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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X 국내개발의 실질적 성공을 위한 제언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6년01월28일 20시12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6일 17시07분

작성자

  • 장영근
  •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 한국항공대학교 교수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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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KF-X 국내개발의 실질적 성공을 위한 제언

 

 지난 9월 말부터 최근까지 미국의 록히드 마틴(Lockheed Martin)사로부터 한국형전투기(KF-X) 개발에 요구되는 4대 핵심장비의 소프트웨어 체계통합기술의 이전 거부 및 21개 추가 핵심기술의 기술이전 여부에 따른 한국형전투기의 개발 가능성 성공 여부에 대한 논란이 국가적인 이슈가 된 바 있다.

  긴 논란 끝에 KF-X 사업을 위한 방위사업청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간의 본 계약이 12월 말에 체결될 전망이다. 그동안 양측은 개발사업을 진행하며 발생할 수 있는 이슈에 대해 대립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는, 업체가 전체 개발비용의 20%를 부담하는 만큼 시제기 뿐만 아니라 양산도 KAI가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KAI의 잘못 없이 2025년까지 예정된 개발을 끝내지 못할 경우 누가 책임을 질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다. 현재는 업체가 개발을 예정보다 지연하는 경우 상당한 지체상금을 물도록 되어 있다.    

 

 

 

[KF-X 국산화 개발의 실질적 목표 달성이 중요]

  KF-X 체계개발 주관기관인 KAI의 체계통합 및 국산화 개발 방안에 대한 세부 계획이 아직 정립되지 않아 실질적인 한국형전투기 개발에 대한 논란은 언제든 다시 이슈화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예를 들어, 미국이 AESA 레이더 기술이전을 거부한 상황에서 우리는 완전 독자개발을 추진하거나, 기술능력이 부족할 경우에 해외협력을 통해 AESA 레이더를 타 임무장비, 임무컴퓨터, 그리고 무장체계 등과 통합하여야 한다. 하지만, 록히드 마틴의 OFP와 무장체계를 장착하는 경우에 미국 업체의 승인 없이는 소프트웨어 체계통합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다. 따라서 KF-X 전투기의 진정한 국산화 개발은 임무컴퓨터 OFP 및 무장체계 등도 완전히 국산화 개발품을 사용하여야 한다. 록히드 마틴의 제품을 사용하게 되면 모든 개발에서 통제를 받기 때문에 KF-X는 사실상 미국산 전투기가 되는 셈이다. 이는 명목상 국산 전투기지만 우리 군과 국내업체가 핵심 체계에 접근할 수 없기 때문에 성능개량이나 후속 군수지원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KF-X를 국산화 개발하는 중요한 이유는 미국의 기술적 종속으로부터 독립하여 전투기를 후에 독자적으로 개량하고, 후속 군수지원이 가능하도록 개발하는 것이다.

  현재 KF-X 개발사업의 주관업체인 KAI의 개발 방안과 대한민국 정부가 고려하는 개발 방안은 약간의 온도 차이가 존재하며, KF-X 개발을 위한 최종 요구성능(ROC 및 기부성능, 등)을 제시할 수 있는 운용요구서(ORD)도 아직 제시되지 않은 상태(예를 들어, AESA 레이더, IRST, EO TGP 등의 핵심장비에 대한 구체적인 요구 성능이 제시되지 못함)로서, 구체적인 ‘한국형전투기 KF-X의 개발계획서’의 제출을 통해 KF-X 요구성능의 최종화가 시급히 요구된다. 대형복합시스템 개발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요구사항 정립이 우선되어야 하며 아울러 개발 시에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다. 지난 11월 국과연의 설명회에서 KF-X의 AESA 레이더 및 IRST와 같은 센서의 성능 요구조건을 질문하였으나, 아직 운용요구서(ORD)가 정립되지 않아 명확한 성능 요구조건을 제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발표자료에서는 F-22나 F-35 수준의 고성능 AESA 레이더는 국내개발이 불가능하나, KF-X급의 AESA 레이더는 국내개발이 가능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언급한 바와 같이 KF-X급의 AESA 레이더에 대한 상세한 요구 성능도 아직 제시되지 못한 상황이다.

 

 

 

[한국형전투기 KF-X의 진화적 개발단계 정립]

  한국형전투기 KF-X 개발사업은 미디엄(Medium)급 전투기인 KF-16(또는 F-16C/D Block 50) (+)급의 성능을 갖춘 전투기를 개발하여 한국 공군의 노후화된 F-4 및 F-5 전투기를 대체하고자 하는 것이다. KF-X는 국산 AESA 레이더를 포함하는 더욱 최신의 항전장비를 장착하고, 새로운 국산 공대공 및 공대지 미사일 등의 무기체계를 장착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더 나은 레이더 특성 능력을 보유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KF-X 항공기 동체는 중량 10.4톤의 쌍발 엔진을 장착하며 스텔스 형상을 가지도록 한다. 또 KF-X Block 1 전투기는 F/A-18E/F Super Hornet 또는 유로파이터 Typhoon의 RCS(Radar Cross Section)를 맞추도록 하며, RCS는 0.1~1.0m2 값을 가진다. 이 규격은 보다 낮은 기술기반으로부터 JAS-39E/F 그리펜(Gripen)과 유사하거나 더 나은 성능의 전투기 개발에 해당한다. 그리고 주요 부품들에 대해서는 국제 협력을 최소화하고 개발비용은 주요 해외 전투기 개발업체가 사용하는 비용보다 덜 들도록 하는 것이다.

 

  KF-X Block 2는 내부무장창을 추가한다. Block 1에 대한 계획은 창(Bays)과 양립이 가능하며 Block 2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하지만, Block 1 전투기는 내부무장창으로 시작하지는 않는다. 전투기의 크기 및 쌍발 엔진 설계는 그리펜(Gripen)과 같은 전투기에 비해 추가된 공간을 제공할 수 있지만, 이 특성은 설계상에 현저한 도전이 될 것이다. 이러한 추가의 여유분 및 코팅 증진은 스텔스의 RCS 성능을 F-117 수준까지 높일 수 있으며 이는 약 0.025m2 수준이다.

  KF-X Block 3는 B-2 폭격기나 F-35 수준까지 스텔스 성능을 증진하는 목표다. 이러한 Block 2 및 Block 3의 진화적 개발의 시점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가 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2015년 말에 KF-X의 1:1 스케일 모델 개발이 시작된다고 하더라도 첫 번째 KF-X Block 1 프로토타입(Prototype) 전투기의 비행은 2021년까지도 쉽지 않을 것이며, 다른 전투기 개발프로그램의 사례를 기준으로 새로운 전투기 개발이 2025년까지 전력화되어 서비스를 시작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4개 핵심기술 개발상의 문제에 따른 해결방안]

  한편, 주요 4개 핵심기술에 대한 미 정부의 기술이전 거부에 따라, 한국 정부는 국산화 및 해외협력을 통해 이들 핵심장비 개발 및 소프트웨어 통합을 수행할 계획을 발표하였다. 정부와 한국항공우주산업(주)(KAI)는 KF-X의 진화적 체계개발계획에서 1단계(Block I)인 2025년까지 IRST, EO TGP 및 RF Jammer 등은 국내에서 개발(필요 시, IRST의 일부 소프트웨어 및 체계통합은 해외협력 추진)하고, AESA 레이더는 미국 제품이 아닌 공대공 모드만 가용한 국산화 개발 AESA 레이더를 KF-X에 장착하여 기본 비행성능을 갖는 전투기를 운용하는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2단계(Block II) 2028년까지는 공대공, 공대지 및 공대해 통합모드를 가지는 완전한 형태의 AESA 레이더를 개발하여 전투능력을 보유하는 KF-X에 장착하는 계획을 정립하였다. 3단계(Block III) 2032년까지 최신 공대공/공대지/공대해 모드 AESA 레이더 및 무장을 완전히 통합하는 능력을 가지는 KF-X 전투기를 개발하도록 했다.

 

  AESA 레이더는 국과연 주관으로 2006년부터 2013년까지 응용연구를 수행하였으며, 해당 기간 동안 송수신기(안테나) 개발 및 공대공 모드 지상시험을 완료한 것으로 설명하였다. 그리고 2014년부터 2019년까지는 시험개발 1단계에 돌입하여 공대공 모드에 재한 비행시험을 완료하고,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시험개발 2단계를 가속화하여 공대지 및 공대해 모드를 통합 개발할 예정이다. 병행하여 2012년까지 시제기에 장착하기 위한 AESA 장비 개발을, 그리고 2025년까지는 체계통합을 할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결국 AESA 레이더는 국과연이 장비 개발 및 체계통합을 책임지고, 나머지 3개 장비(IRST, EO TGP, RF Jammer)는 업체가 주도하여 개발하고 통합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AESA 레이더 장비 개발 및 체계통합은 국과연이 책임을 지고 수행하며, 나머지 3개 핵심장비 개발 및 통합은 국내업체가 주도하고 개발하지만, 개발 책임에 대해서는 명확한 정립이 안되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만일 각 단계 별로 AESA 레이더의 국산화 개발이 전력화 일정을 맞추지 못하는 경우에, KAI는 먼저 해외의 완제품 AESA 레이더를 구매하여 통합하는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아직 AESA 레이더의 국산화 개발 실패 또는 일정 미준수에 따른 Back-up Plan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바 없으며, 이러한 KF-X 국산화 개발에 따른 Back-up Plan의 영향에 대한 분석도 제시된 바 없다. 다만, 해외기술협력개발 또는 해외구매로의 전환을 위해 기본설계(Preliminary Design) 이전에 두 차례의 검토 시점을 설정하여 운영한다고 제시했다.

 

  미국 제품이 아닌 국산화 개발품이나 비 미국제품을 채택할 경우에 소프트웨어 통합기술이 요구되며, 이는 임무컴퓨터 소프트웨어(OFP) 및 무장체계와의 통합이 요구된다. 어쨌든 미국 제품(무장체계, 임무컴퓨터 등)을 사용하는 경우 미국의 승인이 요구되며, 거부될 경우에 우리 공군이 원하는 AMRAAM과 Sidewinder와 같은 미국 무기를 사용하는 대신에 국산 공대지 및 공대공 미사일을 개발하여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 KF-X 개발에 미국 록히드 마틴(사)에서 제공하는 나머지 21개의 기술을 사용하고 이들에 대한 기술이전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21개 기술은 400~500여개의 세부기술로 나눌 수 있으며, 이중 4개 기술 분야에서 약 10여개의 세부기술 이전에 대해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러한 기술이전을 통해 KF-X 개발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후에 성능개량을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것처럼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로 미국 기술을 이전 받는 경우, KF-X가 완전 국산화되는 전투기가 될 수 없다는 것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후에 성능개량 등을 위해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독자적인 한국형전투기 개발 목적과는 온도 차가 있어 보인다. 미국으로부터 21개 기술에 대한 이전을 받는 경우에도, 후에 성능개량 및 후속 군수지원에서 미국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화 할 수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전술한 바와 같이, KF-X를 국산화 개발하는 중요한 이유가 미국의 기술적 종속으로부터 독립하여 전투기를 후에 독자적으로 성능개량하고, 후속 군수지원이 가능하도록 개발하는 것인데 현재의 KF-X 개발 방안이 이러한 목표 달성을 가능하게 하는지 재검토가 필요하다.

 

    

[KF-X 및 4개 핵심기술의 개발 책임 이슈]

  물론 KF-X 전투기 개발에 대한 총괄책임은 주관업체인 KAI가 지며, 만일 전력화 일정이 지연되면 이에 따르는 지체상금(Penalty)도 KAI가 책임지는 것이 당연하다.

  지난 11월 초 국과연에서 개최된 4개 핵심기술 개발현황에 대한 설명회에서 AESA 레이더 장비 개발 및 체계통합의 책임은 국과연에서 지고, 나머지 3개 핵심장비(IRST, EO TGP, RF Jammer)의 개발 및 체계통합에 대한 책임은 협의 중인 것으로 발표하였다. 이는 국과연의 책임이 AESA 레이더의 장비 개발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체계통합까지를 포함하기 때문에 만일 AESA 레이더 개발 및 장착이 지연된다면 그 책임이 국과연에 있고, 따라서 KAI는 이에 따른 지체상금을 물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나머지 3개 핵심장비도 장비 개발에 대해서는 각 개발업체가 책임을 지겠지만, 소프트웨어 체계통합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만일, 나머지 3개 장비의 소프트웨어 체계통합에 대한 책임이 KAI에 있다면 KAI 입장으로서는 주요 핵심장비 개발이 지연되거나 개발이 불확실해지면, 지체상금의 지불에 대한 의무사항 때문에 당연히 해외구매를 추진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 이는 KF-X의 국산화 개발 목표(독자적 성능개량 및 후속 군수지원의 자립화 등) 달성을 어렵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Back-up Plan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대안을 미리 정립해야, 후에 KF-X 국산화 개발에 대한 근본적인 논란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KF-X 개발을 위한 요구성능의 부재]

  현재 KF-X 개발을 위한 최종 요구성능(군 작전운용성능<ROC> 및 기술적/부수적 성능, 등)을 제시할 수 있는 KF-X 운용요구서(ORD)도 아직 제시되지 않은 상태로 판단된다. 예를 들어, AESA 레이더, IRST, EO TGP 등의 핵심장비 국산화 개발의 핵심 요구조건은 국내개발 가능성 여부를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인자이다. 특히, 고기동을 위한 전투기에 AESA 레이더를 탑재하기 위해서는 소형 경량화는 필수적인 요구성능인데, 아직 구체적인 크기/체적 및 중량 요구조건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얼마 전 인도는 조기경보용 항공기에 탑재할 수 있는 AESA 레이더를 국산화 개발하였으나, 이를 소형 경량화하여 테자스(Tejas) 전투기에 탑재하는 데는 실패하여 이스라엘 엘타(사)의 ELM-2052 AESA 레이더를 탑재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구체적인 ‘한국형전투기 KF-X의 개발계획서’의 제시를 통해 KF-X 요구성능의 최종화가 시급히 요구된다. 대형복합시스템 개발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요구사항 정립이 우선되어야 하며 아울러 개발 시에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다.

  지난 11월 국과연의 설명회에서 KF-X의 AESA 레이더 및 IRST와 같은 센서의 성능 요구조건을 질문하였으나, 아직 운용요구서(ORD)가 정립되지 않아 명확한 성능 요구조건을 제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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