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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엠 소형차 생산기지, 한국 대신 인도에?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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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5년05월27일 20시25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09시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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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엠 소형차 생산기지, 한국 대신 인도에?.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국내 법인인 한국지엠이 또 다시‘철수설’에 휘말리며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이미 2012년 말 GM의 신형 ‘크루즈’ 생산기지에서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제외됐을 때 철수설이 불거졌었다. 이후 2013년 말 GM이 한국에서 주로 생산하는 쉐보레의 유럽 철수를 선언했을 때는 한국지엠의 존폐 위기로까지 여론이 확장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GM이 한국 생산라인 일부를 인도로 옮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었다. GM 철수설의 발단은 다름 아닌 스테판 야코비 GM 해외사업부문장이었다. 그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한국에 있는 공장을 닫을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생산기지 인도 이전’이란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로이터통신은 이를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국 시장의 높은 인건비와 강성 노조 등이 경쟁력 약화의 주범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따라서 생산거점이 다른 나라로 옮겨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 할 수는 없다.

 

 이런 분위기를 대변하듯 서비스 질 하락 등을 우려한 소비자들의 이탈 움직임도 감지된다.이에 대해, 한국지엠은 ‘사실무근’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지엠 사장은 “차세대 스파크를 한국지엠 창원 공장에서 생산하고 현 모델은 인도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다”며 “이는 이미 발표된 계획”이라고 했다. 한국지엠 사장의 해명에도 소비자들은 믿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앞선다.한국지엠의 생산량 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2005년 연간 115만대를 만들었다. 지난해에는 63만대로 반 토막 났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한국지엠의 생산량이 2025년에는 36만5000대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지엠의 생산량이 현 수준의 절반으로 줄어들면 국내 공장 일부의 폐쇄는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GM은 최근 국내 시장에 대한 투자가 불확실하다는 뜻을 연이어 내비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완성차 업계의 주장을 뒷받침 해주는 또 하나의 이유는 지난달 비공식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밥 퍼거슨 GM 대외정책부문 수석 부사장의 뜻과도 일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밥 퍼거슨 GM 대외정책부문 수석 부사장은 노사갈등과 환경규제 등이 심각해 한국시장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달 초에는 아시아 지역 생산 거점이 한국에서 인도로 옮겨갈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창원 공장에서 생산 중인 경차 ‘스파크’ 물량이 인도 공장으로 넘어간다는 구체적인 내용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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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GM은 올해 초 인도네시아와 태국 시장에서 잇달아 철수를 감행했었다. 원인으로는 ‘경쟁력 약화’가 꼽혔다. 다음 ‘구조조정’ 타겟이 한국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국내 시장의 인건비가 높다는 점을 본사가 여러 차례 지적해 왔다는 점도 이 같은 의견에 힘을 싣는 이유다. 하지만 한국지엠 관계자는 “국내 시장 철수설은 전혀 사실 무근”이며 오히려 “한국 시장은 쉐보레 브랜드의 중요 거점”으로 “차세대 스파크를 창원 공장에서 생산하고 현 모델은 인도에서 생산하기로 한 것인데 이 부분에서 오해가 생겼을 수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한편 “한국지엠이 국내서 영업을 계속하려면 연이어 불거지고 있는 철수설을 잠재워야 한다. GM의 철수설이 계속될 경우 정비 서비스 등에 불안감을 느낀 구매자와 앞으로 GM 차량구매를 계획하고 있는 예비 차주들의 외면을 받을수 있기 때문이다.”라고도 했다.GM이 한국에서 철수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이미 줄곧 나왔었다. 대형 차량을 주로 생산한 GM은 대우자동차를 인수하고 중소형 차량에서도 세계적 경쟁력을 빠른 시일 안에 구축할 수 있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빛을 발했다. 천문학적인 적자에 허덕이는 GM을 살려내는 데 기여했다. 한국지엠에서 습득한 중소형 차량 생산기술을 글로벌 생산체제로 구축해 중국ㆍ인도ㆍ남미와 자동차의 본고장 미국에서도 재미를 톡톡히 봤다. 이런 효자 역할에도 불구하고 GM 안에서 한국지엠의 입지는 줄고 있다. 더욱이 한국지엠은 생산물량의 90%를 수출, 국내 시장 확대보다 해외 시장에 집중해 왔다. GM은 대우차를 인수한 뒤 한국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사실상 하지 않았다. '티코'와 '마티즈'에 이어 '트랙스'가 대표적 사례가 될 수 있다. 한국지엠은 2012년 초부터 '트랙스'를 디젤 차량으로 출시하는 게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경영진은 이 문제를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한국지엠이 GM에서 연구개발권을 부분적으로나마 가져와 한국 시장에 맞는 엔진 등을 적기에 생산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디젤 차량을 적기에 출시하지 못하는 등의 문제를 한국지엠의 어느 누구도 제기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라이선스 확보는 더욱 어려운 문제였다. 한국지엠의 최고 경영진에 한국 임원의 입지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지엠은 '트랙스'로 국내 소형 SUV 시장 선점 효과를 얻지 못했다. 이러한 과정으로 내수 점유율은 낮아, 한국지엠 노동자들은 '먹튀'와 단순하청기지화 문제로 고용 불안에 놓여 있다.

 

한국지엠은 부평(본사)ㆍ군산ㆍ창원공장에 완성차 90만대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 완성차 80만대와 CKD 120만대 분량을 줄곧 생산해오다가 몇 해 전부터 생산량이 축소되기 시작했다. 지난해엔 완성차 63만대와 CKD 102만대로 줄어들었다. 생산물량이 계속 줄고 '크루즈' 같은 주력 차종이 유럽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고용 불안이 엄습하자, 한국지엠지부는 올해 임금 협상에서 '내수 시장 활성화 방안'을 별도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별도 요구안의 내용은 ▲내수 판매 확대 ▲권역별 직영정비 활성화 ▲군산ㆍ춘천ㆍ대구경북 지역 직영 정비센터 신설 ▲총판제도 개선 ▲권역별 일부 지역 직영 판매체제 도입 ▲국내 소비자 요구를 반영한 내수용 옵션 개발과 적용 확대 ▲차량 인도기간 단축과 구매절차 간소화 등 판매시스템 개선이다. 이는 GM의 세계 생산기지 구조조정, 즉 외풍을 막아내고 국내에서 낮게 평가돼 판매실적이 미진한 상황을 극복해 안정적인 생산물량을 확보하자는 취지로 풀이된다.한국지엠지부는 작년에 몇 차례에 걸쳐 한국지엠 내수 판매시스템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로컬 마케팅 부재, 판매 질서와 차량 인도 기간 문제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회사 쪽은 이렇다 할 대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지엠지부 관계자는 "GM은 유럽에서 쉐보레 물량을 철수하면서 내수 판매를 집중한다고 했지만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아, 한국지엠은 생산 포트폴리오가 상대적으로 적은 르노삼성이나 쌍용차에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라며 "노조는 장기 발전전망 확보 차원에서 내수 판매 확대에 총력을 기울일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최근 EVS 인터뷰 석상에서 세르지오 호샤 사장의 말을 좀더 들어 보자. “2년 전 한국지엠 20XX라는 지속가능성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경쟁력 및 지속가능성이라는 비전으로 실행하겠다고 약속한바 있다. 어떤 상황에서든지 경쟁력이 없다면지속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인건비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나 비단 한국지엠만의 우려사항은 아니며, 한국 자동차 산업의 인건비는 지난 5년간 50% 인상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이러한 급격한 인건비 상승은 전례가 없으며,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현행 스파크가 수출되던 것이 앞으로 인도에서 생산되어 수출된다는 것은 차세대 스파크를 창원 공장에서 생산하기 위함이다. 오래 전에 발표한 내용이며, 이에 따라계획을 이행하고 있다. 칼 이라는 차종은 오펠과 복스홀 브랜드로 수출 중이며, 서울모터쇼에서 선보인 차세대 스파크는 또한 한국에서 생산되어 한국과 해외에 판매될 것이다. 창원 공장에 자리를 내어 차세대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사실 1997년 IMF 이후 부도 난 대우그룹 소유 대우자동차를 지엠에 다시 인수하게 하면서 외국자본유치라고 디제이 정부에서 선전한 것은 문제가 있었다. 당시 지엠이 투자한 액수는 3억 달러에 불과했었다. 저자 본인의 개인적 견해로는 이때 대우차를 지엠에 인수시킨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불찰이었다고 생각한다. 한국업체에 인수시키든지 대우가 계속 운영토록 했어야 한다. 그때 지엠에 대우를 헐값에 또 산은이 12억 달러 채권을 우선주로 출자전환하면서 매각한 것이 오늘날 이러한 문제를 배태한 것이라고 하면 과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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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삼성차 인수 후 최근 생산량이 줄어들었던 르노삼성경우 최근 르노닛산 전략에 따라 부산공장을 전기차 생산기지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있고 신제품 투입을 늘려 최근 생산량이 회복되고 있다. 지엠이 한국철수 또는 생산량 감소 이유로 내세우는 강경노조에 따른 임금인상, 생산성약화, 경쟁력 약화는 이유이기는 하나 또한 핑계이기도 하다. 미국 지엠 회장은 2년 전 한국 방문 시 한국 대통령을 만나 대법원에서 통상임금을 받아들여서는 한국에서 생산을 계속하기 어렵다는 엄포를 놓은 적이 있었다. 

 

거의 비슷한 조건하에 있는 한국을 새로운 생산거점으로 발전시키려는 르노삼성 전략과 한국지엠전략을 비교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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