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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전환 우리은행, 7조원으로 M&A 시장 파란 일으키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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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8년05월22일 11시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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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여력 늘어나 증권·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 적극 인수 전망


 우리은행이 금융지주사 전환을 선언함에 따라 금융업계에 우리은행발 인수·합병(M&A)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은행이 지주사가 되면 동원할 수 있는 '실탄'이 많아질 뿐 아니라 비(非) 은행 부문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은행에서 지주사로 전환하게 되면 출자 여력이 7천억원에서 7조원으로 10배로 급증한다.

우리은행은 은행법상 출자 한도가 자기자본의 20%인 4조원이지만 기존 출자금을 제외하면 출자 여력이 7천억원에 불과하다.

지주사로 전환하면 이런 출자제한으로부터 자유롭게 된다. 단, 이중 레버리지 비율(double leverage)이라는 간접 규제를 받는다.

이중 레버리지 비율이란 자회사에 출자한 금액을 금융지주사의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이중 레버리지 비율이 금융당국의 권고기준인 130%를 초과하면 경영실태평가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단순 계산으로 나올 수 있는 출자 여력이 7조원이라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이미 지주사로 전환하고서 진출할 업종으로 증권, 자산운용, 부동산신탁을 거론했다.

증권업 진출은 두 가지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는 자회사인 우리종합금융을 증권사로 전환하는 방안이다. 우리은행은 우리종금의 증권사 전환을 꾸준히 검토하고 있다. 이 방식으로는 돈을 들이지 않고 금융투자업 라이선스를 얻을 수 있다.

우리종금이 과거 외환·장외파생 관련 업무를 해오다가 금융당국에 업무 신고를 하지 않아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게 된 점은 걸림돌이다.

또 종금사가 증권사로 전환된 사례가 없어 금융당국이 이를 승인해 줄지도 미지수다.

우리은행으로서는 국내 유일한 종합금융회사를 포기해야 하는 단점도 있다.

우리종금을 그대로 놔둔다면 기존 증권사를 사들이는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는 삼성증권[016360]이 M&A 대상이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2015년 11월 삼성과 롯데그룹 간 화학계열사 '빅딜'이 진행될 때 삼성증권도 매각 검토 대상이라는 소문이 돈 적이 있어서다.

삼성증권은 업계 3∼4위권으로 우리은행이 눈독을 들일만한 회사다. 삼성생명[032830] 등이 보유한 지분 29.74%를 사들이면 된다. 현 주가를 고려하면 1조원 남짓의 비용이 들 것으로 보인다.

자산운용업은 대형 자산운용사보다는 중소형사가 M&A 대상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미래에셋·한국투자밸류·KB·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 대형사는 모회사·모그룹이 매물로 내놓을 가능성이 희박해서다.

부동산신탁은 기존 회사를 인수하거나 신규로 설립할 수 있다. 마침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최근 10년간 신규 진입이 없어 기존 금융회사의 이익이 과도하게 보호됐다"며 신규 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부동산신탁회사는 11개사로, 금융지주 가운데 KB금융[105560]과 하나금융만 부동산신탁을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아주캐피탈[033660]이 우리은행의 인수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은 사모펀드(PEF)인 웰투시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아주캐피탈의 지분 일부를 간접 보유하고 있다.

웰투시가 아주캐피탈 지분 74.03%를 3천100억원에 인수할 때 우리은행은 웰투시에 1천억원을 출자했다.

나머지 금액은 키움증권[039490], 한국투자증권, 신영증권[001720], IBK캐피탈 등이 댔다. 내년 7월 펀드 만기 때 이들이 보유한 지분에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우리은행이 청구권을 행사하면 아주캐피탈 지분 74.03%를 온전히 가져올 수 있다.

아주캐피탈은 현재 상황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한때 현대캐피탈 다음의 2위권 업체였다.

또 아주저축은행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어 아주캐피탈을 인수하게 되면 캐피탈과 저축은행 두 업권을 자회사로 둘 수 있게 된다.

보험업은 우리은행으로서는 후순위로 밀릴 것으로 전망된다.

중견 규모의 보험회사를 인수하는 데 자금이 많이 들 뿐 아니라 보험업종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확충이라는 과제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우선 작은 규모의 자회사 인수를 검토할 예정"이라며 "대형매물의 경우 주주와 협의하고 시장 상황을 고려해 차츰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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