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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과세제도 논란과 향후의 바람직한 정책방향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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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1년12월08일 17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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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회에서는 2022.01.01로 예정돼 있던 가상자산 과세 시점을 1년 유예하기로 여야가 잠정 합의 하였다. 과세 유예 개정안은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소득세법을 다시 고치자는 취지로 추진되었다. 지난해 개정안에 따르면, 내년 1월1일부터 가상자산 양도차익을 기타소득으로 보고 250만원 초과분에 20% 소득세를 부과하고, 2023년 5월부터 납부가 이뤄진다. 과세 시점이 1년 늦춰지면서 실제 세금을 걷기 위한 기준일은 2023년 1월로 변경된다. 이에 따른 실제 세금 납부는 2024년 종합소득세 신고기간인 5월 1~31일 사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러한 과제 유예의 배경에는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2030대 젊은 층의 표심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또한 거래소들의 사업자 신고 수리도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과세 인프라를 구축하기에는 일정이 너무 촉박하다는 협회나 단체들의 의견도 반영 된 것으로 보인다. 가상자산 과세 시행연기는 지난 7월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에 여야가 합의한 결과로 알려져 있다.

 

노 의원안은 가상자산 거래를 통한 소득을 '기타소득'에서 '금융투자소득'으로 분류해 최대 5000만원까지 소득공제 후 과세하자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현행 소득세법은 가상자산을 '기타소득'으로 보고 기본공제 250만원을 적용한다. 250만원이 넘어가는 소득에 대해서는 20% 세율을 적용한다. 지방세 2%까지 포함하면 22%의 세율이 적용된다.

 

반면 국내주식은 개정된 소득세법에 따라 2023년 이후부터 '금융투자소득'으로 분류돼 최대 5000만원이 공제된다. 5000만원을 넘는 초과분에 대해서는 20%~25% 세율이 적용된다. 노 의원안은 가상자산 양도·대여에서 발생하는 소득을 금융투자소득으로 보고, 다른 소득과 합산해 5000만원까지 공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즉 국내 상장주식 공제 한도와 맞추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관련한 소득공제액 상향에 대해서 정부는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 공급 측면에서 국내 상장주식에만 준 혜택을 가상자산에 줄 이유가 없다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는 가상자산을 여전히 일종의 투기로 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부의 안을 기반으로 세금을 계산 하여 보면, 예를 들어 비트코인으로 1억원을 벌었다면 250만원을 공제받고 9750만원의 20%인 1950만원이 세금으로 부과 된다. 그러나 주식투자로 1억원의 차익을 거둔 경우에는 5천만을 공제 받고 나머지 5천만원에 대한 세율 20%를 적용 하면 1000만원만 세금으로 납세하면 된다는 것이다. 가상화폐의 세금이 주식세금의 약 2배가 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또한 금융투자소득은 연단위 투자손실과 이익을 통합하는 조항이 있으나 가상화폐는 이러한 조항이 없어서 손실이 나면 손실이고, 이익이 나면 무조건 과세하는 납득이 가지 않는 형태를 띄고 있다.

 

해외의 경우를 살펴보면 미국, 일본, 독일, 호주 등의 주요 국가들도 과세를 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암호화폐를 취득한지 1년 미만일 경우 통상소득으로 분류해 종합과세하며, 소득 수준에 따라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37%의 세율을 책정한다. 반면 취득한지 1년이 넘어가는 암호화폐에서 얻은 자본은 자본소득으로 분류되어 15~20%의 세율로 분류과세 한다. 일본은 암호화폐를 통해 얻은 소득을 잡소득으로 분류하며 종합과세 방식으로 15~55%의 세율을 적용한다. 이 때 잡소득이란 우리나라의 기타소득과 비슷한 개념이다. 영국은 암호화폐를 민간통화로 분류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자본소득에 대한 과세방식을 따른다. 암호화폐 거래차익에 분류과세 방식으로 10~20%의 세율을 적용한다.

 

현재 중국은 가상화폐 거래와 ICO(가상화폐공개 ; Initial Coin Offering)를 금지하고 있으므로 암호화폐나 암호화 자산에 대한 과세에 대한 추가 조치는 없다. 2013년 12월 중국 인민은행은 중국 금융회사가 비트코인 사업을 수행하는 것을 금지했다. 동시에 개인은 자신의 책임 하에 인터넷 거래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암호화폐는 현금이 아닌 상품으로 간주된다. 홍콩은 암호화폐 거래를 금지하지 않기 때문에 중국 암호화폐 거래자들은 종종 홍콩의 거래소를 사용해 디지털 자산을 현금화하고 있고 자본이득세가 없다. 암호화폐와 디지털 경제의 발전과 개선으로 인해 암호화 자산에 대한 과세가 의제에 포함될 수는 있다.

 

이름은 가상화폐인데 정부는 화폐로는 인정 하지 않고 있다. 화폐로 인정한다면 예를 들어서 달러 투자로 환차익이 발생하면 세금이 없다. 내가 달러를 매수해서 보유하고 있다가 환율이 상승할 때 달러를 매도해서 차익이 발생하더라도 세금을 납부하지 않는다. 즉 화폐 간 거래를 통한 환차익은 과세 대상이 아니다.

 

그런데 화폐가 아닌 재화로 본다면 과세 대상이 된다. 그러나 디지털 자산으로 가상화폐를 바라보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라 자산으로 부터의 이익에 대한 세금은 당연히 납부 하는 것이 마땅하나 정부는 세금을 부과하는 것만큼 가상화폐 시장이 체계를 갖추고 활성화 될 수 있는 정책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무분별한 가상화폐의 묻지마 식 투기는 심각한 문제이나 여전히 우리 삶을 혁신적으로 바꿀 블록체인 기술들이 개발 되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코인 기반 생태계가 구축 되고 있다는 현실 또한 무시 못 할 사실이다. 무분별한 코인 투기를 억제하는 것과 산업 생태계를 바꿀 수 있는 새로운 산업으로서의 가상화폐 시장을 진흥시키는 문제는 정부가 과세에만 집착 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디지털 대전환의 시기에 고민해야 하는 문제이다.

 

캐나다에 이어 미국조차도 비트코인 ETF (상장지수편드 ; Exchange Traded Fund)를 승인 하는 등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시장에 일반인들이 안전하게 투자 할 수 있는 길도 열어 주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 정부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결코 과세만이 능사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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