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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훈의 빠리 구석구석 돌아보기 (28)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0년02월07일 17시00분
  • 최종수정 2020년02월07일 12시00분

작성자

  • 김도훈
  • 서강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전 산업연구원 원장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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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오늘은 또다른 로댕미술관을 찾아갔습니다. 불어로 Musee Rodin de Meudon입니다. 빠리 남서쪽에 위치한 조금 교외 도시인 Meudon시로 가야 합니다. 버스를 타고 Gare Monparnasse에 가서 교외선 기차를 타고 세 정류장만 가면 되는 빠리에서는 비교적 가까운 곳입니다.

Meudon!!! 어떻게 발음해야 할까요? 그보다 먼저 그 발음을 한글로 쓰면? 보통은 '뫼동'이라 씁니다. 그런데 부산 근처 시골 출신 저는 이 글자를 보면 제가 자란 곳에서 무덤을 사투리로 되게 발음할 때 쓰던 '메똥'이 생각나곤 합니다. 프랑스 사람들이 발음하는 걸 들으면 '뭐동' 비슷한데요.  아마도 옛날 우리 선조들은 '뫼동'을 이와 비슷하게 발음했을 가능성도 있고요. 제가 오늘은 불어를 가지고 잘난 척 해보았네요.

실은 오늘 저는 큰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아침 일찍 나서서 뫼동역에 도착한 뒤 20여분 언덕길을 오르내리며 Musee Rodin에 11시쯤 도착했는데 문이 굳게 닫혀 있고, 잘 살펴보니 금토일 오후 1시-6시에만 연다고 써붙여 놓았네요. 오기 전에 체크하지 못했던 것이 불찰이지요. 오늘이 금요일인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되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순간부터 어려워진 일이 어디서 두 시간을 보내다 오느냐와 (기온은 어제보다 10도 이상 떨어졌지만 햇볕에서는 땀이 비오듯 흐르기만 하네요.), 그보다 먼저 어디서 점심을 해결하느냐의 두 가지 난제를 풀어야 하게 된 것이지요. 다시 비지땀을 흘리며 식당이나 쉴 곳을 찾아나섰는데 땀은 나는데 적당한 장소는 안 보이네요. 결국 거의 올라간 거리를 되돌아와서 발견한 뫼동 시청이 있는 곳 근처에서 두 가지 모두 해결하게 되었습니다. 시청앞길이 바람이 잘 통해 땀을 식혀주었고 시청앞 Brasserie de la Mairie 식당이 음식도 깔끔하고 친절해서 휴식과 재충전을 잘 했습니다. 시청과 시청 뜰에 있는 라블레상과 드골상, 그리고 식당 사진들을 올립니다. 그리고 중간에 본 철도와 RER 철도선이 높이를 달리하며 교차하는 Viaduc이라 부르는 높은 다리 사진도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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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댕이 살면서 작업하던 곳이었고 결국 묻힌 곳이기도 한 이 장소는 미술관이면서 공원이기도 한 곳. (그래서 입장은 무료!) 어쩌면 빠리의 로댕 미술관보다 로댕의 숨결이 더 살아 있는 곳이라고 해야 할까요. 3헥타아르에 이르는 넓은 공원의 가장 좋은 자리는 로댕과 그의 부인의 무덤이 차지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바라보는 빠리 쪽의 뷰도 참으로 좋습니다. 일전에 가봤던 Pont de Sevres 다리 넘어 있던 음악의 전당 둥근 지붕도 보였습니다.

들어가자마자 만나는 몇개의 대표 청동 작품들이 저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빅토르위고를 위한 작품, 키스, 그리고 기둥 위를 걷는 사람 등. 그 사진들을 담습니다. 아울러 공원의 분위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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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로댕이 오랫동안 함께 살다 마지막 해에 결혼한 부인 Rose와 (로댕은 잘 알려졌듯이 까미유 끌로델을 비롯한 수많은 애인들이 있었습니다만 Rose를 부인처럼 대하다 자신들 둘이 나란히 죽는 그 해에야 결혼식을 올렸다 합니다. Rose가 2월, 로댕이 11월.) 역시 함께 묻힌 곳입니다. 이곳 미술관의 꽃인 전시시설 Galerie des Platres 바로 옆, 빠리가 가장 잘 내려다보이는 곳에. 그 무덤 위를 로댕의 대표작 중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생각하는 사람'이 지키고 있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무덤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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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바로 옆에는 로댕과 제자들이 작업하던 장소를 이제는 로댕의 대표적인 석고상들을 중심으로 하여, 석고상의 부분 요소들의 별도 작업결과물들을 정리한 유리 진열장들까지 볼 수 있는 Galerie des Platres (석고상 갤러리). 바깥 파사드에는 그리스 신전을 연상케 하는 기둥들이 눈에 띄네요. 이 안에는 많은 로댕의 대표 조각들의 석고상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아직도 이들 석고상을 바탕으로 매우 드물게나마 특별 주문을 받아 청동상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수입으로 이 미술관과 공원이 유지되고 있다고 하니 특별 주문의 가격은 상상이 갈 것 같습니다.

전시된 석고상들 중 몇 개 대표적인 것들을 담습니다. 깔레의 시민들, 지옥의 문, 빅토르 위고를 위한 작품, 기둥 위를 걷는 사람의 확대 등과 옆에 여섯 개나 있는 부분품 진열장 중 하나 (제가 들어가 있네요.), 최근 견습 어린이들의 작품들 사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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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도 두 개의 건물이 더 있군요. 공원 입구와 몇개의 청동상을 지나서 처음 만나는 집이 바로 Villa des Brillants. 이곳에서 로댕은 생활하면서 사람들을 불러 만나기도 했나 봅니다. 그때의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방들 사진 몇 개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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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Atelier des Antiques. 로댕이 당시 몰두하던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 조각들을 재현하는 작업을 하던 곳 답게 많은 고대 조각들을 재현한 석고상들이 보입니다. 그리스 로마 시대 인물들의 두상, 이집트 얼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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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까지 둘러보고 그늘을 찾아 쉬고 있는데 뜻밖의 한 사람이 접근하더니 인사를 했습니다. 저희가 Galerie des Platres를 돌아볼 때 나이 많은 분과 그 분을 안내하는 사람들에게 조각품에 대해 설명해 주던 키큰 사람이 눈에 띄었었는데 그가 갑자기 앉아 있는 저희에게 다가오더니 자신이 Michel Herzele라는 조각가라고 소개하면서 내일, 모레 중 어느 날이라도 다시 오면 자신의 차로 아뜰리에로 안내하겠다고 하네요. 이 분과 재미있는 대화를 나누며 오늘의 일정을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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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2월07일 17시00분
  • 최종수정 2020년02월07일 12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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