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에서 바라본 세계

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김상국 교수의 생활과 경제 이야기 <63> 게으른 사람의 게으른 건강법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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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08월05일 17시10분
  • 최종수정 2023년08월07일 12시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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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젊을 때야 건강을 생각할 필요가 없었지만 나도 나이가 들어가니 건강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다행히 부모로부터 비교적 강건한 체력을 이어받은 것 같아 고마운 마음이 크다. 그러나 세월은 그 누구도 비껴가는 것 같지 않다.

 

옛날 고등학교 '고문(古文)'시간에 배운 백발가가 생각난다.

 

“한 손에 막대 잡고 또 한 손에 가시 쥐고

늙는 길은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白髮) 막대로 치렀더니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

 

고려 말 유학자인 우탁(禹倬) 선생님의 시조다. 늙음을 조금이라도 막아보려는 우리 보통사람들의 솔직한 심정을 정말 잘 표현하셨다. 우탁선생님은 서슬 퍼런 감찰규정(監察糾正)을 지낸 분이고, 충선왕이 부왕의 후궁인 숙창원비(淑昌院妃)와 통간하자, 백의(白衣)차림에 도끼를 들고 거적자리를 짊어진 채 대궐로 들어가 극간을 한 지독한 분이다. 아마 우리나라 ‘도끼 상소’의 원조가 아닌가 생각된다. 충북 단양팔경의 하나인 사인암(舍人巖)은 그곳에서 그분이 휴양을 가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런 분도 늙은 것이 한탄스러워 이런 시를 지으신 것이다.

 

우탁선생님은 그래도 공부를 많이 한 분이라 이렇게 점잖게 표현하였지만, 작자미상의 백발가는 좀 더 솔직하다.

.....

뉘 탓으로 늙었는지 근력 없다 탄식하고

무슨 공명 하였는지 꼴막서니 해괴하다.

남의 말 참여하여 동문서답 가소롭다.

귀먹은 핑계하고 딴전이 일쑤로다.

정강이를 볼짝시면 비수검의 날이 서고

팔다리를 볼짝시면 수양버들 흔들흔들

.....

 

늙고 나이 들어 신체가 변한 것을 이렇게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귀는 들리지 않아 터무니없는 엉뚱한 소리나 하고, 팔다리는 나이 들어 칼날처럼 가늘어지고, 살점도 단단하지 않아 수양버들처럼 흔들흔들한다.” 너무 솔직하고 적나라한 표현이다. 그러나 요즈음은 영양상태도 좋고. 또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하여 나이 들어도 이런 모습은 좀처럼 보기 어렵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이 옛날 같지 않음은 분명하다. 

 

나는 게으른 사람이다. 그래서 별로 운동을 하지 않는다. 안사람 말에 의하면 ‘숨쉬기 운동을 빼고는 아무런 운동도 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핀잔을 자주 듣는다. 그러나 게으른 천성을 어떠하겠는가? 하기 싫은 운동을 할 수도 없고, 또 하고 싶지도 않다. 그러나 구태여 나를 변호한다면 나라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절대 아니다. 나름대로는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다. 다만 흔히 남들이 하는 운동, 체력단련이라고 하는 것을 하지 않을 뿐이다. 그들이 말하는 운동은 하지 않지만 내 나름대로의 운동은 하고 있고, 현재까지는 동년배 친구들 보다 더 건강한 편이다. 

 

오늘 나는 나의 이런 건강운동섭생에 대해 말해 볼까한다.

 

그러나 나는 의사도 아니고 건강 관련 전문가는 더더욱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 김 교수는 저렇게 생각하는가 보구나!” 라고 그저 단순하게 생각하기 바란다. 즉 내 방법의 옳고 그름을 비판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저 들어보고 참고할 것이 있으면 참고하고, 아니면 그대로 버리면 된다. 그러나 분명히 밝히지만 내가 이런 결론에 도달하기 까지는 나만의 고집이 아니라 많은 관찰과 나름대로 많은 건강관련 독서과학적 분석이 있었다는 것을 참고하기 바란다. 그리고 한마디 첨언한다면 요즈음 상당수 나이 든 의사 분들이 오랜 임상경험 후 ‘양심선언’ 비슷한 말을 하는 경우, 그분들의 의견과 나의 말이 거의 비슷하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키워드는‘나만의 고집이 아니라 많은 관찰과 지식의 종합’이라는 사실이다.

 

첫 번째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이다.

 

나는 개인 건강노력에서 가장 중요한 첫째 요소는 ‘지속 가능성 (Sustainability)’이라고 생각한다. 즉 아무리 좋은 것일지라도 계속해서 할 수 없으면 별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내가 하는 운동은 ‘쉽고, 간단하며 특별한 도구와 경제적 비용’이 들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도 많은 관찰을 통해서 얻은 결론이다. 내 주위에도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고, 또 그렇게 열심히 운동한다며 자랑도 한다. 가장 흔히 듣는 말 중 하나는 “아침 여섯시쯤 일어나 운동하고, 땀을 쭉 뺀 후 목욕하고 출근하면 너무 기분이 좋다.”는 사람들이다. 나는 그 분들이 거짓말을 한다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속해서 몇 달 계속하는 사람을 나는 거의 보지 못했다. 그럼 그런 운동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둘째; 과도한 운동은 금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몸은 시간이 지나면서 늙어 간다. 늙어 간다는 것은 신체의 기능이 쇄약해지는 것을 뜻한다. 그런 나이에 과도한 운동은 절대 아니라고 본다. 조기축구? 좋다. 테니스도 좋다. 농구, 배구도 얼마든지 좋다. 그러나 그것으로 한번 삐끗하면 그때의 충격은 절대로 젊은 시절처럼 회복되지 않는다. 또 회복되어도 그전 같지 않다. 더욱이 어느 정도 회복되었을 뿐인데 회복되었다고 생각하고 운동하다 다시 삐끗하면 더 생각해 볼 필요조차 없다. 나는 나이 들어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 중 하나는“몸의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나에게도 그런 일이 있었다. 오십이 넘은 어떤 날이라고 기억된다. 손목에 큰 ‘검버섯’을 발견하였을 때다. 자세히 보니 손목만이 아니었다. 얼굴에도 많았고, 몸에는 쥐젖도 있었다. 옛날부터 있었겠지만 그것이 어느 날 갑자기 ‘가는 청사, 오는 백발’이 되어 나에게 다가온 것이었다. 솔직히 충격이 컸고 제법 여러 날 갔었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기쁜 일은 아니었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나는 남자다. 미용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할 여자가 아니다. 받아들이고 나니 검버섯도 별 것이 아니었다. 자랑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나이 들어 생긴 것이 그렇게 이상한 것도 아니었다. 게다가 자식들이 성화를 하여 피부과에 다녀오니 그것도 쉽게 해결되었다. 고마운 일이다. 자식을 낳은 보람을 느낀 순간 중 하나였다. 

 

셋째; 좋은 것을 골라 먹지 않고 ①일상적인 식품을 ②가능한 전체로 먹는 것이다.

 

이것은 매우 간단하지만 지극히 과학적인 사실이다. 우리주위에는 옛날부터 즐겨먹었던 식품들이 많이 있다. 쌀, 보리, 배추, 콩, 무, 쑥갓, 사과, 밤, 대추 등이다. 

 

한번 생각해 보자. 왜 이런 식품들이 우리 주위에 수천 년간 머물러 있었을까? 단 하나의 이유 때문이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그것이 좋았기 때문이다. 즉 ‘선택이론’에 의해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심한 경우 된장국 한 그릇에 밥 한 그릇만 먹어도 우리 선조들은 오랜 세월을 생존하였다. 볼품은 없을 지라도 그 지극히 간단한 식사 안에 우리에게 필요한 칼로리와 영양소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조상님들의 지혜로운 자연선택에 의해서 그 식품들이 지금까지 살아남은 것이다. 그리고 그런 좋은 식품들은 생산도 많이 되고, 그래서 값도 지극히 싸다. 얼마나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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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앞에서『관찰』에 대해서 말했었다. 우리 주위에는 건강에 좋다는 것을 유난히 밝히는 사람이 있다. 해외에 나가서도 집요할 정도로 건강에 좋다는 것을 찾아 먹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그들이 과연 건강하고 오래 사는지 자세히 관찰해보기 바란다.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전체”로 먹는 것이다. 껍질 깎아내고 뿌리 잘라내고 안쪽 살만을 먹지 말라는 것이다. 포도주의 좋은 성분은 하얀 분이 있는 자줏빛 껍질에서 나오고, 사과는 껍질째로 유기농 사과를 먹어야 하며, 닭이나 오리를 먹을 때도 껍질과 함께 먹으라는 것이다. 모든 식품의 껍질은 해로운 외부 침입으로부터 안쪽의 중요 부분을 보호하는 철벽방어 벽이다. 그래서 생물들은 오만가지 외부 도전으로부터 자기를 보호하는 수단을 그 껍질 속에 집어넣은 것이다. 콜라겐도 거기에 있고, 안토시아닌도 거기에 있으며, 아스파라긴산도 거기에 있다. 왜 그것들을 버리고 포도당만 섭취하는가? 다음 절에서 더 자세히 이 사실을 밝혀 보겠다.

 

넷째; 칼로리와 영양소를‘명확’하게 구별하여야 한다.

 

이것만은 중고등학교 수업시간에서 꼭 가르쳤으면 좋겠다.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면 미리 사과드린다. 『칼로리』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과 같이 우리 몸을 움직이는데 필요한 칼로리를 제공하는 요소다. 그러나 『영양소』는 우리 몸이 원활한 생리활동을 하는데 필요한 미량원소들이다. 각종 비타민과 철분, 마그네슘, 칼슘 등 50여 가지 미량원소 들을 말하다. 우리는 이 두 가지가 다르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실제 생활에서 이 두 가지를 명확히 구분하여 행동하는 것 같지는 않다. 

 

위에서 지적한 『전체』로 먹어라는 말도 바로 여기에 해당된다. 포도의 예를 들어보자. 포도는 크게 세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껍질, 과육 그리고 안에 들어있는 씨앗이다. 그러면 포도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말할 것도 없이 씨앗이다. 그러나 씨앗은 걸어 다니지 못한다. 그래서 다른 동물들을 꼬실 필요가 있다. 

 

그럼 어떻게 꼬셔야(점잖게는 유인)하는가? 그들이 좋아하는 『달큼한 맛』을 주어야 한다. 바로 포도당이다. 그러나 씨앗이 충분히 익지 않을 때 따 가면 안 된다. 그러니 씨앗이 익기 전까지는 맛이 없게 시거나 쓰거나 아니면 아무 맛도 없게 만든다. 그러나 씨앗이 충분히 익으면 눈에 잘 띄라고 색깔도 붉어지고 맛도 달큼해진다. “어서 와서 저를 먹어 주세요.” 그러나 씨앗이 익기 전에 또는 익은 후일지라도 다른 동물들에게 먹히기 전(前)에 과육이 썩어버리면 안 된다. 그래서 많은 내부 보호 장치를 식물들과 동물들은 껍질에 해놓아야 한다. 그래서 껍질(과피, 피부)에 다양한 영양소가 집중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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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사람들은 껍질도 벗겨 내 버리고, 씨앗도 버리고 칼로리(포도당, 과당)만 있는 알맹이를 먹는다. 마치 과일이라고 먹으면서 링거 주사를 맞는 것과 비슷하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헛발질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가능한 식품을 먹을 때는 전체로 먹어야 한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과학적인 이유다. 나만 하는 얘기가 아니다. 서양에서는 흔하고 흔한 얘기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렇지 않은 듯하다. 

 

그러나 전체로 먹으려면 어떠해야겠는가? 식초로 씻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예 처음부터 믿을 수 있는 유기농식품을 먹는 것이다. 가격은 약간 비쌀지 모르지만 병원비, 아토피 치료비 등을 생각하면 훨씬 더 값싼 투자일 것이다.

 

그리고 과일의 크기와 모양도 중요 고려 요소다. 크고 좋고, 보기 좋은 것은 선물용이다. 내 가족이 먹는 것은 그 과일의 ‘정상적’인 크기이고 깨끗한 것 보다는 약간 흠이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재배하는 분들과 얘기해 보면 정상 이상의 크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리고 아주 깨끗한 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필요 이상의 다른 처리를 하여야 한다고 한다. 선물용이 아니라면 그저 그런 크기를 조금 흠이 있더라도 사면 좋을 듯싶다. 자식을 잘 키우는 것은 결코 값 비싸고, 때깔 좋으며, 큰 것을 사주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다섯째; 건강 관련 대화가 좀 더『계량적』이였으면 좋겠다.

 

TV에 나와 건강정보를 제공하는 일부 사람들에게 나는 가끔 분노감을 느낄 때가 있다. 요즘 TV를 보면 제작비용도 적게 들고,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항이어서인지 『엉터리』 건강프로가 너무 많다. 그리고 나온 전문가들이 “이러이러 하다.”라고 말하면 나온 참가자들은 “그래요?”라며 감탄사와 함께 맞장구를 친다. 참가자들은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말할 때 맞장구를 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좀 더 전문가다운 말을 했으면 좋겠다. 우선 몇 가지 사례를 말해 보겠다. 

 

첫째는 ‘소금이 나쁘다.’고 말하며 ‘싱겁게 먹어야한다.’는 사람들이다. 너무 여러 번 들어서 아마 당황해 하시는 분도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나는 유학시절 병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병실에는 수많은 건강관련 지식들이 빼곡하게 쓰여 있었다. 그러나 어디를 봐도 소금이 나쁘다는 말은 없었다. 방문마다 붙어있는 것은 ‘과잉 설탕 섭취가 나쁘다.’는 광고였다. 때로는 도넛과 케이크 한 조각에 들어가는 설탕을 주머니에 담아 ‘덜렁덜렁’ 달아 놓는 경우까지 있었다.

 

나는 매우 궁금했다. “과잉소금 섭취가 많으니 싱겁게 먹어야 한다.”는 소리를 너무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날 의사에게 직접 물었다. “왜 설탕 얘기만 있고, 소금 얘기는 없느냐?” 의사의 답변은 간단 명쾌했다. “소금은 설령 과잉섭취를 해도 오줌 등을 통해 몸 밖으로 자동 배출되니 걱정할 일이 아니다. 그러나 과잉 섭취된 설탕은 비만의 원인이 되고 여러 성인병의 원인이  되니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과잉설탕의 섭취량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보통 섭취량을 수배 넘는 양(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거의 5,6배 이상이었던 것 같음)이어서 걱정할 일은 전혀 아니었다. 

 

몇 달 전 발표를 보니 연세대학교에서도 ‘수년이 넘는 장기간에 걸쳐, 수천 명을 조사했더니 소금섭취가 우리 몸에 나쁘다는 증거가 없다.’는 결론을 발표하였다. 사실 이런 발표는 서양에서는 옛날부터 있었다. 나는 영국 BBC의 “I am a doctor.”라는 프로그램을 자주 본다. 그 프로그램은 사회를 보는 사람도 의사다. 기억에 남는 그 프로그램에서 나온 몇 가지 얘기를 적어 보겠다. 

 

① 소금은 해롭지 않다. 건강한 사람에게 과잉 섭취된 소금은 자동 배출된다. ② 고혈압 환자에게도 소금이 나쁘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 ③ 나이 들어서 정상혈압은 높아야 한다. 말초혈관이 굳어지므로 낮은 혈압이 좋은 것은 아니다. ④ 건강검진은 2년에 한번이 좋다. 많은 병은 『자연치유』되는데, 필요 없는 질병지식이 오히려 환자에게 더 해롭다. (영국 런던의사회는 2년에 한번 시행할 것을 정식으로 정부에 권고하였다.) 

 

⑤ 암에 방사선 치료는 양면이 있다. 양날의 칼과 같다. 매우 조심스럽게 시행하여야 한다. (나의 기억에 미국의 대단히 유명한 암치료 전문대학에서 방사선치료를 중지했다는 말을 들은 것 같다.) 

 

⑥ 어느 질병에 어느 식품이 나쁘다는 것은 과학적 증거가 대부분 없는 경우가 많다. 환자들이 때로는 병에 의해서가 아니라, 과잉치료와 영양부족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먹고 싶은 것은 먹는 것이 좋다. 그러나 과식은 좋지 않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과식하는 경우는 없을 것 같다.) 

 

⑦ 항산화 주스는 오히려 생명을 줄인다. 오랜 기간 많은 사람들을 과학적으로 조사하여 내린 결론은 ‘항산화 주스를 장기복용한 사람은 평균 5개월 생명이 단축된다.’는 유의미한 통계적 결론에 도달하였다. 그러면서 거의 한 시간에 걸쳐 긴 설명이 있었다.

 

나는 우리나라 건강프로를 제작하는 PD님들에게 간곡히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 제발 ① 나이 젊은 의사들보다는 좀 더 임상경험이 풍부한 의사 분을 모셨으면 좋겠다. 설령 충격적인 말을 하지 않아 감탄사가 덜 나올지는 모르겠다. ② 의사 한분을 모시지 말고 여러분을 모셨으면 좋겠다. 경제 분석만큼이나 다양한 의견이 많은 분야가 나는 의료분야라고 생각한다. 절대 한사람만 모시지 말기 바란다. 앞에서 언급한 BBC 프로그램은 최소한 세분 또는 논란이 많은 경우에는 다섯 분 정도까지 찾아가 의견을 묻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나의 경우에 가장 분노감을 느끼는 것은 ③ “과잉섭취하면 생명에도 위험이 있어요.”라는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발언이다. 생명에도 관계되는 일이라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그러나 ‘얼마만큼의 과잉이 과잉이라고 말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런 말은 없다.’ 이런 말은 들은 일반 시청자는 불안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아예 그것을 먹지 않거나 최소량으로 줄여 정말 ‘이상하고 맛없는 음식’을 만들게 된다. 

 

이것은 마치 자동차가 발명되었을 때 “자동차는 말보다 빨라서 다치면 죽을 수도 있고, 마부들이 굶어죽게 되니 자동차는 말보다 빠르게 속도를 내서는 안 된다(적기령, Red flag Act).”는 것과 비슷한 발언이다. ④ 정확한 량을 말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하루에 몇 개 또는 한 달에 얼마 이상을 ‘크게’넘지 말라”는 식의 말은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말 정도는 국내외 자료를 찾아보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주 좋은 예가 있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금과옥조처럼 해롭다고 믿는 ‘사카란’과 ‘조미료(MSG)’ 얘기다. 참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두 물질 모두 정상 용량을 크게 넘지 않으면 해롭지 않다는 판정을 받았다. 그 두 물질이 인체에 해로울 정도가 되려면 하루에 천개가 넘는 사카란 빵을 먹어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그 량에 대한 설명은 빼고 ‘해롭다.’는 결과부분만을 강조한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식품 대부분에 사카린과 MSG가 첨가되어 있다. 이렇게 내가 말한다고 해서 양껏 사카린과 MSG를 먹으라는 것은 아니다. 단순히 너무 죄책감을 가지고 음식을 만들지 말라는 뜻일 뿐이다. 

 

다음은 ⑤좀 더 『종합적인 요소』를 고려하여 말했으면 좋겠다. 여기에도 좋은 예가 있으니 바로 김치와 된장과 달걀이다. 

 

어느 날 정말 쎈세이션한 발표가 있었다. 김치와 된장이 발암식품이라는 것이었다. 당시 큰 화재거리 이상이었다. ‘매일매일 먹는 김치와 된장이 발암식품’이라는 발표는 나처럼 잘 놀라지 않는 사람도 “어!!”라는 소리가 절로 났다. 다시 자세히 들여다봤다. ‘혹시나는 역시, 역시나로 끝났다.’ 모든 식품에는 수만 가지 영양소가 들어있다. 그러나 그 중 한 영양소를 끄집어내어, 사카린처럼 수십배, 수천배 과잉 투여하면 그것은 나쁠 수밖에 없다. 결국 그 얘기는 쑥 들어갔다. 아마 특이한 것을 발표하여 관심을 끌고자 했던 그 사람은 상당히 강한 비판을 주위로부터 받았을 것이다. 달걀도 ‘노른자가 나쁘기 때문에 흰자만을 먹어야 한다.’는 주장도 같은 경우다. 요새 달걀은 다시 종합식품으로서 가장 중요한 식품이 된 것 같다. 

 

그럼 지금까지 말한 김 교수의 『게으른 사람의 게으른 건강법』을 간단히 정리해 보겠다.

 

첫째, 특별한 건강식을 찾지 말고 주위의 흔한 것을 유기농으로 먹어라.

둘째, 가능하면 껍질과 뿌리 등 전체로 먹어라.

셋째, 좋은 것을 골라 먹지 말고, 일상적인 식품을 고루 먹어라.

넷째, 좋다 나쁘다는 엉터리 조언에 너무 치우치지 말고,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싶은 방식으로 먹어라. 특히 싱겁게 먹어야 한다는 말에 현혹되지 마라. 소식(小食)도 그리 권할 것이 못된다. 적당히 먹고 싶은 만큼 먹어라. 과식은 좋지 않다. 그러나 어쩌다하는 과식은 죄가 되지 않는다. 

 

다음 사항은 이 글에서 여기서 설명은 안 했지만 첨가하겠다.

 

다섯째, 발효식품을 많이 먹어라(김치, 된장, 고추장 등)

섯째, 가능하면 제철 음식을 먹고, 그 지역식품을 먹어라. 

       우리 몸은 그 지역의 산물이다. 신토불이(身土不二)다. 어디서 온 줄도 모르고, 언제 생산된 지도 모르는 비닐에 싸인 식품들을 사지 말고, 포장 안 된 지역물건을 사서 먹어라. 어쩌면 가장 쉽고 경제적인 방법은 대형마트보다는 일반마트나 5일장이 더 좋은 경우가 많다. 

 

결론을 포함하여 ‘나의 운동법’을 소개하겠다.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이것은 나의 방법일 뿐이다. 가장 옳은 방법이라고 소개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비판하지 말기 바란다. 좋으면 참고하고 아니면 버리면 된다.

 

일곱째, 아침에는 침대에서 기지개라도 키고 천천히 일어난다. 절대 ‘벌떡’일어나지 않는다. 충격량을 줄이기 위해서다. 화장실에서도 마찬가지다.

여덟째, 일어나서 처음 하는 운동은 ‘맨손체조, 국민운동’이다. 우리가 초중고 시절 운동장에서 했던 바로 그 운동이다.

아홉째, 아령과 팔굽혀펴기, 윗몸 일으키기, 스쿼트, 양발 상호 치기 등이다. 그러나 게을러서 전부하는 것은 아니다. 골라서 한다.

열 째, 목욕 등을 하고 나서 반드시 마른 수건으로 얼굴을 포함하여 전신  ‘건포마찰’을 한다. 피부에 이만큼 좋은 약은 없는 듯하다.

 

쉽지 않은가? 

돈도 들지 않고, 집에서 편히 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지속가능한 운동이다.


“역시 오래 전부터 있던 것은 좋은 것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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