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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혁명, 누구를 위한 혁명 이었던가-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공소장을 보고…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0년02월08일 08시17분
  • 최종수정 2020년02월16일 06시49분

작성자

  • 황희만
  • 한양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대우교수, 前 MBC 부사장, 국가미래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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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두구육(羊頭狗肉).중국 고사성어(故事成語)이다

양의 머리를 내놓고 실제는 개고기를 팔았다는 얘기이다. 옛날 중국에서는 양고기가 비싸고 개고기가 값이 쌌던 모양이다. 개고기를 양고기로 속여 판 상인들은 큰 이득이 생겼다고 뒤돌아서서 얼마나 좋아했을까. 사람 사는 세상에서는 장사꾼들만 이렇게 그럴듯하게 속이는 것만은 아닌가 보다. 요즘 세상을 보면 특히 정치꾼들이 이렇게 사람들을 속여서 재미를 보는 것 같다.

 

울산시장 선거비리관련 수사를 진행해온 검찰이 관련자들을 공식 기소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선거비리의 혐의가 무엇인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했다. 청와대   개입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추미애 법무장관은 관련자들의 인권을 위해서라며 국회의 공소장 전문공개 요구를 거부했다. 추장관은 알릴 필요가 있는 부분만 알리겠다고 한다. 미국에서도 공소장 전문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친절히 설명을 덧붙인다. 거짓말이다. 

미국도 공소장을 공개한다. 불법을 다스린다는 장관이 버젓이 거짓뉴스(fake news)를 만들어 낸 것이다. 민주당에서는 검찰이 소위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자 정치적인 표적수사니 하며 빨리 혐의가 무엇인지 밝히라며 공소장이 나오면 공개하라고 압박한 게 엊그제 일이다. 권력자들은 이성적인 사람들은 하지 못하는 어려운 변신을 다반사(茶飯事)로 한다.

 

한 언론사가 적법하게 구했다며 공소장 전문을 공개했다.

물론 검찰의 주장인 공소장이니 법원에서 시비가 가려지고 진실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공소장 내용이 사실이라면 문재인 정권의 속성은 무엇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민주주의의 기본인 선거 과정에 여권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경찰이 정권의 충실한 하수인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청와대가 개입한 혐의가 물씬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권 사람들은 이 정권이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권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박근혜 탄핵에 동조했다. 박근혜 탄핵이 완성되고 드디어 문재인 정권이 들어섰다. 

 

촛불 혁명을 내세우는 사람들은 “문재인 정부는 국민을 진정 주인으로 섬기고, 모든 것을 정의롭고 공정하게 처리하겠다”고 천명한다. 집권세력은  촛불혁명을 완수하기 위해 줄기차게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적폐를 청산한다는데 마다할 사람이 있겠는가. 촛불혁명의 구호 속에 많은 사람들이 레닌의 말처럼 “쓸모 있는 바보들(Useful Idiots)"이 되고 말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촛불혁명을 내세우는 세력들이 내세우는 주장들이 얼마나 허구이고 거짓이었던가를 너무나 많이 국민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조국(曺國)사태로 ‘말 다르고, 행동 다른’ 촛불세력의 숨겨진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제는 신성한 선거과정에 권력이 간여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말았다.

민주주의 기본인 선거를 왜곡하는 일에 급기야 청와대가 연루된 정황까지 드러나고 있다.

 

피를 말리는 선거전을 치르는 입후보자들은 당선되기 위한 방편이라면 물불을 안 가릴 수도 있을 것이다. 뒷일은 어떻게 되든 우선 당선이 목표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일에 공무원이, 그것도 청와대가 간여해서 입후보자를 도와주었다면 엄중한 국기문란(國基紊亂)사건이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진이 그것도 수석비서관이 간여했다면 과연 비서실 조직을 총괄하는 비서실장은 혐의가 없다는 본인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을까? 그 위에 대통령은 과연 30년 지기 친구라는데 전혀 모르고 있었단 말인가 하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누구라도 이런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 있을 텐데 법무장관은 하필이면 이 사건부터 공소장을 전부 공개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민주와 정의의 사도처럼 말해오던 사람이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는 검찰을 마치 청산해야할 적폐 세력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권은 국민통합을 내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협력할 대상을 찾는 게 아니라 적폐를 내세우며 공격할 적(敵)만 찾아내고 있는 모습이다.

그리고 자신들만이 올바르고 국가를 위한 일을 한다고 우긴다. 이를 위해 상식을 뛰어넘는 논리를 내세운다. 국민을 우매한 군중으로 보고 모든 것을 자기들 생각대로만 끌고 가려하는 것이다. 

 

누구라도 자꾸만 상식을 벗어나면 더욱더 추한 사람이 된다. 정치도 자꾸 상식을 무시하면 추해진다. 권력 잡기 전의 말과 권력을 잡은 후의 말이 “내로남불”식으로 다르면 촛불혁명은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지 의심이 가게 된다. 국민들이 끝없이 “쓸모 있는 바보”로만 있지 않을 것이다.

 

울산시장 선거 비리혐의에 대한 재판이 조속히 진행돼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지고, 혐의가 사실로 판명되면 국기문란 죄로 엄중한 문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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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2월08일 08시17분
  • 최종수정 2020년02월16일 06시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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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팔2님의 댓글

종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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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필2님의 댓글

종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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