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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초점> 美 연준, 정책금리 0.25% 인상, 인상 행진 중단 가능성 시사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3년05월04일 16시55분
  • 최종수정 2023년05월09일 10시35분

작성자

  • 박상기
  • 국가미래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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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연준 FOMC, 시장 기대에 부합한 소폭 인상, ‘금리 인상 중단 가능성’ 시사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융정책(금리) 결정 기구인 공개시장위원회(FOMC)는 3일, 금융 정책 기준금리인 Fed Fund 금리 유도 목표를 0.25% 인상할 것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최근, 종전의 급격한 금리 인상 여파로 지방은행들이 잇따라 파탄하고 금융 시스템 불안이 고조되는 가운데 연준이 고심 끝에 인플레이션 억제를 우선하는 자세를 다시 한번 확인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일정 범위로 표현되는 연준의 정책금리 수준은 5.0%~5.25%가 됐고, 이는 약 16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것이다. 또한, 2008년 리먼(Lehman) 사태 발생 이전 금리 인상 수준에 도달한 것이다. 2022년 3월 회의를 기점으로 연준이 ‘제로 금리’ 정책 노선을 반전한 이후 10 회 연속 정책금리를 인상한 것이고, 이는 1980년대 이후 최고로 빠른 금리 인상 속도를 기록한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연준이 모든 사람들이 기대하던 것을 결정했다고 평했다. 동시에, 연준은 이번 인상 결정이 1980년대 이후 가장 공격적인 긴축(금리 인상) 노선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관측했다. 아울러, 이번 결정은 연준이 이제 한발 물러서서 사태를 관망할 시기에 당도한 것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WSJ는 이번 5월 FOMC가 ‘소폭 금리 인상’을 결정한 것과 관련, 종전에 ‘금리 인상 지속’ 가능성을 시사했던 표현을 삭제했음을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전회 성명에서 ‘추가 금리 인상을 기대한다’는 문구를 썼던 것에 비하면, 이번에 그 표현을 쓰지 않은 것은‘의미 있는 변화(meaningful change)라고 말했다. 아울러, ‘시중에서는 금리 인상 중단 가능성을 기대하나 이번 회의는 그런 얘기를 많이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마 우리는 지금 그런 상황에 접근하고 있을 수도 있을 것(We feel like we’re getting closer or maybe even there)” 이라고 언급했다. 

 

동시에 발표된 FOMC 성명문에서는 “향후 추가적인 정책이 얼마나 필요할지 결정할 때는 지금까지 취해 온 금융 긴축 정책의 누적 효과 및 경제, 물가에 시차(時差)를 두고 미칠 영향을 고려할 것” 이라고 명기했다. 이것 역시 “추가 정책 조치가 적절하다”고 했던 전회 성명문의 표현을 수정한 것으로,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 인상 행진을 중지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연준은 2022년 3월 ‘제로 금리’ 수준에서 불과 1년 동안 누적 5%P나 인상, 16년래 최고 수준이 됐다. 시장은 25bp 인상 소식에 실망스럽게 반응했다. DOW 제조업 지수는 0.8%(270P) 하락했고, 10년 물 국채 수익률은 전일 3.438%에서 3.401%로 하락(채권가격 상승)했다. 금리 선물(先物) 시장에서는 3일 아침 거래에서 이번에도 FOMC가 금리 인상을 계속할 것으로 보는 판단이 90% 정도 반영되기도 했다. 국채 등 보유 자산을 압축하는 양적긴축(QT)은 유지했다.   

 

파월 의장, 최근 First Republic 은행 파탄 불구, ‘은행 시스템은 강인하다’ 강조 

 

이번 FOMC는 지난 3월 일어난 SVB 파탄에 발단되어 연달아 발생한 지방은행 파탄 사태, 특히 최근의 First Republic 은행 파탄으로 시장에 동요가 일고 있는 가운데 열리는 것이어서 이에 대한 연준의 인식 방향을 두고 주목을 받아왔다. 

 

파월(Jerome Powell) 의장은 이날 회의 종료 후 가진 기자회견 모두(冒頭)에 최근의 은행 파탄 사태에 대해 언급하고 “미국의 은행 시스템은 건전하고 강인하다” 고 강조해 전회 회견에서 했던 발언을 반복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은행 예금 유출이 안정되고 있다고 강조했으나, 시장 불안은 불식되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다음 지방은행 파탄을 경계하며 이들 주식이 하락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금융 시스템 안정을 위한 정책 대응과 물가 억제를 위한 금융 정책을 분리해서 대응하려는 의도를 시사해 주목을 받았다. 연준은 금융 시스템 불안에 대한 대응책으로 지난 3월 SVB 파탄 당시 은행들에 새로운 ‘긴급 융자’ 라인을 제공해 ‘최후의 대출자’ 역할을 강화하는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의회에서 정부 채무 상한 인상 문제가 난항을 겪고 있는 것에도 경종을 울려”    

 

파월 의장은 지금 시장을 흔들고 있는 또 하나의 주요 이슈로, 미 의회에서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정부 채무 상한 인상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의회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전대미문의 사태가 발생하게 될 것” 이라고 언급, 경종을 울렸다. 한편, 바이든 정권과 현재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정부의 채무 상한 인상 문제를 두고 금년 초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한 이후 줄곧 대치 상황을 이어오고 있다. 만일, 채무 상한 인상 협상이 기한 내에 타결되지 못할 경우, 6월 1일 부로 미 연방 정부 채권(債券)은 ‘채무불이행(default)’ 상태에 빠지게 된다. 

 

“금리 인상은 물가상승률이 아직 목표에 미달한 때문, 향후 면밀히 관찰할 것”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도, 연준이 금리 인상 페이스를 이어가는 것은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아직도 연준의 물가 상승 억제 목표로 하고 있는 ‘2% 전후’ 수준을 대폭 상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연준이 정책 수립에 중시하는 지표로 알려지고 있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수는, 에너지 및 식품 항목을 제외한 지표를 기준으로 지난 3월에도 전년동월 대비 4.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英 The Financial Times는 이번 소폭 금리 인상 결정에 대해, 연준 관리들이 현재 진행 중인 은행 시스템 신뢰 불안에 연유한 잠재적인 신용 위축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수준이 아직도 강력하게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고 단지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는 현 상황 간에 균형을 취하기 위해 고심한 결과라고 관측했다. 파월 의장은 이번 인상 뒤의 5.0%~5.25% 금리 수준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는 데 충분한 수준인가에 대한 질문에 ‘정책은 어려운 상황(Policy is tight)’ 이라고 응답했다. 

 

또한, 파월 의장은 ‘현 금리 수준이 충분히 ‘긴축’ 수준에 도달한 것인가?’ 라는 질문에 ‘현재 신중하게 관찰하는 중‘이라고 언급하는 데 그쳐, 명확한 언급을 회피했다. 관측자들은 파월 의장이 다음 6월 FOMC에서도 추가 금리 인상 카드를 선택지(肢) 가운데 하나로 남겨 두고 싶다는 의향을 내비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Fed Funds 금리가 5%대로 뛰어오르고, 여기에 금융 시장에서 신용 위축이 가중되고, 게다가 연준의 보유 자산 감축을 통한 ‘양적 긴축’이 계속된다면 그런(인플레이션 통제가 가능한) 수준에서 그리 멀지 않을 수도 있을 것(You feel like we may not be far off or possibly at that level)’ 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실업자 1명 당 1.6건의 구인 수가 있는 고용 시장의 인력 부족 상황을 강조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은 정도 진정되는 것으로 보이나, 여전히 강력한 상황” 임을 강조해 아직도 물가 상승률이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상황을 경계했다.   

 

특히,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지한 뒤에도 조기에 금리 인하로 전환하는 것은 피할 것이라는 의중을 시사해서, 앞으로도 금융 긴축 상황을 오래 유지할 것이라는 의도를 거듭 강조했다. 이는 금융선물 시장에서 2023년 후반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강력하게 견제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 시장에서는 이어지는 금융 불안 여파로 은행들의 융자 자세가 보다 엄격하게 되면, 이에 따라 경기 등 실물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다란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파월 의장은 ‘정확하게 말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 이라고 언급하는 데 그쳐 명확한 판단을 내보이지 않았다. 高인플레이션과 금융 불안이라는 역풍이 동시에 불어 닥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이를 타개하기 위한 전망이 밝지 않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미국 금융 시장 상황은 짙은 안개가 걷히지 않고 있는 어두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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