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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의 공정치 못한 해운사 과징금 부과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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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1년07월25일 17시25분
  • 최종수정 2021년07월25일 17시21분

작성자

  • 전준수
  • 서강대학교 경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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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한진해운 파산이후 한국해운은 괴멸되다시피 되었다. 이후 한국 해운은 정부가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수립하여 현대상선의 대형 컨테이너선 20척 건조를 추진하였다. 지난 2020년 3월 이후 코로나 팬데믹사태 이후 급증한 공산품 수요 증가와 공급체인 상의 병목현상과 비효율성의 심화로 공급망 체인 곳곳에 정체가 빚어져 가뜩이나 부족한 물류기지와 운송능력의 저하로 해상운임은 상승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이로 인해 수출입업자들은 이미 계약된 수출입가격에 급격히 상승한 해상운임을 감안 할 때 엄청난 손실을 감내하고 있다. 따라서 컨테이너 선사들의 운임담합에 대한 의심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해운산업은 본질적으로 국제경쟁에 완전히 노출된 가장 완벽한 자유경쟁 시장이다. 국적에 상관없이 어느 나라 항구에서건 그 나라 화물을 적당한 요건만 충족하면 자유로이 화물을 선적할 수 있다. 따라서 국내 상황이 아니라 세계적인 선박의 공급과 화물의 수요에 의해 운임시장이 자유롭게 형성되는 자유경쟁 시장이다. 

 

지난 10년에 걸친 해운의 혹심한 불황도 잘못된 시황 예측에 의한 세계적인 선박공급의 확대에 있었다. 아무리 한 나라가 정확한 시황 예측에 의해 절제된 신조선 공급을 하여도 다른 나라들이 무분별하게 선박을 건조하여 공급하면 수요 공급의 불균형을 초래하여 불황의 늪에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해운은 이러한 특성 때문에 무분별한 신조선 공급으로 인한 시장붕괴를 억제하기 위하여 ‘동맹’이라는 공동행위를 허락하여 자율적 통제 능력을 허락하였다. 이를 통해 거대한 자본이 투자되는 정기선 선사들을 파멸적 경쟁으로부터 보호하여 적정한 가격에 양질의 해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화주들에게 공여하는 것이 무역의 장기적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유엔은 1974년 유엔 정기선 헌장을 공포하여 이러한 공동행위를 독과점 금지법으로 부터 예외로 인정하였고 우리나라도 이 헌장을 받아들여 1978년 해운법을 통하여 우리나라 정기선사들의 공동행위에 합법성을 부여하였다. 이는 공정거래법이 제정된 1980년 보다 이전이다. 

 

그러나 2021년 5월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동남아 항로 컨테이너 해상운송 선사들에게 운임담합에 대한 공동행위를 하였다고 하면서 이는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하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 19조 1항 1호를 위반하였고, 이에 따라 22개 동남아 취항 선사와 동남아 정기선사 협의회에 과징금 납부 명령과 고발조치 내용을 담고 있는 심사보고서를 해당 선사들에게 발송하였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이번 조치가 현실화되면  대부분이 중소선사인 12개 국적선사들은 지난 2003년부터 2018년까지 동남아 항로 매출액의 8.5~10%에 해당하는 6천억 가까운 과징금을 단기간에 납부하여야 한다. 동남아 항로를 서비스하는 외국적 선사들에 대해서도  23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경우 이 모두를 합하면 1조에 달하는 과징금이 될 것이다.

  이는 국내 선사들뿐만 아니라 동맹이라는 공동행위의 합법성에 대하여 당연시하고 있는 외국적 선사들에게도 큰 충격이 될 것이다. 

 

이는 향후 외국 해운 당국과의 심각한 국제분쟁을 일으키게 될 것이다. 정부가 부당한 공동행위를 이유로 우리선사들 에게 과징금을 부과하면 외국화주들은 이를 근거로 한국선주들에게 부당한 공동행위를 통한 부당이득 취득을 이유로 손해보상 소송을 제기하는 상황이 발생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과징금부과가 현실화 되면 영세한 중소 해운회사들의 도산은 자명한 사실이며 현재 수출입 무역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동남아·근해 해운업이 큰 혼란에 빠지게 되어  “제2의 한진사태”를 야기 시키게 될 것이다.

 

해운법은 해운의 산업적 특수성을 감안하여 제정되었다.  따라서 해운업은 해운법으로 다루어져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해운법에서 보호받기 위해서는 운임 공동행위가 ‘필요하고 최소한의 범위’ 안에서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 범위를 벗어났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그러한 공동행위를 한 동남아 정기선사 협의회가 가입과 탈퇴의 자유를 제한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동남아 시장은 선박의 투입과 항로개설이 자유로운 경쟁시장이고 외국선사들이 자유롭게 항로를 개설하고 기존항로에 자유로이 선박을 투입할 수 있는 시장이다. 따라서 한국-동남아항로 시장은 국적선사의 점유율과 상관없이 국적선사들이 시장지배적 위치를 이용해 운임을 독자적으로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 

 

이는 해운의 국제적 자유경쟁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결과이다. 2012년 말부터 2018년까지 아시아 역내 투입 선박량은 83%나 증가 하였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선박량 투입이 38%증가한 것에 비하면 두 배 이상 높은 것이다. 이 때문에 동남아 역내 항로는 만성적인 공급과잉을 겪어왔다. 이렇게 장기간 선박 과잉율이 20%이상 되는 시장에서 선사가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저가 운임 경쟁밖에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적한 과점 시장 지배를 통한 과도한 이윤의 추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다. 실제로 그런 예가 없었다. 

 

또한 화주들과의 협의와 운임 신고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하지만 다수의 다양한 화주들과의 개별운임에 대한 협의는 현실적이지 못하다. 동남아 선사들은 공동행위 협정에 대하여 화주협회의 화주협의서를 받아 해양수산부에 2003년 이후 2017년 까지 매년 1회 이상 신고하여왔다. 이제까지  운임에 대한 미신고 누락 사항은 해운법상 과태료 부과로 관리하여 왔다. 

 

선사들은 더 중요한 공동행위인 운임 인상을 매년 해양수산부에 신고하여 왔다. 따라서 해운법에서 ‘공동행위 허용’과 함께 ‘제반 절차 및 처분규정‘을 두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사항은 해양수산부에 위반사항을 통보하여 해운법에 따라 처리하도록 하는 것이 해운법의 입법 정신에 맞는 것이라 판단된다. 이런 일이 모처럼 오랜 불황을 벗어나 해운 재건의 기회를 만들어가는 해운업을 좌절시켜서는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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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21년07월25일 17시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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