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에서 바라본 세계
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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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대통령은 MAGA 슬로건을 내세우며 전세계를 흔들고 있다. 특히 주요 대미 수출국에 대해 관세장벽을 높이며 전쟁을 불사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누가 승자가 될지 알 수 없으나 그야말로 긴장과 수 싸움이 최고조인 상태인데 우리나라는 대통령이 탄핵으로 궐위되어 재선거를 앞두고 있다. 우리는 대통령복도 지지리 없는 백성이다. 그들이 보통의 상식과 지혜만 가졌어도 좋으련만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지 매번 기준 이하의 선택이 이루어지는지 알 수 없다.
이 엄중한 시기에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설사 자격이 미흡한 상태에서 선택되었더라도 앞서 간 대통령들의 실패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박근혜는 부모를 총탄에 잃는 전대미문의 불운을 겪었다. 그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사이비종교와 연관된 연(緣)에 의존하게 된 모양이다. 문제는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사적(私的) 인연(因緣)에 의지해 국사를 논하고 급기야 그가 여러 가지 편의와 이익을 취할 수 있도록 국정농단을 일삼은 것이다. 이 과정에 대통령의 최측근들과 정부의 실무진들이 묵인, 방조, 협력한 것이다. 이로써 대통령이 탄핵되어 국가는 대혼란에 빠지고, 차기 정부의 적폐청산의 결과 정치권의 극단적인 대립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결국 대통령 권력의 사적 남용이 모든 문제의 화근(禍根)이다.
대부분의 대통령의 불통(不通)이 지적되고 있지만 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불통과 비밀주의로 국가 원로들이나 외국특파원까지 비판에 가세하기도 했다. 국민, 언론, 당, 심지어 참모들하고도 제대로 소통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민심을 두루 듣고 전문가들이나 참모들의 제안을 소중히 들어야 한다. 자신의 아버지인 박정희 대통령한테 육여사가 항상 민심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 것은 유명한 일화이다.
탄핵으로 와해되다시피 한 정당과의 대결에서 대통령에 당선된 문재인은 취임 첫날부터 비정규직의 완전 정규직화를 천명했다. 이어진 국정을 경도된 이념을 바탕으로 이끌어 집권기간 내내 혼란과 물의를 일으켰다. 환경, 원전, 경제, 복지, 노동, 주택 등의 정책을 자유시장경제 원리와 과학적 합리주의가 아니라 이념과 강요된 도덕으로 정책을 결정해, 내세운 대로 목표도 달성하지 못하고 나라 살림을 후퇴시키고 말았다.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4대강보 해체, 최저임금인상, 다주택소유 금지를 포함한 주택정책 등이 다 이에 해당한다. 결과적으로 아이러니하게 저소득층 노동자, 소상공인, 기업, 청년층 모두가 힘들어지고 말았다. 이런 과정에서 내로남불(Naeronambul ,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이라는 표현이 외국 언론에 등장하기도 했다. 그 결과 무능할 뿐 아니라 도덕적으로도 우월하지 않은 좌파 정부로 낙인이 찍혀 정권을 내 주게 되었다. 편향된 이념이 아니라 자유시장경제 헌법 가치와 인간 본성에 부합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어쩌다 대통령이 된 윤석렬은 국가 지도자 감으로 많이 되돌아 봐야 하는 사람이다. 나는 늘 일머리가 없다고 비판했었다. 자신의 생각이든 참모가 들고 온 것이든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구체적 판단이 부족하며, 어떻게 진행할 지 또 어떻게 전개될 지 전혀 예측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혁신 과제는 잘 던지는데 하는 걸 보면 해낼 수가 없어 보인다. 예를 들어 의료서비스 혁신을 위해 느닷없이 의대 정원 이천 명을 늘린다고 발표 했는데, 왜 이 천명인지의 설명이 설득력이 없으며, 뭘 준비해야 하는지, 사회적으로 어떤 반응이 나올 건지 또 어떻게 돌파할 건지 전혀 예측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냥 벌리고 보는 식이다.
계엄 하기 하루 전에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을 발표했는데 정책 중 하나가 백종원 같은 상권 기획자 천명을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역시 백종원이 유능한 상권 기획자가 맞는지, 상권 기획자는 어떻게 육성되는 것인지, 왜 천명인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계엄이 결정판이다. 군을 동원해 정치적 상황을 돌파하겠다는 것도 이해되지 않지만 계엄을 어떻게 준비한 것인지 또 자신이 계엄을 선포하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예상이나 하고 있었는지 전혀 이해되지 않는다. 모든 일에 치밀함이나 치열함이 전혀 읽히지 않는다. 웬만한 기업에서도 그렇게는 일하지 않는다.
대선토론에서 이재명후보가 RE100을 물었을 때 질문도 이해하지 못하는 걸 보고 전문적인 내용이니 그럴 수도 있지 했었다. 그러나 역시 국가 지도자는 시대변화를 읽는 현명함, 글로벌정세, AI 등이 몰고 올 미래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또 한 번의 탄핵으로 이재명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처럼 궤멸돼 가는 보수를 딛고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제일 높아 보인다. 그가 안고 있는 사법리스크는 언급하지 않더라도 꼭 짚고 싶은 것은 말의 무게를 지키라는 것이다. 말을 계속 바꿔도 안 되고, 말로 혹세무민하지 말 것이며, 내로남불도 하지 말아야 한다.
또 정치 지도자들은 적어도 보통 사람 만큼이라도 도덕과 윤리를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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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입력 2025년05월08일 17시00분
- 최종수정 2025년05월07일 17시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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