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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절벽’…일본 사례로 짚어본 효과적 대처법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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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04월03일 20시00분

작성자

  • 이지평
  •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메타정보

본문

저출산과 인구감소의 악순환에 빠진 한국 

 

우리나라 인구의 감소시기가 예상보다도 빨라지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3월 28일에 발표한 ‘장래인구특별추계(2017~2067년)’에 따르면 2019년 7월 1일에서 2020년 6월 30일 중에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많아지고 한국인 인구의 자연감소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었다. 외국인의 유입으로 총인구는 2028년까지 소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한국인 인구의 감소가 기존 예상보다도 10년 이상 빨라질 것이라는 충격적인 전망이다.

   

이러한 인구 감소의 배경에는 예상보다도 심각해진 저출산 문제가 있다. 작년 4분기 기준으로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합계출산율'은 0.88명으로 세계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물론, 일단 인구감소 사이클에 접어들면 출산율이 다소 회복해도 인구 증가 사회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다. 가임 여성 자체가 감소했기 때문에 출산율이 회복해도 그 효과가 나타나는 데에는 시일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통계청의 전망에 따르면 2017년 5,136만명이었던 우리나라 총인구는 2067년에는 중위추계(출산율, 기대수명, 국제순이동 등의 중위 가정) 기준으로 3,929만명, 고위추계(고수준 가정)로 4,547만명, 저위추계(저수준 가정)로 3,365만명 등 어떤 경우든 우리나라 인구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일단 인구감소 사회에 빠지게 되면 100년 정도는 벗어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그리고 인구감소는 소비위축, 성장활력 저하, 재정 및 사회보장 시스템 악화, 지자체 소멸 등 다방면에서 국가경제를 위협하는 악영향이 우려된다. 그리고 이러한 악영향은 개인의 삶을 어렵게 하고 저출산을 더욱 심화시켜, 인구감소 문제의 악화로 이어진다. 우리나라가 이러한 인구감소의 악순환에 이미 빠졌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며, 종합적으로 대응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일본 사례로 보는 인구감소 사회의 과제 

 

인구감소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인구감소가 가져 올 도전적 과제, 문제점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2006년을 정점으로 해마다 총인구가 감소하게 된 일본의 경험을 통해 우리가 사전에 인지해야 할 과제를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일본의 경우 총인구의 감소에 앞서서 생산연령인구가 감소하면서 성장잠재력이 하락하는 부작용이 심해졌다. 노동력, 자본의 확대를 통한 양적성장 여건이 약화되고 장기불황을 심화시키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이러한 경제의 악순환 속에서 인구감소가 각종 소비재의 위축으로 이어져 기업이나 상가의 생존여건이 악화되었다.  

 

둘째, 이러한 거시경제 여건의 악화는 일자리 부진으로 이어졌다, 일본 대기업 등에서는 종신고용제를 유지하는 경향이 강해 구조조정의 압력이 신규채용의 억제를 통해 젊은층의 고용여건 악화로 이어졌다. 이것이 젊은층의 자립 여건 악화, 결혼기피, 저출산의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인구감소 - 경제 성장 위축 - 고용악화 - 저출산 - 인구감소라는 악순환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셋째, 인구감소와 함께 인구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의료비, 연금, 고령자 간호 등의 사회보장 지출이 팽창하는 한편 주된 납세자인 생산연령 인구가 감소함으로써 사회보장 제도의 존속이 어려워진다. 일본 중앙정부 재정에서 지출되는 사회보장비는 1998년의 14.8조엔에서 2018년에는 33.1조엔으로 확대했다. 과거 20년 동안 평균으로 연간 약 1조엔씩 확대되어온 셈이다. 2018년의 경우 여기에 지방정부 재정부담 13.8조엔, 보험료 징수 70.2조엔, 기타 자산수입 등 4.2조엔이 사회보장 지출에 사용되고 있어서 총 121.3조엔(당초 예산 기준)이 소요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일본의 사회보장 지출은 2025년에 140조엔 정도, 2040년에 190조엔 수준으로 계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일본 내각부, 재무성, 후생노동성 합동 작업, 2040년을 바라본 사회보장의 장래 전망, 2018.5), 이미 국가채무가 경상GDP의 230%를 넘는 일본 재정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넷째, 지방자치체의 소멸이 예상되고 있다. 2040년에는 일본의 1,800개 정도의 자치단체 중에서 896개가 소멸될 우려가 있다. 인구 감소로 인해 납세자가 감소하고 지자체의 통합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5년의 지방선거에서 인구 1,000명 이하의 지자체에서는 후보자가 적어서 투표를 하지 않고 지방의회 의원을 결정한 곳이 60%를 넘었다. 다소 일본경기가 좋아져도 지방의 주요 상가 등에서는 계속 셔터를 내리고 휴업하는 ‘셔터거리’ 문제가 크게 개선되지 못한 상황이다. 

 

다섯째, 가스, 수도, 전기, 교통 등의 각종 인프라를 유지하는 데 소요되는 1인당 비용이 확대됨으로써 인프라의 노후화, 사고 위험, 인프라 포기 등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이미 일본에서는 재정악화와 함께 공공투자가 위축되고 도로, 터널, 항만 등의 인프라 노후화 문제로 인한 사고도 발생하고 있다. 50년 이상이 된 노후 시설의 비중을 보면, 도로가 2013년 18%에서 2033년 67%, 터널이 20%에서 50%, 항만 8%에서 58%로 확대될 전망이다(일본 국토교통성 및 미즈호총합연구소). 지방에 거주하는 고령자의 경우 생계수단인 대중교통이 잇따라 폐업함으로써 일상적인 식량품 구매에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   

 

이노베이션 촉진과 삶의 질 개선 노력  

 

이상과 같은 인구감소 시대의 과제들은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종합적인 대책을 장기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일본의 경험으로 볼 때 인구감소 시대에는 과거와 같은 단기적인 경기부양책의 효과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구조적 대응이 필요하다. 최근 일본의 아베 정권도 초기의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보다도 생산성 향상에 정책의 중심을 옮겨간 바 있다. 결국 생산성을 높이고 1인당 소득을 늘리는 노력이 중요한 것이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을 통해 기존 제조업의 혁신, 공장 효율화에 주력하는 것이 중요한 동시에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이노베이션을 촉진할 수 있는 기반을 새롭게 강화할 필요가 있다. 과거와 같이 얼마나 저렴하게 만들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비싸게 판매할 수 있도록 고부가가치를 창조하는 데에 보다 주력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생산성 향상은 기업이 주도할 수밖에 없으며, 정부정책이 이러한 기업 활동을 지원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는 노력과 함께 행정서비스의 생산성 향상에 주력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예를 들면 스타트업의 창업을 촉진하면서 대기업과의 협업도 강화하기 위한 정책개발 및 수법의 혁신이 중요한 과제가 될 수 있다. 산업별로 생산성을 세밀하게 측정하고  중국 등 주요국과의 비교 통계를 확충하면서 생산성 정체 요인, 생산성 향상 과제를 다양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해외자산의 축적과 함께 해외소득의 확대도 중요하다. 일본의 경우 인구감소 및 고령화로 인해 투자기회가 줄어들고 금리수입을 확보하기 어려워진 여유자금이 부동산 등의 자산시장을 왜곡하지 않고 해외유망 자산으로 운영되면서 소득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주력해 왔다. 이러한 ‘투자입국화’ 전략에 힘입어서 일본의 해외소득수지(제1차 소득수지)의 흑자 규모는 2018년에 20.8조엔에 달했다. 인구감소 및 고령화로 일본이 상품 무역수지 흑자가 크게 줄어들고 적자 기조를 보이게 된 시점에서 막대한 소득수지 흑자가 큰 힘이 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도 선진국의 안정적인 자산과 함께 성장하는 신흥국 시장에서의 투자 기반 강화가 중요할 것이다. 일본이 아시아 신흥국에 대해 엔 차관을 제공하고 일본제 제품, 건설 및 서비스의 수출을 구조화하면서 현지 투자기반도 강화한 바와 같이 우리의 경우도 원화 결제 기준의 차관을 제공해 신흥국시장 공략과 투자입국화 정책을 연계하는 전략을 고려해 볼 시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인구감소 시기가 예상보다도 앞당겨지고 감소세가 빨라질 것으로 보여 외국인 이민 수용정책의 중요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외국인 기피 성향이 상대적으로 강했던 일본도 노동력 감소로 인해 지방도시나 산업, 기업의 소멸을 면하기 위해서 금년 4월 1일부터 신출입국관리법을 시행했다. 이로 인해 일본은 간호, 건설 등 14개 업종에서 일반 스킬을 가진 외국인 근로자도 수용하게 되었다. 우리의 경우도 외국인 유입 확대에 따라 예상되는 부작용, 이민자의 자녀 교육 환경 정비 등을 고려하면서 효율적인 외국인 활용 정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편, 인구감소 및 고령화에 따라 충격을 받게 될 사회보장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국민의 미래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의 경우 사회보장 시스템의 위기가 소비심리를 악화시켜 경제부진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측면도 있다. 사회보장 지출과 부담의 균형을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며, 건강수명의 연장, 평생현역 시대 정착, 커뮤니티 및 가족의 부양 및 부조 강화를 유도하는 세제 인센티브 등 다각적인 대응이 중요하다. 일본의 경우 아직 투표권이 없거나 태어나지 않는 미래세대에게 경제적 부담, 재정 및 사회보장 회계의 적자를 전가하는 악습이 계속되어 왔는데, 이러한 아동학대적인 민주주의의 왜곡을 피하고 미래세대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치결정 시스템의 보강이 중요할 것이다. 일본의 어떤 지자체에서는 미래세대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주체를 설정하면서 정책논의, 주민협의 등을 실시한 결과, 현재 흑자를 보고 있는 수도 인프라 사업이 추후 인프라 교체 비용 때문에 재정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을 근거로 현재의 수도 요금을 인상하는 결정을 내린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이상 본 바와 같이 미래지향적인 정책결정 시스템이 강화되고 강한 경제와 사회보장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국민들이 취업, 결혼, 양육, 노후 등에 대해 행복한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면서 인구감소 문제의 근본 원인인 저출산 문제를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이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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