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있는 정책플랫폼 |

국가미래연구원은 폭 넓은 주제를 깊은 통찰력으로 다룹니다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국제뉴스 초점] 日 엔화 가치 하락 지속, 1990년 이후 최저인 152엔에 접근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3년11월14일 11시48분

작성자

메타정보

  • 1

본문

지난 주말 뉴욕 시장에 이어 13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의 대(對) 미 달러화 환율이 1달러 당 151엔대 중반을 기록하고 있어, 시장에는 엔화 환율 동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아직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고, 시장에는 여전히 미국 장기금리가 상승하고 있어 미 일 금리차가 확대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자 ‘엔 매도/달러 매입’ 움직임이 우세하게 작용한 때문으로 보인다. Nikkei가 광범한 외국통화들에 대한 실력을 종합해 평가하는 엔화 명목실효환율(NEER)인 ‘Nikkei 통화 인덱스’도 FOMC 결과발표 직전인 10월 31일~11월 3일 동안의 등락률이 미 달러가 1.4% 하락한 데 이어서 엔화도 같은 기간에 1.0% 하락했다. 

 

Bloomberg 통신은 13일 뉴욕 시장에서 엔화의 대미 달러화 환율이 전일의 최저 수준에서 일시 상승했으나, 이는 옵션 만기일에 따른 포지션 조정에 따라 일시적으로 엔화 수요가 늘어난 것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동시에, 엔화는 여전히 금년 들어 13%나 가치가 하락한 수준에 머물고 있어 G10 국가 통화 중 가장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아래에, 최근 엔화의 기록적인 약세 배경을 Nikkei, WSJ, Bloomberg 등 해외 경제 미디어들의 분석 보도 내용을 종합해서 요약한다.   

 

“美 소비자 심리, 예상 인플레, 무디스 등급 전망 하향 등이 금리 ‘상승’ 부추겨” 


최근 미국에서 발표된 각종 물가 관련 지표들이 여전히 인플레 압력이 높은 것을 나타내고 있어,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을 포함하여 시장 금리 ‘상승’을 예상하게 하고 있다. 지난 10일 미시간 대학이 11월 미국 소비자태도지수와 함께 발표한 1년 후의 예상 인플레율이 전월 대비 상승해서, 미국에 여전히 인플레 압력이 높은 것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신용평가회사 Moody’s Investors Service가 미 국채 발행자의 장기 전망을 종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 조정한 것도 시장 금리 상승에 일정한 영향을 끼친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과 미국 간의 금리 차이는 더욱 벌어져서 ‘엔 매도/달러 매입’ 움직임을 재촉한 것이다. 

단, 지난 주말 뉴욕시장에 이어 13일 도쿄시장에서도 미 달러에 대한 엔 약세 행진이 멈추질 않고 있는 상황에서, 만일, 엔/달러 환율이 역사적 고수준인 ‘152엔’에 접근하면, 일본 정부 및 일본은행이 더 이상의 엔화 약세를 억제할 것이라는 예상에서 엔 매입/달러 매도 개입에 나설 것이라는 경계감은 여전하게 남아있다.        

 

“美 · 日 간 금리차가 축소되고 있음에도 시장에 ‘엔 매도/달러 매입’은 이어져”    


일본 엔화 가치는 미 달러화 뿐만 아니라 유로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어 시장은 향후 일본 통화당국은 물론 미 연준 등의 금융(금리)정책 향방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불과 1 주일 전만 해도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종결 기대와 함께 미 고용시장 감속이 선명해지자 경기 전망에 불안이 확산되고, 미 장기금리가 급락하자 엔화 가치도 일거에 149엔 전반까지 급등하는 장면도 있었으나, 이제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33년만의 엔 약세도 시야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엔화 약세 행진은 이런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종결을 점치는 견해와 함께 양국 금리차에 대한 기대와는 별개로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당초, 연준의 금리 인상 종결 및 일본은행의 금융정책 정상화(금리 상승 유도 혹은 묵인) 단계에서는 미 일 간 금리차 축소에 따라 ‘엔 매입/달러 매도’ 로 전환되어야 하는 것이다. Goldman Sachs는 최근 발표한 2024년 외환 보고서에서 ‘일단, 향후 수 개월 간 엔 약세가 진행될 것’ 이라는 단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처럼, 미 장기금리는 최고 수준이던 5%에서 급락, 4.5% 전후까지 하락했고, 이에 따라, 4%까지 벌어졌던 미 일 간 금리차는 일시 3.7%까지 축소됐다. 게다가, 최근에는 엔화 약세의 한 요인이던 국제 유가 상승도 일단락되어 일본의 수입액 감소 방향으로 작용해서, 일본의 달러화 수요가 감소된 것이다. 이렇게 ‘엔고(高)/달러약(弱)’ 촉진 요인들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엔화 가치는 다시 하락했고, 대 달러화 환율은 150엔대 중반까지 상승하는 등, 엔화 약세 행진은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엔 Carry-Trade 증가도 한 원인이나, 금리차 이외에 자금 해외 유출 영향도 커”


한편, 최근의 엔 매도/달러화 매입 움직임의 배경으로, 국내외 금리차를 이용해서 저금리 엔화를 차입, 고금리 통화 달러화로 운용하는 투기 세력에 더해서 개인들이 FX 거래를 통해 금리차에 따른 이득을 노리는 거래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경우, 엔 차입 및 달러 운용 결정은 모두 단기 금리를 중심으로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일본의 단기 금리는 약간이나마 마이너스 영역에 있는 반면, 미국의 단기 금리는, 최근 상승세가 다소 진정되기는 했어도, 여전히 5% 전후에 머물고 있다. 따라서, 미 일 간 단기 금리 차이는 5%대로 여전히 높다. 

이 금리차가 엔 Carry Trade 이익의 원천이 된다. 예를 들어 1년 간 거래를 유지하는 경우, 엔화 환율이 향후 1년 간 횡보한다고 가정하면 쉽게 연 5%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바꾸어 말하자면, 엔화가 향후 1년 동안 144엔 전후까지 상승하지 않는다면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향후 엔 Carry-Trades 동향은, 미 장기금리가 정점을 지난 뒤에도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것인가에 달려있다. 

 

관건은 향후 미국 금리가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에 집중되나, 파월 의장은 조기에 금리를 인하하는 것에 부정적이어서 미 금리는 금리 인상이 종결된 이후로도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기서 가장 관심을 끄는 지수가 곧 발표될 10월 인플레 관련 지수이다. 시장은 인플레 상승세의 둔화를 점치고 있으나, 만일 이런 시장의 예상대로 나타난다면 미국 장기금리와의 연동성이 희박한 엔화 약세가 당분간 진행될 가능성도 큰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 관심의 초점은 일본 정부 및 일본은행의 시장 개입 가능성이다. 일본 재무부의 한 고위 관료는 지난 1일, 151엔70전까지 엔 약세가 진행되자 ‘stand-by’ 상태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를 감안하면 ‘152엔 전후’가 일본 정부의 개입 경계선이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이에 더해, 미국 국채 신용등급 전망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도 관심 대상이다. 만일 연방 정부 예산 불성립(不成立) 위기가 지속된다면 이는 분명히 엔화 강세/달러화 약세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다. 

 

Bloomberg 통신은 최근 들어 엔화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은 미 일 간 금리차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일본은행이 지난 10월 31일 종전의 국채 수익률 관리를 완화했으나,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고 있어, 엔화 가치 반등을 촉발하기를 기대하는 시장 거래자들을 실망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연준은 금리 인상이 종식됐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여전히 시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엔화의 대 달러화 환율의 변동성이 낮은 것을 배경으로 ‘Carry-trade’ 유인을 조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Nikkei는 엔화 약세가 그치지 않고 있어, 대 유럽 및 아시아 통화들을 상대로 한 엔화 Carry-trade가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엔화는 그다지 드러나지 않는 유로화(€), 싱가포르 달러화, 한국 원화 등과도 기록적인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의 심리를 억누르고 있던 미 연준 금리 인상 행진이 일단락되자, 저금리 통화 엔화로 차입해서, 고금리 통화로 운용하는 ‘엔 Carry Trade’거래가 확대되고 있어, 당분간은 엔화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구조적 요인으로 자금이 꾸준히 해외로 유출되는 ‘엔 약세’ 시대가 다가오는 중”    


한편, 최근 엔화가 수시로 150엔/1달러 수준을 넘나들고 있는 것은,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미 일 간 금리차 확대에 따라 투자 주체들이 달러화 표시 자산에 대한 투자 리스크를 감수하려는 유인들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 배경이다. 환율이 움직이는 두 가지 주요 요인 가운데, 우선 양국 간 금리차가 꼽힌다. 현 금융시장 상황에서 고금리 통화 달러화 매입, 마이너스 금리 통화 엔화 매도 움직임은 시장의 자연스러운 자금 이동으로 볼 수 있다. 2022년 10월에 32년만에 1달러당 150엔대를 기록한 뒤 줄곧 엔화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이상할 것이 없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와 함께 주목할 요인은 무역 및 기업의 해외 투자에 따른 자금 유출 요인이다. 일본 기업 등이 해외 투자 및 무역을 통해 얻는 해외 소득 획득자들이 해외에서 받은 자금을 엔화로 환전(換錢)해서 일본 국내로 들여오지 않고 있는 것이 큰 요인이다. 즉, 현 엔 약세 국면은 금리차에 따른 투자 자금 이동에 따른 단기적 엔화 약세뿐만 아니라, 항상적(恒常的)으로 자금이 해외로 나가는(해외 통화에 머물고 있는) 구조적인 엔화 약세 시대가 도래하는 증거로 볼 수도 있다. 

종전부터 수출 대국이던 일본은 대규모 무역 흑자 및 투자 수익을 해외에서 획득하고 있으나, 이에 따른 해외 소득을 엔화로 되돌리는 움직임은 엔화 약세를 상쇄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그러나, 최근 수 년 동안 엔화 시세 동향을 둘러싼 상황은 변하고 있다. 원유 가격 급등 등으로 수입 수요가 폭증해서 무역 흑자는 사라지고 이제는 무역 적자가 당연시되고 있다. 그럼에도, 기업들이 해외 투자 등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은 증가해 종합적으로 경상수지는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엔화 시세와 관련해서 미 일 간 금리차 이외에 또 하나 큰 문제는 해외 투자로 벌어들이는 수익금을 엔화로 환전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2022년도에, 경상수지에서 외화표시 자산 형태로 보유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재투자 수익 혹은 이자 및 배당금을 차감한 결과를 보면 자금의 대폭 해외 유출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금리차에 다른 자금 이동에 더해, 무역 및 투자에 관련한 자금 배치 측면에서도 달러화 등 외화 수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금리는 경기 상황에 따라 상하로 움직이는 것이므로, 결국 엔화 약세 압력 요인으로서는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역 및 투자에 따라 움직이는 자금은 일본보다 성장 기대가 높은 해외에 머무는(외국통화 표시 형태로 남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예를 들어, 일본 경제 성장 기대치보다 월등히 높은 기대치를 보이는 미국 달러화 표시 형태로 머물게 될 가능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역사적인 엔화 약세 시대에 명심해야 할 몇 가지 관점; ‘나쁜 엔화 약세’ 우려도”   

 

이런 가운데, 향후 엔화 약세 시대가 지속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명심할 3 가지 관점은; 첫째; 엔화 약세는 원래 문제인가? 하는 원초적 의문이다. 둘째; 향후의 엔화 시세는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 하는 전망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엔화 약세 상황에 일본 정부 및 일본은행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관점이다. 

우선, 엔화 약세는 일본이 해외 시장으로 수출하는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준다. 이런 관점서 엔화 약세가 기업들에 유익한 것이라는 인식이 통설이다. 그러나, 최근 엔화 약세 국면에서는 수출 물가가 대폭 상승하고 있음에도 수출은 늘지 않고 있는 부정적 측면이 현저한 ‘나쁜 엔 약세’ 국면이라는 지적이 많은 것이다. 

 

다음으로, 단기적으로는 금리차에 따라 움직이는 환율 동향이다. 지금 다수가 예상하는 대로, 미 연준이 2024년에 들어가 금리 ‘인하’로 전환하는 경우에는 현재의 엔화 약세 국면은 일단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장기적 엔화 시황에 영향을 미치는 무역 및 투자에 따른 엔화 매입 수요는 행후로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는 2011년 가을에 보였던 75엔/1달러대의 최고치를 기록했을 때처럼 극단적인 엔고 현상은 전망하기가 어려운 시점이다.

마지막으로, 향후 진행될 수 있는 엔화 약세 국면에 일본 정부 및 일본은행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한 전망이나, 이와 관련해서 지금 일본 정부 및 일본은행이 경계하는 것은 정부의 경제정책, 기업들 경영 전략, 소비자 행동에 대한 전제가 크게 무너지는 급격한 엔화 가치 변동이다. 일본 정부는 급격한 변동을 방지하기 위해 환율 변동 방향에 반대되는 매매 개입을 행할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지금처럼 엔화 약세 국면에서 경제 실태와 괴리(乖離)되어 엔화 매도가 가속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일본 당국은 엔화 매입 개입으로 나설 것이다. 

 

결국, Nikkei가 예상하는 것처럼, 현 상황에서, 비록 미 연준이 금리 인상을 멈추고 시장 금리가 점진적으로 하락해서 미 일 간 금리차가 서서히 축소된다고 해도, 유로화, 아시아 통화 등에 대한 엔 Carry Trade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 등, ‘드러나지 않은 엔화 약세’ 요인을 감안하면, 생각처럼 엔화 강세가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Nikkei는 당분간, 역사적 엔화 약세 국면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당분간 일본에, 자국 통화 약세가 수출 증대를 촉진한다는 일반적 통념과 달리, 엔화 약세 행진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좀처럼 늘지 않는 ‘나쁜 엔화 약세’ 가 당분간 이어지는 것이 아닌지 하는 우려가 커진다.  

<ifsPOST> ​ 

1
  • 기사입력 2023년11월14일 11시48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