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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훈의 파리 구석구석 돌아보기(21)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9년12월21일 17시01분
  • 최종수정 2019년12월20일 11시26분

작성자

  • 김도훈
  • 서강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전 산업연구원 원장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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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빠리를 돌아보는 몇가지 방법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일 많은 사람들이 하는 대로 빠리를 상징하는 몇 군데 기념물들을 돌아보는 루트 (예를 들면 에펠탑, 노트르담 대성당, 몽마르트르, 루브르 등을 둘러보고, 그리고 바또무슈를 타는). 다음은 미술관, 박물관들을 돌아보는 루트 (저희들처럼 뮤지엄 패스를 이용해서...). 조금 여유가 있는 분들은 음악회, 뮤지컬 등을 감상하는 루트 (저희는 예산 제약도 있고 해서 옛 살던 곳 찾아보는 것으로 대체). 마지막은 멋진 거리를 거닐며 주변에 있는 거리나 건물들의 분위기를 보고 화려한 부띠끄들을 들여다보며 다니는 루트.

그 마지막 루트를 대표하는 곳은 당연히 샹젤리제 대로. 그 다음으로 인기가 있는 곳은 오페라와 레쀠블릭 광장을 연결하는 큰 길들, 즉 Grands Boulevards일 것입니다. 제가 OECD 근무하던 시기에 오르세미술관에서 줄을 서 있는 동안 만난 미국인 부부가 얘기한 것처럼 '빠리의 거리는 이쪽저쪽 어느 쪽으로 고개를 돌려도 볼만한 기념물들이 즐비'한데, 이곳도 그런 모습의 대표적 거리라고 미슐랭 가이드가 소개하고 있습니다.

 

레쀠블릭 광장을 가기 전에 먼저 파리 동역 (Gare de l'Est)에서 잠시 내렸습니다. 이 역은 프랑스 동쪽 도시들인 스트라스부르, 메츠, 낭시 등으로 가는 기차들과 독일 고속철 ICE와 공동으로 독일 주요 도시들인 뮌헨,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기차를 타는 역입니다. (이제 북역과 리용역 두 곳만 남았습니다.)

레쀠블릭 광장은 직역하면 공화국 광장. 프랑스 혁명 이후 몇번의 우여곡절을 거치다가 마지막에 공화국이 탄생하면서 만들어진 기념물이 서 있는 곳인데, 실질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스페이스도 확보되어 있어서 지금도 꽤 많은 정치집회가 열리는 곳입니다. 기념물 아래의 사자가 지키는 것은 보통선거를 거친 투표함 (suffrage universel)이네요. 광장이 비어 있는 지금은 젊은이들이 보드연습을 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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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nds Boulevards. 

복수로 되어 있지요. 그러므로 여러 개의 대로들이라는 뜻입니다. 오페라에서 레쀠블릭 광장을 잇는 큰 길들은 일정 부분마다 이름을 달리하는데, 이 전체를 개발한 사람은 건축가 오스만 (Hausmann). 이곳을 빠리 북쪽 개발의 경계로 생각하고 만들었다고 합니다. 오기 전에 본 유투브 다큐에 의하면 이 길들 주변에서 프랑스 연극, 뮤지컬, 코미디극 등이 발전하기 시작했다고 하면서 극장들(Theatres)이 이곳저곳 있다고 하네요. 저희들도 부지런히 살펴보았지만 몇 개 놓치고 큰 것들 대여섯 개, 소극장 몇 개, 서울의 대한극장 같은 존재의 Rex 등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소극장 한 곳은 문을 열어놓은 틈을 이용하여 내부를 슬쩍 한 컷 찍었습니다. 발견한 곳들의 이름들을 나열해 보면 동쪽에서부터 Theatre de la Porte St Martin, Thetre de la Renaissance, Theatre Gymnase Marie Belle, Theatre des Nouveautes, Theatre des Varietes 등을 찍었습니다. 

그 도중에 본 조그만 개선문 같은 문들, 요한 스트라우스 동상 등도 담습니다.

 

Grands Boulevards에서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빨레 루아얄 쪽으로 꺾어지는 지점을 살짝 지난 바람에 들어선 길에서 모짜르트와 그의 어머니가 1788년 살았던 (결국 어머니가 그 해에 이 집에서 사망) 모짜르트의 집을 발견하고 사진도 찍었습니다. 오르세 미술관 앞에서 만난 미국인 부부 말대로 빠리 거리는 어디를 가더라도 기념물이 널려 있는 셈입니다.

먼저 떼아트르들 (Theatres) 사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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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Grands Boulevards의 여러 가지 다른 모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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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ctoires!!! 왜 복수를 썼는지 그리고 다른 성격을 지닌 곳에 왜 같은 이름을 붙였는지... 아예 이 지역 자체를 빅투아르라 불러야할지.

먼저 만난 건물이 노트르담 데 빅투아르 성당. 여느 오래된 성당들과는 달리 건물들 사이에 이 성당이 지어진 시기를 대표하는 클래식 선을 아담한 모습으로 가진 파사드 부분을 지나면 내부 역시 높은 돔이 없는 소박한 모습입니다. 그러나 주변의 독실한 신자들이 들러 조용히 기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사진 한장의 오른쪽 맨 아래 아저씨처럼) 

그 바로 이웃에 있는 빅투아르 광장. 가운데 동상은 역시 말을 탄 태양왕 루이 14세. 주변의 건물들과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상반된 두 이미지의 같은 이름을 사용한 기념물 둘이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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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투아르 광장에서도 보이는 프랑스 중앙은행 Banque de France. 프랑스기와 함께 유럽연합기를 게양해 두었네요. 유로화가 생긴 이후 이제 한국은행과 같은 발권은행으로서의 역할은 유럽중앙은행에 대폭 넘겨주었지만 아직 프랑스 국내 통화정책에 영향력을 가진  만큼 권위도 느껴지네요. 주변에서 별도의 중앙은행 전산건물과 유로시스템이라 이름을 단 건물도 만났는데, 뒤의 건물은 프랑스 작곡가 Couperain이 살던 곳이라는 표식도 있었습니다. 이곳에 오기 전에 본 프랑스 최대 상업은행의 하나인 BNP Paribas 정문도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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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que de France 건물을 돌아 빨레 루아얄 들어가는 입구인 줄 알고 들어가면서 우연히 발견한 아주 멋진 아케이드 상가의 이름이 Galerie Vivienne. 18세기 초반, 즉 200년 가까이 전에 만들어졌는데도 현대적인 미적 감각이 살아 있는 상가 아케이드. 이곳에는 고급 부띠끄들이 눈길을 끄는 상품들을  전시해 놓아서 구경거리였지만 쉬크한 식당과 와인거래상도 들어서 있어 놀라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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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마지막 코스는 일전에 발견해 두었던 빨레 루아얄 정원. 의자도 끌어와서 나무 그늘 밑에서 1시간 반 정도를 푹 쉬다가 왔습니다. 이런 것이 피서가 아닌가 생각하면서... 저는 그 시간에 이 글의 대부분을 마칠 수 있었네요. 그 사이에 저희 아내가 빨레 루아얄의 편안한 휴식 분위기를 잘 담아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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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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