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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경제 왜 어려운가, 그 해법은?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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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10월18일 17시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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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이 6개월이 채 남지 않았는데 민생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소상공인 자영업자 중소기업 등 다들 못 살겠다고 아우성이다. 총선의 승패는 민생경제 살리기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필승 선거 슬로건은 ‘바보야 문제는 민생경제 살리기야’가 될 것이다. 

 

민생경제가 어려워지는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첫째, 돈맥경화다. M2는 3,744조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풀린 유동성에도 돈이 돌지 않게 된 이유는 경기침체가 꼽힌다. 시중에 풀린 자금이 소비나 투자로 흐르지 않는데 물가만 오르고 있다. 통화승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게 문제다. 

 

둘째, 내수부진이다. IMF시절 보다 장사가 안 되는 바닥경기인 상황이다. 수출이 늘어나면 자연 내수가 살아날 만도 한데 수출도 꼬꾸라지고 있으니 경기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기업과 개인에게도 불황 자체보다 더 큰 근본적인 원인은 미래 불확실성이다. 

 

셋째,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다. 민생경제가 어려워지는 본질은 단기적인 경기대책이 없어서가 아니라 장기적인 성장전략이 없어서다. 전술은 있으나 전략이 없다. 지금 당장의 바닥경제 문제가 아니라 한국경제의 미래에 대한 확실한 비전이 없기 때문이다

 

넷째, 정권 따라 바뀌는 경제정책이다. 문재인 정부는 세금을 많이 걷고 재정 지출을 늘렸지만 부동산 폭등으로 정권을 잃었다, 윤석열 정부는 감세가 초래한 역대급 세손 결손 59조원이 발생해 아껴써도 적자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말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80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섯째, 처음으로 1,100조원을 돌파한 국가채무이다. 늘어나는 나라빚과 재정적자가 민생경제를 더 어려워지게 만들고 있다, 세수를 줄이고 정부지출을 삭감하였지만 경기가 나빠지고 있다. 정부가 재정지출을 통해 내수 진작과 물가안정을 동시에 이루어야 한다.

 

여섯째, 정부 재정지출의 비효율성이다. 정부나 지자체 돈은 먼저 쓰는 게 주인이라는 말이 있다. 전국 243개 자치단체 중 흑자 재정은 서울 강남·서초구 등 소수에 불과하다. 거의 대부분 시·군·구가 재정적자임에도 불구하고 서민 생활과 직접 관련성이 별로 없는 토목 공사에 수천억 원을 지출하고 있다.

 

일곱째, 정치권력의 토착비리다. 정치인은 지방 세력과 밀착해 부패·비리를 통해 사익을 취하고 있다. 토호세력들은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부를 기반으로 지방정부의 지원을 통해 더 많은 이득을 취하고 있는 실정이다. 캐도 캐도 끝없는 신재생에너지 사업 비리가 이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나랏돈이 줄줄 샌다. 지역균형발전과 지역 숙원 사업이라고 미명하에 예타 면제를 통해 대규모 예산이 시설 공사비로 지출되지만 대부분 지역 주민들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뻥튀기 수요 예측으로 적자의 늪에 빠진 시설에 재정지원을 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그렇다면 내수를 살리고 경제 활성화를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디지털 화폐로 예산을 집행한다. 중앙·지방정부의 예산을 디지털 화폐로 집행해서 2~3년 동안 그 흐름을 감시하면 비리를 많이 줄일 수 있다. 디지털 화폐로 돈을 뿌리고 뿌린 돈을 세금으로 다시 회수하는 방법이 있다. 

 

2024년 예산안 657조 원 중 일부를 디지털 화폐로 시행하면 된다. 문제는 정책 입안자들이 서민 경제의 어려움이나 고통을 잘 모르고 지역화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게 걸림돌이다. 한국은행의 디지털화폐(CBDC)를 활용하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둘째, 디지털 화폐로 ‘뉴 뉴딜정책’을 시행한다. 정부 지출이 소득 창출에 미치는 몇 배의 효과를 낸다는 것이 케인즈 승수(乘數) 효과다. 이 이론에 따르면 불황기 정부가 재정 지출을 늘리면 정부 지출보다 몇 배나 큰 국민소득 증가를 가져와서 결국 세수가 증가할 수 있다고 한다.

 

케인스 투자승수 이론에 바탕을 둔 문재인 정부의 뉴딜정책은 지폐 시대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이 생기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소비가 활발하여 돈이 돌게 되면 모두가 행복할 텐데 현실은 돈맥경향에 따른 소비부족이라는 문제를 야기한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과 뉴딜 정책 추진해 세수가 확대되었지만 시중에 돈이 선순환되지 않고 부동산 투기로 몰려 가격 폭등으로 정권이 교체되는 상황을 맞았다. ‘뉴 뉴딜정책’은 디지털 화폐를 활용해 정부가 돈을 풀어도 경제가 좋아져, 뿌린 만큼 추가 세수가 생기고 인플레이션을 막을 수 있다. 

 

윤석열 정부는 자유 시장 경제를 강조하고 기업의 세금 부담을 줄여준다는 기조를 갖고 있다. 

하지만 내수가 위축되고 세수가 줄어들고 서민들의 삶이 팍팍해지고 있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따라서 디지털 화페를 사용한 내수 확대를 통해 경제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셋째. 민생정책을 위한 야당과의 협치가 필요하다. 민주당이 2024년 예산 증액으로 요구하는 복지성 예산과 지역화폐 예산을 ‘윤석열표 디지털 화폐’로 변형 시행하여 야당과 지방정부의 협조를 받으면 된다. 디지털 화폐를 2~3회 의무 사용하게 하고 거래할 때 조건을 걸면 뿌린 돈의 대부분을 다시 회수해 재정부담이 없게 된다.

 

이미 민주당이 디지털 지역화폐를 활발히 사용하였고 3개월 동안 안 쓰면 몰수하는 시행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서 디지털 지역화폐에 대한 인식이 충분히 확보되었다. 윤석열 정부는 디지털화폐 사용기한을 3개월 이내로 제한하면 단기간에 내수가 확대된다. 정부가 재정 지출을 줄여서 절약을 해도 세수가 줄어 마찬가지로 재정적자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진보는 국민 생활 보호를 과도하게 강조한다. 급기야 기본소득을 주장하며 국민 모두에게 정부 지출을 하자고 한다. 반면 보수는 기업의 세금 부담을 줄여 주기 위해 확실하게 생계 위협이 증명되는 소수에게만 정부가 지원하자고 한다.

 

민생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이념과 여야를 떠나 정책 협치가 시급하다. 정치란 ‘백성을 배부르고 등 따스하게’ 만드는 것이다. 국민은 먹고 살기가 힘들면 선거를 통해 정치를 심판하는 것이 진리임을 명심해야 한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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