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있는 정책플랫폼 |
국가미래연구원은 폭 넓은 주제를 깊은 통찰력으로 다룹니다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갈수록 심각한 청년취업난, 해법은 있다.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5년02월03일 19시22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6일 20시13분

작성자

  • 금재호
  •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수

메타정보

  • 28

본문

갈수록 심각한 청년취업난, 해법은 있다.
꺾일 줄 모르는 청년실업률
 
청년실업 문제는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또 한국만의 특수한 현상도 아니다. 그렇다고 방치할 문제는 더 더욱 아니다.  갈수록 심화되기만 하는 청년 취업난은  정치 경제 사회분야에서 많은 문제점들을 잉태시키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과제다.
지난 2014년을 기준으로 청년실업률은 9.0%에 달했고, 실업자 수도 38만5천명으로 전체 실업자의 41.1%를 차지했다. 2000년 이후에만도 청년 취업자는 1백만 명이나 감소한 것은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

 

201523192057f6acn6s346.jpg
 

특히 같은 청년층 내에서도 나이가 어린 청년들이 더 큰 피해를 입고 있으며 성별로는 여성보다 남성의 피해가 크고, 또한 취업난으로 인해 휴학의 비중이 증가하면서 졸업에 소요되는 기간도 늘어나고 있는 것이 과거 10년 전부터 진행돼온 추세다.
 그런데 최근에 와서는 취업을 하더라도 절반 이상의 청년들이 1~2년 이내에 직장을 이직하고 다시 구직대열에 동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2012년 5월말 기준으로 학교를 졸업/중퇴한 15~34세 청년의 67.1%는 적어도 한 번 이상 직장을 이직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청년들은 사회에 진출하기도 전에 쓰디 쓴 좌절부터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국가적으로는 효과적인 인적자원의 구축에 차질을 빚어 손해 일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는 주어진 생애에 있어서 장기적인 소득손실을 발생시키는 셈이다. 국력의 낭비라 아니할 수 없다.
 
왜곡된 경제사회 현상이나 제도의 미비
 
왜 이런 현상이 빚어지는 것일까? 대책은 없는가?
사실 청년층의 실업률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높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우선 부모가 생계를 지원하기 때문에 직장탐색비용(job search cost)이 낮을 뿐만 아니라 어떤 직장 또는 직업을 선택하는가에 따라 생애기대소득과 미래의 사회경제적 위상이 크게 달라지게   된다. 따라서 취업에 신중을 기하고 구직활동도 장기간에 걸쳐 실시하게 되는 것이다. 청년취업률이 낮은 직접적인 이유다. 올해의 경우 경제성장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들이 신규채용을 줄이고 있어 청년취업난은 예년에 비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러한 기본적인 속성 이외에도 경제사회적인 문제들도 그 원인을 형성하고 있음도 직시할 필요가 있다.
경제성장이 지지부진하면 일자리가 늘어나기 어렵고, 그렇게 되면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게 청년들이다. 그러나 그 같은 거시경제 차원의 원인 말고도 여러 가지 왜곡된 경제사회 현상이나 제도의 미비 등도 청년실업을 조장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에 우리 사회가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고학력화와 중소기업 중심의 취업구조
 
 우선 가장 큰 요인 가운데 하나는 고학력화와 중소기업 중심의 취업구조를 들 수 있다.  
 한국의 대학진학률은 세계적 수준으로 1990년의 33.2%에서 2008년 83.8%로 급격하게 증가했고, 특히 4년제 대학의 진학률은 1990년 20.9%에서 2008년 58.9%로 크게 늘어났다.
문제는 이 같은 고학력화는 필연적으로 청년실업을 양산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4년제 대학 졸업생들의 직장에 대한 기대수준은 높지만 이들이 취업을 희망하는 대기업•공기업의 일자리는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취업이 이뤄지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일자리는 대부분이 중소기업이어서 인력수급의 불일치가 발생하고 이것이 청년 취업난의 핵심 원인인 것이다.
 

201523192137ozjlw0b670.jpg
 

 주: 2011년 이전에는 진학률이 대학 합격자 기준이었으나 2011년부터는 4월 1일 대학등록자 기준으로 진학률 기준이 변경됨에 따라 대학진학률이 낮아진 것으로 보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가 확대

 

다음으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가 확대되면서 청년 취업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즉 큰 임금 격차로 인해 청년들의 대기업 선호현상이 더욱 강화된 것이다. 구체적으로 10~29인 사업장 근로자 임금과 500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 임금의 상대비율은 2000년의 1.47에서 2007년 1.69로 확대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여기에 임금 이외의 부가급여(fringe benefit)와 사회적 평판, 결혼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감안하면 대기업 취업과 중소기업 취업 사이의 차이가 매우 크고 이는 청년 취업난으로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아 버렸다.

 

201523192156l92j799569.jpg
20152319220o9jlw0b670.jpg
 

 주1: 노동부 매월노동통계조사는 500인 이상 사업장 임금/10~29인 사업장 임금(2007년까지)
 주2: 2008년 이후는 300인 이상 사업장 임금/10~29인 사업장 임금
 주3: 한국노동패널조사는 300인 이상 사업장 임금/30인 미만 사업장 임금 
 
 경직적 고용보호법제(EPL)도 한 몫
 
또  임금 및 고용의 노동시장 경직성도 청년층 실업문제를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의 연공급 임금체계 아래에서는 근속년수가 늘어나면 임금이 생산성을 초과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임금이 생산성을 초과하고 기업의 임금비용 부담이 증가함에 따라 젊은 근로자를 새로 채용할 수 있는 기회를 잠식하여 청년 취업난을 악화시키는 것이다.
 또 현재의 경직적 고용보호법제(EPL)는 대기업, 공기업의 정규직을 중심으로 한 일부 근로자에게만 실질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따라서 경직된 고용법제로 인해 기업은 경기변동에 신속히 대응하기 어렵고 정규직 근로자의 임금은 많은 경우 생산성에 비해 높은 것이 실상이다.
   결국 기업은 정규직보다 비정규직 근로자를 저임금에 고용하는 방법을 선호하거나 아웃소싱(outsourcing)함으로써 생산비 경감을 추진하고 그 결과 저임금의 비정규직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청년들이라고 예외일 수 없어 저임금의 비정규직을 회피하게 되고 이는 청년층의 구직기간 및 실업을 증가시키는 부정적 효과를 초래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를 완화할 대안은 없는 것인가?
사실 앞에서 지적했듯이 우리만의 특수한 현상이 아닌데다 거시경제의 정체와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들이 맞물려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런 점에서 특정한 한두 가지의 처방으로 될 일이 아니다.
 청년층 취업난은 근본적으로 성장잠재력의 약화, 고학력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 확대, 중소기업에 집중된 인력구조 등 구조적 문제에 더해 노동시장 인력수요의 한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라고 본다. 따라서 대책 또한 중장기적 관점에서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경제활성화 등의 대책을 추진해야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정부는 사회경제의 구조적 문제의 해결보다 인력공급 조절의 단기적 정책에 초점을 맞춤에 따라 청년취업난 해소의 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려웠던 것이 현실이다.
이제부터라도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해소, 진학률의 축소, 중견기업 육성, 성장잠재력의 강화 및 성장의 고용효과 제고 등을 위한 구조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진로교육의 강화로 인문사회예능계에 치우친 대학전공 선택을 완화하고 공학계 등 취업이 용이한 분야로의 진학을 유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전공분야별 입학정원의 조정을 실시해야 한다. 또 4년제 대학을 학문중심대학과 직업중심대학으로 구분하고, 직업중심대학은 맞춤형 직업교육과 훈련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학 진학률을 낮추기 위해 일•학습병행제 등 선취업•후진학 제도를 강화하고 고졸 직장인의 대학진학 기회확충과 학력에 따른 차별 해소 등을 추진해야 한다.
직장체험이 있는 청년의 취업가능성이 높음에 따라 재학생 또는 휴학생들에 대한 직장체험의 기회를 확충함과 동시에 기존 ‘정부 지원 직장체험’의 성과를 높이는 방향으로 운영해야 한다.
 
일 궁합(job matching)의 효율성 강화하고 노동시장 유연화 시급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자리의 미스매칭을 해소하는 것이다.
청년취업난의 상당 부분은 일 궁합(job matching)의 효율성 강화를 통해 해소될 수 있다고 본다.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진로지도의 강화, 청년에 대한  고용서비스 활성화 등을 통해 구직기간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직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취업 이후의 사후적 관리와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 현재의 고용서비스는 취업 여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고 성공적인 직장생활에 대한 사후적 지원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직위험성이 높은 취업자를 대상으로 직장생활에 대한 상담, 정보제공 등 지원을 강화하고, 민간고용서비스기관, 고용노동부의 고용센터, 학교의 3자가 협력하여 청년취업 및 이직예방을 위한 고 용서비스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노동시장 기능의 강화가 중요하다. 노동시장 유연화는 기업의 투자의욕 고취를 통한 성장잠재력 확충에 기여하고 청년층 일자리 문제 및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해소에 기여할 것이다. 시장기능이 효율적으로 작동하도록 관련된 법․제도를 개선 및 보완하며, 이를 통해 기업이 신규채용을 늘이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 2년 이상 비정규직으로 사용할 수 없는 현행법을 한시적으로 완화하여 청년의 경우 3년 또는 4년간 비정규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28
  • 기사입력 2015년02월03일 19시22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6일 20시13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