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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훈의 나무 사랑 꽃 이야기(67) 바톤 이어가며 꽃피우는 꿀풀과 식물들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1년07월30일 17시00분
  • 최종수정 2021년07월30일 11시43분

작성자

  • 김도훈
  • 서강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전 산업연구원장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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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꿀풀을 기억하시는지요? 이 꽃을 SNS에 올렸더니, 어릴 때 이 녀석들이 쏙 내민 꽃을 통째로 따내서 조금 좁아지는 꽃의 꼬리 부분을 빨면서 느꼈던 달콤한 꿀맛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이 꽃은 식물 전체가 제법 통통하고 꽃도 소담스럽게 피어서 매우 건강한 이미지를 주는 사랑스러운 풀꽃입니다. 그 작은 풀꽃 식물이 제법 큰 식물 가족의 대표가 되어서 큰 풀꽃 가족을 이루었으니 대단하지요. 꿀풀과 식물들이 그들입니다. 꿀풀과 식물들은 이른 봄부터 가을까지 바톤을 이어가면서 계속 피어나는데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풀꽃도 있고, 조금 낯선 이름들도 있습니다. 한 가지 뚜렷한 공통점은 꿀풀이 줄기와 잎의 꼭대기에 몇 층으로 꽃을 피우는 것과는 달리 대부분 줄기를 따라 층층으로 다는 잎들 주변에 (식물학자들은 ‘잎겨드랑이’라고 부르네요.) 꽃을 피워서 꽃도 층층으로 피운다는 것인데, 각각의 꽃들이 잎들 사이로 쏙 고개를 내민 모습들이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그래도 각 식물마다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있고, 참으로 묘하게도 바톤을 이어가면서 이들 풀꽃들이 꽃을 피웁니다. 그래서 이 풀꽃들이 피는 시기를 정확하게 알면 이 꽃들을 구분하기도 쉽지요. 이번 주에는 필자가 이른 봄부터 더운 여름철까지 만났던 꿀풀과 식물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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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1일 남한산성 꿀풀

 

가장 이른 봄에 만나는 조개나물은 4월 초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하여 4월 중순 쯤 한창 꽃을 만개하니 봄꽃 중에서도 매우 빠른 편이지요. 처음 보았을 때 필자는 이 녀석을 어릴 때 보았던 꿀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조금 힘없어 보이는 점을 빼고는 대표선수인 꿀풀을 가장 많이 닮은 녀석입니다. 올해는 용인 고기리에 있는 낙생저수지에서 4월1일 처음 발견했습니다. 어느 곳에서나 양지바른 곳에서 잘 피어나는 꽃입니다. 조개나물은 그 줄기와 잎을 고혈압, 감기, 이뇨제 등의 약재로 쓴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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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일 낙생저수지 조개나물 어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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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4일 낙생저수지 조개나물 개화

 

조개나물과 비슷한 시기인 4월 중순, 하순 경에 식물 전체의 크기는 매우 작고 가냘프지만 잎과 꽃 모양 모두 앙증맞은 모습의 광대나물도 꽃을 피웁니다. 광대나물은 동글동글한 모양으로 톱니를 만들어 마치 인상파 화가 드가가 그린 발레리나의 치마가 연상되는 잎들을 줄기 위쪽으로 매단 다음 그 잎들 사이로 가늘고 긴 꽃을 내밉니다. 꽃의 가늘고 긴 모습이 광대를 연상하게 해서 그 이름을 얻은 것 같습니다. 과거 이 풀 전체를 토혈과 코피를 멎게 하는 데 썼다고 합니다. 광대나물이 제법 날렵한 모습의 광대를 연상시킨다면, 이 꽃과 닮았다고 해서 이름을 얻은 자주광대나물은 잎들이 전체 식물을 뒤덮은 모습을 하고 있어서 상당히 투박하게 보입니다. ‘자주’라는 접두어는 이 풀꽃이 줄기 맨 위에 달고 있는 잎들이 자줏빛을 띠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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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20일 야탑천 광대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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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4일 탄천 자주광대나물

 

5월 하순부터 꽃을 피우는 벌깨덩굴도 매력적인 풀꽃입니다. 이름에 붙은 ‘깨’는 이 녀석이 내민 잎의 모양이 깻잎을 연상시켜서 붙은 것 같고, ‘벌’이라는 말은 한쪽으로 치우쳐서 매다는 꽃들이 마치 벌을 연상시켜서 붙여진 것 같습니다. ‘덩굴’이라는 표현은 우리 조상들이 이 식물을 매우 세밀하게 관찰해서 붙인 이름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 녀석의 꽃이 지고 나면 긴 줄기가 덩굴처럼 나와서 땅위를 기다가 뿌리를 내려서 다음 봄에 새로운 개체가 된다고 합니다. 역시 이렇게 한쪽으로 치우쳐 피우는 꽃모양이 매력적이라서 관상용으로도 심고 있고, 어린 순은 식용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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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9일 문형산 벌깨덩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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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5일 청계산 벌깨덩굴

 

이름도 다소 생소한 석잠풀은 필자의 집 주변을 흐르는 탄천의 지류 야탑천에서 큰 군락을 이루며 피어납니다. 5월 하순부터 6월 중순까지. 물론 탄천 곳곳에도 피어나지요. 그래서 필자는 이 녀석의 사진을 선명하게 찍느라 애쓰곤 합니다. 비교적 길게 벋은 줄기에 일정 간격으로 매우 길고 뾰족한 잎들을 매단 후에 그 잎 주변에 역시 자주색 꽃을 피웁니다. 사진을 보면 5월 중순의 날씬한 모습부터 6월의 풍성한 모습까지 다양하지요. 이 녀석도 어린 새순을 식용으로 쓴다고 합니다. 이 석잠풀은 곧이어 탄천에서 피는 익모초와 곧잘 혼동을 일으키게 만드는 풀꽃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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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2일 야탑천 석잠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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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30일 야탑천 석잠풀

 

지난 7월 초 익모초를 SNS에 올렸을 때에 역시 반응이 많았습니다. 어릴 때 이름도 많이 듣고 직접 그 강한 쓴맛의 한약을 마셔 본 분들이 많았기 때문이지요. 심지어는 소에게도 달인 물을 먹였다고 하신 분도 계셨습니다. 한자 이름인 익모초(益母草) 자체가 어미를 이롭게 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 이 풀을 말려서 산후의 지혈과 복통에 썼다고 합니다. 그만큼 여성들의 원기 회복에 좋다는 뜻이겠지요. 위의 석잠풀과 이미지가 매우 비슷하지만 익모초는 7월 초부터 피기 시작하니 시기적으로 구분이 됩니다. 게다가 익모초의 잎은 몇 가닥으로 길게 갈라지는 모양을 가지고 있어서 꽃이 없어도 구분이 쉬운 편입니다. 꽃이 지고 나면 열매가 맺어서 그 씨앗이 떨어지면 가을에 싹이 트고 조금 자란 풀이 월동을 하고 나서 봄이 되어 빨리 자란 후에 이렇게 다시 꽃을 피우는 두해살이풀이라고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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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7일 탄천 익모초

 

꽃이 너무 작아서 잘 눈에 띄지 않는 두 가지 꿀풀과 소속 꽃이 요즈음 많이 피고 있습니다. 하나는 산층층이라고 불립니다. 잎은 벌깨덩굴과 비슷하게 깻잎 모양으로 달리는데, 그 잎들 위로 꽃대를 세우고 내민 꽃의 크기가 참으로 작아서 잘 눈에 띄지 않지요. 그래도 꽃을 층층으로 피우기 때문에 그 이름이 붙었습니다. 어린 순은 식용으로 썼다고 하지만 맛은 그다지 없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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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23일 영장산 산층층이

 

필자가 작년에 SNS에 ‘쉽사리 만날 수 없는 쉽싸리’라고 소개한 적이 있는 쉽싸리도 꿀풀과 식물입니다. 역시 이맘때 꽃을 피웁니다. 쉽싸리는 1m 전후로 자라는 제법 큰 키에 10개가 넘는 마디 같은 층을 만들고 그 층마다 빙 둘러 내미는 길고 뾰족한 잎도 씩씩하게 보이는 식물입니다. 그런데, 그 마디마다 다는 꽃은 의외로 작아서 정말 쉽사리 눈에 띄지 않습니다. 그래도 그 꽃을 자세하 보면 꿀풀과 꽃들과 궤를 같이 하는 모양이지요. 어린 순은 식용으로 쓰고 자라면 약재로 쓰였다고 하는데, 필자는 작년에 이 꽃을 태봉산 아래쪽 밭에서 이 식물을 재배하는 모습도 발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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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26일 태봉산 쉽싸리

 

이 밖에도 여름 시즌에 꽃을 피우지만 정말로 발견하기 어려운 송장풀, 골무꽃, 용머리 등의 꽃들은 금년에는 필자의 눈에 띄지 않아서 생략했습니다. 조금 있으면 늦여름부터 가을까지 향기를 머금고 피는 배초향, 향유, 꽃향유, 박하 및 산박하 등의 꽃들이 한창일 때 이들과 함께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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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1년07월30일 17시00분
  • 최종수정 2021년07월30일 11시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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