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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새해 금융정책을 조망해본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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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6년01월07일 19시03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6일 17시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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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병신년 새해 금융정책을 조망해본다.

 

병신년(丙申年) 새해가 밝았다. 언제나 그러하듯 새해가 되면 뭔가 잘 될 것 같은 희망을 가져본다. 그러다 연말에 가면 가슴 뿌듯함보다 아쉬움을 남기고 마감하지만, 그래도 금년만큼은 예년과 다르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 그런 희망이 더 간절한 것은 우리 앞에 놓인 과제들이 녹녹치 않게 보이기 때문에 역설적인 생각을 ​해보고 싶은지 모른다.

특히 금융 산업에서 뭔가 새로운 희망을 찾고​ 싶다. 왜냐하면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3포 세대니, 5포 세대니 하는 고통을 겪는 젊은이들이 주변에 너무 많기 때문이다. 제조업의 특성상 자동화와 IT기술의 발달로 고용 없는 성장이 보편화 된 상황에서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다운 일자리는 금융, 관광, 의료, 교육 등 서비스산업에 찾아야 한다. 특히 금융은 우리가 하기에 따라 수많은 고급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금융 산업, ‘국부 창출의 원천’이란 인식 대전환을

 

한 나라 경제에서 금융이 차지하는 역할은 우리 몸의 피와 같다. 피가 정상적으로 순환이 되지 않으면 고혈압, 고지혈증에 걸려 건강이 나빠지듯, 경제에서 금융이 제 역할을 못하면 실물경제의 정상적인 성장 발전이 어려워지기 때문에라도 금융의 순기능이 작동되도록 금융정책을 펼쳐야 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아직도 우리 정치지도자들은 금융을 한낱 제조업 성장에 자금이나 제공하는 보조수단 정도로 생각하고 산업발전의 도구로 활용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비스 산업을 하나의 산업으로 보지 않고, 공짜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은행의 주 수입원은 예대 마진과 수수료이다. 은행의 이익이 좀 많아지면 정치권은 예대 마진을 낮추고 수수료를 인하하라고 압력을 행사한다. 카드회사의 주 수입원은 수수료인데 카드사가 이익을 낸다고 정부와 정치권이 합심하여 카드 수수료를 강제로 인하시킨다.

그런 상황에서 금융이 발전할 수 없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없다. 궁극적으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국민들을 위한다는 정치인들의 행위가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역설적인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 카드 수수료 인하 이후 카드 소지자들에게 돌아갔던 각종 혜택이 하나 둘씩 사라지고 있는데서 그 실상을 읽을 수 있다.

    

새해에는 정부나 정치권이 금융을 국부(國富)를 주도적으로 창출하는 전략산업으로 인식하는 일대 인식의 전환이 뒷받침 되는 정책이 나왔으면 한다. 금융이 정상적인 산업으로 제대로 이익을 창출해야 고용이 늘어나고 법인세 납부도 늘어나 국가에 순기능을 발휘한다. 최근 정부의 세수 적자가 매년 10조 이상 발생하고 있다. 그 중 상당 부분이 금융권의 이익 감소에서 기인한다. 차라리 제대로 된 산업으로 인식하여 금융권이 적당한 이익을 실현하게 하여 법인세를 납부하게 함으로서, 그 돈으로 영세민을 도와주고 복지 재원으로 활용한다면 산업도 살고 정부가 추구하는 목적도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병신년 새해는 제발 정부나 정치권이 더 이상 금융 가격 결정에 개입하지 않은 원년이 되었으면 한다.

 

금융은 사람이 전부다

 

금융은 사람이 전부이다. 전문가집단이 모여야 하고 그들에게 창의와 자율이 주어질 때 산업의 특성을 발휘한다. 그러나 오늘도 정치권의 줄을 대고 금융과 전혀 관계도 없는 사람들이 금융회사 CEO나 감사 등 요직으로 내려오고 있다. 이 유혹을 떨쳐 버리지 못하면 한국 금융은 영원히 선진국이 될 수 없다. 차라리 선거 때 은혜를 입어 봐주어야 할 사람들이 있다면 금융회사로부터 일정 기금을 마련하여 그들에게 일정한 생활비를 주어 편하게 살게 하고 금융회사에 보내지 않는 것이 금융이 살고 경제가 활성화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비전문 정치인들의 금융권 진입은 그들에게 직접 지불하는 비용 뿐 아니라 회사의 발전을 저해하는 보이지 않는 비용이 더 크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병신년 새해는 정치권의 금융회사 인사를 원천적으로 막는 원년이 되었으면 한다.

 

2016년과 2017년은 정치의 계절이다. 정치금융이 활개치고 우리 금융을 멍들게 할 가능성이 농후한 계절이 오고 있다. 우리 금융이 정치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면 결코 선진 금융으로 발전할 수 없다. 지난 몇 년 동안 불황으로 인하여 부실기업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기업의 생존가능성을 판단하는 최소한의 지표에 이자보상비율이라는 것이 있다. 기업의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지불할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 측정하는 지표이다. 최소한 100% 이상이 되어야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값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사실 100%만으로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기 어렵다. 하여튼 100%가 되지 못한 기업이 상장기업 중에서도 거의 30%가 넘는다는 것이 일반적 분석이다. 이들 기업들에 대출해준 금융회사가 주도적으로 이들 기업을 빨리 구조조정 하여야 이곳에 묶인 인력과 자금이 성장성 있는 기업으로 환류 되어야 사회가 역동성을 찾을 수 있다. 정부는 실업률이 두려워, 정치인들은 자기 지역구에 있는 회사일 경우, 또는 자기 친인척 관계에 있는 회사의 경우 구조조정이 되지 않도록 각종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생존할수록 우리사회는 활력을 읽고 사회적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만다.

 

노동개혁 막고 있는 ‘정치금융’ 청산 원년 돼야

 

기업의 구조조정에 반드시 수반되는 것이 노동 문제이다. 정치권이 표를 의식하여 노동개혁에 미온적인 것 같다. 이런 현상을 보면 정치인들이 참 어리석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정부가 발표한 통계수치에 의하면 2014년 말 기준 우리나라 임금근로자 수는 1931만 명으로 노조가입률은 10.3%인 199만 명에 불과하다. 특히 민주노총 가입자는 전체 근로자의 3,3%인 64만 명에 불과하다. 비정규직 근로자 수가 627만 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32%에 이른다. 만약 정치인들이 표를 의식하여 노조단체에 끌려 다닌다면 참 어리석기 짝이 없다는 계산이다. 한 달에 150여 만 원 받고 기본 생계비도 마련하지 못하는 비정규직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노동 개혁에 미온적인 정치인들을 다음 선거에서는 반드시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모두 투표에 참여하여 심판하여야 한다.

 

기업은 생물체와 같다. 경기가 좋으면 고용도 늘리고 시설도 확장하다가 경기가 어려워지면 시설도 줄이고 고용도 축소하여야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런데 기존 노조는 고용 축소를 반대하고 있으니 기업들이 비정규직에 의존도를 높일 수밖에 없다. 이는 결과적으로 우리사회의 양극화 현상을 심화시켜 사회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기업에 지나친 인건비 부담이 현실화 하지 않도록 인건비 수준을 탄력적으로 적용하던지, 일시적으로 고용을 축할 수 있도록 노동개혁이 이루어져야 우리 경제가 회생할 수 을 것이다. 이를 막는 것이 광의의 정치금융이다. 정치금융이 사라지지 않는 한 우리 금융의 선진화는 불가능하다. 병신년 새해는 이 땅에 정치금융이 사라지는 원년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2017년 대선 때 가계부채 발 금융위기를 예측하는 사람들이 많다. 1,200조 원에 육박한 가계부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가구 소득이나 자산이 늘어나야 궁극적으로 해결될 문제다. 그러나 늘어나고 있는 비정규직을 보면 소득이 늘어나 가계부채를 해결할 방법은 쉽게 강구되지 않는다. 여기에 미국 발 금리 인상 바람이 우리에게 현실화 될 경우 가계부채 문제는 더욱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것이다. 부동산을 띄워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구시대적 정책을 집행했던 최 경환 경제팀이 저질러 놓은 업보이다. 중앙은행이 지혜를 모아 탄력적이고 신축적으로 통화정책을 수립하여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금융 중심 도시 서울’ 청사진 다시 그려볼 때

 

이제 박근혜정부 임기가 2년 정도 밖에 남지 않아 금융개혁을 과감하게 할 수 있는 동력은 없지만 정권은 유한하나 국가는 무한하기 때문에 국가경쟁력의 근간을 다진다는 소명감에서 한국 금융의 틀을 새로 짜는 작업이 시작되었으면 한다. 제조업의 경쟁력은 날로 떨어지는데 앞으로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 동북아에서 우리가 주도권을 갖고 치고 나갈 산업이 무엇일까. 필자는 금융이 그 중 하나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역량을 집중하여 서울을 경쟁력 있는 금융 중심 도시로 만들겠다는 큰 청사진을 다시 한번 그려볼 것을 권장한다. 때는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우리 스스로 개척하고 우리 것으로 만들려는 노력이 절실한 병신년 한 해인 것 같다.

새해 병신년에는 신뢰, 정직, 책임감이 가득하고, 소통이 일상화 되어 국민이 주인으로 살맛나게 살아보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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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16년02월26일 17시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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