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있는 정책플랫폼 |

국가미래연구원은 폭 넓은 주제를 깊은 통찰력으로 다룹니다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국제뉴스 초점] 美 10월 신규 고용 예상 외로 ‘소폭’ 증가, ‘경기 후퇴 징조?’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3년11월06일 18시28분
  • 최종수정 2023년11월06일 19시01분

작성자

메타정보

  • 1

본문

미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이 지난 3일 발표한 10월 고용 통계에서는 10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 증가가 15만명에 그쳐, 17만명 정도로 보고 있던 시장 예상을 하회했다. 최대 증가를 보였던 지난 1월의 47만명 증가에 비하면 대폭 부진한 셈이다. 주로, 보건 의료(health care), 정부 고용, 사회적 지원(social assistance) 등 분야에서 고용 증가가 두드러진 반면, 제조업에서는 파업 영향 등으로 고용이 감소했다. 한편, 실업률은 3.9%로 나타나 9월의 3.8%에 비해 거의 변동이 없었다. 실업자 수는 650만명에 달했다. 그러나, 금년 들어 최저를 보였던 4월에 비해서는 실업률은 0.5% 상승한 것이고, 실업자 수는 동 84만9,000명이 증가한 것이다. 

 

미국 고용 통계는 두 개의 월별 통계로 구성된다. 하나는 실제 가계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로 나타나는 고용 상황을 성향별로 파악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제도적인 조사 체계를 통해 비농업 분야의 각 산업 분야별로 근로 시간, 소득 등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다. 10월 비농업 신규 고용 증가는 과거 12개월 간 평균 증가 수 25만8,000명에 비하면 크게 못 미치는 고용 증가 실적이다. 아래에 최근의 미 고용 통계 및 경기 상황을 BLS 발표문 및 Nikkei 보도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연준 파월 의장, ‘고용시장의 수급 불균형은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 자신감” 


한편, 미 연준 파월(Jerome Powell) 의장은 지난 1일, FOMC 직후 가진 기자 회견에서, “(고용 시장) 수급 밸런스는 계속 개선 경향에 있다” 고 밝혀, 향후 고용시장의 긴장 완화에 자신감을 표명한 바 있다. 특히, 25~54세 근로자들의 시장 참가율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고, 해외 이민 근로자 유입도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을 근거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아직도 코로나 사태 영향으로 조기 퇴직이 증가하는 등, 인력 부족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구인난에 시달리는 분야는 많다. 특히, 보건 의료 분야에서 사정이 더욱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인력 부족이 장기화하면 임금 상승으로 연결될 우려가 크다. FRB of Atlanta ‘Wage Tracker’에 따르면, 9월 임금 상승률은 전년동월 대비 5.2%로, 2022년 8월부터 둔화되고는 있으나, 코로나 이전인 2019년 12월의 3.7%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임금 상승세가 물가상승률을 상회하는 경우에는, 가계의 소비성향을 높이고, 이런 성향이 예상 외로 강하게 유지되면 인플레가 고수준에 머물게 될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파월 의장도 이런 상황은 우려하고 있다.   

 

“시장은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져, 금리 ‘인하’ 방향으로 쏠리는 상황”


이처럼, 경기 지표들이 아직은 본격적인 경기 ‘침체’ 시그널을 보이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은 미국 경제의 향후 전망 그 자체에 대한 불안이 깊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3일 금리 선물(先物) 가격에 반영되는 정책금리 전망을 가중 평균하면, 2024년 말 정책금리는 4.35%가 된다. 이는 현행 정책금리 5.25~5.50%에 비하면, 그 기간 동안에 금리 인상을 하지 않고 4 차례 금리를 인하하는 시나리오다. 이는 파월 의장 발언을 전후해서는 움직이지 않았으나, 3일 발표된 10월 고용통계를 기점으로 금리 ‘인하’ 방향으로 쏠리는 것이다. 

 

버킨(Tom Barkin) FRB of Richmond 총재도 10월 고용 통계가 발표된 뒤에 가진 기자 회견에서 “지금 中 · 低소득층 소비자들은 소비에 신중해지고 있고 지출을 유보하고 있는 중” 이라며, 견조했던 미국 경제의 변조를 지적하고 있다. 이는 개인 소비 관련 경제 통계에는 반영되지 않는 실제 현장 탐문 조사에서 확인되는 행동 의사를 감안한 것이다. 이런 최근 동향은 지난 Q3 GDP 성장률이 4.9%로 예상 외로 강력했던 것과 대조를 보이는 것이다. 또한, 이는 시장의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했던 것에 변조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10월 서비스 부문 경기 상황 5개월만 최저, ‘고금리’ · ‘중동 정세’가 압박 요인”    

 

한편,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지난 3일 발표한 10월이 미국 비제조업(서비스업) 경기상황지수는, 시장 예상(53.0)을 하회하면서 전월 대비 1.8P 하락한 51.8로 나타났다. 이는 경기 판단 기준 50선을 상회하고 있어도,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호/불황 판단 기점인 50은 10개월 연속 상회하나, 전월 대비로는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이는 서비스 분야 경기 상황이 지난 여름 무렵 정점을 기록한 뒤에 완만하게 하락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미국 경제는 Q3에 개인소비가 견인하며 고성장을 기록했으나, 10월 이후로는 성장률이 감속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 연준이 고금리를 유지하면서 인플레 억제를 위해 전력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고금리 하에서 개인 소비가 위축되고 있어, 2024년 중반부터는 완만한 경기 후퇴가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인 것이다. 여기에, 최근 돌발한 중동 분쟁 격화 등 지정학적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전쟁이 확대됨에 따라, 기업들은 원유 가격이 안정될 때까지는 설비투자 계획을 보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Nikkei) 

 

“10월 실업률이 예상 외로 상승, ‘경기 침체의 전조(前兆)인가?’ 경계감도 일어”    


이번에 10월 실업률이 시장 예상을 넘어서 소폭이나마 상승한 것에 시장의 주목이 쏠리고 있다. 경기 침체 초입에 들어선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생기기 때문이다. Nikkei는 실업률과 경기 침체 간의 연관성을 지적한 이른바 ‘샴의 법칙(Sham’s Rule)’을 인용해서 이번 실업률 상승을 경기 침체와 연관 지어 우려하는 견해를 소개하고 있다. 이는 샴(Claudia Sham) 전 연준(FRB) 이코노미스트가 주장한 경험칙으로, ‘최근 3개월 간의 평균 실업률에서 과거 1년 중 가장 낮은 실업률을 뺀 값이 ‘0.5’를 상회하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경기 침체를 판단하는 간단한 방식이다. 

이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2001년 7월, 2008년 2월, 2020년 4월에 각각 경기 침체 시그널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진다. 경기 침체 진입의 신호를 보내는 경기 사이클의 정점은 2001년 3월, 2007년 12월, 2020년 2월에 나타났었다. 최근 1년 간 실업률이 가장 낮았던 것은 3.4%, 최근 3개월 평균은 3.8%이므로, 이 법칙에 따라 단순 계산하면 차이가 0.4가 되어, 일견 기준선 0.5에 근사하게 된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예측이 아니라, 경기 침체 가능성을 사후적으로 판정하는 것이므로, 시장 관계자들이 과도하게 심리를 악화시킬 필요는 없다는 점도 강조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시장에서 널리 통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경기 침체 기준으로 ‘2 사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은 2022년 1~6월에 한 차례 나타났었으나, 이 시기는 지극하 강력한 고용 회복 시기였던 것이다. 그리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현 시점이 경기 침체에 해당한다고 보는 견해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에, 경기 ‘침체’ 판정과 관련해서는 민간 단체인 전미경제연구소(NBER)이 정식으로 판단을 내리는 것에 앞선 것이기 때문에 이런 경험칙이 주목을 받는 것이다. 

 

한편, 이번 발표된 10월 고용 통계에서 눈에 띄는 것은, 일자리를 잃거나 임시 고용이 종료된 근로자가 20만명 이상 증가한 점이다. 신규 구인이 아직도 강력하나, 일시 해고도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시간 당 임금은 전월 대비 0.2% 상승했고, 전년동월 대비로는 4.1% 상승했다. 2021년 중반 이후 가장 소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지금까지 우려해 왔던 노동시장의 핍박 요인으로 인한 인플레 리스크가 지금으로서는 착실하게 후퇴하고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결국, 최근 상황을 종합해 감안해 보면, 연준은 오는 12월 FOMC에서도 정책금리 인상을 다시 유보하고, 작년 3월 이후 계속해 온 금리 인상 국면은 종식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 이와 함께, 미국 경제가 내년에 연착륙할 것이라는 낙관적 기대도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보다 엄중한 시각에서는 미국 경제가 본격적인 경기 침체로 들어가는 것이라는 우려도 늘어나고 있는 복잡한 상황이다. 말하자면, 미 경제는 지금 ‘Soft-Landing’, ‘Hard-Landing’ 양 방향 가능성을 모두 볼 수 있는 미묘한 시점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시장의 장기금리 상승 분위기도 감안하면, 이번 10월 고용 지표는 ‘경기 회복 종막의 시작’ 이 아닌가 하는 관점에도 유념해야 할 것이다. (Nomura)     

<ifsPOST> ​ 

1
  • 기사입력 2023년11월06일 18시28분
  • 최종수정 2023년11월06일 19시01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