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에서 바라본 세계

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맑맑의 동심(童心)여행’-현영표의 그림 에세이 <40> 못밥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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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6월05일 17시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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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울엄니 콧잔등에 땀이 송알송알 맺혔습니다.

넉넉한 보리밥에 

물 고구마도 물컹흐게 찝니다. 

 

간고등어랑 감자에 묵은지 듬뿍 넣고 

맛깔나게 뽀글뽀글 쫄여,

한 냄비 담습니다.

 

워메 워메~ 아자씨들 시장허시겄다…, 

어서 가자...! 

예닐곱살 날 보고 앞장스라시지만 

 

갓뜩 채운 주자 주둥이에서 농주가 튀어 나와…,

무건 광주리 머리에 이고 발길 바쁘신 엄니보담 

자꼬 뒤로쳐집니다.

 

봄철 못밥부터…, 

가실 추수 때 까정…,

논밭에서 묵는 새참.

 

품앗이로 동네 궂은 일에 팔다리 걷어붙힌 농부들이 

논밭두럭에 이좋케 앙거서,

나나묵고 마시는…,

 

새참과 

농주 한 둬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행복한 시간입니다.

 

하로 세 끼 말고 오에 한번, 오후에 또 한번….

그래서 엄니들은 이웃집 아짐씨랑 하로 왠죙일 부엌에서 지지고 뽉으고 

네~다섯끼를 챙겨냅니다.

 

어쩌면 차라리 논밭에서 일하는 일꾼보담, 

심이 더 들찌도 모릅니다. 

그랑께 그 시절엔 그 흔헌 짜장면 배달도 읎을 때닝께요….

.

새참에 얽힌 엄니들의 숱헌 이야기와 

송글송글 맺힌 이마에 땀방울들이 

무심흔 세월따라 강물처럼 그렇게 흘러갔씁니다~! 

 

★ 甲辰年 모내기철에 .. 맑맑​ 

<ifsPOST>

※ 현영표 에세이스트는 월출산 자락 남 영암 출신으로 ‘맑맑’이란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맑맑’은 “맑은 물 맑은 삶”. 그림에 덧붙인 글은 본인이 즐겨 사용하는  라도 우리 탯말​로 작성된 것으로 맞춤법과 상관 없이 작가의 체취를 살려 그대로 옮겨 싣는 것을 양해 바랍니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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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6월05일 17시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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