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두의 1년 후

현실성과 비전이 있는 에너지기본계획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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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3년11월19일 20시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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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가 주도하는 실무그룹에서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에 따라 20년을 계획기간으로 하는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에 대한 밑그림을 작성하였다.
첫째, 공급중심에서 수요관리 중심으로 에너지 정책의 패러다임이 전환되면서 수요감축을 유도하기 위해 전기요금의 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불편한 예측이다.
둘째, 대규모 발전단지 중심의 정책에서 현재의 5%에 불과한 자가발전 등 분산형 전원을 2035년까지 15%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바로 우리 주변에 소형 발전소들이 들어선다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 원자력 발전의 비중을 2035년 기준 22-29%로 변경하도록 권고하여 전원믹스에서 사실상 원전의 비중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넷째, 해외자원개발에서 공기업은 리스크가 큰 탐사 분야에 집중하고 시장성이 인정되는 분야에는 민간기업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역할을 재정립하겠다는 것이다
.
그런데, 이번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의 현실성과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다음 몇 가지에 대한 깊은 고려가 요구된다. 우선,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인해 원자력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국제적으로 심각하게 대두되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원자력에 대한 국민적 수용성 여부를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재검토해야 한다. 수시로 발생하는 원자력 관련 비리와 발전정지의 소식을 접하고 있는 국민들로서는 예전처럼 원자력을 신뢰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2011년 9월 15일 발생한 전국적인 순환정전의 원인이 깊이 논의되고 대안이 제시되어야 한다. 수요관리 중심으로의 정책 전환이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전력 과소비가 순환정전의 주된 원인이라는 사실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 오히려 전력수요증가에 따라 적기에 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하지 못해서 발생한 공급측면에도 큰 잘못이 있었음을 먼저 겸허하게 인정해야 한다. 또한, 시장기능의 회복과 공기업 부채문제의 해결을 위해 전기요금의 정상화가 불가피하더라도 이로 인해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될 산업계의 목소리도 청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해외자원개발에서 공기업은 위험이 큰 탐사위주의 자원개발을 민간은 시장성이 큰 분야의 진출로 재편한다고 하는데, 위험이 큰 탐사에는 더 많은 자금이 투자되어야 하는데 부채문제가 심각하고 아직 충분한 탐사능력을 갖추지 못한 에너지 공기업의 현실에 비추어 가능한 계획인지, 수직계열화와 장기의 대규모 투자가 요구되는 에너지 산업에서 탐사와 생산 등을 구분하여 진출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도 의문이다. 오히려 해외자원개발을 주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운영능력이 있는 주체를 육성할 필요성이 있음을 지적하고 싶다.

원자력의 신뢰성·석탄의 환경문제·신재생에너지의 한계 등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인식하면서, 우리의 경제구조·환경·그리고 에너지 시장의 Mega-Trend 등이 반영된 현실성 있고 안정적인 에너지기본계획이 수립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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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3년11월19일 20시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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