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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임금 '1조원 폭탄' 맞은 기아차…적자 전환 불가피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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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7년08월31일 11시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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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분기 이후 10년만에 영업손실 가능성
 
기아자동차가 결국 우려했던 대로 조 단위 금액의 '통상임금 폭탄'을 떠안게 됐다.

아직 1심 선고인 만큼 막대한 재원이 당장 비용으로 지출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르면 3분기부터 회계장부상으로는 수 천억원의 영업손실이 불가피해졌다.

기아차가 만약 3분기에 통상임금 관련 충당금을 모두 반영해 영업적자를 내면, 이는 2007년 3분기 이후 약 10년만의 일이다.

◇ 상여금 통상임금 인정·신의칙 배제…기아차 '충격'

30일 기아차 통상임금 소송 1심 선고에서 재판부는 기아차 정기상여금과 중식비 등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는 동시에, 새 통상임금 기준에 따라 늘어난 각종 수당 등 과거 임금 4천억여원을 근로자들에게 소급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기아차 정기상여금의 경우 통상임금의 조건(정기성·일률성·고정성 등)을 충족하는 만큼 통상임금으로 인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판결 전부터 우세했고, 이변은 없었다.

하지만 기아차 입장에서 충격적인 것은, 1심 재판부가 기대와 달리 이번 소송의 가장 큰 쟁점이었던 '신의성실 원칙(이하 신의칙)'을 적용하지 않은 것이다.

'신의칙'은 '권리의 행사와 의무 이행은 신의를 좇아 성실히 해야 한다'는 민법 제2조 1항을 말하는데, 통상임금 소송에서 신의칙은 "과거 노사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해 임금 수준 등을 결정했다면, 이후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더라도 이전 임금을 새로 계산해 소급 요구할 수 없다"는 의미다.

실제로 2013년 대법원은 '갑을오토텍 통상임금 소송' 관련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면서도 '신의칙'을 근거로 과거 분 소급 지급을 막은 바 있다.

신의칙의 가장 중요한 적용 조건은 '통상임금 지급으로 기업이 중대한 재무·경영 위기를 맞게 되는지' 여부다.

결국 재판부는 기아차가 아무리 최근 중국 판매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더라도, 현재 영업이익과 24조 원이 넘는 사내 유보금 등을 고려할 때 통상임금을 소급 지급할 여력이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 기아차 비용 부담 1조원 안팎…3분기 적자 전환 예상

이날 재판부가 기아차에 지급을 명령한 4천223억원을 기준으로 볼 때, 기아차가 이번 통상임금으로 부담할 비용은 1조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당초 2011년 10월 2만7천458명의 기아차 근로자들이 통상임금 소송을 통해 청구한 2008년 8월~2011년 10월(3년) 임금 소급 청구액은 6천900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이날 재판부는 이 가운데 절반 이하인 3천억여원의 소급 임금과 지연 이자를 더해 4천223억원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 비율을 2014년 10월 13명의 근로자가 통상임금 대표 소송을 통해 주장한 2011년 10월~2014년 10월(3년) 임금 소급액 약 1조1천억 원 등에 적용하면, 퇴직금 가산액 등을 합쳐 당초 최대 3조원으로 추정됐던 기아차 부담액은 1조원 정도에 그칠 전망이다.

그러나 결국 조 단위 비용 부담을 피하지 못한 기아차는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더구나 노조가 2심, 3심에서도 승소할 경우, 당연히 2014년 11월부터 최근까지 받지 못한 임금까지 소급 지급해달라는 소송을 추가로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통상임금 패소에 따른 기아차의 비용 규모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지금 시점에서는 1심 판결이기 때문에 당장 기아차가 1조원의 막대한 재원을 모두 마련해 지급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법적으로는 판결 시점(3분기)부터 이 예상비용을 회계장부에 '충당금' 형태로 반영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상반기 분기당 평균 약 4천억 원 정도였던 기아차의 영업이익을 고려할 때, 1조 원의 비용을 3분기에 한꺼번에 반영하면 6천억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가뜩이나 중국 판매 부진 등에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7천870억 원)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44%나 급감했는데, 통상임금 1심 판결까지 겹쳐 마침내 기아차는 2007년 3분기 이래 10년만에 영업적자로 전환될 위기를 맞은 셈이다.

기아차의 당기순손실도 비슷한 규모로 커지면, 기아차 지분을 33.88% 가진 현대차도 지분법에 따라 이 적자를 지분 비율만큼 떠안게 된다.

통상임금 판결이 현대차그룹의 '도미노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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