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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적 활용을 위한 아리랑위성의 조건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5년05월12일 19시27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0시20분

작성자

  • 장영근
  •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 한국항공대학교 교수

메타정보

  • 33

본문

 군사적 활용을 위한 아리랑위성의 조건

 

 지난 3월 26일 0.55m급 고해상도의 가시광선 및 적외선 대역의 영상을 제공할 수 있는 아리랑위성(다목적실용위성) 3A호가 러시아의 야스니(Yasni) 발사장에서 디네플 발사체에 의해 성공적으로 발사되었다. 

 

  아리랑위성 3A호는 국내 최초로 적외선 센서를 탑재하였으며, 기본적인 형상은 아리랑위성 3호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즉, 가시대역 전자광학카메라의 광학시스템은 3호 위성과 동일하며, 다만 망원경을 통해 입사된 신호 중 적외선 대역의 빔은 미러 및 렌즈를 통과하여 별도로 분리되어 적외선 초점면어셈블리(FPA; Focal Plane Assembly)의 CCD에 영상을 맺히도록 하고 있다. 가시대역의 광학카메라 영상의 해상도가 3호의 0.7m에서 3A호의 0.55m로 증진된 것은 운용궤도를 685km에서 528km로 낮추었기 때문이다. 전자광학센서의 경우, 고도를 낮추면 낮출수록 영상의 해상도는 좋아지게 된다. 물론 위성의 운용고도를 낮추게 되면 지구궤도를 공전하는 속도가 증가하여 영상자료처리장치의 속도 개선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국가우주개발중장기계획에 따라 1995년부터 실용급 위성인 아리랑위성을 시리즈로 개발하기 시작하여, 그동안 해상도 6.6m의 흑백영상을 제공하는 아리랑위성 1호(1999년 12월 발사), 1m 해상도의 흑백영상 및 4m해상도의 컬러영상을 제공하는 아리랑위성 2호(2006년 7월 발사), 그리고 0.7m 해상도의 흑백영상 및 2.8m의 컬러영상을 제공하는 아리랑위성 3호(2012년 5월 발사)를 개발하여 발사 및 운용해 왔다. 2013년 8월에는 해상도 1m급의 전천후 영상레이더/합성개구레이더(SAR; Synthetic Aperture Radar) 위성인 아리랑위성 5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하여 운용 중에 있고, 이번에 아리랑위성 시리즈의 다섯 번째 위성인 3A호를 개발하여 성공적으로 발사한 것이다. 특히, 영상레이더위성은 마이크로파를 지표면에 쏴 반사된 신호를 합성하는 방식으로 밤낮에 상관 없이 악기상 하에서도 24시간 전천후 영상촬영이 가능하다.  

 

  다음 그림은 이번에 발사하여 우주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태양전지판이 펼쳐진 형상의 아리랑위성 3A호 형상을 보여준다. 그림의 오른편에 위치한 탑재체 모듈의 아래에는 적외선 센서의 광기계 구조물이 장착되어 있는 모습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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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광학, 적외선 및 영상레이더 센서의 특성 비교

  적외선 센서를 장착한 아리랑위성 3A호의 발사를 통해 우리나라는 지구관측이나 감시정찰용으로 사용되는 전자광학센서, 영상레이더 센서 및 적외선센서를 모두 갖춘 국가가 되었다. 이를 테면 지구관측이나 감시정찰을 위한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셈이다. 향후 파장대역에 따라 수 백개의 영상 채널을 구현할 수 있는 초분광영상센서(Hyperspectral Imaging Sensor)를 장착한 위성을 발사하면 특성 및 활용에 따른 세밀한 지구관측이 가능해지게 된다

  이들 서로 다른 센서들은 영상촬영 특성이 상이하여 상호보완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가시대역의 전자광학위성은 일반인이 보유하고 있는 디지털카메라와 같이 빛이 존재하는 낮에만 촬영이 가능하고 구름이 끼어있거나 악기상 하에서는 지표면의 빛이 위성카메라로 전송되지 못해 영상촬영이 불가능한 반면, 영상레이더위성은 밤낮과 기상조건에 상관없이 위성에 의한 능동적인 레이더 빔의 조사 및 반사되는 신호를 통해 전천후로 영상촬영이 가능하다. 또한, 적외선 센서의 경우는 온도 차에 의해 영상을 구현하는 특성 때문에 밤에도 촬영이 가능하나, 구름이 짙게 끼어있을 경우에는 한계가 있다.

  다음 그림은 이들 전자광학, 적외선 및 영상레이더(SAR) 영상의 특성 및 활용 범위를 보여주고 있다. 이들 다양한 센서로부터 획득된 영상은 상호보완적으로 활용이 가능하여 효과적인 감시정찰 및 지구관측을 가능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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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위성의 군집운용을 통해 한반도 관측주기를 단축한다

  전술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지난 20년여 동안 영상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5기의 아리랑위성을 시리즈로 개발하여 발사했다. 아리랑위성 1호는 미국 Orbital(사)의 토러스 발사체에 의해 685km의 태양동기궤도에 올려진 후 약 8년 동안 운영하다 수명을 종료하였으며, 이후 발사된 아리랑위성 2호는 현재까지 9년째 운용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운용 중인 아리랑위성은 이번에 발사된 3A호를 포함하여 2호, 3호, 5호 등 총 4기에 이른다. 이들 다중 위성의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군집운용(Constellation Operation)을 통해 운용개념을 통합할 필요가 있으나, 현재 다목적실용위성의 운용은 군집개념이 아닌 각 위성의 특성에 막게 사용자의 요구에 따른 영상을 개별적으로 촬영하여 제공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여러 위성을 동시에 운용하는 경우에 특정 지역을 방문하는 재방문주기(Revisit Time)가 단축되어 그만큼 원하는 지역에 대한 관측주기가 짧아져서 촬영확률은 증가하게 된다. 다만, 4기 중 3기가 전자광학위성이라 악기상이거나 어두운 밤일 경우에는 촬영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태양동기궤도에 위치하는 아리랑위성들은 하루 중 일정한 시간대에 한반도를 지나게 된다. 2호 위성은 오전 10시 30분에서 정오 사이, 3호와 3A호는 정오에서 오후 2시 사이, 그리고 영상레이더위성인 5호 위성은 해뜨기 및 해지기 전후에, 3A호의 경우 오전 1시에서 2시 사이의 한밤중에도 지나며 온도차에 의한 적외선 영상촬영이 가능하다. 결국, 2호 위성 1기만 운용할 때는 한반도를 관측하는 주기가 하루 0.75회 수준이라 하루에 단 한 번의 촬영기회도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도 기상이 나쁠 경우에는 촬영할 수 없기 때문에 촬영확률은 반 이하로 줄어든다. 아리랑위성 3호와 5호가 운용되기 시작한 2014년부터는 하루 3.5회의 한반도 영상촬영이 가능했고, 3A호가 발사된 현재는 한밤중의 적외선 영상촬영을 고려하면 하루에 약 5.5회 촬영이 가능하게 되었다.   

 

적외선 센서의 영상은 어디에 쓰나

  적외선 센서는 감시정찰을 위한 군사용과 지구관측을 위한 민수용으로 사용될 수 있다. 군사용으로는 미사일발사의 조기경보, 미사일방어체계의 추적 및 감시시스템, 그리고 전장의 특성화 분석 등에 사용된다.

  적외선 센서는 가시대역 전자광학센서가 시간적, 공간적으로 촬영하지 못하는 영상을 잡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항공기, 잠수함 등이 방금 전에 이륙 및 발진하는 경우에 전자광학센서로는 이륙 또는 발진 여부를 파악할 수 없지만 적외선 센서를 사용하는 경우 이들 기체가 발진하면서 남긴 배기가스의 열(온도) 때문에 그 흔적을 촬영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미사일이 발사될 때 내뿜는 고온의 배기가스를 통해 적의 미사일 발사를 식별할 수 있다. 그리고 미사일이 발사된 경우에도 초기의 가속단계, 중간비행단계, 그리고 종말단계의 비행 동안 열추적을 통해 미사일의 현재 위치 등을 추적함으로써 미사일방어체계를 통한 요격이 가능하게 된다. 다만, 저궤도의 위성은 지구궤도를 빠른 속도로 선회하기 때문에 발사된 미사일을 지속적으로 추적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조기경보위성인 DSP(Defense Support Program)이나 SBIRS-High 위성처럼 정지궤도에 위치하거나, 다수의 저궤도위성을 궤도에 배치하여 미사일 궤적에 대한 연속적인 영상 또는 온도정보를 획득할 필요가 있다.

  한편, 적외선 센서는 가시대역 광학센서로 관측할 수 없는 탱크 내의 유류의 저장상태 등을 파악할 수도 있다. 전쟁을 일으키거나 전쟁 상태에서 보급품의 확보 여부는 승리에 대단히 중요한 요소이다. 특히, 모든 군용 차량의 이동을 위해서는 유류의 확보가 중요한데, 적외선 센서를 이용하면 대용량 탱크 내에 숨겨진 유류의 양과 존재 여부를 측정할 수 있다. 이는 낮 동안에 태양열을 받으면서 탱크 내의 액체연료 온도가 증가하면 적외선 센서를 통해 명확히 식별이 되기 때문이다.

  한편, 적외선 센서는 민수용으로 도시의 열섬 현상, 산불 및 화산활동 측정과 같은 환경감시뿐만 아니라 재난재해의 감시도 가능하다. 다음은 얼마 전에 언론에 보도된 아리랑위성 3A호의 적외선 센서로 촬영된 서울 지역의 영상을 보여준다. 각 지역에 따라 상이한 온도분포를 보여주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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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외선에는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에 가까운 근적외선부터 중적외선, 원적외선 등이 있으며, 이 가운데 아리랑위성 3A호에는 파장이 3.3~5.2 마이크로미터에 해당하는 중적외선 감지센서가 장착되어 있다. 이 영역에서는 주변과 온도 차이가 발생하는 산불이나 화산활동, 핵시설과 같은 공장의 가동 여부, 도심 열섬과 같은 고온 현상을 포착하는데 용이하다.    

 

독자개발한 아리랑위성 3A호 적외선센서

  이번 아리랑위성 3A호 개발의 핵심은 국내 최초의 적외선 센서의 탑재이다. 특히, 3A호 위성에 탑재된 적외선 센서는 실용급 우주제품 개발경험이 전혀 없었던 전문연구기관과 삼성탈레스(주)가 FPA(Focal Plane Assembly)를 제외한 나머지 전체 광학 및 기계, 전장품 등을 국내기술로 설계, 제작 및  통합을 수행하여 우주용 적외선 센서를 국내 최초로 독자개발하여 장착하였다는 데 에 큰 의미가 있다.

  국내독자기술로 위성용 적외선 센서를 개발하는 데는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그동안 전장품에 대한 우주인증을 경험한 사례가 아리랑위성 2호나 3호 개발사업에서 있었지만, 순수하게 광학시스템이나 관련 제작공정에 대한 우주인증은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수행되었다. 이로 인해 적외선 센서 개발은 2단계로 나누어 1단계에서는 제품과 공정의 인증에 초점을 두었고 2단계에서 실질적인 비행모델(FM; Flight Model)을 개발하여 납품하였다. 따라서 개발예산도 사업 초기에 예측한 비용의 두 배정도가 소요되었다.   

 

아리랑위성 개발사업에 바란다

  아리랑위성은 우리나라 최초의 실용급 위성으로서 그리고 국내 우주개발의 이정표로서 지난 20년여 동안 시리즈로 개발되어온 위성이다. 그동안 국내 위성기술의 축적과 설계 및 개발 전문가를 육성하는데 지대한 역할도 하였다. 하지만, 주기적이며 지속적인 시리즈 위성의 개발은 임무소요에 따르기 보다는 단순히 연속적인 개발을 위한 개발을 수행해 온 감이 적지 않다. 아리랑위성을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용자의 운용개념이나 임무계획의 구체화 없이 개발을 수행해 위성활용에는 한계성을 노출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우리나라 대표 위성 시리즈인 아리랑위성 개발사업의 비용 대비 효과 및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아리랑위성과 같은 실용급 위성개발에는 엄청난 비용이 소요된다. 현재까지 5기의 시리즈 아리랑위성을 개발하면서 위성 당 최소 2천억원대에서 3천억원대의 개발비용을 투입하였다. 특히, 아리랑위성의 기술 인프라는 오랜 기간 동안 군사위성을 개발했던 미국 TRW(사)의 “Old Paradigm" 기술에 기반하기 때문에 고비용이 소요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하지만, 최근 전자부품을 비롯한 제품들의 기술 및 성능이 빠른 속도로 소형 및 경량화되어 개발비용의 절감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리고 오래 전에 미국 군이나 정부에서 요구했던 위성개발을 위한 소재나 시험 요구조건을 만족하는 데는 많은 비용이 소요되지만, 현재는 적은 비용으로 원하는 성능과 수명을 보증할 수 있다. 이는 동일 성능을 위해 보다 적은 비용으로 위성을 개발할 수 있는 개발로직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둘째, 아리랑위성을 발사하여 우주에 전개하면 어떤 목적에,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지에 대한 임무 실용성(Mission Utility)에 대한 명확한 제시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까지 아리랑위성 개발은 사용자(User)에 의한 요구보다는 연구개발(R&D; Research and Development)을 위한 사업으로 기존에 운영 중인 위성의 수명을 고려하여 국가우주개발중장기계획에 따라 주기적으로 후속 위성을 개발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는 투자비용 대비 활용성 측면에서 효율성이 낮은 개발사업이 되게 하고 있다. 

  셋째, 아리랑위성 개발은 1995년 과학기술처 주관의 연구개발사업으로 출범하였다. 궁극적으로 미래의 먹거리산업으로 육성하고 우주기술 개발과 우주산업화를 통해 수출경제의 밑거름이 된다는 목표를 가지고 출발한 사업이었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현재도 아리랑위성 개발사업을 통해 국내 우주산업을 육성해서 수출산업화를 통한 경제적 이득을 얻는다는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2000년대 초, 아리랑위성 2호 개발 시에 국내 우주산업체의 육성을 목표로 아리랑위성 개발사업을 주관하는 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국내산업체와의 공동설계팀을 구성하여 산업체로의 기술이전을 통한 국내개발을 시도했지만, 민간업체로의 실질적인 기술이전은 거의 없었다. 이번에 발사한 아리랑위성 3A호의 경우 3호 위성의 복제위성으로 본체의 조립 및 시험에 한해 국내업체를 선정해 기술이전을 했지만, 업체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기술보다는 본체 수준에서 항우연이 제공한 도면과 절차서에 따라 작업을 수행한 수준이라는 볼멘 소리도 들리고 있다. 아직도 실질적인 위성개발기술은 항우연이 보유하고 있어 실질적인 우주산업화에는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군사적 측면에서 바라본 아리랑위성 활용의 한계

  매번 아리랑위성을 개발하여 발사할 때마다 우리 언론은 이제 대북정보를 획득하는데 더 이상 미국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강조한다. 하지만, 민간 주도로 개발된 아리랑위성이 군사적 실용성을 갖기 위해서는 군에서 소요로 하는 운용개념에 대한 세부적인 분석 결과가 반영되어야만 가능하다. 이는 군사적 활용을 추가 목표로 하는 민군겸용 위성개발 시에 이들 운용개념 및 임무계획 등이 구체적으로 반영되어 궤도선정, 소요위성의 수, 탑재체의 운용모드, 표적의 촬영특성, 전자파 재밍에 대한 보호 등에 대한 명확한 요구조건이 제공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지난 2012년 전천후 영상레이더 위성인 아리랑위성 5호 발사 시에 국내 언론에서는 이제 우리나라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험 등에 대한 현황 파악을 위한 대북정보를 미국의 정찰위성 도움 없이도 독자적으로 획득할 수 있다고 법석이었다. 하지만, 전술한 바와 같이 아리랑위성을 통해 실질적인 군사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위성개발 전이나 초기 단계에서 군사적 활용에 대한 요구조건의 설정이나 운용개념에 대한 세부적인 분석을 통해 임무계획 및 임무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하나,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이는 군사적실용성평가 및 군사적 활용을 위한 구체적인 운용개념 적용 없이 우주개발중장기계획에 따라 하나씩 차례대로 개발되는 아리랑위성을 군사적으로 활용에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를 포함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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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0시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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