아니라 이미 성장한 사람들의 이름을 바꾸는 예도 많아졌다고 한다. 본래 우리나라 사람의 이름은 두 자로 된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두 자 중의 한 글자는 항렬자로 선택의 여지가 없게 마련이어서 주어진 항렬자에 맞춰 한 자를 짜맞추는 식이었다. 이렇게 …

    이건청(gclee) 2023-04-15 16:30:00
  • 이건청 시인의 문학산책 <40>소리에 대하여 새창

    솔바람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골짜기를 넘어온 바람이 다른 골짜기를 휘넘을 때 솔잎 사이사이에서 나는 소리가 솔바람 소리일 것이다. 대나무 숲을 지나는 바람이 대나무 잎을 흔들 때 나는 대바람 소리도 경이로운 느낌을 준다. 그래서 나는 솔바람 소리만이 아니라 대바람 소리도 좋아한다.어릴 적 겨울밤 문풍지 우는 신비로운 소리를 가물가물 잠 속에 빠져들며 듣던 시절이 그립다. 밤 한 시나 두 시쯤 무서운 꿈 때문에 깨어 일어나 바깥으로 귀를 모두고 숨을 죽이면 문풍지가 우-웅 우-웅 우는 것이었다. 그런 밤을 지내고 창문을 열…

    이건청(gclee) 2023-04-01 16:30:00
  • 이건청의 문학산책 <39> 고정관념을 버리면 새창

    경주에 갔던 길에 북국사엘 들렀었다. 좋은 절은 언제나 마음을 다사롭게 해준다. 경내에 조그만 점포가 문을 열고 있었다. 불경과 목탁과 염주, 그런 것들을 진열하고 있었다. 한 편 구석에 먼지를 쓴 채 놓인 조그만 쇳덩이, ‘풍경’(風磬)도 있었다. 산사의 대웅전 처마 끝에 걸려 ‘뎅그렁 뎅그렁’ 은은한 쇳소리를 울려주는 것, 산사의 고요함에 깊이를 더하고, 적막함에 운치를 실어주는 그것이 ‘풍경’이다. 그것을 사서 여행 백에 넣었다.‘풍경’은 속에 매달린 물고기 모양의 쇳조각이 바람에 흔들려 ‘뎅그렁 뎅그렁’ 소리를 내게 되어 있…

    이건청(gclee) 2023-03-18 16:30:00
  • 이건청 시인의 문학산책<38> 멸종하지 않는 푸른 정신의 무게-이건청 시집 [실라캔스를 읽고] 새창

    ▲ 이병철 시인. 문학평론가책은 가볍다. 보통 200~500그램 내외다. 두꺼운 철학서나 양장본 장편소설의 경우 1킬로그램이 넘는 것도 있지만 대개는 부채처럼 흔들 수 있을 만큼 가볍다. 하지만 그램이나 온스, 근 등 무게 단위로는 계량되지 않는 장중한 책도 있다. 이건청 시인의 근작 시집 『실라캔스를 찾아서』가 그렇다. 이 시집은 240그램의 무게를 지녔지만, 손 위에 올려두면 240개의 계절이 만져진다. 시인이 목월 선생의 문하에서 시를 배우기 시작한 1959년 이후 60여년 시력(詩歷)이 함축된 시집이니, 240번 계절이 바뀔…

    이건청(gclee) 2023-03-04 16:30:00
  • 이건청 시인의 문학산책 <37> 상품이 되어버린 집 새창

    “나 일어나 이제 가리, 이니스프리로 가리./거기 나뭇가지 엮어 진흙 바른 작은 오두막 짓고 아홉 이랑 콩밭과 꿀벌 통 하나/벌들이 윙윙대는 숲 속에 혼자 살으리”.널리 알려진 시인 W.B. Yeats의 시 「이니스프리 호수의 섬」의 일부이다. 세상사 번뇌를 떨치고 그야말로 무욕의 일락 속에 침잠해 살고 싶은 생각을 담고 있는 시이다. “나뭇가지 엮어 진흙 바른 작은 오두막”이나 “아홉 이랑 콩밭”, “꿀벌 통 하나”- 예이츠가 행복한 삶의 조건으로 들고 있는 것들은 하나 같이 소박하고 수수하면서도 순수한 것들이다.집은 사람이 일상…

    이건청(gclee) 2023-02-18 16:40:00
  • 이건청 시인의 문학 산책 <36> 단절과 소외의 자리 새창

    나는 단절과 소외가 시를 만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작고한 선배 시인 이형기 선생은 ‘폐허가 시를 만든다’고 말한 바 있는데 비슷한 입장이라고 생각한다. 단절과 소외의 자리로 가서 그것과 하나가 될 수 있을 때, 시적 자아가 활달한 상상력과 푸진 감수성 속에서 맘껏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단절과 소외 속으로 가서 일상을 향해 열려진 문들을 닫아 걸고, 세상사에 길들여진 눈과 귀를 잠재우고, 텔레비전과 신문과 전화기들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워 질 때, 나는 시를 만날 수 있다고 믿는다. 대개의 경우, 그동안 내가 써 온 …

    이건청(gclee) 2023-02-04 16:40:00
  • 이건청 시인의 문학산책 <35> 겨울 산을 바라보며 새창

    겨울 산이 희미한 윤곽인 채 펼쳐져 있다. 그냥 펼쳐져 있는 게 아니라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마주 잡아 기도하는 자세가 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아니 대자대비한 부처 앞에 무릎을 꿇고 염불에 몰두한 불자의 모습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겨울 산이 어떤 모습이냐는 것은 아무 문제도 되지 않는다. 겨울 산은 지금 어떤 궁극적 진리를 향해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가고 있는 구도자의 모습이 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세상사는 일이 항상 소란스럽고 이해가 상충되는 일들 뿐이어서 피로함을 벗어나기 어렵다. 자칫하면 마음을 상해 괴로워하기…

    이건청(gclee) 2023-01-21 16:40:00
  • 이건청 시인의 문학산책 <34> 풀씨 몇 개가 주는 기쁨 새창

    윤 선생님, 보내주신 꽃씨 몇 알, 잘 받았습니다. 정년으로 학교를 떠나신 후 안부 궁금하던 차에 선생께서 보내신 흰 봉투의 우편물이 더없이 반가웠습니다. 선생께서 보내주신 흰 봉투에 담긴 짧은 사연과 내용물은 진한 감동이었습니다. 봉투 속에는 흰 종이로 곱게 싼, 꽃 씨 몇 알과 짧은 사연이 담겨 있었습니다.“지난 여름 산길을 가다가 길섶에서 받아온 꽃씨입니다. 꽃 색깔은 아주 엷은 자주 빛이고, 꽃 모양은 흡사 초롱같았어요. 마침, 꽃씨가 여물 때여서 여문 씨앗 몇 개를 받아 왔습니다. 싹이 날지 모르겠지만 뜨락에 뿌려보시기 바…

    이건청(gclee) 2023-01-07 16:50:00
  • 이건청 시인의 문학산책 <33> 사소한 것들이 주는 기쁨 새창

    시골집으로 이사를 하게 되면서 새롭게 발견하는 것들이 많아졌다. 우선 나는 숲에 사는 베짱이나 여치같은 풀벌레들의 생김새를 또렷이 알아볼 수 있게 되었다. 여름 밤 환하게 불 밝힌 거실 유리창에 날아와 붙는 녀석들을 거실 의자에 앉아 가까이에서 살필 수 있었던 것이다. 아른아른한 풀빛 날개의 무늬들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뚜루루 뚜루루 소리를 낼 때마다 볼록이는 여치의 몸통부분의 그 섬세한 움직임도 바라볼 수 있었다.  가을이 되면서 여름 벌레인 베짱이와 여치들이 모습을 감추고 검은 벌레들이 늘어나기 시작하였다…

    이건청(lgc) 2022-12-24 16:50:00
  • 이건청 시인의 문학산책 <32> 시를 향한 몰입, 그리고 진정성의 시 -이건청 시인이 밝히는 시와 인간 새창

    ‘시인시대’* 편집부와의 대담 :  이건청 시인-가족사를 포함한 유·소년기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나는 1942년에 태어났습니다. 일제 식민치하, 가장 엄혹하고 가난했던 시대였습니다. 태어나자마자 심한 폐렴에 걸려 생사의 고비를 넘나드는 상황에 직면했었다고 합니다. 겨우, 병마를 벗어나자 내 아버님은 건강하고 맑은 사람으로 살라고 ‘굳셀 건’(健) ‘맑을 청’(淸)자 이름을 제게 주셨습니다. 이 이름은 형제들의 항렬자를 따르지 않은 이름입니다.나는 7남 1녀의 형제들 중 차남이었습니다. 지금으로 보면 엄청 많은 형제들로 보이지만…

    이건청(lgc) 2022-12-10 16:5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