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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IMF 세계경제 전망(WEO)과 세계금융안정보고서(GSFR) 시사점- - 세계 경제의 긴 겨울과 신흥국시장의 위기 위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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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5년10월11일 19시42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6일 18시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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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경제의 긴 겨울과 신흥국시장의 위기 위험

With declining commodity prices, depreciating

emerging market currencies, and increasing financial

market volatility, downside risks to the outlook have risen,

particularly for emerging market and developing economies.

(IMF, WEO, Executive Summary, October 2015)

 

“In emerging markets, we are in the late stages of a credit cycle . . . There is about $3tn of over borrowing or excess credit extended now,”

“If we don’t get it right we could set the clock back in terms of growth,”

(FT, ‘IMF warns of fresh shocks to global financial stability’, IMF, GFSR 책임자, José Vinal, October 7, 2015)

 

“Korea’s growth continues to be impacted by

lackluster business and consumer confidence“.

(IMF, REO, Asia and Pacific Department, p.5)

   

 

  IMF는 2015년 10월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에서 세계 경제성장률을 2015년 3.1%, 2016년 3.6%로 발표했다. 이 전망치는 하방위험의 증대하는 압력을 반영하여 7월 전망치보다 각각 0.2%p 낮춘 것이다. WEO이 주목하는 하방위험은 다음 세 가지다. ① 중국 경제의 구조전환 진행으로 인한 저성장, ② 원자재 가격의 하락, ③ 미국 금리 인상의 충격.

  하지만 2014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3.4%이므로 성장률로만 본다면, WEO는세계 경제성장률이 2015년에 약간 악화되었다가 2016년에 개선될 것을 시사한다. 과연 그럴까? 2016년에 세계 경제성장률이 2015년보다 무려 0.5%p나 높아진다는 것은 그야말로 ‘good news’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MF는 WEO에서 하방위험(downside risk)을 경고하면서 암울한 걱정들을 잔득 늘여 놓고 있다. 전망치가 주는 메시지와 해설이 주는 메시지에 상당한 차이점이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IMF가 2014년 1월에 처음 발표한 2015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4.0%였으나 2014년 10월에는 3.8%로 하향조정 되었으며, 2015년 10월 3.1%로 낮추어졌다. 그렇다면 2015년 10월에 3.6%로 발표한 2016년 세계경제 성장률은 1년 뒤에 2015년 전망치와 같은 크기로 조정된다면 3%에 미달할 수도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IMF는 매년 10월 전망에서는 다음 해 성장률을 높여 놓으면서 동시에 하방위험을 제시하고, 이듬해 1월, 4월, 7월, 10월 수정보고서를 통해 하방위험의 증대를 이유로 점차적으로 성장률을 낮추는 ‘꼼수’(?)를 연례적으로 반복해 오고 있다.    더구나 IMF가 WEO와 더불어 같이 발표하는 GFSR(세계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세계 금융시장이 내포하고 있는 위험을 보다 세밀하게 고려했을 때 세계 경제전망은 3%에 미달할 수 있음을 이미 경고하고 있다. GFSR의 핵심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1) 선진국들의 금융안정은 강화되었으나, 시장 유동성 위험이 증대하는 가운데 신흥국 시장에서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2) 위험은 다음 세 가지로 집약된다. ① 신흥국 시장들의 취약성, ② 선진국들의 위기 극복과정에서 발생한 유산들, ③ 체계적인(systemic) 시장 유동성의 취약. 3) ‘성공적인 정상화’를 위해서는 강력한 정책 대응이 요구되며, 정상화 정책의 충격이나 잘못된 정책 운영은 세계 자산시장을 대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GFSR이 주목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세계 자산시장의 일대 혼란이 일어나는 경우이며, 이 시나리오는 다음 경우에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① 시장의 신뢰 상실, ② 통화정책 정상화의 연기 또는 실종, ③ 시장 유동성 부족으로 인한 위험 프레미엄의 돌발적 표출, ④ 무질서한 채무 감소로 인한 신흥국 시장의 신용 싸이클의 축소. 이 네 가지 미국 연방준비은행의 금리 인상이 도화선이 될 수도 있으며, S&P나 Mood’s 국제신용평가회사들의 신흥국가와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에 의해 촉발할 수도 있다. 이 두 가지 도화선은 시점이 불확실할 뿐 예정된 일이라는 점에서 신흥국 금융시장에서의 금융위기 발생 여부는 국제금융시장의 반응 여하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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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F 금융안정 책임자인 José Vinal은 인터뷰에서 FT, ‘IMF warns of fresh shocks to global financial stability’, October 7, 2015.

 “흥국 금융시장은 신용 사이클의 끝물에 있다. 약 3조 달러의 과잉차입내지는 초과 신용공급 상태에 있다”고 언급한 바와 같이 이미 기름(과잉 유동성)은 세계 금융시장에 금융완화(QE)를 통해 가득 부어져 있다. 과연 ‘normalization’을 통해 불이 붙기 전에 이 넘쳐흐르는 기름을 안전하게 회수할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이 문제다.

  GFSR이 우려하는 바와 같이 신흥국 금융시장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할 경우, 세계 경제는 어떻게 될 것인가? 세계 금융시장은 선진국 자본유출이라는 ‘쓰나미’를 겪을 것이며, 몇 몇 신흥국가들은 우리나라 1997년 12월에 겪은 바와 같은 외환위기를 겪게 될 것이다. 문제는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가득이나 2008년 세계 금융위기이후 성장의 역동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신흥국 경제권은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될 것이며, 이 상처를 회복하는데 다시 긴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 상처의 여파는 신흥국가들 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세계 무역시장의 위축과 원자재 가격 하락을 통해 세계 전체의 수요 부진에 의한 성장 둔화를 가중할 가능성이 높다.   

  José Vinal은 인터뷰에서 “굳이 극단적인 가정을 쓰지 않고 위험 스프레드의 상승 만으로도 신흥국 경제들의 기업 도산이 증가할 수 있으며, 위험 자산에 대한 선호가 세계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 우리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성장의 시계는 뒤로 갈 수 있다... 그 결과 세계 경제성장률이 2% 이하로 하락할 수 있다”고 섬직한 경고를 했다.

  GFSR이 경고하고 있는 신흥국 금융시장의 위기가 발생하여 그 충격이 세계 경제에 중첩될 경우, 그야말로 ‘답이 없는 장기침체(secular stagnation)’는 주장이 아니라 현실이 될 것이며, 현재의 예상보다도 더 깊고 더 오래 세계 경제를 ‘답이 없는 장기침체’로 몰아갈 가능성이 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의 충격이 세계 경제를 2차 세계대전 후 가장 긴 7년간의 장기침체국면을 초래했다는 점을 고려해 본다면, 간신히 선진국들이 회복국면에 진입하는 반면에 신흥국 경제는 성장 둔화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재 세계 경제 상황에서 신흥국 금융위기가 발생한다면, 세계 경제의 이분 구조는 더욱 악화되면서 전체적으로 장기침체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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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한국 경제에 요구되는 해답은 무엇인가? 정부는 S&P의 국가 신용등급 상향조정이나 경기의 일시적인 호전 양상에 연연할 일이 아니라 세계 경제의 장기침체 위험을 냉정하게 직시하고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대응전략을 모색하는데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절실하다고 본다.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현 정부는 물론 다음 정부조차도 세계경제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단기대책으로 허우적대다가 끝날 가능성이 있다. 그런 만큼 우리 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의 심각성에 대하여 국민들에게 진정성이 있는 설득이 필요하다. 1998년 외환위기 때와 같이 국민들 설득을 통해 우리 경제의 성장 역동성의 회복을 위한 깊이 있는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낼 때, 4대 개혁을 넘어서 세계 경제의 장기침체에 대응하여 기초체력이 단단한 한국 경제의 재구성 작업을  제대로 추진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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