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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軍 반격에 퇴각, 경제 붕괴 조짐, ‘和·戰’ 기로에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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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2년09월16일 12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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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한 지 벌써 6개월이 훨씬 지났다. 당초 며칠이면 끝낸다던 푸틴 대통령의 호언과는 달리 러-우 전쟁은 장기전화하고 있다. 최근 전황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대대적인 반격에 밀려 퇴각하는 등 불리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CNN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의 이번 반격 작전에서, 러시아 병사들은 제대로 조직되지도 않고 무기 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이렇다할 저항도 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러시아는 막대한 전쟁 경비 지출로 국가 재정이 흔들리는 가운데 계속되는 서방측의 강력한 경제 제재 영향으로 국가 경제 상황이 날로 핍박해지고 있다고 알려진다. 일부에서는 러시아 경제가 ‘서서히 붕괴(slower burn)’ 되는 중이라는 주장마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아래에, 지난 2월 하순 전쟁이 개시된 이후 반년을 넘기고 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최근 상황과, 이런 가운데 러시아 경제가 겪고 있는 곤경을 전하는 해외 미디어들의 보도 내용들을 종합, 정리한다.    

 

■ 젤랜스키 대통령 “9월 1일 이후 작전에서 북동부 3,000Km2 탈환”  


우크라이나 젤랜스키(V. Zelenski) 대통령은 지난 8일, 우크라이나군은 9월 1일 이후 감행한 반격으로 러시아군이 점령하던 북동부 지역에서 3000평방킬로미터 이상의 영토를 탈환했다고 선언했다. 동시에, 현재 수행 중인 작전으로 수 십 개에 달하는 촌락을 해방시켰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월 수도 키이우(Kyiv)를 지켜낸 이후 거둔 최대 전과다. 우크라이나군은 지금까지 주로 남부 지역에서 반격을 시도하고 있었으나 최근 러시아군이 장악하던 동부 지역에서 공세를 가하고 있다. 

 

한편, 지난 8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Kyiv)를 전격 방문한 블링켄(T. Blinken) 미 국무장관은 ‘최근 우크라이나군dl 남부 헤르손州에 이어 동부 돈바스(Donbas) 지역에서도 흥미로운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칭송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미국이 공여한 기동력이 높은 로켓포 시스템을 활용해서 러시아군 보급로를 효과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한편, 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는 11일, 우크라이나군이 동부 하리코프州 러시아군 장악 지역 거의 전부를 탈환했다고 분석했다. 이로써 러시아군은 도네츠크州 전역을 제압하려던 당초 계획은 완전히 파탄이 났다고 분석했다. 

 

나아가, 젤랜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전투에서 러시아군이 주요 거점으로 삼아왔던 이쥼(Izium) 지역을 탈환했다고 선언했다. 러시아 국방부도 작전 강화를 위해 부대 재배치(후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무기 보급이 고갈되었고, 일부 병사들은 군복을 벗어 던지고 전선(戰線)을 이탈하고 있는 등, 사기가 땅에 떨어졌다고 전해진다. 이에 따라 러시아군은 전쟁 패배에 따른 국면 전환을 위해 핵 무기 등을 동원해서 대량 파괴에 나설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파네타(Leon Panetta) 전 미 국방장관은 최근 CNN 방송에 출연해서, 러시아군이 그간 점령하고 있던 우크라이나 북동부 지역에서 퇴각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대 고비를 맞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미 전쟁연구소는 지난 2월 이후 러시아군이 점령 중인 지역의 탈환을 완료하기 위해서는 수 차례 대규모 군사 작전이 필요하고, 전쟁은 2023년까지는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 WP “러시아, 잇다른 패배로 곤경이나, 완전 축출은 어려운 과제”   

 

워싱턴 포스트(The Washington Post)도, 러시아가 지금 우크라이나군의 가공할 만한 반격에 밀려나 대규모 퇴각에 몰리고 있어, 우크라이나 안팎에서는 어쩌면 러-우 전쟁에 일대 전환점이 찾아올지도 모른다는 낙관론이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미국 정부는 이번 작전 성공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국방 관료들은 우크라이나군이 얼마나 더 진격할 지 예단하기는 회피했다.

그러나, 러시아군이 동부 지역에서 패배를 거듭하는 것은, 서방측 첨단 무기로 무장한 우크라이나군에 맞서 병력을 조직, 지휘하고 무장을 유지하는 데 커다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예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WP는, 미국 등 서방국 관료들은 아직 남부 및 동부 주요 도시들을 포함해서 많은 지역이 러시아의 장악 하에 있어서, 우크라이나 측으로서는 이들 지역들을 탈환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오랜 동안 어려운 전쟁이 남아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측이 거두고 있는 일련의 군사적 승리는 이제 불과 두 달 앞으로 다가온 미국 중간선거에서 혹시 의회 주도권이 공화당으로 넘어가는 경우, 그리고, 유럽이 추운 겨울철을 앞두고 있어 에너지 가격 급등을 우려해 단합된 지원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협상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대조적으로, 러시아 내부에는 이번에 벌어지고 있는 군사적 패배를 두고 푸틴 충성자들 사이에 커다란 불만과 함께 거센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고 전해진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향후 전쟁 상황 전개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인접한 탈환 지역을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관료들은 우크라이나가 종전(終戰) 협상에 나설 지, 그렇다면 언제 나설 지는 우크라이나 측에 달려 있다는 견해를 표명해 오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러시아가 군사적 곤경에 빠진 가운데, 젤랜스키 대통령이 양보를 거부할 경우, 전쟁은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크고 푸틴 대통령이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 것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따라서, 서방측이 지금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가 이런 선(線)을 넘을 경우는 NATO는 분쟁에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따라서, 현 상황에서도 러시아를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완전히 축출하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어서, 서방측은 우크라이나에 대해, 향후 몇 달은 걸릴 것이나, 가장 강력한 협상력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임무라는 주장도 있다. 

한편,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에 패배하고 퇴각하자 러시아 군사 블로거들 및 국영 미디어 인사들은 분노에 빠져 러시아군의 반격을 촉구하고 나서고 있어, 푸틴 정권이 어떻게 반응할지가 주목된다. CNN은 러시아의 한 저명 미디어 관련 인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지난 주 벌어진 재앙은 ‘(러시아 측의) 잘 기획된 작전’ 이라며, “적군(우크라이나)은 주어진 지역에서 쉽게 진격하며 덫 안으로 들어가는 것” 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 러시아군은 ‘의도적으로’ 재편하는 중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러시아군이 강력한 병력을 보유하지 못하고, 탄약 보급도 부족해서 심지어 북한에 장비 공급을 요청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러시아군은 이미 한 차례 최고사령부 개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상군은 빈약하게 조직되어 있고, 병사들 사기는 떨어졌고 리더십도 빈약한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러시아군이 대항하기 위해서는 계엄령, 총동원령 등을 포함한 ‘급격한 재편(radical rethink)’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형편이지만, 푸틴 대통령은 국내 지지가 낮은 상황에서 아직도 총동원령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과연 푸틴이 ‘특별군사작전’을 완결하기 위해 군사적 노력을 증강할 지, 아니면 협상에 의한 해결 방도를 모색할 지 여부에 집중된다. CNN은, 첫번째 옵션은 지난 주 패배에 대해 무리한 반격을 감행하는 것이고, 두번째 옵션은 굴욕적 항복을 하는 것이다. 세번째 그러나 가장 가능성이 큰 옵션은 우크라이나 영토를 추가 점령하지 않으면서 조금씩 전선을 넓혀 공격을 계속하는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러나, 이는 서방측의 장기적인 지원 태세를 감안하면 푸틴에게 역풍이 될 수도 있어,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고 전했다. 

 

■ 로이터 ”우크라이나, 어디까지 진격할 것인가를 깊이 고민하는 중”  


한편, 로이터 통신은 12일, 우크라이나가 이번에 전광석화와 같은 반격에서 연승을 거둠으로써 가시적인 장래에 전쟁 모멘텀은 완전히 우크라이나가 쥐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우크라이나 측도 지난 주 거둔 전격적인 군사적 승리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전쟁 수행 능력 등을 감안해 보면, 과연 어디까지 진격해야 할 것인가 등을 포함한 ‘새로운 현실’ 문제에 직면해 있다는 관측도 함께 전했다.

러시아도 기선을 되찾기 위해 진력할 것이고, 이를 위해 자포리즈쟈(Zaporizhzhia) 원자력 발전소 사고를 이용하거나 심지어 전술 핵 무기를 사용하려고 시도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옵션은 실현 가능성이 대단히 낮고, 특히, 두 번째 시나리오는 설령 명령이 실행된다고 해도, 곧바로 푸틴의 종말을 가져올 것이다. 따라서, 지금 새로 형성된 전선에서 언제 어디서 공격을 중지할 지는 전적으로 젤랜스키 대통령의 결정에 달려 있고, 이 결정에는 우크라이나가 얼마나 많은 예비 전력(戰力)을 보유하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분석한다. 

 

결국, 우크라이나 젤랜스키 대통령과 군사 참모들은 현재 우크라이나가 거두고 있는 유리한 상황을 어떻게 최대한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푸틴 대통령의 능력을 무력화하기 위해 돈바스(Donbas) 지역으로 진격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제한적인 추가적 이득을 위해 더 이상 진격하는 것은 인명 및 물자 손실을 감수해야 하고, 자신들의 보급 능력의 한계를 드러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남부로 방향을 돌려 러시아에 결정적 타격을 노려볼 수 있으나, 크림(Crimea) 반도는 러시아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사수해야 할 요충지다. 그리고, 탈환 지역을 지키는 데는 막대한 자원이 소요되는 점도 역시 중요하다. 

 

뉴욕 타임스(NYT)도 우크라이나 지휘관들은 현재 새로 형성되는 전선을 어디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를 감안하면서 단기적 전황을 결정지을 중대한 결정을 두고 숙고하고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동시에, 러시아군도 당연히 극적으로 혼란스러운 패퇴를 당한 뒤 군사적 재편을 도모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우크라이나군이 더 이상 진격하는 것은 자칫 중대한 함정에 빠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결국, 현재 우크라이나가 거두고 있는 군사적 성공은 러시아군이 빈약하게 대응하는 방어 태세를 틈탄 기습 공격에 의한 단기적 승리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 “러 경제, 파탄은 피했으나 서서히 붕괴(slower burn)하기 시작”   


이런 가운데, CNN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6개월이 지난 현 시점에서 당초 상상하지 못한 지구전(持久戰)화하고 있어 궁지에 몰려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경제는 지금 근근이 파탄은 면하고 있으나 ‘서서히 붕괴되기(slower burn) 시작했다’ 고 지적했다. 석유 의존형 러시아 경제가 깊은 침체에 빠져 있으면서도 유가 급등 덕분으로 예상보다는 잘 버티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및 인도 등 친 러 국가들이 러시아산 값싼 원유를 대량 수입하고 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그럼에도 서방측 경제 제재 지속으로 큰 타격을 입어 장기적인 침체에 직면해 있다. 

 

한편, 러시아 경제가 겉으로는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는 평가도 있다. 한 때 탈출 러시를 보였던 서방 대기업들도 변형된 형태로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맥도날드도 “Tasty, and that’s it” 이라는 현지 이름으로 영업하고 있고, 스타벅스도 “Stars Coffee” 라는 위장 브랜드로 영업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진다. 옛 소련 전환기에 경제장관을 지낸 네차예프(Andrey Nechaev)는 러시아 경제가 그나마 버티고 있는 것은 중앙은행이 서방측 제재 발동 초기에 루블화 가치 폭락 등의 비상 사태에 대응해서 자본 통제, 금리 인상 등 적극적인 수단으로 대처해서 루블화 가치를 유지하고 인플레이션을 적절하게 수속했던 정책 강행의 결과라고 평가한다. 

 

또 다른 요인으로, 러시아 경제가 크게 의존하고 있는 석유 관련 수입이 서방측의 수입 금지 조치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이번에는 아시아 국가들로 수출을 전환하여 역설적이게도 러시아 경제를 오래 버티게 해주는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아시아 국가들로 수출하기 위해 할인 가격으로 수출하는 상황에서 국제 유가가 급락하면 또 다른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는 남아있다.   

국내적으로는 러시아 국민들도 글로벌 高인플레이션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네차예프 씨는 러시아 국민들의 실질 소득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고, 이런 관점에서 러시아는 약 10년 전으로 되돌아간 상황이라고 평가한다. 한편, 서방측의 경제 제재로 첨단기술 산업, 항공 산업 등의 타격이 커서 러시아 경제 장기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지난 6월 레이몬도(Gina Raimondo) 미 상무장관은 러-우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로 가는 글로벌 반도체 수출이 90% 이상 감축됐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러시아는 자동차에서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생산 차질을 겪고 있고, 이는 향후 러시아의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더욱 하락시킬 것으로 보인다. 결국, 서방측 제재로 러시아 경제는 ‘즉각적 타격보다는 장기적으로 서서히 타 들어가는(slower burn rather than a quick hit)’ 잠재적 장기 침체(long period of stagnation)로 빠져들어 가고 있다는 전망이다. 네차예프 씨는 보다 심각하게 “지금 러시아 경제는 무너지기 시작했다(economic decline has started)” 고 경고한다.  

 

한편, 우크라이나도 어려운 전쟁을 치르는 과정에서 경제적 폐해를 피할 수가 없다. 세계은행(World Bank)은 전쟁이 발발한지 두 달 뒤인 지난 4월 10일 시점에서 금년 우크라이나 경제가 45.1% 축소될 것이고, 전쟁이 길어지고 확대되는 경우에는 위축 범위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당초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는 현 상황을 감안하면 우크라이나 경제 상황이 더욱 악화됐음이 분명하다. 2022년 Q1 우크라이나 GDP는 이미 전년동기 대비 15.1% 축소했다고 분석됐다. 

 

한편, 세계은행/유럽위원회(EC)는 최근 공동 보고서에서 러시아 침공에 따른 우크라이나의 복구 및 부흥에는 적어도 3,490억달러(약 490조원 상당)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러시아 침공 이전인 2021년 우크라이나 GDP의 약 1.6배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다. 게다가, 이는 지난 2월 침공 개시부터 6월 1일까지 입은 직접 피해 규모를 기초로 해서 향후 소요될 자금 규모를 추산한 것이어서 실제로 군사 충돌이 더욱 장기화하는 경우에는 소요 자금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 

 

■ “러 정계에 푸틴 대통령 ‘사임’ 요구 등장, 일부는 ‘탄핵’ 주장도”  


한편, 영국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誌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정부는 국가통계국, 러시아 중앙은행 등 공적 기관들로 하여금 수출입, 채무, 원유 생산, 은행 관련 등의 주요 경제 지표들을 공표하지 못하게 통제하고 있어, 외부에서는 러시아 경제의 실상을 파악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국제 사회에서는 러시아 경제 현실에 대한 견해가 분분하게 나오고 있으나, 동 지는 러시아 경제가 대체로 예상보다는 양호한 상황이라는 견해에 무게를 두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러시아의 금년 Q2 GDP 실적이 연율로 4% 감축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Q1 실적에 비해 감축 추세가 ‘완만’ 해졌으나 이런 추세는 오래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경제는 급격히 위축됐고 대체로 2018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Bloomberg Economics 러시아 전문가들은 향후 금융 완화로 Q4까지는 GDP 감축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하나, 유럽 국가들의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금지 조치로 원유 수출이 위축되어 적어도 2023년까지는 러시아 경제는 2% 정도의 감축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아직 국내 통치 체제를 ‘계엄령’ 체제로 전환하거나 전쟁 자원 강제 조달을 위한 ‘총동원령’을 발동하지 않고 있다. 이는 푸틴의 우크라이나 전쟁 강행 노선이 국내 다른 정치 세력들이나 일반 국민들의 절대적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반증하듯 최근 들어 러시아 정계에 지극히 이례적으로 푸틴이 하야(下野)하라는 요구가 공공연히 나오고 있어 국내외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모스크바 구의회 의원들이 12일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발전에 해악이라며 사임을 요구했다. 전쟁 장기화로 국내에 불만이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모스크바 18개 구의회 의원들이 푸틴 사임을 요구하는 요청서를 공개하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푸틴 대통령 행동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고 러시아와 국민들 발전을 방해하는 것” 이라고 비난했다. 한 의원은 ‘러시아 병사들의 희생 및 경제 타격’ 등을 문제삼아 푸틴 대통령 탄핵을 요구했다. 당장에 푸틴의 정치 기반이 흔들릴 것은 아니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경우에 국민 불만이 분출할 가능성도 크다. 

 

그러나, 최근의 군사적 패배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측은 강경 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다. 푸틴 대통령 대변인은 러시아군의 퇴각 소식이 전해진 직후에도 여전히 “특별군사작전은 당초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계속될 것” 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 등은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으로 러시아군 사기 및 군사 작전 능력은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 러 관영 미디어 “푸틴, ‘우크라 반격 불구, 협상을 거부하지 않아’”  


한편, 유러피안 프라우다(European Pravda)는 11일, 러시아 공산당과 연관이 있는 뉴스 채널 ‘Russian Business Consulting’을 인용해서 라브로프(Sergey Lavrov) 러시아 외무장관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 “러시아는 최근 벌어진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에도 불구하고 협상에 반대하지 않는다” 는 이례적인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라브로프 장관의 발언은 우크라이나의 잇다른 반격 작전 성공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협상을 촉구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European Pravda는 동 장관은 러시아가 지난 3월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마지막 협상에서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제시했던 조건 일부를 지지했던 것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측이 ‘자신들이 승리해야 협상이 가능하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물러나야 협상에 임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을 상기시키는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Tass) 통신도 외무장관의 발언을 인용해서, 푸틴 대통령이 최근 의회(State Duma) 및 여당 지도자들과 가진 회의에서, 참석자들에게 러시아는 협상을 거부하지 않는다고 발언했다고 전했다. 

 

타스 통신/European Pravda가 전하는 라브로프 장관 발언; 푸틴 대통령 발언에 관한 전언으로 “The President told the meeting participants that ‘We do not deny negotiations, but those who do should understand that the longer they delayed this process, the more difficult it will be for them to reach an agreement with us.”  지난 3월 마지막 협상과 관련한 발언으로 “As for the negotiations, they have already said everything. They have declared that negotiations will only be possible after Ukraine’s victory. Only then – when Russia withdraws from the Ukrainian land – will they be prepared to negotiate, to foist their agenda on to us” 등이다.

한편, 우크라이나 레즈니코프(Oleksii Reznikov) 국방장관은 최근 열린 한 국제 포럼에서 우크라이나는 서방측이 러시아측과 평화 협상을 시작하라는 권고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러시아가 종전부터 지배해 온 동부 돈바스(Donbas) 지역 및 크림(Crimea) 지역으로부터 완전히 물러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인류 역사상 불변의 교훈은 국가 간에 벌어지는 전쟁에서는 승리하는 측이나 패배하는 측이나,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마찬가지로 폐해를 입게 마련이다. 

 

최근 한 국제 경제 전문가(Simon Johnson MIT 교수, 전 IMF 이코노미스트)는, 침공을 당한 우크라이나측이 일반 국민들의 무고한 희생, 병사들 전사, 총체적 인프라 파괴 등,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으나, 러시아측도 군사적, 경제적으로 심각한 패배를 당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러시아는 지난 수십년 동안 서방측과 재화, 자본의 교역 및 인적, 기술적 교류를 통해 쌓아온 경제 발전의 성과를 한 순간에 모두 잃어버릴 수 있는 위험한 처지에 놓여 있다고 전망했다. (Project Syndicate)   

 

현 전황은 러시아가 당초 전쟁 목표로 삼았던 동부 지역의 완전 장악 및 남부 지역의 추가 병합 노력은 거의 수포로 돌아가고, 전쟁 패배의 그림자가 압도하는 분위기다. 그런가 하면, 지금 단기적으로 군사적 승리를 거두고 있는 우크라이나 측도 사실상 국내외 정황으로 보아 상당한 곤경에 처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전쟁 당사자 두 나라 모두 ‘확전이냐, 화평이냐’를 두고 선택의 기로에 선 것은 다를 바가 없는 처지이다. 또한, 향후 사태 진전이 양국 분쟁 여파로 엄청난 고난을 겪고 있는 국제 사회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두 전쟁 당사국 최고 지도자들이 내릴 다음 의사결정에 온 글로벌 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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