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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청 시인의 문학산책 <56>강화 동검도엔 그리움을 송신하는 작은 기도실이 있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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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11월04일 16시51분
  • 최종수정 2023년10월29일 13시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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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동검도 채플갤러리에 가서 그리움의 처소 하나를 느껍게 만났다. 여기가 사람의 추억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는 곳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동검도는 200m쯤의 교량으로 강화도에 연결되어 있는 섬이고, 7평쯤의 기도실과 이 시대의 탁월한 스테인드 글라스 아트 작가인 조광호 사제의 스테인드 글라스 작품 정수들을 전시해놓은 전시공간도 있다. 전시 공간은 늘  열려 있어 찾아오는 이 누구나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다. 일요일 11시엔 갤러리 2층에서 미사도 집전된다.조광호 신부는 독일 뉴른베르크 미대에서 유리화와 동판화를 연구, 이 시대를 대표하는 글라스 아트 작가로 수많은 작품을 남기고 있다.

 

밀물과 썰물이 넘나드는 바닷가, 거기 꿈처럼 아련한 채플과 갤러리가 있다.

2충 기도실 앞엔 통유리창이 마니산 천제단을 향하고 있는데 계절을 따라 유리창으로 보이는 새로운 마니산 풍광을 통유리 액자로 만난다는 사제의 설명.

동검도엘 가서 노(老)시인은 일망무제로 펼쳐진 갯벌을 바라보며 감탄, 감탄에 젖었다. 인류학이 일러준 순다랜드*의 원형을 여기서 만난듯싶어 가슴까지 설레었다. 2만년 전 마지막 빙하기때 우리 서해안으로부터 말레이 인도 반도 전역이 걸어 넘을 수 있는 대륙이었고, 빙하가 녹아 수심이 높아지며 그 대륙이 바닷물에 잠겼다고 한다. 일망무제 갯벌을 보며 그 순다랜드 바다밑 옛길 찾아 나서고도 싶었는데….

동검도 조 신부님 자리에서 한달쯤 갯벌을 바라보고 밀물 썰물의 운행을 바라보며 밀려드는 바닷물의 운행을 바라볼 수 있다면 초월적 창조력의 들머리라도 찾을 수 있을 것인지….

사제는 스탠드 글라스 아트의 충일한 감동 상태를 푸른빛*으로 표출해낸다고 하였다. 그러니까 그의 스탠드 글라스 아트에 표출되고 있는 푸른빛은 창조의 원동력이며, 이뤄내고자 하는 예술욕구인 색채 이미지일 것이었다. 조 신부 글라스 아트의 푸른빛 색채의 섭리를 조금은 알듯 싶기도 하였다.

동검도에서 바라다보이는 갯벌을 일망무제라 부르며 마음 속 깊이 불러 모아 담는다. 이처럼 광막하게  펼쳐진 무량수 질량의 갯벌을 본적이 있었던가…? 갯벌 바다 곁에서 건축 아트글라스의 현대화에 탁월한 위업을 쌓은 작가의 작품 정수를  만나는 건 축복이다.

사람이 마음 속에 그리움의 처소를 지니게 되는 것은 행운이다.

동검도 채플갤러리. 첨단 글라스아트 예술가.대학 교수, 학장, 은퇴하고 동검도 바닷가에 꿈을 이뤄가는 예술 신앙인, 시문학에도 해박한 사제를 만나 그와 더불어 나는 견고한 광채의 하루를 이룰 수 있었다.

사제여, 늘 거기 그리움으로 머무시며 푸른빛의 날들 차곡차곡 쌓고 계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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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7평쯤 기도실은 밀물과 썰물이 넘나드는 바닷가에 그리움의 쉼표처럼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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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23년10월29일 13시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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