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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남은 반도체마저도 암울한 그늘이 드리워지고 있는 가운데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3월에 96.1로 반등했다고 4월에는 94.6으로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BSI는 기업 활동이나 경기 동향 등에 대한 기업가들의 판단과 예측을 지표로 만든 것으로, 100보다 높으면 향후경기를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지난달 27일 한국경제연구원의 BSI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내수(100.2)를 제외한 수출(99.6), 투자(97.4), 자금(97.4), 고용(94.6), 채산성(97.8) 등 대부분 부문에서 기준선 이하를 기록했다. 특히 전자 및 통신장비 제조업의 수출전망은 81.5로 3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게다가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 경제의 둔화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 12월 -1.7%에서 지난 1월 -6.2%로, 2월엔 -11.4%, 3월에는 -8.2%를 기록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4월부터 회복추세를 보일 것이라 예상하고 있지만 이 또한 예상대로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이는 반도체의 수퍼 사이클이 침체기로 접어들었고 제조업과 건설업 등 산업 경기 악화가 투자와 고용 지표에도 반영되어 전반적인 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목해야할 부문은 한 때 성장엔진이라고 일컬어졌던 LCD디스플레이와 조선산업에서의 특허 출원량이 각각 2011년과 2012년을 기점으로 중국에 역전당해, 그로부터 7년 후 세계 시장에서의 점유율 역시도 중국에게 추월당했다는 점이다.

 

심각한 것은 위와 유사한 상황이 미래 먹거리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에서도 감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OLED 분야에서 2017년 특허 출원량에서 중국에게 따라잡혔다. '특허 출원량 7년의 법칙'에 통용되는 만큼 OLED 시장 또한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글로벌시장조사기관 HIS는 중국의 OLED 생산능력이 2022년 전후로 한국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미래 먹거리 산업에 대한 연구 개발이 중국과 같은 경쟁국에 비해 뒤쳐지는 현상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과 정부가 이러한 변화된 글로벌 경영환경을 제대로 지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더욱 염려스럽다.

 

일례로 애플은 20014년 마이크로LED 분야의 핵심 특허를 보유한 스타트업 럭스뷰를 인수하면서 단숨에 관련 특허 보유에서 1위로 올라섰다. 페이스북 역시 2014년 가상현실(VR) 기술회사 오큘러스VR을 인수한 뒤 영국의 엠엘이디와 아일랜드의 인피니엘이디를 인수하면서 특허의 수를 증가시키고 있다. 이처럼 해외 경쟁국들은 미래먹거리 산업의 주도권을 잡기위해 다양한 형태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미래산업 육성을 위한 청사진이 보이지 않는다.

 

강세를 보이던 자동차 시장조차도 전기차를 앞세운 중국의 공세가 거세다.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국내 전기버스 시장 점유율을 40%에 육박하고 있으며, 비야디(BYD)는 제주도, 중퉁(中通)자동차는 경기도, 그리고 하이거(Higer)는 서울과 경남 지역의 지자체를 전략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중국산 전기버스는 국내 차량과 비교해 최대 1억 원까지 저렴한 상황에서 지자체가 국산이라는 이유는 국내브랜드를 고집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변화해 가고 있다. 최근 현대자동차의 2018년 국내사업부분 적자는 가히 충격적이다. 또한 중국 자동차 부품업체인 쑹궈(松果)모터스는 국내중견기업인 SNK모터스와 합작으로 2021년까지 새만금 임대산업단지에 연간 10만대의 전기차 생산공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전기스쿠터 시장까지도 중국산이 국내로 진출하고 있다. 중국 브랜드는 ‘니우(NIU) 테크놀로지스’는 중국 장쑤성에서 2014년 설립되어 2018년 상반기까지 전 세계 시장에서 43만 대를 판매한 전기스쿠터를 판매한 스타트업 기업이다. 니우는 올해 한국 시장에서 5000대의 전기스쿠터를 판매를 목표로 세우고 있다. 니우의 전기이륜차는 환경부의 보급 대상으로 선정되어 대당 230만 원의 정부보조금을 받아 370만 원대의 모델을 140만 원에 판매할 수 있게 되어 국내 전기스쿠터보다 최대 10% 저렴하다.

 

인공지능(AI)의 기초가 되는 소프트웨어 분야의 국제경쟁력은 표현하기 부끄러울 정도이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에 따르면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점유율은 2%에 불과하다. 소프트웨어 인력의 경우 중국이 연간 74만 명을 배출하는 동안, 한국은 1만3000명에 그치고 있다. 게다가, 인공지능의 발전을 막는 규제도 심각하다. 구글과 페이스북·IBM 등 글로벌 기업들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 서비스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지만, 우리의 국회는 ‘빅데이터 경제 3법’으로 불리는 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등의 개정안이 발의된 뒤 ‘개인정보보호’란 장애물에 막혀 답보상태다. 이대로라면 과거IT 강국이라는 타이틀은 영광으로만 남고 더 이상 국가의 성장엔진으로 자리매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LED, 조선, 전기자동차, 인공지능 등 미래 먹거리라고 했던 산업에 있어 우리가 井底之蛙로 머물려 있는 동안 글로벌 경영환경은 급변하였다.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더 이상 잃어버릴 시간도 없다. 정부의 정책과 산학연의 긴밀한 유대관계를 통해 경제활동의 주체,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확실한 청사진을 세워 앞만보고 달려야 할 때이다. 이미 우리 경제는 가마솥 안의 개구리처럼 반쯤 삶아진 상태이다. 지금은 물이 끓어올라 익사를 기다릴 때가 아니라 가마솥에서 탈출해야 할 위기의 순간이다. <ifs POST 서강대 경영학부 이상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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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4-02 17:05:00 최종수정 2019-04-03 00: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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