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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발표) 한국 금융산업의 국제 경쟁력 현황 및 제고 방안 - 은행산업을 중심으로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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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6년04월09일 21시42분
  • 최종수정 2016년04월09일 21시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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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에 대한 신뢰 제고가 최우선 과제 약탈적 이미지 탈피

    생산성 증대 및 리스크 관리능력 제고가 관건

    지배구조 개선 및 해외 영업 비중 확대 절실

정보인프라 강화, 규제의 예측가능성·투명성 높여야 

 

 1. 금융업(서비스산업)의 국제경쟁력을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정형화된 제품을 판매하는 것도 아니며, 선진국의 대형 금융회사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내수영업에 치중하기 때문이다. 서비스의 우열을 객관적으로 측정하거나 국가 간에 비교하기도 어렵다. 

     또한 금융의 국제경쟁력을 ‘국내 금융회사가 다른 나라 금융회사 대비 얼마나 경쟁력이 있나’에 초점을 맞출 수도 있고(금융회사의 경쟁력), ‘국내 금융시장이 본연의 기능을 얼마나 잘 수행하고 있나’에 맞출 수도 있다(금융시장의 경쟁력). 

     후자의 경우, 자금중개, 위험회피수단의 제공, 미래를 위한 경제주체의 재산 증식, 양질의 일자리 창출,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포용성(financial inclusion), 금융서비스에 대한 만족도 등의 관점에서 접근할 수도 있을 것이다. 

 

2. 국제경쟁력을 판단할 때, 금융업이 갖는 태생적 한계도 감안해야 한다. 국가신인도, 언어 및 문화적 장벽, 금융업에 대한 국민의 인식도 금융의 국제경쟁력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는 금융회사의 경쟁력에 초점을 둔다. 즉, 금융업의 국제경쟁력을‘해외에서도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으로 설정하고 우리나라 금융회사들이 이러한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지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3. 우선 국내 금융회사의 국제경쟁력을 판별하기 위해 국내 은행그룹의 규모, 수익성, 수익구조 측면을 글로벌 은행그룹들과 비교해 보면, 아직도 상당한 열세에 있음을 알 수 있다. 2014년말 기준 국내 3대 은행지주회사(신한, KB, 하나)의 경우 규모(기본자본 기준)가 최상위권 은행그룹 대비 10분의 1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최상위권과의 격차는 최근 다시 확대되고 있다. 참고로 글로벌 최상위 3개 은행그룹의 평균 기본자본과 국내 3대 은행지주회사 평균 기본자본의 격차가 2008년 말(11.3배)을 정점으로 다소 축소되었으나, 2012년(8.6배) 이후 다시 격차가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2014년 말 10.8배)

    수익성의 경우 저금리의 영향이 크다고는 하나 심각할 정도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데, 문제는 선진국 은행들은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선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2015년 상반기 중 미국 상업은행의 평균 ROA, ROE는 1.05%, 9.39%인 반면, 국내은행의 2015년중 평균 ROA, ROE는 각각 0.16%, 2.14%를 기록하였다.

 

4. 우리나라의 경우 수익원이 다변화되어 있지 못하니 저금리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고 있는 셈이다. 수익성 하락과 수익구조의 취약성은 비단 은행산업만의 문제는 아닌데, 이러한 약점을 개선하지 않고는 국내 금융산업이 국제경쟁력을 갖기란 매우 어렵다고 본다.

    즉,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국내 금융회사들은 체력(자본력)이 부족하여 해외에서 좋은 사업기회가 있어도 진출하기가 어렵고, 좋은 사업기회에 투자할 수 없으니 수익성을 제고하거나 수익원을 다변화하기도 어려운 현실에 직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핵심과제 몇 가지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① 첫째, 금융에 대한 신뢰를 제고하는 일이 국제경쟁력 강화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금융회사가 고객에 대해 ‘약탈적’이라든지, 틈만 있으면 속이려든다는 이미지를 갖는 한 국내 금융회사들이 내실 있는 성장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국내 금융시장에서의 성장기반이 취약하다면 금융의 국제화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 특히 보험산업의 경우 소비자의 신뢰도가 매우 낮기 때문에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한 노력이 더욱 절실하다. 아울러, 금융의 국제경쟁력을 제고하려고 한다면 금융업을 하나의 ‘산업’으로 인식하는 접근도 필요하다. 즉 단순히 실물경제를 보조하는 차원을 넘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전략산업으로 금융업을 인식할 때, 내부에서 혁신유인이 고양되고 금융업은 역동성을 회복할 것이다. ‘금융에 대한 신뢰 제고’를 중요한 정책 어젠더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② 둘째, 미국・유럽・일본・중국 등 글로벌 주요 통화를 사용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계 금융회사가 국제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방법은 결국 생산성(효율성)을 증대시키고 리스크 관리능력을 제고하는 길 밖에는 없다. 조달비용에 있어 격차를 생산성 향상으로 보전하고,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높은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보다 정교하게 평가하고 리스크 헤지하는 방안을 모색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방안이다.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금융권에 성과 중심의 기업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사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③ 셋째, 시장규율(market discipline)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지배구조 개선에 보다 노력해야 한다. 현재 일부 은행 및 은행지주회사의 경우 주가순자산배율(PBR)이 0.3배까지 하락한 상태인데, 이는 은행업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매우 부정적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데도 여전히 자금운용 및 사업방식에는 변화가 별로 없다. 과도한 위험추구행위도 문제이지만 과도한 위험회피성향도 기업의 수익성을 떨어뜨리고 모험자본의 형성을 위축시켜 실물경제 활성화에 저해요인이 된다. 기업의 주인이 권한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다면 이런 상황이 지속될 수는 없을 것이다.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함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④ 넷째, 해외시장 개척에 있어서는 정부 및 감독당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그 동안 정부와 감독당국은 국제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금융그룹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여 금융의 대형화・겸업화 정책을 추진해 왔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신시장을 개척하지 못하는 대형 금융회사 간 합병은 그 의미가 크게 퇴색된다. 대형 금융회사들의 경우 이사회를 중심으로 해외 영업 비중을 확대하기 위한 중장기 플랜을 수립하고 지속적으로 집행해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정부, 정책금융기관, 금융회사, 기업 간 상호연계성을 강화하여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

 

⑤ 다음으로,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정보인프라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금융서비스가 출현하고 금융업이 질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개인과 기업에 대한 정보가 적절히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개인정보유출의 트라우마(trauma)로 인해 정보 활용의 효율성이 매우 낮은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최근 핀테크 물결로 인해 혁신적인 금융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할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해결해야 할 매우 시급한 과제라도 본다. 비식별화의 개념을 명확히 하고, 사전동의 요건을 합리화 하며, 금융지주회사 내 정보공유 제약을 완화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⑥ 마지막으로 규제의 예측가능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투자실패에 대해 사후적 결과만으로 제재를 하는 일이 없도록 제재관행의 선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과도한 진입규제나 사전규제는 완화하여 시장의 자율성을 촉진하되, 금융시스템의 안정성 유지 및 금융소비자보호에 대해서는 감독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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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6년04월09일 21시42분
  • 최종수정 2016년04월10일 06시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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