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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기적 노동시장 개혁, 최우선적으로 추진

직업 훈련, ​​실업 보험, 교육, 국철, 헌법 개정 등

 

지난해 5월14일 출범한 프랑스 마크롱 정부는 전방위 개혁(les réforms tous azimuts)을 추진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취임 4개월만인 2017년 9월에 획기적인 노동시장 개혁을 실현하고, 이를 시작으로 직업 훈련, ​​실업 보험, 교육, 국철, 헌법 개정 등 속도감 넘치는 개혁에 나섰다. 

특히 마크롱 정부는 전후(戰後) 유산으로 남아있는 "사회적 파트너"로서의 노동조합이 주창하는 자주관리라는 틀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또한 지난 30년 동안 프랑스 개혁을 막아온 벽이 모든 사회분야에 존재하는 기득권이라 보고 개혁의 메스를 휘두르고 있다. 

마크롱 정부가 프랑스 사회가 금기시 하는 개혁과제들을 도전적으로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개혁을 통해서 그동안 경제의 침체에 따른 실업의 만연, 재정수지의 지속적 악화에도 GDP대비 55%에 이르는 비대해진 공공부문  등 대내적인 요인을 개선하여 경제를 활성화하고자 함에 있다. 또한 EU안에서 프랑스의 입지를 강화하여 유럽의 개혁을 위한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추진하려는 큰 그림도 그리고 있다. 

강한 프랑스와 유럽의 재생을 목표로 추진하는 개혁의 성패는 프랑스뿐만 아니라, EU의 장래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 문재인 정부와 같은 시기에 출범한 프랑스 마크롱 정부는 개혁의 과제선정과 내용, 그리고 추진속도는 우리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출범 2년차를 맞이하는 마크롱 정부가 추진하는 개혁과제 가운데 우리에게도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국철개혁(SNCF), 공공서비스의 개혁, 의회의 개혁과 정치·사법의 민주화를 목표로 하는 일부 헌법 개혁, 그리고 유럽프로젝트를 통한 EU개혁 과제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아직도 ‘적폐청산’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국의 개혁에도 많은 참고가 되리라 믿는다.

프랑스의 국정개혁의 분야별 추진현황과 전망을 차례로 짚어본다.

 

1. 국철 개혁


철도서비스의 질 저하, 비용증대 및 투자부족 등으로 낙후된 국철의 대전환 추진

 

프랑스 국철이 가지고 있는 과제는 무엇이며, 마크롱 정부는 이를 어떤 식으로 개혁하고자 하는지, 또한 이에 대한 당사자인 국철노조의 입장은 어떤 것인지가 그리고 현재 추진되는 국철 개혁은 과연 마크롱 정부의 생각대로 성공할 수 있을지가 관심의 대상이다. 

 

우선 프랑스 국철이 가지고 있는 과제는 무엇일까. 그동안 프랑스국철(SNCF)은 EU의 철도개방지침에 따라 1997년에 인프라(철도)와 운행 관리와 상하 분리 및 기능별 분사화를 진행했다. 하지만 조직 세분화 네트워크의 유지관리와 정보공유의 측면에서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2015년에 다시 중앙 집중화된 분사화가 이루어 졌다. 현재는 철도 인프라 시설을 보유 · 관리하는 SNCF Réseau와 철도의 운영 및 운행을 담당하는 SNCF Mobilités, 그리고 이 두 조직을 총괄 조정하는 모회사(SNCF Epic) 등 SNCF 그룹으로 재편됐다. 이 3개사는 각각, 개별법 아래에 정부출자가 이루어져 있다. 국철이 상공공공법인(EPIC)의 범주에 들어감으로써 ①감사위원회의 설치, ②인프라 정비재원의 제한, ③철도규제청의 권한강화 등 새로운 국철에 대한 국가의 관여가 깊어져 왔다.

 

이와 같이 국철부문에서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내부적으로 철도시스템의 재정적 불균형이 지속됨에 따라 국철을 구조적으로 개혁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지난 2월에는 에어 프랑스 회장이 중심이 되어 만든 "스피네타 보고서"(Jean-Cyril Spinetta, Rapport sur l'avenir du transport ferroviaire)가 제출되어, 30여개 항목의 개혁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3월 26일 마크롱 정부는 신철도협약(Un nouveau pacte ferroviaire français)(안)을 기안하고 필립 총리가 발표하였다. 국철의 '대전환'을 단행하기로 결심하고 그의 역할, 조직, 거버넌스, 법적형태 등에 칼날을 들이대기 시작한 것이다. 

 

프랑스 국철이 안고 있는 문제점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공공서비스로서의 철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매일 400만 명의 사람들이 프랑스를 기차로 이동하고 있어, 국토정비 차원에서 철도는 필수 불가결 하다. 

 

둘째, 철도사업에 드는 비용이 증대하고 있다. 철도운영에 필요한 비용이 국내 경찰이나 경비 비용보다 많고, 최근 10년 동안 철도운영비용이 22% 증가하고 있다. 

 

셋째, 철도 서비스의 질 저하이다. 프랑스에서는 열차지연의 비율이 독일이나 네덜란드의 2배에 이른다. 또한 이용자의 정보 제공도 불충분하다. 

 

넷째, 철도 사업에 대한 국가의 투자가 절대적으로나 이웃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도 크게 부족하고 그 영향으로 인프라의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다. 고속철도(TGV)의 경우, 현재 설비연령은 30년에 도달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고속철도의 주행속도가 20%정도 하락하고 있다. 

 

다섯째, 철도 사업의 막대한 부채(총 544억 유로)는 매년 30억 유로 증가하고 있으며, 부채의 이자 지급액에서만 매년 15억 유로가 소요된다. 국철은 1998년 이래 20년 동안 적자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다만 3월 초 국철 회장은 2017년에 눈에 보이는 개선을 이루어 매출은 4.2% 증가하고 수익은 16% 급등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지난 몇 년 동안 국철은 빈사상태에 허덕여 필립 총리는 "(재정상태가) 감당하기 어려운 형편"이라는 입장을 나타내었다. 

 

유럽철도망 개방에 맞춰 철도부문의 효율화 추진을 통해 경쟁력 강화 

 

마크롱 정부는 국철이 안고 있는 과도한 부채를 줄이고, 서비스체계를 개선하는 한편, 철도부문에 경쟁체제를 도입하여 경쟁력을 확보하는 등 국철의 개혁을 서두르고 있다. 

그 구체적인 개혁안의 요점은 다음의 4개 항이다. 

 

첫째, 국철의 새로운 운영체제 확립이다. 보다 효율적이고 유연한 조직으로의 변화를 위해 현재 거의 독립적인 3개의 공공시설법인 체제에서 보다 효율적이며 일체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전환한다. 국철의 완전한 국유화에 대한 검토는 하고 있지만, 민영화는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국철이 공익사업을 위한 공기업으로서의 역할을 계속한다(필립 총리 발언). 

 

둘째, 철도종사자의 단체협약 내용을 바꿔 점진적 변화를 추구한다. 현재 철도종사자의 노동협약은 지속적인 고용(해고를 하지 않는 것)의 보증, 정년퇴직 연령 설정, 급여 및 승진에 관한 특별 규칙이 일반적인 단체 협약에 비해 상당히 우대된 내용으로 되어 있다. 그럼에도 현재 철도종사자의 단체협약 내용은 변경하지 않으며, 다만 향후 채용하는 직원의 단체협약 내용을 점진적으로 일반적 노동협약에 따르는 것으로 변경해 나간다. 

 

셋째, 국철의 사업 효율성을 향상시킨다. 현재 국철은 유럽의 다른 철도사업자에 비해 30% 가량 경영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사업성 향상과 비용 절감의 필요가 있다. 각 부문이 보다 더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효율성을 살릴 수 있는 체제로 정비한다. 아울러 보다 현장에 입각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조직을 혁신한다. 

 

넷째, 프랑스 국내여객 철도시장 개방을 위해 국철의 경쟁력을 강화한다. 프랑스 여객철도시장 개방을 위한 유기적인 경쟁력의 강화가 필요하다. 이는 EU가 2020년 말까지 역내 모든 여객 철도사업자를 대상으로 자국 인프라를 개방한다는 지침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유럽 철도시장에서 경쟁이 본격화 될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유럽 철도시장의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서도 마크롱 정부는 철도종사자의 적절한 노동협약을 책정하는 동시에 철도종사자·국철·지역권에 대한 새로운 규정을 확립하려 한다. 마크롱 정부는 앞으로 10년간 인프라 현대화 비용으로 매년 36억 유로를 투자한다. 국철은 지속적으로 부채상환에 노력하지만, 5년 후까지 국가가 그 잔액(전부 또는 일부)을 담당하고, 지불한다. 이용객이 적은 노선도 폐지하는 대신에 15억 유로를 투자하여 노선과 역사의 설비개선을 도모한다.

 

정부, 신속한 법체계 정비로 시장개방 대응 vs. 노조·시민단체, 상징성이 있는 국철의 개혁 반대

 

앞에서 설명한 개혁과제 가운데, 최대의 난제는 높은 인건비 수준으로, 독일 등 이웃 나라와 비교하여 30%가 높다. 특권적인 '철도원'(cheminots) 신분 자체가 개혁하고자 하는 핵심가운데 하나이다. 채용 조건, 임금, 승진, 전근, 휴가 등 관련규정이 정비되어 있지만, 자동 승급구조가 있기 때문에 민간 대기업에 비해 국철의 임금총액 비중이 매우 높다. 퇴직 제도는 지상근무 56~57세에 운전근무는 50~52세로 일반 62세와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그 외 본인의 철도 무상이용, 가족의 철도 할인이용 특권이 주어지고 있다.

 

이는 석탄시대의 열악한 근무조건에 근거하여 연금, 의료보험, 조합의 권리 등에서도 세부적으로 정해진 철도원의 특권적인 규정이 존재하고 있음에서 비롯된다. 이의 기원은 1910년대 초에 국가가 특별규정을 정하여 전후 1950년의 각령으로 공포한데서 비롯되었고, 이후 2015년 국철개혁으로 직원은 단일노동협약의 체결을 의무화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노조의 저항으로 전혀 진행되지 않았다.

 

마크롱 정부의 국철개혁은 유럽철도시장의 개방화 과정과 맞물려 있어서, 국철의 경쟁력 확보는 매우 시급한 과제이다. 현시점에서 프랑스 국내여객시장개방 개시까지의 기간이 짧기 때문에 정부의 개혁안은 2018년 여름 이전까지 성안하여, 즉시 실행에 옮겨갈 계획이다. 특히 마크롱 정부가 국철개혁을 속전속결로 서두르는 것은 1995년 겨울 쥐페 내각의 개혁 플랜이 1개월 반에 걸친 교통·공공서비스 부문의 총파업으로 무산된 "쥐페 소동"이 반복될 우려를 두려워하는 점도 있다. 지난 해 9월 노동법 개정의 경우와 같은 목표로 3월 중순에 철도개혁을 위한 수권법을 의결하고 행정입법(ordonnance)에 의해서 올 여름 전에 개혁을 이루고자 했다. 신속한 개혁 실행을 위한 개혁안에는 법 정비와 심의 진행의 구체적인 일정도 담고 있다. 

 

앞으로의 구체적인 일정은 ①새로운 철도협약이 적용되는 법체계의 정비계획안을 정부가 3월 중순 의회에 제출하고, ②이와 병행하여 3월과 4월에 의회에서 개혁안의 심의를 실시해, 5월 초순까지 모든 심사회의를 종료시킬 계획이다. 이어 ③심의가 정체된 안건에 대해서는 정부 주도아래 법 정비를 진행시켜 나간다. 

 

이와 같은 정부의 국철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와는 달리, 철도종사자들의 개혁반대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 마크롱 정부는 절차상 우선 노조와의 협의에 노력한다는 입장이지만, 프랑스는 공공 서비스를 성역으로 간주하여, 상징성이 있는 국철의 개방은 노동조합이나 학생·시민단체가 정부입장에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3위 노조인 FO(노동자의 힘)는 "노동자의 신분과 공공 서비스의 파괴"라고 외치며 "열차의 안전주행을 보장하기 어렵다"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특히 수권법에서는 채용규정에 현재 전체 직원의 89%, 2016년 신규채용 직원의 71%를 차지하는  "철도원"의 표기가 없고, 단지 직원만으로 기술되어 있어 노조의 반대가 더욱 격렬해 지고 있다. 지난 3월 22일 파업을 시작한 철도노조는 6월 말까지 3개월에 걸쳐 거의 매주 2일 이상 파업을 지속할 것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노동단체 측의 점점 격해지는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철개혁을 위한 마크롱 정부의 입장은 단호하다. 대선기간부터 개혁목표를 공개적으로 주장하였고, 이해 당사자인 노조와의 지속적인 협상을 통해 해결책을 찾으려는 노력이 지속된다. Elisabeth Borne 교통부장관이 4대 철도노조 대표와 협의를 갖는 등 움직임이 활발하다. 철도노조의 파업으로 올해 들어 44% 수준으로 상승하던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4월중에 40%로 하락하였으나, 5월중에는 41%로 다시 상승하는 추세이다(Baromètre Politique Figaro Magazine, 2018년 5월 3일자). 철도노조의 파업으로 인한 사회적 긴장 속에서도 마크롱 정부의 지속적인 개혁에 대한 여론의 신뢰가 지지율 상승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 마크롱 정부의 국철개혁에 대한 입장은 단호하고 일관되어, 신규 채용자는 단일단체협약이 적용되며, 국철직원 19만 명 중 16만 명은 철도원 신분이 계속 허용되지만, 나머지 3만 명은 직원대우로 교체한다. 필립 총리는 "국철 지망자는 노동법 규정에 따라 모든 국민과 동등한 노동조건에서 혜택을 얻을 수 있다. 채용 자격에 가산점은 없다"고 단언한다(Financial Times, 2018. 1. 22일자). 

 

과연 마크롱 정부는 철도개혁을 통해서 국민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며, 철도공사 직원의 신분변화이후 좀 더 유연하게 구조개편을 통해 비용절감을 이루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 공공서비스 및 헌법개정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해 상하양원 합동회의에서의 취임연설을 통해 개혁의지를 밝힌 이후, 7월초 하원에 이어 8월 상원을 통과한 수권법(loi d'habitation)에 따른 법률명령(ordonnance)으로 공공투자 계획, 재정 건전화를 위한 세제개정 등과 함께 노동시장 개혁을 위한 노동법 개정(News Insight 2017년 12월 18일자) 등 발 빠른 개혁을 추진하여 왔다. 

 

경제 활성화 뒷받침할 공공투자 촉진과 재정건전화

 

새로운 공공투자계획과 재정건전화를 위한 세제개정 등의 추진 내용은 아래와 같다. 

 

첫째, 미래의 경제와 환경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투자를 촉진한다. 필립(M. Edouard Philippe) 총리가 발표(2017년 9월 25일)한 "2018-2022 투자계획"에 나타난 마크롱 정부의 공공투자계획은 임기 5년 동안 총 570억 유로(당초 500억 유로) 규모이다. 공공투자계획을 입안한 마크롱 대통령의 정책고문으로 경제계획청 장관을 지낸 피자니 페리(Pisani-Ferry)는 공공투자계획이 기본적으로 공급측면을 중시하지만 수요효과도 고려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현재의 저금리를 활용하여 투자확대, 세출삭감과 성장촉진을 도모한다. 1980년대 영국의 대처방식의 개혁 보다는 "스칸디나비아 모델"을 목표로 한다. 즉, 투자촉진을 통해서 노동 및 인적자원의 개발을 촉진하고, 난립한 연금제도를 통합하여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고용 안정성의 보장(flexisecurity)을 강조 한다. 

 

공공투자는 ①친환경적 전환 가속화(약 200억 유로), ②청소년 직업훈련과 고용증진(약 150억 유로), ③혁신과 경쟁력향상(약 130억 유로), ④디지털정부 구축(약 90억 유로) 등 4대 사업에 중점을 둔다. 이번 투자계획은 두 명의 전임 대통령이 10년 동안 추진한 미래 투자계획에 비해 기간은 절반, 투자액은 약 1.2배(+100억 유로), 연평균 투자액은 2.4배 등 투자속도가 빠르고 강도가 매우 높다. 마크롱 정부가 임기 5년간 연평균 114억 유로(약 155조 원)를 투자하여 4차 산업혁명시대에 부응하는 21세기형 프랑스 경제·사회 건설을 위한 야심찬 계획이라는 평가다. 개혁과 혁신의지를 반영한 상징적 투자계획이라 할 수 있다. 동시에 200억 유로의 대폭적인 감세를 추진하여 경제 활성화를 뒷받침한다. 

 

둘째, 재정 건전화의 추진이다. 마크롱 정부는 향후 5년 임기동안 엄격한 세출억제를 통해서 재정건전화를 달성할 계획이다. 지난 해 9월 27일 필립 총리는 "2018년 예산법안"에서 재정수지 적자를 2017년 GDP대비 3%이내 유지(목표치 -2.9%), 2018년 -2.6%, 2022년에 재정균형(-0.2%)을 이룬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한 임기 5년간 누적채무 잔고를 GDP대비 약 5% 낮추고, 세출 GDP대비 약 3% 축소 및 국민부담률을 약 1% 낮추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아울러 12만 명의 공무원을 감축하고 사회보장의 근본적인 개혁(연금, 의료보험 및 실업보험)을 통한 재정 건전화 달성을 계획하고 있다. 프랑스는 1974년 이후 재정적자가 지속되어 왔으며, 특히 2008년부터 재정수지 적자폭이 EU의 재정규율에서 요구하는 GDP대비 3%를 초과하여 왔다. 마크롱 정부의 계획대로 재정이 건전화 된다면, 프랑스는 거의 반세기만에 균형재정에 접근하게 된다. 마크롱 대통령 임기 5년 동안 세출규모는 GDP대비 3%의 축소를 도모하는데, 금액으로는 600억 유로에 이른다. 사회보장관계에서 250억 유로, 지방자치단체에서 100억 유로, 정부부문에서 250억 유로가 줄어들게 된다.

 

필립 총리는 지난 해 7월 초 재정연설에서 사회모델의 혁신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긴축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다만 마크롱 정부는 전임자인 사르코지와 올랑드 대통령이 임기 초기에 증세를 추진하여 왔던 것과는 달리, 국방비, 치안대책, 외교, 개발원조, 문화 및 교육 등 전략부문까지도 포함하여 불요불급한 세출을 삭감하고 세제개혁을 5년 임기동안 순차적으로 추진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재정건전화계획은 기업의 성장과 고용 촉진, 가계의 구매력 향상을 위한 세제개혁에 초점을 맞추어 추진되고 있다(세제개혁 내용은 아래 <표1> 참조). 

 

<표 1>마크롱 정부의 개혁정책 로드맵

 

실시(예정)연도

정책내용

2017

-노동시장개혁 법제화(20179,20171218일 하원비준)

-긴축재정(2017년 재정적자 GDP대비 3%준수)

-담배요금 10유로 인상

-주택보조금(APL)월 5유로 감액(10월부터)

-비상사태 철회(11월까지)

2018년부터

-고용자 사회보험료 감액 및 일반사회세(CGS) 1.7%포인트 인상

-성인장애인수당(AAH) 법정최저노동연금 인상

-실업보험,직업훈련에 관한 개혁

-국민 80% 대상으로 주민세 점진적 폐지(2020년까지)

-법인세율 현행 33.3%를 25%로 인하(2022년까지)

2019년부터

-경쟁력강화를 위해 세액공제(CICE)를 사회보험료 감액으로 통합

-부유세(ISF)의 과세대상을 금융자산을 제외한 부동산에 한정

2022년까지

-국민세부담 GDP대비 1%포인트 삭감

-정부세출 GDP대비 3%포인트 삭감

-실업률 10%에서 7%로 낮춤

자료 :각종 보도자료 종합

 

공무원 삭감 등 공공서비스의 개혁 

 

마크롱 정부는 임기가 끝나는 2022년까지 공무원 12만 명을 감축한다고 약속하고 있다. 이미 2011~15년 올랑드 정부시절부터 공무원 수가 동결되어 왔지만, 프랑스 공공부문은 현업 부서인 국영기업을 포함하면 총고용자수는 540만 명에 이른다. 인구 1,000명당 공무원 수는 88.5명으로 영국 79.4명, 벨기에 75.4명을 능가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공무원제도의 현대화와 단순화를 이루려는 의지는 매우 확고하다. 그는 이미 경제장관 시절부터 공공서비스부문이 현상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음을 언급해 왔다. 사용자단체인 MEDEF(프랑스기업운동)도 공공서비스부문의 체계적이며 신속한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역대 정부들도 노동법 개정의 경우 절차상 사회적 파트너인 노동조합과 논의 과정을 거치면서 개혁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각종 복지제도를 포함하여 실질적인 개혁에는 결국 이르지 못하였다. 하지만 마크롱 정부는 공무원 제도개혁에 한해서는 사회적 파트너에 협의를 요청하기 전에, 모든 것을 정부가 결정하는 결단을 단행했다. 2017년 10월에는 "2022년 공공서비스 행동위원회"를 발족시키고 공공서비스 전체의 기능과 재정에 대해 근본적 재검토에 착수했다. 공무원의 신분, 희망퇴직, 계약제, 촉탁, 임시직, 봉급 등이 망라되어 검토되고 있다. 지난 해 11월부터 서비스 제공기관과 이용자의 의견 청취에 해당하는 공공 서비스포럼을 발족시켜 여론을 수렴하고 있다. 

 

이와 같은 마크롱 정부의 공공서비스 부문 개혁은 노동법 개정, 국철개혁 등과 맞물려 노동조합의 반대에 부딪쳐 2018년 2월 초, 9개 노동조합 중 6개 노동조합이 반대를 표명하였고, 3월 22일에는 파업과 시위가 전국 180곳에서 전개되고 참가자는 프랑스노동총동맹(CGT) 발표 50만 명, 내무부 발표 32.3만 명에 달했다. 국철개혁 반대에는 철도원이 중심이 되어 4월 이후 매주 2회 이상 파업이 진행 중에 있다. 5월 1일 노동절 파업에는 프랑스 전역에서 CGT 추산 21만 명, 내무부 추산 14만 명이 참여하였다. 6월말까지 파업이 계속될 분위기이다. 그러나 Black Bloc과 같은 극좌무정부주의단체의 폭력이 가미된 시위로 파업에 대한 여론의 호응은 크지 않으며, 극좌에서 극우에 이르기까지 모든 정치인들도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공공서비스부문의 개혁은 기득권층이라 할 수 있는 프랑스의 초엘리트주의를 상징하는 직업적인 관료제도의 개혁이라는 점에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엘리트관료는 전문대학원인 국립행정학원(ENA, École nationale d'administration) 등 그랑제콜(Grands Écoles)을 거치는데, 이들은 관료로서 뿐만 아니라 국영기업이나 대기업, 투자은행 등에서도 존재감이 확실하다. 마크롱 대통령은 공약한 행정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요구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 공무원 채용방식을 전환하는 등 공공서비스의 문호개방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행정서비스 분야에도 세계화와 시장논리의 필요성이 더욱 강해지는 가운데, 엘리트에 대한 믿음이 확고한 프랑스 공공서비스부문을 비즈니스 감각을 지닌 전직 고위관료이며 투자은행가 경력의 마크롱 대통령이 어떻게 특유의 지도력을 발휘하면서 개혁을 이끌지도 눈여겨 볼 부문이다. 

 

의회 개혁과 정치·사법 민주화를 위한 일부 헌법 개정

 

마크롱 대통령은 공공부문의 개혁에 이어 의회의 개혁과 정치·사법의 민주화를 목표로 헌법의 일부 개정을 추진한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하원의 의석수를 현재의 577석에서 400석으로 줄이며, 그 중 100석을 비례대표제로 선정한다. ②상원의 의석수를 현재 348석에서 240석으로 줄인다. ③각급 의원, 시장 등 선거에 의한 선출직의 경우 공직겸임을 규제한다. ④의사진행절차의 신속화를 위해 법안심의 독회를 2회에서 1회로 제한한다. ⑤사법부의 독립을 위해 검사 임명에 고등사법평의회(CSM, Conseil Superieur de la Magistrature)의 역할을 강화하고, 공화국법원(CJR, Cour de justice de la République)은 폐지한다. 후자는 국무위원의 직무상 행위에 대한 형사책임을 제기할 수 있는 판사에 상·하원의 의원이 참여하는 사법기관(헌법 제68-1조)으로, 이를 폐지하고 보통법 관할에 두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헌법 개정은 쉽지만은 않다. ①항의 하원 의석수 감소에 대해, 여당출신 하원의장 프랑수아 드 뤼지(François de Rugy)는 비례대표제로 선출하는 의원을 전체의석의 30%, 120석까지 늘릴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야당인 공화당 출신의 라르세(Gérard Larcher) 상원의장은 그 절반인 15%, 60석을 제안한다. ②항의 상원의 의석수 감축에 대해서도 라르세 의장은 264석을 주장하여, 마크롱 대통령이 제안한 240석보다 24석이 많다. ③항의 선출직의 공직겸임 규제안에 대해서도 라르세 의장은 당분간 반대 입장이다. ④항의 의사진행절차의 신속화를 위해 독회 제한에 대해서도 라르세 의장은 반대한다. 역으로 라르세 의장은 행정부의 장관수를 20명으로 줄일 것을 제안한다. 협상결과에 따라 앞으로 변화가 예상되는 부분이다.

 

마크롱 대통령의 개헌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어려움은 하원과는 달리 상원에서 지지기반이 약하다는 점이다. 지난 해 9월에 프랑스 상원의 절반 개선 선거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여당인 공화국전진(LRM)은 의미 있는 결과를 얻지 못하였다. 선거前 상원 전체의석 348석 중 마크롱 대통령 지지의석은 29석에서 21석으로 줄어들어 다른 지지의석을 더해도 28석에 그치는 결과에 머물렀다. 같은 해 6월 총선에서는 577석 중 310석을 차지하여 다른 중도세력을 포함하여 350석으로 하원을 압도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패배이유는 직접선거인 하원과 달리 상원의 경우는 15만 명의 선거인단(grands électeurs)에 의한 간접선거 방식이며, 선거인단의 대다수가 지방의원이어서 전통적으로 공화당 등 우파가 강하다. 또한 정치적으로는 긴축재정으로의 전환과 노동시장 개혁의 가속화로 마크롱 정부의 개혁에 대한 반발을 초래한 결과다. 노동법 개정은 당시 국민의 60%가 반대하고 있었지만, 지난 해 9월에 노동법이 법제화되면서 여론은 마크롱 대통령의 개혁추진에 신뢰를 보였으나 선거는 이미 치러진 후였다. 

 

향후 마크롱 대통령이 헌법 개정을 실현하기 위한 절차에는 다음의 3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첫째, 헌법 제87조에서는 상하 양원에서 동일한 법안을 채택한 이후 국민투표로 확정하는 방식이다. 둘째, 베르사유宮에 소집되는 상하 양원 합동의 연방의회(Congrès du Parlement français)에서 5분의 3 이상의 찬성(555표)으로 채택하는 방식으로, 국민투표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상 두개의 시나리오는 현재 마크롱 지지의석이 상·하원 모두 합쳐서 378에 불과하기 때문에 실현가능성이 매우 낮다. 셋째, 헌법 제11조 국민투표 규정에 따라 직접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방법이다. 드골 대통령이 1962년과 1969년에 채택하였던 방식이지만, 프랑스 헌법학자 가운데는 위헌이라는 주장도 있다. 

 

마크롱 정부는 오는 7월 말까지 개헌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야당이 지배하는 상원에서 최대의석을 가진 공화당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공화당 출신의 라르세 상원의장은 反회의회주의와 포퓰리즘에 굴복하지 않는다고 역설하지만, 헌법 개정에 대해서는 회의의 역할과 지방의 약화를 우려해 신중한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과연 마크롱 대통령은 이미 시행중인 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의 겸직 금지에 이어, 연임 제한(3회로 제한), 상·하원 의석수 축소 및  비례대표제 도입 등 지금까지의 정치지형을 바꿀 변화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며, 야당이 지배하는 상원을 어떻게 설득하여 개현을 이루어 낼지 궁금하다.​

 

3. 교육제도 개혁

 

마크롱 대통령은 대선공약가운데 하나인 고등교육 진학제도 개선을 구체화하였다. 이를 위해 지난 2월 14일 바칼로레아(대학입학시험제도)의 개혁안이 발표되었고, 이어 3월 8일에는 진학진로지도 및 학업성공에 관한 제도를 개정하는 법규도 제정되었다.

 

중등교육과정에서부터 계열별로 구분하여 대입자격시험 응시

 

우선 현행의 프랑스 교육제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프랑스에서 대학이상의 고등교육기관에 진학하는 경우, 리세(Lysée, 고등학교에 해당)의 최종 학년 때인 17세 또는 18세에, 전국에서 일제히 실시되는 바칼로레아(baccalauréat, 중등교육 수료증인 동시에 고등교육기관인 대학입학자격도 있는 국가자격시험)에 응시하여 합격해야 한다. 이 자격시험은 프랑스에서는 오랫동안 엘리트 사회로 진입하기위한 관문으로 평가되어 왔지만, 오늘날은 대중화되었다. 지난해 73만 명이 응시하였고, 소요비용은 150억 유로에 달하였다. 프랑스 문교부에 의하면 바칼로레아 시험해당 연령인구에 대한 바칼로레아 취득률은 1960년대에 60%에 불과하였고, 1990년대만 해도 75%수준으로 좁은 문이었지만、2017년 분야별 전체로 87.9%에 이르렀다(<그림 1> 참조). 프랑스의 고등교육기관은 바칼로레아 보유자에게 선발시험 없이 입학기회를 제공하는 대학과 학위 취득 후 1년에서 2년의 준비학급을 거쳐 개별시험을 실시하여 학생을 선발하는 그랑제콜(Grand École)이 있다. 바칼로레아는 리세에서 과정마다 여러 계열로 나누어 져있다. 리세는 1학년에 공통교육과정을 거쳐 제2학년에는 일반교육과정과 기술교육과정으로 나뉜다. 일반교육과정의 학생들은 보통 바칼로레아 취득을 목표로 하고, 기술교육과정의 학생들은 기술 바칼로레아 취득을 목표로 한다. 각각의 과정은 더욱 여러 코스가 있으며, 일반교육과정의 경우 과학(S), 문학(L), 경제·사회(ES)로 나누어져 있으며, 바칼로레아도 같은 계열로 구분하여 응시하게 된다.

 

<그림 1> 프랑스 바칼로레아시험해당연령인구에 대한 바칼로레아 취득률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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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Le baccalauréat 2017 - Session de juin,”2017.7, Ministère de l’ducation nationale website<http://www.education.gouv.fr/cid56455/le-baccalaureat-2017 -session-de-juin.html>

 

 

높은 합격률, 무작위 추첨에 의한 학생선발 등 고등(대학)교육의 질 저하

 

현행 프랑스 고등교육과정이 안고 있는 문제점은 크게 아래의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최근 바칼로레아 취득자의 수가 증가하고, 대학은 개별적인 시험을 실시하지 않는 상황에서, 바칼로레아 시험이 학생선발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면서 진학희망자가 정원을 크게 웃도는 대학·학부가 급증하였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2009년부터 진학 희망대학·학부에 우선순위를 매겨 24개 대학·학부까지 전용사이트에 사전 등록을 하고 정원을 초과할 경우 무작위 추첨에 의해 진로가 배분되는 입학자격취득 후 진학등록제도(APB: Admission Post Bac)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APB제도는 기준이 불투명하여 우선순위, 소속 학군(현재 거주지 또는 바칼로레아를 취득한 학군), 정원수에 따라 이동하게 되며, 리세의 성적이나 바칼로레아 성적이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공평하지 못하고 학습의욕을 저하 시킨다는 비판이 있어 왔다.

 

둘째, 현행 바칼로레아 제도아래에서는 리세의 계열별 교육과정이 대학입학자격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즉, 리세의 과정마다 계열별 구분이 있고 각 계열이 인정하는 교육내용과 수준은 다르지만, 대학입학자격에서는 계열구분 없이 모든 계열이 동일하게 취급된다. 수용범위가 있으면 검색한 학위의 계열과 다른 학부에 진학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이 대학 중퇴와 낙제의 가장 큰 원인의 하나가 되고 있다. 또한 일반 바칼로레아 중 그랑제콜에 진학하기 쉬운 과학계열(S)이 엘리트 과정으로 인식되고, 또한 대학입학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기 위해 희망학부와 관계없이 과학계열을 선택하는 학생이 많아지는 것도, 계열별의 현행 바칼로레아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셋째, 국제비교를 통한 프랑스 교육의 질이 상대적으로 크게 낮아지고 있다. 프랑스 고등교육제도가 평등사회를 추구하는 교육에 초점을 맞춰온 결과, 프랑스 고등교육의 질이 저하되면서  국제비교에서도 프랑스의 순위가 크게 낮아지고 있다. 아울러 학위를 마치고도 실업에서 탈출하기 어려운 약자들이 적지 않다. 바칼로레아 취득자는 대학입학 후 보통 3년 후 대학졸업 자격이 주어진다. 실제로 대학졸업자는 입학인원의 3분의 1 수준에 그쳐 많은 낙오자가 생기게 된다. 학위는 더 이상 엘리트사회로의 진입하기 위한 관문이 아니며, 노동시장에서 일자리 얻는 것도 어렵게 하는 형편이다. 실업률은 대학중퇴자가 대졸자의 3배, 노동자 전체의 2배에 달하여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대학교육을 내실 있게 하기 위해서는 중등교육과정에서부터 학력제고와 평가방법의 개혁이 급선무가 되었다. 마크롱 정부가 교육제도를 개혁하려는 이유가 이에 근거한다.

 

진학지도 강화로 학습의욕 증진 및 계열별 제도 폐지 등 교육제도 개혁

 

고등교육진학제도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는 가운데 마크롱 대통령은 2017년 대선에서 진학등록제도 및 학위제도의 개혁을 골자로 하는 제도개선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바칼로레아 개혁은 2008년에 사르코지 대통령이 시도했지만 반대운동으로 좌절되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청소년 실업에 제동을 걸 수 있도록, 고등교육진학제도 전반에 걸쳐 개혁을 위한 점검을 결정했다. 2월 초 부랑케(Jean-Michel Blanquer) 교육부장관은 1960년대 이후 가장 야심찬 개혁안을 발표했다. 먼저 2017년 11월 17일 고등교육에 대한 접근을 개선하기위한 법안으로 ‘학생의 진로지도 및 학업 성공에 관한 2018년 3월 8일 법률 제2018-166호’(Loi n° 2018-166 du 8 mars 2018 relative à l'orientation et à la réussite des étudiants)가 제출되었다. 또한 2018년 2월 14일 부랑케 교육부 장관은 2018년 1월 24일에 발표된 마티오(Pierre Mathiot) 前릴(Lille)대학교 정치연구소(IEP) 소장이 작성한 새로운 바칼로레아제도를 검토하는 보고서(Un nouveau baccalauréat pour construire le lycée des possibles)를 채택하고, 이를 바탕으로 2021년 새로운 바칼로레아를 시작하기 위해 단계적 제도개혁을 담은 바칼로레아개혁안(Baccalauréat 2021)을 발표하였다.

 

첫째, 3월 8일 법률 제2018-166호에 따른 APB제도의 폐지와 Parcoursup제도의 도입이다. APB제도를 폐지하고 대신에 파꾸르스업(Parcoursup)이라고 불리는 새 제도를 2018년도(학교 연도개시는 9월)에 도입한다. Parcoursup은 우선순위 없이 10개까지 대학·학부를 선택하고 자기소개서와 함께 등록하는 제도이다. 입학희망자가 많은 대학은 출신학군은 고려하지 않는다. 대학은 필요로 하는 적성·능력을 명시하고 그에 부합하지 않는 학생에게는 보충수업 등 수준개선을 위한 조치를 받도록 하는 등의 조건을 붙일 수 있다. 또한 리세 최종 학년에는 진로지도가 강화되고 각 학생의 진로에 대한 리세의 의견이 학생이 등록한 대학에 송부된다. 이를 통하여서 APB제도의 불공평이 개선되고 무조건 학생을 받아들임에 따른 정원 초과나 중퇴·유급을 억제하는 동시에 리세의 성적이 반영될 수 있어 학습의욕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Parcoursup 등록 사이트는 2018년 1월부터 공개되고 있다.

 

둘째, 바칼로레아 개혁을 위한 제도개정이다. 개혁안은 다음의 세 가지 내용으로 구성된다. ①리세의 과정편성을 없애고 학위의 과학(S), 문학(L), 경제·사회(ES)와 같은 계열을 폐지한다. 리세는 공통과목 외에 제1학년에 전공에서 3과목 선택하고, 최종 학년에 2과목을 선택하여 배운다. ②시험과목의 재검토를 실시해, 현재 계열에 따라 10개 과목 내지 15개 과목의 ​​최종 시험과목을 줄여서 모든 수험생에게 4개 과목으로 통일한다. 4개 과목의 내역은 전공 2개 과목, 철학 및 구술시험(Grand Oral)이다. ③구술시험은 학생들이 10분간의 프레젠테이션 후, 시험관이 질문한다. 개혁의 핵심은 필기시험비중을 낮추고 구술시험과 리세의 성적을 더 중시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또한 저소득 계층의 학생은 공공장소에서의 발표와 토론 환경에 적응하도록 혜택을 주고, 차별로 인한 불리점이 없도록 한다. 이와 같은 개혁을 통해서 고등교육과정 진학학생들은 ①기존의 계열과 다른 전공과목을 선택할 수 있고, 학습과 진로 선택이 늘어날 수 있게 되며, ②중등교육과 고등교육의 학습내용이 연계되어 대학중퇴와 낙제가 줄어들게 되고, ③시험과목이 축소되고 필기과목의 비중이 감소하여 리세에서 바칼로레아 시험 및 그 전후의 기간도 시험공부 이외의 교육기능이 정상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바칼로레아는 프랑스대혁명 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황제로 재위한 제1제정 때인 1808년 시작돼 200년이 훨씬 넘는 오래된 고등교육과정 진학시험으로 드골 대통령에 의해서 현대화되었다. 이 시험은 난해하고 철학적인 주관식 서술형 문제로 유명하며, 20점 만점에서 10점을 넘기면 통과하는 절대평가 방식을 택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바칼로레아를 새로운 시대에 맞게 개혁하고자 한다. 지금까지 신입생 선발은 자격을 갖춘 지원자가 정원을 넘길 경우 대학들이 무작위 추첨으로 선발하여 왔지만, 새로운 제도에서는 시험과목을 줄이고, 계열구분을 없애며, 리세의 성적과 생활기록을 입시에 반영한다. 학생선발권을 대학이 행사한다. 교육의 혁신은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사회구성원들의 연대책임을 강화하여 프랑스 사회개혁을 이루어 가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로 인식한다. 이와 같은 마크롱 정부의 교육제도 개혁에 대해 교원조합이나 학생회에서는 개혁으로 대입경쟁이 과열될 수 있고, 저소득 계층에게는 불리하여 불평등이 조장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9월 노동법 저지에서 실패한 '불복종 프랑스'(LFI: La France Insoumise) 등은 젊은이를 대상으로 반대투쟁 독려에 나서고 있다. 프랑스의 많은 대학이 수업에 지장이 생기며, 행정이 마비된 상태가 이어 지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여론연구소(ifop: Institut français d'opinion publique)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부랑케 문교부장관의 직무수행에 대한 만족도가 5월 중 전월보다 2% 상승한 58%에 이르고 있다. 과반이상이 교육개혁에 대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어 힘을 얻어가는 분위기다. 개혁에 반대하는 쪽에서는 대학졸업 후 취업 활동에서 설명능력이 합격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애써 외면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는 평가다. 주입식으로 열심히(bachoter) 공부하는 수밖에 없는 현행제도를 개혁하여 교육부장관의 말대로 ①시험과목 수를 줄이고, ②학생들의 전공분야 선택 시기를 앞당겨, ③교육수준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역량 있는 인재를 육성하는 교육제도가 정착하게 될지 궁금하다.  

 

4. 강한 유럽을 위한 EU개혁 

 

마크롱 대통령은 강한 유럽의 건설을 위한 EU개혁안을 제시하고 유럽통합 추진에도 적극적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2017년 9월 7일에 민주주의의 발상지인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 언덕에 올라 EU의 개혁을 호소하였다. 이후 20여일이 지나 마크롱 대통령은 독일 연방의회 선거결과가 판명된 2017년 9월 26일 파리의 소르본 대학에서의 연설에서 유럽재건을 위한 "주권, 결속 및 민주적인 유럽을 위한 이니셔티브"(Initiative pour l’Europe “Une Europe souveraine, unie, démocratique“)를 구체화하여 제안하였다. 

 

급변하는 정치·경제·사회 환경변화에 신축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EU의 개혁 주장 

 

마크롱 대통령이 EU개혁을 주창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EU는 지난 2005년 EU헌법의 승인을 위한 회원국들의 국민투표 과정에서 프랑스와 네덜란드가 이를 부결시키고 이후 재정위기를 거치면서 EU회원국 사이에 갈등이 노정되어 왔다. 즉, 그리스 채무위기를 진원으로 하는 유로위기, 시리아 내전 등으로 인한 대량 난민유입 위기, 테러 사건의 빈발로 인한 사회불안, 유럽통합에 회의적인 포퓰리스트 정당의 대두, 긴박한 우크라이나 정세와 러시아의 위협 등의 충격이 EU의 토대를 크게 뒤흔들었다. 그리고 EU통합 역사상 최초로 영국의 EU탈퇴(Brexit)선언은 더 큰 충격으로 닥아 왔다. 마크롱 대통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EU가 위기 앞에서 만족할 만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여 왔다고 평가한다. 마크롱 대통령의 EU개혁을 위한 제안은 이와 같은 EU안에 내재되어 있는 문제들에 기인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민주주의, 주권의 재회복, 신뢰회복 등 3대 부문에 걸쳐 심각한 상황을 타파하고 EU의 재건을 제안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현재 유럽은 "너무 약하고, 너무 느리고, 너무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개혁을 통해서 EU 회원국이 국방과 이민 등의 문제에 더 긴밀하게 협력하고, 유로존의 공통예산을 창설하도록 호소한다. 즉, 난민과 국경경비, 법인세, 정보 공유, 국방, 금융 안정을 포함한 광범위한 문제에서 EU회원국 간의 협력을 심화시킬 필요성을 지적하고, 유럽의 재생이 미래를 지키는 유일한 길임을 강조하고 있다(<표 2> 참조). 그리고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3월 4기 연임정권을 출범시키고 첫 외유대상으로 파리를 방문한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민정책, 국방정책, 무역, 연구, 교육 등 EU개혁을 위한 명확하고 야심찬 로드맵을 6월 하순 EU정상회의까지 제시할 것을 공언하였다. 이에 더하여 EU통합의 심화를 함께 주도하는 독일에 대해 비즈니스 관련법에서 도산법에 이르기까지 기업에 동일한 규칙을 적용하여 2024년까지 EU역내시장을 완벽하게 통합할 것을 역설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새로운 공통의 목표를 담는데 1963년 당시 드골 프랑스 대통령과 아데나워 독일 총리 사이에 맺은 엘리제 조약(프랑스-독일 우호조약)의 개정을 제안하기도 하였다. 

 

<표 2> 마크롱 대통령의 EU개혁안

 

분 야 별

주 요 내 용

안전보장 강화

-NATO 보완유럽 자체의 행동능력을 갖춘 공동군 창설

-공동방위예산과 공동대응방침 마련

-테러정보에 대한 유럽학회 창설

-테러대책 유럽감찰기관 창설

-자연재해로부터 민간보호를 위한 공동구조대

국경관리 및 난민정책의 공통화

-난민유입 기준 개정

-난민의 교육 및 동화를 위한 공통예산 책정

-유럽난민기구 및 공동 국경경비대 설치

금융거래세의 개발원조 연계

-현재 영국과 프랑스에서 실시하는 금융거래세를 전유럽으로 확대유럽개발에 연계

공동 환경 대응

-유럽전역의 공동배출권 거래(가격은 최저 톤당 25-30유로 수준)

-거대 다국적 기업의 절세방지를 위해 과세강화

기업혁신

-AI 등 세계를 선도하는 이노베이션을 위한 유럽기구 창설

-거대 다국적 기업의 절세방지를 위해 과세강화

유로권 공통예산

-역내투자자금 및 경제위기시 안정화를 위한 유로존 공통예산 책정

-유로존재무장관 창설

-필요한 자금은 다국적기업 과세 및 환경관련세 신설

-장기적으로 유럽공통의 법인세제 마련

자료: Emmanuel Macron, Initiative pour l’Europe “Une Europe souveraine, unie, démocratique”, 26septembre2017(http://www.elysee.fr), 田中 友義, マクロン改革「強いフランス」「欧州の再生」の先行き,-労働法改正・緊縮財政に反発、離れる民心-, フラッシュ367, 國際貿易投資硏究所, 2018年4月2日 외 외신 종합

 

 

독일 메르켈 총리, 마크롱 대통령의 EU개혁안에 공감하지만 적극적 참여 쉽지 않아

 

마크롱 대통령 입장에서 EU개혁을 통한 유럽통합을 심화시키기 위해서는 독일과의 긴밀한 협력을 이끌어 내는 것이 필수적이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3월 파리방문에서 EU의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위한 마크롱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서 독일과 프랑스는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이를 이룰 수 있음을 확신한다고 강조하였다. 또한 지난 4월 19일 독일을 방문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도 EU개혁을 위한 양국의 협력 강화, 독일과 프랑스의 공동 개혁안 마련, 유로존의 지속적인 발전 등을 재확인하였다. 특히 메르켈 총리는 지난 6월 3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 은행연합(Bank Union), 유럽통화기금(EMF) 설립, 유로존 공동 투자기금 마련 및 유럽 방위 통합 등 마크롱 대통령의 유로존 개혁에 동의 의사를 표명한 것을 본다면 독일도 마크롱 대통령의 EU개혁제안에 상당부문 힘을 실어주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4기 연립정부는 지난 3기까지와 달리 유럽개혁을 위한 제안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데에는 많은 제약이 있다. 이는 메르켈 4기집권의 정치적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2017년 9월 독일 연방의회 선거에서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교민주당·사회동맹(CDU·CSU)이 제1당으로 승리했지만, 득표수와 의석수가 크게 줄어들어 단독 과반수를 밑돌게 되었고, 우파 포퓰리스트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이 제1야당으로 약진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후 메르켈 총리는 자유민주당(FDP), 녹색당과의 연립협상이 실패하여 총선 이전 사회민주당(SPD)과의 대연정으로 정부출범까지 6개월 가까이 정치공백이 이어졌다. 그동안 메르켈 총리는 자매정당인 CSU 및 제2당의 SPD와의 협상에서 큰 양보를 할 수밖에 없었던 점에서 영향력이 크게 약화될 수밖에 없다. 또한 향후 독일정치가 안정적으로 향할지 여부도 확실하지 않다. 독일은 2005년 이후 좌우 2대 정당에 의한 연립정권이 계속되어 왔다. 각 당은 자기주장을 억제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유권자의 기대는 점차 멀어져 다당화 현상이 진행되어 왔다. 또한 대량의 난민수용으로 메르켈 총리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면서, 앞에서 본대로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돌풍을 일으키는 등 변화가 일고 있다. 메르켈 4기 정부는 추진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될 수밖에 없으며, 강력한 극우 정당과의 대치라는 새로운 시련에 마주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크롱 대통령은 '강한 유럽'을 위한 제안이 메르켈 4기 정부에서 지지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독일 대연정에 참여한 SPD가 연립협정에서 EU재정을 강화하고 상호연대 강화를 주장하고 있으며, 슐츠 전 당수가 2017년 12월에 2025년까지 신헌법 제정으로 유럽합중국 건설을 주장하는 등 유로존 개혁에도 적극적인 입장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SPD는 지난 3기 대연정 참여시와는 달리 외무장관 이외에 처음으로 재무장관 자리의 획득에 성공하여 함부르크 시장인 올라프 숄츠(Olaf Scholz)가 입각하였다. 숄츠 신임 재무장관은 노동관련 변호사 출신으로 냉정한 실용주의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에, 전임자인 CDU출신의 쇼이블레에 의한 엄격한 재정운영 정책방향을 꼭 지지하지는 않겠지만, 이런 정책적인 입장이 EU의 재정을 완화할 것으로 판단하는 것도 금물이라는 평가다. 독일의 재정지원을 기대하면서 EU개혁을 추진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U내 反체제(anti-establishment) 정권 출현, 강대국 중심의 EU개혁 추진에 걸림돌 

 

마크롱 대통령이 EU개혁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독일의 협력을 이끌어 내는 것 말고도 EU역내에 일고 있는 反EU성향의 포퓰리스트 정당들의 역내시장 통합을 강화하는 방식의 EU개혁에 대한 저항을 극복해야 한다. 

 

첫째, EU역내 反체제(anti-establishment), 反유로 정권의 출현으로 EU통합에 대해 저항이 거세질 수 있다. 이탈리아의 사례에서와 같이, 지난 3월 실시된 총선에서 단일정당으로는 최대의 의석을 확보한 오성운동(Five Star) 등 반체제 정당이 출현하였지만, 단독 과반수 정당이 없어 "헝(hung) 의회"가 되었다. 최근 총리와 각료 임명권을 가진 마타렐라 대통령은 반체제의 오성운동과 극우의 동맹(League)이 합의한 총리 후보로 법학자인 콘테(Giuseppe Conte)를 지명하고 내각구성을 요청하였다. 하지만 내각구성에 합의한 연립 2당이 유로화 이탈을 위한 "플랜 B"를 가진 81세의 유로회의파 경제학자 사보나(Savona)의 재무장관 지명으로 대통령이 난색을 보여 거부하고, 연립 2당이 이에 반발하는 등의 우여곡절 끝에, 사보나 재무장관 임명이 철회되고 대통령의 승인을 받으면서 6월 1일 反체제 정권이 정식 출범하였다. 새로 구성되는 내각은 출범 10일 이내에 상·하 양원의 신임이 필요한데, 연정이 의회의 과반을 차지(상원 55%, 하원 53%)하고 있는 상황에서 6월 5일 상원(정원316명 가운데 313명 참석하여 171명 찬성, 117명 반대, 25멸 기권)에 이어 6월 6일 하원(정원 586명 가운데 350명 찬성, 236명 반대, 35명 기권)에서 각각 가결되었다. 그러나 반체제 정권의 탄생으로 재정운영이나 난민처리 등 현안을 둘러싸고 EU안에서의 갈등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EU안에서 제3의 대국인 이탈리아에서 포퓰리스트 정권의 탄생되면서 유럽정치의 혼란이 예상되고 EU통합의 재시동 역시 어려워 질 수도 있다.  

 

둘째, 북부 유럽 富國들의 마크롱 대통령의 EU개혁 구상에 대한 비판적 입장이다. 지난 3월 6일 네덜란드가 주도하는 '북부동맹'(North Alliance)은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의 발트 3국과 핀란드, 아일랜드, 또한 유로에 미가입한 스웨덴과 덴마크가 참가하는 8개국이다. "북부동맹" 국가들은 모두 재정이 건전하다. 이들은 독일정치의 혼란으로 중단된 마크롱 대통령의 구상에 신중한 자세를 요구했다. 우선 EU회원국이 공동체 규칙의 준수에 특히 안정성장협정의 재정규율인 재정적자를 GDP대비 3%이내 기준의 준수를 강조한다. 마르크 뤼터(Mark Rutte) 네덜란드 총리는 프랑스 등 일부 국가가 EU의 정해진 재정규율기준을 무시하여 왔음을 지적하고, 이와 같은 방식은 언제나 허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였다. 프랑스는 이미 살펴본바와 같이 2008년 이후 재정적자 규모가 GDP 3%를 초과한 상태를 지속하였고, 마크롱 대통령 취임으로 2017년 재정적자 규모를 EU규정안에서 지킬 수 있게 되었다. 북부동맹은 유로존의 공통예산과 재무장관의 설립부터 ESM(유럽안정메커니즘)의 EMF(유럽통화기금)로의 격상을 서둘러야한다고 주장한다. 뤼터 총리는 긴급원조를 희망하는 국가는 채무감축과 재정 건전화를 달성해야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지금까지 네덜란드는 핀란드 및 독일과 함께 그리스의 채무 지원 과정에서 엄격한 입장을 취해 왔다. 이미 지난해 9월 융커 EU집행위원장이 마크롱 대통령의 EU개혁 구상에 대해서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EU재무장관 존치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2018년 6월 개최될 유로존 정상회의에서는 유럽통화기금의 설립과 은행동맹의 완성을 최우선적인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제회복과 EU의 재정규율 준수가 우선되어야 EU개혁의 추진동력 얻을 수 있어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마크롱 대통령은 EU의 혁신을 위한 정책과제들을 적극 추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프랑스와 독일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복원하여야만 그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EU내에서 일고 있는 강대국 중심의 EU통합에 부정적인 회원국들의 입장도 EU개혁과정에서 수용해야 한다. 그동안 EU안에서는 네덜란드나 프랑스 등의 사례에서 보듯이 반(反)EU 성향의 포퓰리스트 정당들의 승리가 잇따라 저지되어 EU의 혁신에 걸림돌이 되어 온 정치 불안이 상당부문 해소되어 왔다. 하지만 프랑스 대선과정에서 EU탈퇴를 내건 국민전선의 약진, 독일에서 AfD이 제1 야당으로 부상 및 최근 이태리에서 오성운동 등 포퓰리즘 정당의 집권 등 反EU성향의 정당들이 국정 참여기반을 확대하고 있음이 주목된다. 포퓰리스트 정당들은 이민 엘리트와 EU를 비난의 대상에 올려 보호무역, 국경 통제강화, 노동자의 권리보호 등을 주장한다. 그 배경에는 EU출범 또는 가입 후 저성장·실업, 격차·빈곤의 확대와 잦은 테러에 따른 인종적·종교적 반발이 자리 잡고 있다. 또한 네덜란드가 주도하는 북부동맹의 경우와 같이, EU개혁이 독일과 프랑스 등 강대국 중심으로 이루어지는데 대한 회의적인 반응이 북부 유럽뿐만 아니라, 동부 유럽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또한 마크롱 대통령의 EU개혁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취약한 프랑스의 경제를 살려 재정 건전화를 이루어야 한다. 총선 직후인 지난 2017년 6월 프랑스 회계감사원이 연말 재정적자가 GDP대비 3.2%에 이를 것이라는 발표에, 마크롱 대통령은 즉시 긴축정책을 추진하여 재정지출을 대폭 삭감하고, 이어 부유세, 법인세 인하를 연기하고 저소득자나 학생에 대한 월 5유로의 주택 보조금마저 삭감하였다. 이러한 긴축정책은 주효하여 2018년 3월 회계감사원 보고에서 적자폭이 GDP대비 2.9%로 호전되었다. 앞으로도 프랑스는 재정적자를 EU재정규율기준 안에서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10%에 가까운 실업률도 낮춰야 하며, 저성장의 지속 등으로 벌어지고 있는 독일 경제와의 격차도 줄여야 한다. 마크롱 대통령이 추진하는 세제개혁과 규제완화 등 개혁을 통해서 강한 프랑스 경제를 구축하는지 여부가 역설적으로 EU의 개혁을 위해서 독일과의 연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反EU 성향의 유럽회의론을 불식시킬 수 있는 길이다. 프랑스가 EU의 힘의 원천이 되지 못하고, 반대로 EU경제의 안정을 위협하는 존재로 계속 남아 있게 된다면, EU안에서 프랑스의 주도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5. 마크롱 정부의 개혁 1년의 평가와 향후 과제

 

지금까지 이글에서는 취임 1년차를 넘긴 프랑스 마크롱 정부의 개혁과제 추진을 분야별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개혁추진을 선거공약으로 제시하고, 이어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강력한 리더십으로 신속하고도 공개적인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모든 관계자와 개별회담 등을 통해서 대통령 취임 1년의 정책 운영에 상응하는 성과를 올렸다는 평가이다.

 

마크롱 정부 1년의 기간 동안 추진된 개혁에 대한 평과와 향후 개혁과제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마크론 대통령의 경제개혁은 노동시장개혁과 세제개혁이 핵심을 이루고 있다. 우선 노동시장 개혁은 2018년 1월부터 시행되고 있으며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고용 면에서 해고보상액(해고 후 구직기간 동안의 생활지원을 위한 보상금)의 상한인하(11명 이상 기업을 대상)와 글로벌 기업의 해고요건완화(그룹전체의 경영 환경을 감안한 결정에서 프랑스 사업의 수익상황을 감안하여 결정) 및 해고 이의제기 기간의 단축(2년에서 1년으로)이 실현되었다. 임금 면에서는 임금협상의 탄력화를 실현하였다(업종단위의 단체협약 우선에서 기업단위의 노사협정을 우선). 한편, 세제개혁은 앞으로 추진될 과제이다(<표 1>참조). 그러나 증세조치는 이미 실행 중인데, 구체적으로는 사회보장비를 충당하는 일반사회세(CSG)가 2018년부터 인상된 급여소득의 경우 7.5%에서 9.2%로 세율이 상승하였다. 한편 감세조치는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감세조치의 핵심을 이루는 법인세 감세는 2022년까지 현재의 33.3%에서 25.0%로 내리기로 예정하고 있다. 동시에 기업 수익성을 개선시켜 설비투자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사회보험료 부담액 경감도 검토되고 있다. 가계에는 2022년까지 80%의 세대를 대상으로 지역주민세를 폐지할 계획이다. 또한 부유세(ISF)의 감세(과세대상자산을 부동산에 한정)과 자본이득 감세는 2019년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기타 개혁에 관해서는 재정개혁의 일환으로 거시경제지표의 목표(재정적자의 대GDP 비율인하 등)가 설정되는 것과 동시에 공무원 감축(12만 명)이 계획되고 있다. 또한 공공투자계획(Le grand plan d' investissement, GPI)의 실시가 예상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진전은 보이지 않는다. 

 

둘째, 마크롱 대통령의 개혁은 단기적으로는 기업의 마인드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경제부문뿐만 아니라 교육부문의 개혁 등을 고려할 때, 개혁의 효과는 중장기적으로 나타나지만, 기업 친화적인 마크롱 대통령의 경제개혁은 단기적으로도 기업의 마인드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즉, 경기의 순환적 요인도 있지만, 마크롱 대통령의 취임이후 미래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되어 기업심리가 개선되는 측면이 강하다. 스타트 업(start-up) 기업들이 활성화되고 있으며, 마크롱 대통령의 경제개혁에 호감을 나타내는 글로벌 기업은 프랑스 내 투자를 늘릴 계획을 잇따라서 발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2018년 1월에 개최된 對프랑스 투자 서밋에서 미국의 페이스 북과 구글, 독일의 소프트웨어사인 SAP 등 정보기술기업의 연구·개발 분야를 중심으로 향후 5년간 35억 유로의 투자계획을 실행한다고 발표했다. 제조업에서도 일본의 도요타 자동차가 약 3억 유로의 투자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셋째, 마크롱 대통령이 추진하는 EU개혁은 많은 어려움 예상된다. 마크롱 대통령의 국내 개혁은 EU개혁과 연동되어 있다. 프랑스 국내 개혁을 단행하면서 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EU 차원에서의 개혁도 불가결하다는 생각이다. EU개혁이 낙관적인 상황만은 아닌 이유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구심력 저하, 이탈리아의 포퓰리즘 정권의 탄생, 북유럽이나 동유럽 국가에서의 EU의 대국중심의 개혁에 대한 견제 등에 따른 우려 때문이다. 마크롱 대통령이 독일과의 긴밀한 협력관계의 복원이 없이는 EU개혁은 어렵다고 반복적으로 밝히는 것도 이와 같은 요인 때문이다. 메르켈 총리는 6월 유로존 정상회의 전까지 프랑스와 EU개혁 로드맵에 합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국내의 정권기반이 취약한 상황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EU 개혁안에 어디까지 힘을 실어줄지 미지수이다. 유럽기금의 창설 등 마크롱 대통령의 제안에 대한 EU 회원국의 반대가 만만치 않다. 마크롱 대통령이 제창하는 EU의 "다중속도(multi speed)의 개혁"은 프랑스와 독일, 베네룩스 3국 등의 EU 초기 회원국과 동유럽 국가 등을 나누어 개혁을 추진하자는 구상이지만, EU집행위원회와 독일이 신중한 입장을 보이며 이외에도 독일의 정치적 입지약화, 이탈리아의 혼미 등의 현황을 감안할 때 장애물이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EU개혁 구상이 최근 EU회원국내 정치상황의 변화로 상당한 어려움을 만난 셈이다. 

 

종합적으로 볼 때, 마크롱 정부의 경제 개혁을 한마디로 규제 완화를 통한 민간경제의 활성화에 있다. 규제 완화에 따라 정부의 역할을 축소시켜 민간의 활력을 자극하고 생산력의 향상을 도모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개혁이다. 마크롱 정부의 공공투자계획을 입안한 피자니 페리의 설명대로 마크롱 정부의 경제정책은 수요(분배)도 중시하지만 기본적으로 공급(성장)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그동안 저성장 늪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프랑스 국민들도 일정부분 이를 지지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성장보다 분배를 중시하는 경향이 프랑스에서는 강하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국내에서는 강력한 야당이 부재하여 정치적으로 안정적인 기반을 누리고 있다. 경제면에서는 2018년 GDP성장률이 2.0%로 전망되고 있으며, 실업률도 하락 추세이어서 비교적 순조로운 경제상황으로 인하여 당분간 안정적인 정권운영이 가능한 환경 속에서 개혁과제들을 추진해 갈수 있는 여건이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의 개혁정책은 "부유층·대도시 우대"라는 비판도 있으며, 지지율은 여전히 낮은 추이에서 쉽게 회복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사회 불만의 확산으로 여론조사에서는 대통령의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과반수를 넘는 상황이 되고 있기 때문에 마크롱 정부는 여론의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Baromètre Politique Figaro Magazine, 2018년 5월 31일자). 프랑스 국민들은 2019년 5월 유럽의회 선거까지 대체적으로 마크롱 정권을 지켜본다는 자세를 보이기 때문에 아직 1년의 시간적 유예가 있다. 하지만 마크롱 정부의 입장에서는 1년의 기간 동안 가시적으로 구체적인 성과를 거둘 필요가 있다. "언제까지 국민의 신뢰가 계속될 것인가"라는 점에서 마크롱 정부 입장에서는 가시적인 성과에 대한 조바심도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어느 시대, 어느 정권에서도 개혁추진은 어려운 과제이다. 마크롱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프랑스 국내개혁을 통한 경제의 활성화와 이를 바탕으로 하는 EU개혁의 추진이 마치 양날의 검과 같아서 어떻게 양자를 조화시키면서 개혁을 이끌어 갈지 주목된다. 사실상 마크롱 대통령의 개혁은 2018년을 기점으로 성패가 갈릴 수도 있다. <끝>

 

※ 이 보고서는 그동안 ‘뉴스인사이트’로 연재된 글을 종합해 재구성한 것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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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6-16 18:25:39 최종수정 2018-06-16 22:3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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