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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왜 전격 방한하나? - 트럼프와 김정은의 전략적 수싸움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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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05월19일 17시05분

작성자

  • 장성민
  • 세계와 동북아 평화포럼 이사장, 前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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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28-29일 일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방문한다고 청와대와 백악관이 16일 동시에 발표했다. 왜 갑자기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방문하기로 결심했을까?

 

그의 방한 목적과 배경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월 11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4차 남북정상회담 추진 계획을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요청했지만 당시에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 여부와 시기에 대해서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한 달이 지나서야 전격적으로 방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무엇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결심케 만들었을까? 그 핵심은 김정은이 지난 4일(1발, 호도반도)과 9일(2발, 평북 구성 일대)에 걸쳐 쏜 3발의 미사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은 북한에 대한 또 하나의 새로운 전략적 포석을 놓기 위한 수싸움이다. 지금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은 하노이 회담이후 치열한 외교적 수싸움에 돌입했다.

 

우선 김정은이 그동안 중단해 온 미사일 시험발사를 재개하면서 그 신호탄을 쐈다. 그리고 연이은 미사일 발사를 통해 대미 압박의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여나갔다. 이에 대해 과연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런데 지금까지 미사일을 발사한 김정은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일정한 기조(基調)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복합적이면서도 함축적이다. 과연 그의 진짜 속내는 무엇인가? 김정은은 과연 트럼프의 이런 반응을 예상했을까? 미사일 발사를 통해 북한이 노리고 있는 전략적 성과는 무엇인가? 그리고 이런 김정은의 새로운 전략적 공세에 대해서 트럼프는 어떤 전략적 노림수를 갖고 대응하고 있는가?

 

북한이 지난 4일 1년 6개월 만에 미사일 시험 발사를 재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13시간 여 만에 올린 트위터 글을 통해 “김정은은 내가 함께한다는 것을 알고, 나와의 약속을 깨고 싶어하지 않는다”라며 "합의는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닷새만인 지난 9일 북한이 사거리를 늘려 미사일을 재차 발사하자 트럼프는 약 9시간 만에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주시하고 있다”며 “그것들은 보다 작은 미사일들이었고, 단거리 미사일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구도 그것에 대해 행복하지 않다”라고도 했다. 

이어 “북한이 협상을 원한다는 걸 알고 그들도 협상을 얘기하지만, 협상할 준비가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둘 중 어느 하나(either)를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지난 10일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politico)>와의 인터뷰에서는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들이 “단거리 (미사일)이고, 전혀 신뢰 위반(breach of trust)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언젠가는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지금 시점에선 아니다"라고 말했다.

 

불과 1년 전 미국을 비난한 북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발언을 이유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해서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반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력 도발을 재개한 북한에 대해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를 뿜어내는 대신에, 오히려 대화의 판을 깨지 않으려고 북한을 달래면서도, 미국이 생각하고 있는 ‘레드라인(red line)’을 넘지 말라는 복합적이고 함축적인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무엇이 전혀 예측하지 못한 행동으로 북한 특유의 ‘벼랑끝 전술’을 무력화시킨 장본인인 트럼프 대통령을 이렇게 변화시켰는가?

 

가장 중요한 원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 중단’을 자신의 중요한 외교적 업적으로 자랑해왔기 때문이다.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 재개로 이러한 대북 정책에서의 성과가 한 순간에 허물어질 위기에 처하자 그 심각성을 ‘평가절하’하면서, 미국에 대한 북한의 안보 위협을 중단시키고 북한 비핵화 협상의 물꼬를 튼 자신의 치적을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계산인 것이다.

 

때마침 미국 언론과 조야에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재개를 트럼프의 ‘대북정책 실패’로 규정하면서 비판과 공격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의 언론 매체 복스(Vox)는 지난 6일 “북한이 주말에 트럼프 정부를 시험해 보았고, 트럼프 정부는 대북 대응에 실패했다”면서 “북한이 1년여 만에 처음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수개월 간 대북 정책에서 최대 성과로 내세웠던 시험 중단을 중대하게 훼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워싱턴포스트(WP)>의 칼럼리스트 제니퍼 루빈(Jennifer Rubin)도 9일 ‘트럼프의 대외 정책 실패 5가지 이유’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대북 정책을 그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꼽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에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미국의 북한 선박 압류를 들어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 김정은이 비교적 평온했던 지난 1년여 간의 ‘평온’을 산산조각냈다”며 북미의 ‘맞불 도발’ 회귀는 트럼프 대통령이 수십 년간의 불신을 극복할 열쇠라고 내세웠던 북미 정상 간 개인적 관계의 한계를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여기에 <뉴욕타임스(NYT)>는 9일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 외교성과가 시들어가고 있다”면서 “북한 독재자와의 '일대일 담판'을 1년 가까이 추진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전임자들이 (대북 협상 과정에서) 맞닥뜨렸던 장애물을 향해 곤두박질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란·베네수엘라 등 불량 국가에 휘둘리고 있다”면서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가 두 차례 미·북 정상회담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 재개에 따른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 실패 주장은 미국 의회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비등(沸騰)하고 있다. 마크 워너(Mark Warner) 민주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독재자와 유대 관계를 과시해 왔지만, 개인적 관계가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생각에 속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또한 민주당 소속 에이미 클로버샤(Amy Klobuchar) 상원의원도 “두 번의 미북 정상회담 이후로도 북한이 발사체 시험을 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것이 전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면서 “북핵 협상이 매우 어려운 사안이지만 협상장까지

(장시간) 날아가 아무런 결과없이 다시 돌아오는 회담을 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여기에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존 햄리(John Hamre) 소장은 “북한의 도발로 인해 협상 원동력을 지키려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조야에서) 점점 소외되고 있다”고 밝혔다.

 

바로 북한은 이와 같은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여론의 반응을 예상하고 기대했을 것이다. 지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예상 밖의 ‘노딜(no deal)’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김정은은 절치부심(切齒腐心)하면서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 협상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 골몰했을 것이다. 어떻게든 하노이 회담에서 미국이 설정한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라는 협상의 마지노선을 깨뜨리고, 자신들이 원하는 ‘부분적 비핵화에 따른 정치경제적 보상과 사실상의 핵보유국 인정’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기존의 협상판을 뒤집어 엎어서 주도권을 되찾아 와야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2020년 대선을 1년 반 남짓 앞두고 있는 트럼프의 외교적 성과를 무력화시켜 그의 재선(再選) 가도에 적신호가 켜지게 함으로써 다급해진 미국을 다시 협상장으로 끌어내려는 데 전략적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그 방법은 미사일 시험발사의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여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이었다. 그동안 트럼프가 틈만 나면 자신이 ‘북한과의 협상에 실패했던 전임 대통령들과는 달리 과감한 탑다운(top-down) 방식의 정상외교를 통해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시켰다’면서 자랑해 온 외교적 성과를 물거품으로 만들어서 위기에 처한 트럼프로 하여금 기존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 마지노선을 철회하고 북한이 수용할 수 있는 ‘낮은 수위’의 협상안을 들고 회담 테이블로 나오게 만들겠다는 전략적 의도인 것이다.

 

이를 위해 김정은은 대화의 판을 깨지 않으면서도 긴장의 수위를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는 ‘양동작전(陽動作戰)’을 구사하고 있다. 한편으로, 리용호와 최선희를 북핵 협상의 전면에 내세워 자신들에게 유리한 협상 재개 국면을 대비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의 책임을 물어 전면에서 물러난 김영철로 하여금 그의 전매특허인 군사적 무력도발을 통한 심리적 압박 전술을 펼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여론의 초기 반응은 북한이 예상한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의 의미를 애써 ‘평가절하’하면서 북한을 달래는 모드로 여전히 대화를 통한 협상에 무게를 두고 있고, 미국의 여론 또한 북한의 무력도발을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실패’로 규정하면서 점점 더 트럼프를 궁지로 몰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미사일 시험발사를 통한 북한의 ‘새판짜기’ 전략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과 그 속에 감춰진 전략적 노림수는 무엇일까? 이를 위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을 지배하는 세 가지 코드를 읽어야 한다. 그것은 바로 ‘재선(再選)’, ‘경제적 이익’, ‘전임 대통령들과의 차별화’이다. 2020년 대선에서의 ‘재선 당선’을 최대의 정치적 목표로 삼고 있는 트럼프 입장에서는 차기 대선 승리를 위한 행보와 업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리고 그 핵심 키워드가 바로 ‘경제적 이익’과 ‘전임 대통령과의 차별화’이다. 이미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예상 밖의 ‘깜짝 승리’를 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이들 키워드가 향후 북한에 대한 트럼프의 정책과 전략 수립에서도 핵심적인 코드로 작용할 것임은 자명하다.

 

그럼,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의도한 대로 미사일 시험발사에 따른 국내정치적 위기 타개를 위해 ‘수위를 낮춘’ 협상안을 가지고 북핵 협상을 재개할 것인가? 트럼프의 언행을 좌우하는 세 가지 코드에 초점을 맞춰 보면, 북한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트럼프의 대북 대응과 정책이 흘러갈 가능성이 아주 높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요구했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라는 마지노선으로부터 후퇴해서 북한과 협상을 진행한다면 국내적으로 강력한 비판과 공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야당은 물론이고 자신의 지지자들로부터도 지지를 잃게 되면서 재선 가도에 커다란 악재(惡材)가 될 것이다.

 

당장 북한이 미사일 시험 발사를 재개하자 미국의 의회와 전문가들은 북한과의 협상 무용론을 제기하면서 더욱 강력한 재제와 압박을 주문하고 나섰다. 공화당 소속 코리 가드너(Cory Gardner) 미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은 “미국이 최대 압박 정책을 ‘풀가동’해야 한다”며 “한미 군사훈련을 재개하고 제재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에 동의하면서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도록 압박하기 위해서 미국은 가능한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상원외교위원회 소속 민주당 크리스 머피(Cheris Murphy)상원의원도 “지난해 북한이 비핵화하도록 충분한 제재 압박을 가할 수 있는 결정적인 시간을 잃었다”며 제재에 대한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조쉬 하울리(Josh Hawley) 공화당 상원의원은 북한과의 협상을 지속하는지에 대해 “생산적일 때만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에이미 클로버샤(Amy Klobuchar) 민주당 상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제재를 강화하고 더 많은 압박을 가해야 한다’는 오토 웜비어 어머니의 말을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해리 카지아니스 (Harry Kazianis) 미국 국익연구소 한국담당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북한 문제에 약한 모습을 보일 여유가 없다”면서 “북한의 이러한 도발은 트럼프 대통령으로 하여금 북한과의 협상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셉 디트라니(Joseph Detrani) 미국 측 전 6자회담 차석대표도 “북한의 도발이 이어질 경우 대북 제재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스캇 스나이더 (Scott Snyder)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발사체의 위협을 축소 평가하는 미국의 대응방식을 오판해서는 안 된다“면서 ”미국은 협상 재개에 열의를 보이고 있지만 협상테이블에서 추가로 양보할 의향은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요구했던 마지노선 보다 후퇴한 ‘낮은 수위’의 협상안을 갖고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한다면 미국 내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질 것이고 트럼프로서는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협상 결과는 ‘외교적 업적’으로 인정되기는커녕, 트럼프가 강력히 비판해 온 ‘전직 대통령들처럼 북한에 질질 끌려다녔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신 역시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둘째,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통한 긴장 조성을 안보 위협으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오히려 자신의 ‘경제적 성과’를 높여서 정치적 지지를 확산시킬 수 있는 기회로 파악하고 있다. 트럼프는 철저하게 ‘경제적 이익’을 추구한다. 왜냐하면 경제가 미국 대선에서의 승패를 가르는 핵심 변수이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그동안 ‘경제적 이익’을 ‘정치적 지지’로 전환시키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왔다. 그리고 대외 정책에 있어서도 ‘경제적 이익’은 트럼프의 최우선 고려사항이 되어왔다. 이런 트럼프의 ‘경제’에 대한 집착은 이미 한국에 대한 방위비 분담 요구와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 시사 등을 통해 드러난 바 있다. 특히, 트럼프는 지난 달 단 2분 만에 종료된 한미정상회담에서도 “한국이 전투기와 미사일 등 상당한 양의 무기 장비를 구매하기로 했다”면서 무기 구매만 세 차례나 언급했다. 자신이 최소 10조원 규모의 무기 판매를 통한 경제적 이익을 창출했음을 미국 국민들에게 선전함으로써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정치적 지지를 확보하는데 활용하려는 의도인 것이다. 이런 트럼프에게 있어서 북한의 신형 ‘이스칸데르’ 급(級) 미사일 발사는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에게 대응 방어 무기를 판매하고 이를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또 한 번의 좋은 기회일 수 있다. 트럼프는 어쩌면 김정은의 무력도발과 위협을 무기 판매를 통한 경제적 이익을 챙기는 대통령으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켜 재선 당선에 도움을 주는 요인으로 파악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셋째,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의도대로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요구한 비핵화의 마지노선보다 후퇴한 ‘낮은 수위의’ 비핵화 협상을 하게 된다면, 자신이 강조해 온 ‘전직 대통령들과의 차별화’에 결정적으로 실패하게 될 것이다. 그동안 트럼프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은 ‘전직 대통령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강조해왔다. 특히, 외교와 경제 등 여러 방면에서 직전 버락 오바마 정부로부터 '엉망진창'(mess)인 상태를 물려받았다고 비판했다. 그래서 트럼프의 대북정책에 있어 또 하나의 키워드는 ‘이전 정권들과의 차별화’인 것이다. 이미 트럼프는 취임 초부터 전임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정책을 폐기하고 적극적인 최대압박 전략과 전격적인 ‘탑다운(top-down) 정상외교’를 통해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중단시키고 북한 비핵화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이전 정권과 차별화된 자신의 중요한 ‘외교적 업적’으로 자랑해왔다. 

 

그 단적인 예가 지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가 북한이 제시하는 ‘부분적, 단계적 비핵화’를 받아들이지 않고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를 끝까지 요구하면서 ‘노딜’로 회담을 마무리한 것이었다. 당시 미국의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찬사와 지지를 쏟아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워 왔던 낸시 펠로시(Nancy Pelosi)

하원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안한 작은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것도 주지 않은 것은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들(북한)은 비핵화없이 제재 해제를 원했다”며 “대통령이 그것에서 걸어 나와 기쁘다”고 말했다. 척 슈머 (Chuck Schumer)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도 “트럼프 대통령이 옳은 일을 했다”면서 “완전한 비핵화에 못 미치는

협상은 단지 북한을 더 강하게 만들고 세계를 덜 안전하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협상에서 ‘노딜’을 감수하면서까지 원칙을 지켜서 초당적(超黨的)이고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는 점을 역대 어느 대통령도 하지 못한 중요한 외교적 성과이자 정치적 자산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2020년 대선 승리를 목표로 하는 그가 대북 정책에서도 이러한 ‘차별화를 통한 성과‘를 계속 추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 측면에서 트럼프는 자신이 하노이 회담에서 제시한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 원칙에서 벗어난 ‘낮은 수위’의 타협을 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일단, 시간을 갖고 북한의 무력도발을 주시하면서 최대압박 정책을 통해 북한의 양보를 이끌어 내는 데 주력할 것이다. 그리고 만약 2020년 상반기까지 별다른 변화가 없으면 당근을 버리고 스틱(채찍)을 들게 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핵시설에 대한 선제공격을 통해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고 그 여세를 몰아 재선 당선에 올인한다는 전략적 카드를 갖고 있는 것이다.

 

이제 교착상태에 빠진 비핵화 협상판을 뒤엎어서 ‘새판짜기’를 시도하는 김정은의 공세전략과 이에 대응하면서 북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트럼프의 전략적 대응이 본격적으로 치열한

수싸움에 돌입했다. 각자 나름대로의 전략적 계산속에 서로 상대방이 양보할 때까지 계속 엑셀레이터를 밟아나갈 수밖에 없는 치킨게임의 시동이 걸린 것이다. 승패를 가르는 분수령은 누가 상대방을 얼마나 정확하고 면밀하게 분석하고 그에 따른 효과적인 전략을 세워서 실천하는가에 달렸다. 그런데 지금으로서는 김정은의 ‘새판짜기’ 전략이 ‘화염과 분노’를 버리고 한층 노련하고 유연해진 트럼프의 대응전략에 몇 수 뒤처지는 것처럼 보인다.

 

끝으로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은 다음과 같은 4가지 목적을 갖고 있다.

 

첫째, 김정은에게 '자꾸 신형 탄도미사일 같은 것을 발사하면서 자신을 자극하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것이다.

 

둘째, 북한의 강경 무드를 대화 분위기로 전환시키면서 대화의 비중과 문을 더 크게 열어 놓는 신호를 김정은에게 보내서 미국을 자극하는 무력도발의 분위기를 약화시키기 위한 것이다.

 

셋째, 흔들리고 있는 한미동맹 관계를 더욱 강화시키기 위한 목적이다. 문재인 정권이 북한과 중국쪽에 치우쳐 있는 상황에서 한국을 미국 중심의 동맹쪽으로 더 끌어다 놓겠다는 전략적 포석이다. 특히 이웃국가 일본에 왔다 가면서 가장 심각한 북핵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동맹국 한국을 오지 않고 그냥 미국으로 돌아가 버린다면 한국인들의 정서는 상당히 냉랭해 질 수 있을 것이고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문재인 정권은 이 정서를 내년 총선에 '반미정서'로 활용하여 선거를 치를 것이다. 그렇게 되면 반미감정은 더욱 커지면서 남북관계는  밀착되어 미국의 대북 핵정책은 새로운 난국을 맞게 될 지도 모른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은 바로 이런 국면에 대한 '예방방어'의 선제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은 갈수록 친북성향을 드러내고 있는 문재인 정권을 견제하면서, 한국을 확실한 동맹국으로 묶어 놓겠다는 전략적 의도이다.

 

끝으로, 김정은과의 치열한 외교적 수싸움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한의 최대 목적은 미국을 향해 확장될 수 있는 김정은의 무력 도발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의 수(手)를 사전에 무력화 시키기 위한 국면전환용 목적이 강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에 맞춰 주한미군이 지난 4일과 9일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를 동일한 종류의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로 잠정 결론내리고 이를 KN-23으로 명명한 것은 의미심장한 측면이 있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은 지금은 감춰져 있지만 언제든 전격적으로 드러날 수 있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예측 불확실성"을 간과하거나 오판해선 안된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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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05월19일 17시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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