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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은 신당 창당으로 갈 듯-더불어민주당의 공천이 암시하는 것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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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3월14일 11시42분
  • 최종수정 2024년03월14일 17시16분

작성자

  • 이영일
  • 대한민국 역사와 미래 재단 고문, 전 3선 국회의원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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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익주도 연정’ 탄생을 연상시키는 '더민주' 위성정당 후보들

 

 요즘 '더민주'의 국회의원 후보 공천에서 큰 후유증이 일고 있다. 이재명 당 대표의 국민에 대한 약속, 정치권에 대한 약속, 당 소속의원들에 대한 약속이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재명은 한마디 해명 없이 모든 약속을 외면했다. 그는 적어도 위성 정당만은 절대로 만들지 않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이재명은 약속을 “안 지키는 것이 멋지게 지는 것보다는 낫다”면서 “더불어미래당”이라는 위성정당을 만들었다. 비례대표만 뽑는 위성정당 후보로는 한때 미군 철수를 공공연히 주장했던 좌파인물들을 선정한 후 당선이 보장되는 3번까지의 순위에 이들을 배정했다. 물론 논란이 제기되자 자진사퇴라는 수순으로 결론이 났지만 마치 좌익주도 연정의 탄생을 연상시킨다.

 

 이재명은 한 때 당 소속 의원들의 공천 문제를 언급하면서 “박용진 의원 같은 분이 공천 걱정을 하지않는 당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박용진 의원은 공천받지 못했다. 흔히 국회의원의 꽃이라는 원내대표를 역임한 스타급 의원들도 줄줄이 낙천되었고 유권자들이 ‘저 정도의 인물’이면 무조건 공천될 것이라고 보았던 사람들도 여지없이 탈락되었다. 특히 한국 민주화운동의 상징적이었던 호남 DJ계의 3~5선 의원들도 가차 없이 잘렸다. 또 문재인계로 분류된 의원들도 상당수 Cut off되거나 경선에서 졌다. 낙천자들은 주사파적 투쟁경력이 있는 당 내외의 친명계에게 당했다고 모두 억울해 한다. 또 이번 공천은 외견상 이재명 본인이 자기 철학, 자기 기준으로 공천하는 것인지 아니면 눈에 보이지 않는 배후의 힘에 밀려 공천만 발표하는지도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다. 더민주 의원들은 공천이 어떻게 되어지는 줄도 모르고 있다가 낙천의 고배를 마시는 것 같았다.  

 

                                2 

민주당의 DNA, 당 정체성(正體性)을 바꿔버린 ‘공천’-그 배후의 힘은?

 

이번 더민주의 공천은 정상적 의미의 공천 과정과는 달리 흡사 이재명이 주도하는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드는 느낌을 강하게 풍겼다. 매스컴 식으로 표현하면 이번 공천을 통해 민주당의 DNA, 즉 당의 정체성(正體性)이 바뀌는 모양새다. 이쯤 되면 더민주 의원들도 무엇인가를 스스로 깨달음이 있을 법도 한 데 아직도 감을 못 잡는 것 같다.

 

이 대목에서 지난날을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이재명의 오늘은 누가 만들었는가. 더민주 소속 의원들이 만들었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더민주 의원들은 방탄(防彈)만 했을 뿐 이재명의 오늘을 만든 것은 지금 공천권의 주체인 눈에 보이지 않는 배후의 힘이었을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낙연을 경선에서 낙선시킨 힘도 눈에 보이지 않게 대의원들을 장악하고 있던 바로 그 힘이었을 것이다. 이재명이 당 소속 의원들에게 빚이 있다면 방탄인데 그것도 이재명에게 잘 보여야 공천 받기에 유리할 것이라는 타산의 소치였다. 결코 이재명이 걸린 수많은 범법 행위를 검찰이 조작했다고 보고 방탄한 것은 아니다. 대장동 수사는 문재인 정권에서 이미 착수했기 때문이다. 이번 공천 결과로 정당으로서의 더민주의 시대는 사실상 끝나가고 이재명이 주도하는 신당으로 바뀌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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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DJ의 진보적 대북정책으로 한국 보수정치의 변질 시작

 

회고컨대 정당으로서 민주당의 뿌리는 1945년 9월 16일에 창당된 한국민주당이었다. 같은 날 박헌영은 조선공산당을 창당했다. 한국민주당은 인촌 김성수, 고하 송진우 선생 등이 해방 정국의 공산당 장악을 막기 위해 민족진영의 인사들을 규합해서 만들었고 그 후 신익희 선생의 국민당과 통합, 민주국민당이 되었다가 민주당으로 바뀌었다. 이때부터 민주당은 윤보선, 장면, 김대중으로 이어지면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그리고 반공이라는 건국의 이상을 추구하는 여당인 자유당에 맞서면서 보수정치 세력의 양축의 하나로 발전해 왔다. 

 

그러나 한국의 보수정치의 변질은 김영삼 대통령 때부터 시작된다. 김영삼은 “민족이 동맹보다 우선하다.”면서 미전향 간첩 이인모를 북송하고 대북 쌀 퍼주기에 나섰다. 그는 5.18을 민주화운동이라면서 5.18 국립묘지를 만들고  5.18 유공자에 대한 국비 보상과 취업 특혜를 부여하는 정책을 폈다. 뒤이어 집권한 김대중은 김영삼의 탈보수 노선에 뒤질세라 햇볕정책을 들고 나와 물질적 인센티브로 북한을 변화시킨다는 대북친화 정책을 구사했다. “북한은 핵을 가질 능력도 없고 의사도 없다”거나 심지어 “김정일은 미군의 한국 주둔을 인정했다”고 까지 기자회견에서 큰 소리로 거짓말을 퍼트리면서 김정일과 합의했다는 6.15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언론들은 이를 대서 특필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김정은이 6.15공동선언을 포함해서 문재인과의 판문점 선언 등 남북 합의로 맺은 모든 합의를 일체 폐기함으로써 모두 휴지가 되어버렸다. 주사파를 사실상 지휘했던 한민전이나 조평통의 존속도 끝났다. 그러나 6.15선언만큼은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취득에는 유용한 평가 자료가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한국 정치는 YS, DJ라는 두 김씨 대통령이 취한 이른바 진보적 대북정책으로 탈보수화 하면서 한국의 반공 우파 정치세력은 극도로 약체화 됐다. 여기에 “대한민국은 태어나서는 안 될 나라”라는 신념을 피력한 노무현의 대통령 당선으로 좌파의 기세는 한껏 높아졌다. 

 

노무현 시대와 더불어 김대중 정권에서 합법화된 민노총과 전교조는 세력 확대의 호기를 만났고 우파 정치 세력들은 약화 되었지만 국민의 정치의식 속에 깊이 축적된 자유민주주의 수호 의지와 미군을 주둔시킨 한미방위동맹 덕분에 명맥을 유지했다. 국민들은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을 당선시켜 보수 우파진영이 재기할 절호의 기회를 주었지만 두 대통령의 리더십과 경륜 부족으로 그간 좌파정권  하에서 뿌리내린 좌파세력들의 대중조작과 선동에 내몰리다가 탄핵공세에 걸려 문재인에게 정권을 내주었다.   

 

                                4

문재인 ‘오른쪽’ 깜박이 켜고, 차는 계속 '왼쪽'으로 돌진

 

문재인은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통해 성장했고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는 안보환경을 의식, 대한민국을 일거에 좌익정부로 만들 수 없다는 상황을 감안, 점진적 좌경화의 길을 걸었다. 그는 집권 5년 동안 ‘깜빡이’를 계속 오른쪽으로 틀어 놓은 채 자동차를 줄곧 왼쪽으로만 모는 해괴한 정치를 연출, 좌파 세력이 사회 각 분야, 특히 노동, 교육, 문화 예술, 역사 분야에서 그람시(Gramci)적 의미의 진지를 확실히 구축케 했다. 동시에 우파의 지도급 인사들 특히 법조계와 군 관계 인사들을 적폐로 몰아 철저히 무력화시켰다. 사법부의 변질과 국군의 무력화는 국가로서의 대한민국이 존속할 수 있을까를 우려케 했고 여기에 개헌과 지방분권 공작까지 겹쳐지면서 국가위기는 심화 되었다. 

 

다행히 제20대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됨으로써 국가 위기의 진행은 중단되었지만 상황이 종료되지는 않았다.  

당시 여당인 이재명후보가 야당후보에게 0.7% 차로 패배했다는 것은 동유럽의 민주화 이후 선거로 집권한 좌파정권이 우파인 야당 후보에게 패배한 매우 보기 드문 사례다. 이재명과 그의 동조자들이 선거패배를 억울해 하면서 윤 대통령의 조기 퇴진을 떠드는 까닭이다.  

                            

                               5 

‘더민주’의 간판 곧 내려질 것- 이재명 추종 새로운 정치세력의 형성

 

우리 정당정치의 역사를 이렇게 간략히 복기(復碁)해 볼 때 이재명이 정치인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한마디로 ‘더불어민주당’에 파고들어 소속 의원들을 잘 이용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재명은 남들 눈에 하찮게 보이던 자기를 최단 시일 내에 성남시장, 경기지사, 대통령 후보가 되게 하고 바로 야당 당 대표까지 만들어 주고 대선 실패와 동시에 국회의원 배지까지 달아 방탄조끼까지 입혀준 힘을 자기가 만들어 냈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금을 조성했고, 각 분야에서 진지를 장악했던 좌파세력들과 제휴해서 더민주 장악에 필요한 힘을 비축했다. 이재명에게는 김영삼의 3당 합당과 김대중의 DJP연합 같은 정치 과정이 없었지만 거의 당선에 육박할 정도로 득표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자기가 비축한 힘 덕분이다. 더민주의 어느 의원도 모를 힘이었다. 

 

오는 4월10일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이재명은 공정과 상식이라는 낡은 관념에 얽매이기보다는 바로 자기의 오늘을 가능케 했던 그 힘을 가진 세력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정치 세력의 형성을 도모했다. 공정과 상식이 아닌 바로 그 세력들 주도 하에 공천을 진행했다. ‘더민주’의 간판은 곧 내려질 것 같다. 이제 인촌(仁村)도, 거산(巨山)도, 후광(後廣)도 없고 문재인의 흔적마저 지우면서 신당이 출현할 것이다. 

이재명은 지금 꿈을 꾸고 있다. 오늘의 자기를 만들어 준 그 힘만 동원하면 한동훈의 국민의힘이 공천한 후보들은  어디서나 이겨 낼 수 있다고 믿는 꿈이다. 그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리수를 두면서 그 길을 열었다. 좌파에 대한 지지도도 높아졌다. 여기에 국민의 힘이 한시도 방심해서는 안 될 이유가 있다. 외부에서 보기에 더민주의 공천은 괴상한 공천, 섬뜩한 공천이지만 이재명에게는 지당한 공천이었다. 

 

‘민지우(民至愚) 불가기자 민야(不可欺者 民也)’ 

(백성은 지극히 어리석지만 가히 속일 수는 없다)

 

그러나 그가 모르는 것이 있다. 공자의 이른바 ‘민지우(民至愚) 불가기자 민야(不可欺者 民也)’다. 백성은 지극히 어리석지만 가히 속일 수 없는 것이 백성이라는 뜻이다. 그는 대장동 사건을 검찰이 조작한 것으로 믿도록 기만하고 선동한다면 대중은 검찰 독재에 항거할 것으로 믿고 기대할 것이다. 다행히도 그런 상황은 이미 끝났다. 국민들이 위정자들보다 진상을 훨씬 더 잘 안다. 또 지금 이재명이 맞설 국민의힘은 지난날처럼 경륜 없이 헤매던 국민의힘이 아니다. 야당보다 더 높은 경륜, 더 날카로운 논리, 더 적극적인 공세를 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이 창당된 후 처음으로 경륜과 선전 공세에서 좌파 야당을 압도하는 여당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총선은 볼만한 게임이 되었다.    

#이영일전의원#이재명#공천#위성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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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24년03월14일 17시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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