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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장 개혁은 이 시대의 뉴 프런티어이다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4년12월11일 21시59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0시09분

작성자

  • 이원덕
  •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객원교수

메타정보

  • 28

본문

노동시장 개혁은 이 시대의 뉴 프런티어이다
우리 경제사회는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 경제는 저성장의 늪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다. 복지 수요는 넘쳐나고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다. 체감 실업률은 10%를 상회한다. 사회는 분열되고 선진국 중 가장 높은 갈등비용을 치르고 있다. 이대로 가면 우리 사회가 후진기어를 넣고 내리막길을 내려가게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크다.
 
 경제사회의 하강국면을 벗어나 장기 대상승국면을 만들어낼 수는 없을까? 있다. 그것은 이 시대의 뉴 프런티어를 개척하는 일이다. 이것에 성공한다면 우리 국민 모두가 빛나는 업적으로 추억하는 산업화와 민주화에 버금가는 성과로 후일 기억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무엇인가? 노동시장 개혁이다. 우리의 후진적 노동시장 구조가 성장의 족쇄가 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막고 사회갈등을 촉발하고 있다.
 
 우리 노동시장은 양극화되어 있고 불공정하다. 노동시장이 대기업·공공부문과 중소영세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직접고용과 간접고용, 전형적 고용관계와 비전형적 특수고용관계 등으로 파편화되고 양극화되어 있다. 대기업·공공부문, 정규직, 전형근로 부문은 고용이 안정되고, 근로조건이 양호하며, 사회안전망의 보호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들보다 훨씬 더 많은 중소영세기업, 비정규직, 비전형 근로자들은 고용이 불안하고, 근로조건이 열악하며, 사회안전망 실제 가입율도 낮다.
 
 아래 그림에서와 같이 노조가 조직되어 있는 대기업의 정규직 비중은 전체 근로자의 7.4%에 불과하다. 이들의 평균 임금은 노조가 조직되어 있지 않은 중소기업의 비정규 임금의 3배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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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한 후진적 노동시장 구조는 청춘의 가슴을 멍들게 한다. 학교 졸업 후 취업하려는 청년들은 당연히 고임금과 고용안정으로 보호받는 일자리를 희망한다. 그러나 이들 일자리의 수는 너무나 적다. 따라서 수많은 청춘들이 아득한 직업절벽 앞에서 절망할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불공정하고 왜곡된 노동시장은 청년들로 하여금 희망을 상실하게 하고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불공정한 노동시장 구조는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근로자의 눈물을 자아낸다. 이 부문에 취업하면 사회적 루저 취급을 받으니 어느 누군들 기꺼이  취업하랴. 그러니 중소기업은 극심한 인력난에 시달려서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고. 우리 노동시장은 일에 대한 동기를 약화시키는 구조적 문제점도 안고 있다. 임금체계는 누더기처럼 짜깁기되어 복잡하고 직무의 성격 및 개인의 능력이나 성과와의 연관은 약하다. 특히 보호받는 대기업 정규직의 임금이 그러하다. 그리고 그 부담은 중소기업 비정규직에게 전가된다. 근로시간은 선진국 중 가장 길지만 생산성은 낮다. 근무시간 중 생산적으로 일하도록 하는 법과 제도는 미비하고 기업의 근로시간 관리는 허술하다.

 

 이러한 노동시장 구조를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양극화된 노동시장의 차별을 개선하고, 임금의 생산적 기능을 살리며, 짧은 근로시간을 생산적으로 운용하는 개혁이 없이는 성장 에너지를 복원시키기가 어렵다. 성장이 어려우면 고용창출도 복지 재원 확충도 어렵다. 당연히 이러한 불공정한 노동시장 구조는 노사간, 근로자간 빈번한 갈등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

 

 역사가 보여주는 바에 의하면, 노동시장 구조 개혁은 경제사회 발전을 위한 엄청난 에너지를 가져다준다. 1980년대 이후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장, 일자리 창출과 고용안정, 국민의 행복지수와 사회통합 측면에서 가장 앞서가는 나라는 모두 노동시장 개혁이라는 뉴 프런티어 개척에 성공하였다. 덴마크,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들이 대표적이다. 이들 나라의 성공의 에너지는 복지국가 개혁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상 그 핵심은 노동시장 개혁이었다. 이를 통해 경제사회발전의 대상승국면을 여는데 성공하였다.

 

 그러나 노동시장 개혁은 어렵다. 어렵기 때문에 그 성공을 위해서 노, 사, 정부의 파트너십이 필요하다. 즉 노사관계의 역할이 중요하다. 노사관계는 한 시대와 사회의 발전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할 수도 있고 위기극복의 전기를 만들 수도 있다. 80년대의 국가위기를 노사정 대타협으로 극복한 네덜란드와 아일랜드의 노사관계가 그 예가 아닐까? 이들 국가의 노사관계는 국가위기를 구하고 지속가능 발전을 가능하게 하였으며, 국가사회의 품격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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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 노, 사, 정부에게 묻는다. 불공정하고 후진적인 노동시장을 어떻게 할 것이냐고. 그대로 방치하여 성장을 가로막고 일자리 창출 역량을 위축시키고 사회갈등을 유발시킬 것인지? 아니면 노동시장을 개혁하여 경제사회발전을 위한 뉴 프런티어를 개척할 것인지? 그리하여 경제사회의 장기 대상승 국면을 가능하게 하는 강력한 에너지를 만들어낼 것이지?
 
 이 물음에 답해야 할 책무가 이 시대 노사관계에 몸담은 모두에게 숙명으로 주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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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4년12월11일 21시59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0시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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